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1-09 14:34

기획/ 북미항로 호황은 미중무역분쟁·공급축소 합작품

미 동안 운임 박스당 3600달러 육박…1년9개월만에 최고치
항공수요도 덩달아 급증…2t 운송에 1000만원 호가


아시아-북미항로 해상운임이 수개월째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미중무역분쟁 여파로 중국이 물량을 대거 밀어내고 있고, 미국의 추수감사절과 크리스마스를 겨냥한 계절성 물량도 뱃길에 오르면서 해상운임이 올랐다는 게 포워딩(국제물류주선)업계의 지배적인 시각이다.

중국발 북미항로의 운임은 6월 하순부터 매주 상승세를 이어오고 있다. 상하이해운거래소에 따르면 11월2일 상하이발 북미서안행 운임은 FEU(40피트 컨테이너)당 2606달러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 서안행 운임이 2600달러를 돌파한 건 2012년 9월 이후 처음이다.

3월 한때 900달러 중반까지 뒷걸음질 쳤던 북미서안행 해상운임은 6월22일 1194달러를 기점으로, 2000달러대까지 급격한 상승세를 이어왔다. 2300달러대로 치고 올랐던 9월에는 운임 성장세가 주춤했지만 10월부터 2500달러 선도 넘어섰다.

 


북미동안행 해상운임도 서안과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2일 상하이발 북미동안행 운임은 3615달러로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3600달러를 호가한 건 1년9개월만의 일이다.

3월 한때 2000달러를 밑돌던 운임은 2000달러 초중반선에서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오다가, 6월 하순부터 2000달러 후반대로 급격하게 올라섰고 8월 들어 3000달러를 돌파했다. 9월 한때 3500달러 선을 유지하던 운임은 잠시 소강상태를 보이다가 3600달러대로 올라섰다.

한국발 해상운임도 무섭게 치솟고 있다. 국내 해운물류업계에 따르면 8일 현재 부산발 북미서안행 품목무차별(FAK) 운임은 2000달러 중반대, 북미동안행은 3000달러 중반대를 형성하고 있다.

시인텔리전스, 공급감축이 운임급등의 배경

북미항로의 운임고공행진이 미중무역분쟁에 따른 수요 급증 때문이라는 업계의 분석과 달리 선사들의 자발적인 공급축소가 원인이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중국을 중심으로 아시아 화주들이 물량 밀어내기에 나서고 있지만, 4분기 이 항로의 선복은 여유가 있다는 분석이다.

해운분석기관인 시인텔리전스는 최근 환태평양(아시아-북미)항로의 운임이 막바지 성수기 효과에 힘입어 신기록을 경신했지만, 운임급등의 요인은 다르게 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 기관은 미국 정부로부터 관세폭탄을 피하기 위해 사전에 내보내는 수요가 많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서안지역 항만의 3분기 컨테이너 물동량이 지난해 대비 2.1% 증가하는 데 그쳤기 때문이다. 2013년 이후 두 번째로 낮은 성장률로, 지난 5개년(2013~2017년)의 3분기 평균 성장률인 3.3%보다 1.2%포인트(p) 낮은 수치다.

수요 증가세가 뜸한 데 대해 이 기관은 미국 정부가 두 차례에 걸쳐 일부 품목에 부과한 25%의 고율 관세가 수출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미국 정부는 ‘중국제조 2025’를 겨냥해, 3단계에 거쳐 25%의 관세를 부과할 것임을 선언했다. 1·2차 관세정책은 지난 7월과 8월부터 본격 시행되고 있다.

일부 물류업계 관계자도 두 차례의 관세정책이 중국발 수요에 큰 영향을 주진 않았을 거라고 평가했다. 7월부터 무역분쟁으로 물량 밀어내기가 시작됐지만 관세부과품목이 중간재와 기계류 등에 국한됐고, 소비재는 제외된 터라 수요충격으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오히려 당시 아시아지역에 두 차례의 태풍이 몰아쳤고, 9월 추석에 이어 10월 초 국경절 연휴까지 겹치면서 선적이 대거 지연됐다. 11월 미국의 추수감사절 막바지 물량도 이때 몰려들었다. 선적 스케줄이 대거 지연되면서 제때 내보내야 할 화물을 못 싣다보니 수급상황이 여의치 않았다는 평가다.

이 기관의 분석대로 공급은 크게 줄었다. 해운물류업계에 따르면 선사들은 아시아-북미항로에서 수차례 블랭크세일링(임시결항)을 단행하는 등 7월부터 투입선대가 줄어들었다. 서안에는 주당 약 2만TEU의 선복이 줄었고, 7개 서비스를 제공하던 동안에는 머스크와 짐라인이 서비스를 하나로 통합하면서 약 8000TEU가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난달에는 중국 국경절 연휴에 발맞춰 선사들이 미주행 모선 10여척을 철수했다.

국경절을 기점으로 통상적인 성수기가 마무리되고, 선사들이 관세부과를 피할 수출물량은 모두 내보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블랭크세일링은 통상 1~2개월 전에 결정하기 때문에 향후 수요를 예측해 선박 투입을 결정해야 한다. 한 물류기업 관계자는 “선사들이 공급을 줄인 와중에 관세폭탄을 피하려는 수출물량은 크게 늘었고, 아시아지역에 태풍까지 겹치면서 주요 항만에 컨테이너가 쌓이기 시작했다”며 “사실상 선사들이 시장을 오판했다”고 분석했다.

