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4-15 14:01

해운계 용들의 삶을 읽는다

외항해운 산증인 다룬 ‘개천에서 난 용들이 바다로 간 이야기’ 출간

한국 외항해운산업의 산증인들을 한 권의 책 속에 담아 화제가 되고 있다. 송철원 현대사기록연구원장이 쓴 <개천에서 난 용(龍)들이 바다로 간 이야기>는 한국 해운 1세대인 박현규 해사문제연구소 이사장, 신태범 KCTC 회장을 비롯해 최재수 전 한국해양대 교수, 이광희 전 한진해운 전무, 김석기 한국해사감정(KOMOS) 대표이사, 홍승두 연태훼리 회장, 김인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등 일곱 ‘해운 명장’들의 인생 역정을 생생히 담고 있다.

저자는 출간사를 이렇게 적고 있다. “해운산업 관련 인사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적지 않은 감동을 받았다. 그들이 걸어온 길을 세상 사람들, 특히 젊은이들에게 보여줘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부모나 주변의 혜택이 거의 없는 오히려 열악하다고 할 만한 여건에서 피나는 노력으로 비상(飛上)한 그들의 모습을 알리자.’ ‘개천에서 용은커녕 지렁이 한 마리도 나기 힘든 상황에서 허우적거리는 오늘날의 젊은이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리라.’ 이런 마음에서 이 책을 썼다.”

7인의 해운명장 개인 구술史

이 책은 독특하다. 7인의 주인공들이 풀어 놓은 얘기들을 정리했다. 이른바 개인의 구술사다. 하지만 단순히 주인공들의 주관적인 얘기만을 옮겨 놓는 데 그치지 않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저자는 주인공 주변 인물의 인터뷰나 여러 사료(史料)들을 인용해 당시 사회 환경과 역사를 입체적으로 조명하는 데 힘썼다.

책 내용을 간략히 훑어보면 이렇다. 첫머리를 장식한 박현규 이사장은 해운업계의 ‘호메이니’다. 한국해양대 항해학과 1기로 졸업해 대한해운공사에서 16년간 근무한 뒤 풍국해운 대표이사, 고려해운 대표이사, KCTC 대표이사 등을 지냈다. 현재에도 한국해사문제연구소 이사장, 월간 <해양한국> 발행인으로 일하며 해운 발전에 힘쓰고 있다. 저자는 박 이사장을 휴머니티를 겸비한 1927년생 팔팔(88)한 해운계 대부라고 평가했다.

한국해양대 2기인 신태범 회장은 우리나라 조선산업 발전의 선구자다. 대한해운공사 선원과장이던 1962년께 정부와 협력해 한국판 ‘계획조선’을 도입했다. 그렇게 해서 1964년 2월22일 1호 선박인 1600t급 <신양>호가 탄생했다. 이후 고려해운 대표이사, KCTC 회장을 거치며 이들 기업을 튼튼한 반석 위에 올려놓는 등 해운산업 발전에 큰 기여를 했다.

최재수씨는 국졸의 학력으로 고등고시에 합격해 교통부 외항과장, 해운항만청 재무국장 등을 지냈으며 공무원 퇴직 후엔 선주협회 전무이사, 한국해양대 교수 등을 역임했다. 저자는 최재수씨에 대해 지독한 가난을 피나는 노력으로 이겨내 고등고시에 합격하며 바다와 인연을 맺었고, 그 인연을 평생 간직해 한국 해운의 발자취를 꿰뚫고 있다고 적었다.

대한해운공사 대한선주 한진해운 조강해운 등 해운업계에서 평생을 보낸 이광희씨는 형이 남로당에 가담한 사실이 주홍글씨가 돼 어려움을 겪은 과거를 갖고 있다. 그는 전두환 정권(제5공화국)이 어떻게 평가되든 연좌제 폐지에 감사하는 의미로 전화번호와 자동차번호를 모두 5050(오공오공)으로 바꾸었다.

한국해양대 항해학과를 13기로 졸업한 김석기 대표이사는 해사감정 및 검량사 면허를 취득한 뒤 검정업계에서 50년을 일해온 이 분야 전문가다. 특히 <허베이스피리트>호 사고의 피해사정을 대리하는 등 기름유출 오염사고의 세계 최고 권위자로 평가받고 있다.

저돌적인 추진력으로 해운업계에서 ‘탱크’로 불리는 홍승두 회장은 목포해양대를 졸업한 지 11년 만인 지난 1989년 진양해운 설립과 함께 해운기업 CEO(최고경영자)의 삶을 시작했다. 지난해엔 평택-옌타이항로 카페리선사인 연태훼리 회장에 취임했다.

‘7마리의 용’ 중 막내인 김인현 교수는 한국해양대 항해학과 졸업 후 최연소로 <산코하베스트>호의 선장이 됐지만 첫 항해에서 선박이 좌초돼 침몰하는 불운을 겪는다. 하지만 시련에 굴하지 않고 근면 성실을 기반으로 법을 공부해 고려대 법대 교수의 지위에 올랐다.

초판 매진…해운사 조명 관심 커

지난 10일 오후 한국선주협회 대회의실에서 치러진 출판기념회에서 저자 송철원 원장은 “산업별로 구술사업을 진행한 건 이번이 처음인데, 초판이 모두 매진됐다”며 “평생을 해운에 종사한 독특한 인물들을 다뤄서인지 대중들의 관심이 큰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연내로 2권을 출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 10일 한국선주협회 대회의실에서 열렸던 출판기념회. 저자 송철원 원장(앞줄 왼쪽 4번째)과 최재수(앞줄 왼쪽 3번째) 신태범(뒷줄 왼쪽 5번째) 김석기(앞줄 왼쪽 6번째) 이광희(뒷줄 왼쪽 1번째) 홍승두(뒷줄 왼쪽 4번째) 김인현(뒷줄 왼쪽 6번째) 등 주인공들.


이날 행사엔 저자 및 7명의 주인공 외에 오거돈 대한민국해양연맹 총재(전 해양수산부장관) 최장현 위동항운 사장(전 국토해양부차관), 박동훈 국가기록원장, 이부영 전 국회의원, 배순훈 전 정보통신부장관 등이 참석해 해운 구술사 발행을 축하했다.

오거돈 총재는 “우리나라 외화가득 5대 산업에 해운과 조선이 포함돼 있으며 우리나라를 개방시키고 발전시킨 사람들이 바로 해운인”이라며 “해운 역사에 길이 남을 분들을 책에 수록해 뜻 깊다”고 말했다.

최장현 사장은 “<바다로간 이야기>를 통해 몰랐던 과거 해운 역사들을 많이 알게 됐다”며 “자라나는 청소년들이 이 책을 읽고 해운의 중요성을 깨닫게 하기 위해 인천해사고에 120여권을 기증했다”고 말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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