2020-02-10 09:02

논단/ 신용장 거래에 있어서의 신용장 조건과 선적서류

정해덕 법무법인 화우 파트너 변호사 (법학박사)
선적서류자체는 물론 선적서류 상호간에도 신용장 조건일치여부를 조사ㆍ판단해야

1. 신용장과 선하증권


가. 권원증권으로서의 선하증권

선하증권(Bill of Lading ; B/L)은 화물의 수취 또는 선적 사실을 증명하고 그 인도청구권을 표창하는 해상운송인 또는 그 대리인이 발행한 유가증권으로서 선하증권의 소지인이 운송물 위에 행사하는 권리에 관해 운송물을 수령한 것과 동일한 효력이 인정되며, 전통적으로 물품수령증으로서의 기능, 운송계약의 증거로서의 기능 및 권원증권으로서의 기능을 수행해 왔다.

선하증권은 특히 화물에 관한 권리를 표창하는 권원증권으로서의 기능을 수행하고 있는 점에서 지난 수백년간에 걸쳐 해운관행을 주도해 왔으며, 선하증권의 권원증권으로서의 기능때문에 선하증권소지인은 선주에게 화물인도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으며 선하증권에 양도가능한 유통성이 부여돼 화환신용장 거래방식에 의한 무역대금의 결제에 널리 활용될 수 있었던 것이다.


나. 무역거래의 대금결제방식으로서의 신용장

신용장은 무역거래의 대금결제방식으로서 매우 중요한 기능을 한다. 수출자가 선하증권을 첨부한 화환어음을 발행해 국내 거래은행으로부터 할인을 받거나 또는 추심위임을 하고 그 국내은행이 신용장 개설은행에 추심하는 방법에 의해 수출대금이 결제되는 방식의 신용장거래에 있어서는 통상 선하증권, 포장명세서, 상품송장 등의 선적서류들을 신용장조건상 첨부하도록 요구되며, 그 중 화물에 대한 권리를 표창하는 운송증권이 선하증권이다.

따라서, 신용장거래에 있어서는,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수입자가 그 수출대금을 결제할 때까지는 운송증권에 의해 표창된 운송물(화물)이 위 화환어음의 담보가 되며, 수출자가 신용장 발행은행을 수하인으로 한 운송증권을 첨부해 환어음을 발행한 경우에는 신용장 발행은행이 운송 목적지에서의 수출품의 반환청구권을 가지게 되고 수입자가 신용장 발행은행에 수출대금을 결제하고 그로부터 이러한 반환청구권을 양수받지 않는 한 수출품을 인도받을 수 없게 된다. 

신용장 발행은행이 수출대금의 결제를 거절하는 경우에는 수출대금 추심을 위해 수출자가 발행한 환어음과 함께 운송증권 등 선적서류를 반환함으로써 위 반환청구권이 국내 거래은행 또는 수출자에게 이전돼 결과적으로 위 반환청구권이 수출대금을 담보하는 기능을 하게 된다. 따라서, 신용장 발행은행이 수출대금의 결제를 거부하고 자신이 수취인으로 기재된 운송증권을 다른 서류와 함께 반환한 경우, 이를 반환받은 국내 거래은행 또는 수출자는 운송증권을 그 수하인으로부터 적법하게 교부받은 정당한 소지인으로서 그 증권이 표창하는 운송물에 대한 권리를 취득하게 된다. 


다. 선하증권의 위기와 화물선취보증장과 서렌더 선하증권의 등장

최근 고속선(Fast Ships), 고속컨테이너선의 출현으로 인해 선박이 선하증권보다 목적지에 먼저 도착하는 경우가 자주 발생하는 등 국제무역환경이 크게 변화하게 됨에 따라 전통적인 선하증권의 기능에도 변화를 초래하게 됐다. 소위 선하증권의 위기(Bill of Lading Crisis : B/L Crisis)라고 불리우는 이러한 현상은 선하증권에 의한 화물인도를 어렵게 함으로써 선하증권의 권원증권으로서의 기능에 수정을 가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했다.

선하증권의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서 운송인이 선하증권대신 화물선취보증장(Letter of Guarantee : L/G)을 받고 운송물을 인도하는 소위 보증도의 관행이 생겨나게 됐고 경우에 따라서는 아예 보증장도 받지 않고 운송물을 인도(소위 가도)하거나 선하증권을 수하인에게 직송하는 방식을 활용하게 됐으며, 운송인이 선하증권과 상관없이 지정된 수하인에게 운송물을 인도할 것을 약정해 발행하는 해상화물운송장(Sea Waybill)과 출발지에서 선하증권 원본이 이미 회수된 것으로 처리함으로써 수하인이 양륙항에서 선하증권 원본 없이도 운송물을 인도받을 수 있게 하는 서렌더 선하증권(Surrender B/L 또는 Surrendered B/L)이 등장하게 됐으며, 이에 따라 신용장거래방식도 감소하는 등 변화를 피할 수 없게 됐다(신용장거래의 위기).


2. 신용장통일규칙(“UCP”)과 국제표준은행관습(“ISBP”)


가. 준거법


신용장 거래의 법률관계에 관한 준거법은 원칙적으로 당사자간의 약정에 의할 것이지만 약정이 없는 경우 당해 국가의 국제사법 원칙에 따라 준거법이 선택되고 결정될 것이다. 우리 법 해석상 신용장 개설은행의 신용장에 따른 대금지급의무는 법률행위(계약)인 신용장상의 지급확약에 의해 발생하는 것이고, 계약은 당사자가 선택한 준거법에 의하며(국제사법 제25조), 당사자가 계약에서 명시적으로나 묵시적으로 준거법을 선택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그 계약과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는 국가의 법이 준거법이 될 것이다(국제사법 제26조). 


나. 신용장통일규칙(“UCP”)

신용장 당사자간의 법률관계에 대해 범세계적으로 채택되고 있는 준거법은 신용장통일규칙이지만 신용장에 위 규칙이 적용된다는 것이 분명히 표시돼야 한다. 신용장이 매도인과 매수인이 각각 물품의 인도와 대금의 지급을 원활히 할 수 있도록 은행이 개입한 지급약정이라면, 이러한 신용장거래에 관한 국제규칙을 “화환신용장 통일규칙 및 관례”(Uniform Customs and Practice for Documentary Credits : UCP)라고 한다.

최근 국제운송시장에 콘테이너에 의한 복합운송방식이 정착단계에 이르고 무역거래의 모든 분야에서 컴퓨터와 통신기술의 혁신이 이루어지면서, EDI(Elctronic Data Interchange : 전자자료교환) 방식에 의한 무역의 시대를 맞이하고 있으며, 특히 세계 대부분의 외국환은행들이 신용장에 관한 통신업무를 SWIFT(Society of Worldwide Interbank Financial Telecommunications: 세계은행간 금융전산망) 시스템에 의해 처리하고 있다. 이러한 시대적인 변화에 부응해, ICC 은행위원회는 1990년 6월 함부르크 회의에서 합의한 신용장통일규칙 개정 취지에 따라 신용장통일규칙의 제5차 개정작업을 해 1993년 5월에 제5차 개정 신용장통일규칙(“UCP 500”)을 확정 공표해 1994년 1월 1일부터 시행했으며, 2007년 7월 1일부터는 제6차 개정 신용장통일규칙(“UCP 600”)을 공표해 시행해 오고 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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