 


3차관세정책에 해운물류업계 비상

문제는 3차 관세정책이다. 3차 품목은 총 5745개(2000억달러)에 달하며 현행 10%의 추가관세에서 내년 1월1일부터 25%로 부과된다. 그동안 중국 정부는 인위적인 위안화 평가절하와 법인세 감면 등으로 가격경쟁력을 유지했지만 관세부과시기가 도래하자 물량을 급하게 밀어내고 있다.

선사들이 선박 투입을 철수한 가운데 물량까지 밀리면서 한국발 선복구하기는 ‘하늘의 별따기’ 수준이다. 물류업계에 따르면 주요 선사의 한국발 미 동안행 선적 예약은 12월 초까지 이미 마감됐고, 서안행은 여유 선복이 있지만 이마저도 웃돈을 줘야 겨우 싣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물류기업 관계자는 “선복 확보가 하늘의 별따기 수준이다. 한 주 롤오버(선적이월)는 기본이고, 심지어 두세 차례나 롤오버를 당하기도 했다”며 “화주들에게 한 주 롤오버되는 건 감안하라는 게 요즘 기본 멘트다”고 말했다.

또 다른 물류기업 관계자는 “국내 수출물량이 많지 않은데도 선복을 구하지 못하다보니 영업사원들의 스트레스가 극에 달한 상황”이라며 “수출로 먹고사는 나라에 선사가 안 갖춰져 있다는 건 말이 안 된다. 정부가 현대상선이나 SM상선에 지원을 확실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납기가 급한 자동차부품 등은 급하게 항공편에 실리고 있다. 일부 포워더는 CY(컨테이너장치장)에 야적돼 있던 컨테이너를 적출해 항공편으로 대거 전환시켰다. 수요가 몰리면서 국적 항공사들도 추가 항공편을 마련하고 있다.

물류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애틀랜타·LA노선에 주 2회, 시카고·LA에 주 4회의 항공편을 추가로 띠운다. 아시아나항공은 11월 말까지 주말편으로 LA노선에 주 1회의 항공편을 추가로 투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항공운임도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이 노선의 항공운임은 기존 kg당 4000원 초중반에서 최근 5000~6000원선으로 올라섰다. 2t만 실어도 약 1000만원을 지불해야 한다. 하지만 이마저도 중국이나 일본보다 운임이 낮아 공간을 확보하는 게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두 국가의 항공운임은 kg당 8달러 대를 형성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중국발 항공운임이 훨씬 높게 형성되다 보니 최근에는 국적항공사가 중국에 화물기를 임대해줬다는 얘기도 들린다”며 “자동차부품을 주력으로 처리하는 포워더들은 요즘 금전고통이 상당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대형화주, 비정상적 운임급등에도 계약운임 고수

주요 대기업 물류자회사와 자동차부품업체들은 웃돈을 줘도 선복을 구하지 못하는 현실에 저렴한 계약운임으로 포워더들에게 화물을 맡기고 있다. 일부 대형 물류기업들은 중소 포워더에게 현지 THC(터미널조작료)를 포함한 부대운임을 책정해 물량을 재하청주고 있다.

특히 ELD(전자식운행기록계) 설치로 급격히 오른 내륙운송료에 대해서도 외면하는 모습이다. 미국 부두에서 화주 공장까지의 운송료는 기존 요율 대비 평균 300~400달러 인상됐다. LA에서 현대차 공장이 위치한 알라바마까지의 팀트럭킹 요율은 지난 1분기 대비 1000달러 이상 올랐다. 트럭기사 수배가 어려워지면서 3분기부터 인상된 요율이 사실상 시장요율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다.

문제는 화주들이 인상된 부대비용을 외면하고 계약운임을 고수한다는 점이다. 한 업체 관계자는 “화주들이 비용지불을 미루다보니 계약을 포기할지 그대로 안고 갈지 고민이다”면서도 “현대기아차와 주요 벤더(협력사)들의 경영환경도 최악이다 보니 물류비를 올려달라고 말하는 게 쉽지 않다”고 푸념했다. 선사들은 선복난을 이유로 국내 대기업에게 기존 운임 대비 600~1200달러의 프리미엄 할증료를 부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동안 11월 말, 미 서안 12월 초 분수령

해운물류업계는 3차관세가 내년 1월부터 정식 부과되는 만큼, 미국과 중국의 행보가 관건이라고 지적한다. 선사들은 이달 중순을 전후로 중국발 미 서안에 약 13척, 동안에 3~4척을 추가 투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상운임이 폭등하다보니 ‘물들어 왔을 때 노젓는다’는 계산이다.

한국발 바닷길도 조만간 안정세를 보일 전망이다. 운송일정이 동안은 25~30일 서안은 10일이 각각 소요되는 만큼, 동안은 11월25일 서안은 12월10일을 전후로 시장이 안정세를 찾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동안과 서안 모두 크리스마스 신정 연휴 전인 12월20일 내로 도착해야 하역 통관 운송에 차질이 없기 때문이다.

한 물류기업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내일이라도 뉴스에서 관세부과를 1월 말로 미룬다고 하면 최악의 상황은 내년에도 계속될 수밖에 없다”며 “미국의 중간선거가 잘 마무리 돼 미중무역분쟁이 가라앉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 류준현 기자 jhryu@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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