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4-01 09:51

푸드톡앤톡/양고기를 보다 맛있게~

우정호 셰프

요리의 관점에서 양고기를 크게 2가지로 분류할 수 있는데 1년 이하의 어린 양고기를 Lamb(램), 1년 이상은 Mutton(무통)이라 불리다. 램의 경우 육질이 부드럽고 양고기 특유의 누린내가 덜 해서 일반적인 구이나 스테이크 용도로 많이 쓰이고 무통의 경우는 근육부분이 많고 누린내가 많아서 양념육이나 스튜에 많이 사용된다. 하지만 한국의 홍어와 같이 프랑스에서는 ‘양고기는 양고기 다워야지!’라는 지역특유의 원칙이 있어 무통도 즐겨 먹는다. 그렇다면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양고기는? 프랑스 남서부지방 바닷가 근처의 소금기 있는 풀을 뜯어 먹으며 자란 프레살레(pre-sale, 실제 따로 간을 안해도 살짝 짠맛이 느껴지는 양고기)와 미국 콜로라도 지방 고지대에 사는 양고기를 세계 최고로 친다. (아직 필자도 불행하게도 둘 다 맛을 보지는 못했다.) 한국에서도 양고기 열풍이 거세게 불고 있는데 역세권은 말할 것도 없고 동네에서도 양꼬치집이나 양갈비 전문점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양고기의 부위별 특징을 알아보자. 먼저 한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부위는 일반 양갈비 전문점에서 쓰이고 있는 숄더랙이다. 어깨쪽 갈비뼈로 고소한 맛이 특징이고 살이 많아서 구이용이나 스테이크용으로 가장 적합한 부위이다. 숄더랙 보다 고급부위인 프랜치랙은 등심과 갈비살을 즐길 수 있고 육질이 부드러워 고급 스테이크로 많이 쓰인다. 아직 많이 알려져 있진 않지만 양등심 또한 고기결이 곱고 육즙이 풍부해서 구이나 스테이크로 적당하다. 상대적으로 어깨살이나 다리는 근육이 많아 고기결이 두껍기 때문에 스튜 등 오래 조리하는 곳에 적당하다. 모든 고기의 특징은 살이 연한 고기라면 센불에 구워서 익히는 요리에(오래 익히면 오히려 질기고 퍽퍽해 진다.), 결이 두꺼운 것은 천천히 긴 시간 조리에 적합한데 가장 바보 같은 행동이 마블링 좋은 심지어 비싼 한우 2++꽃등심을 설렁탕 또는 장조림 만드는 일이다. 돈은 돈대로 버리고 정말 맛없게 먹는 방법이다.

그럼 맛있는 양고기 요리 3가지를 소개해 보자.

첫번째는 스튜요리로 결이 두꺼운 어깨살을 이용한다. 버터는 100% 지방이 아니므로 쉽게 탄다. 보통 지방 함량이 80%이상을 버터로 정의하는데 버터만 사용할 때는 정제버터를 만들어 사용한다.(이 방법이 가장 맛있다.) 정제버터는 버터를 중탕해 지방 외에 불순물을 없애고 순수 버터지방만 사용하는 것이다. 여기서는 버터와 까놀라유를 사용해 팬에 달군 뒤 슬라이스한 양파를 더해 약불에서 가끔 뒤적이면서 10분 가량 볶는다. 양고기 어깨살을 더해 노릇한 색깔이 나도록 볶아준다. 주사위 모양으로 썬 감자와 야채육수 또는 물을 넣고 소금, 후추로 간을 맞춘 뒤 40분정도 끓이고 양고기에 맞게 양젖으로 만든 페코리노 치즈와 레몬, 오렌지 즙과 껍질을 더해 수분이 날아갈 때까지 끓인다. 푹 익힌 양어깨살을 정성스럽게 접시에 담아내고 페코리노치즈와 올리브오일을 뿌린다. 마지막으로 마늘즙을 바른 바게뜨빵을 곁들여 내면 완성된다.

두번째도 양어깨살 요리로 브라인(brine)이라는 테크닉을 이용해 재우는데 고기안에 수분, 짠맛, 단맛 그리고 여러 향신료 향을 머금게 할 수 있다. 물을 4리터 준비하고(고기의 양에 따라 틀리지만 일단 고기가 브라인액 안으로 다 들어가면 된다.) 소금 1컵(200ml), 설탕 1/4컵(50ml), 통후추를 살짝 으깨서 넣고(통후추의 껍질 때문에 으깨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월계수잎, 타임, 큐민(중동지방 향신료), 통계피를 넣고 한소끔 끓여 주고 식힌 뒤 준비한 양고기를 넣고 하루 재워둔다. 브라인한 양고기에 마늘즙을 바르고 달지 않은 화이트와인을 넣고 오븐에서 한 시간 가량 구워낸다. 곁들임 음식은 로즈마리향을 품은 감자퓨레를 준비해 보자. 감자를 껍질채 쪄낸다. 여기서 삶지 않고 껍질째 쪄내는 이유는 감자의 고유의 향을 유지하기 위함인데 아무래도 물에 넣는 것 보다 감자의 고유의 향을 살릴 수 있는 방법이다. 감자의 가운데 가장 두꺼운 부분을 칼이나 젓가락으로 찔러서 자연스럽게 빠지면 다 익은 것으로 뜨거울 때 감자의 껍질을 까고 으깨서 체에 곱게 내린 다음 다진 로즈마리, 버터 그리고 소금을 넣고 부드럽게 만들어 양고기 아래 깔아주면 완성된다.  

마지막 소개할 요리는 프랑스 남부 프로방스 스타일의 양갈비! 우선 양갈비를 간단히 손질해야 한다. 요즘은 양갈비가 거의 손질돼 오지만 그래도 남은 힘줄과 잔여 지방은 제거하는 것이 좋고 특히 뼈부분에 붙어 있는 껍질은 양고기 비린내가 날 수 있으므로 최대한 제거한다. 양고기의 특유의 향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특별히 마리네이드를 할 필요 없지만 약간의 향을 누르고자 한다면 간단한 허브(고수, 이태리파슬리, 로즈마리, 타임, 민트가 양고기와 잘어울림)와 마늘, 올리브오일로 재워두면 더욱 쉽게 양고기에 다가갈 수 있다. 반나절 정도 재워둔 양갈비에 소금, 후추를 뿌리고 잘 달군 그릴이나 팬에서 맛있는 색이 나도록 익힌 후 휴지 시킨다. 조금 더 익히기를 원하면 버터를 올리고 240도 오븐에서 2분정도 더 익혀 준다. 빵가루, 바질, 타임, 마늘, 올리브오일, 소금을 섞어 양갈비에 디종 머스터드를 바르고 이 빵가루를 고루 입혀서 오븐에서 4분정도 익혀준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빵가루가 충분히 촉촉하도록 올리브오일을 넣어야 빵가루가 오븐에서 쉽게 타지 않는다. 소스는 루(밀가루와 버터를 볶은것), 우유, 양파, 넛맥을 사용한 베샤멜(화이트계열의 소스)소스에 볶은 양파와 양송이버섯을 추가로 넣어서 단맛을 강조했다.

요즘은 인터넷에서도 양고기를 쉽게 접할 수 있어서 일반 개인고객들도 집에서 근사한 양고기를 만들어 먹을 수 있다. 소고기, 돼지고기가 질렸다면 양고기요리에 한번 도전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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