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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8-17 09:02

논단/ 판례로 살펴본 해상운송인의 선박화재면책

정해덕 법무법인 화우 파트너 변호사 (법학박사)
면책 제외사유인 운송인의 고의 또는 과실의 판단 및 입증책임의 문제가 검토되어야
 
<8.3자에 이어>

 
III. 관련 판례 소개

 
1. 대법원 2002년 12월10일 선고 2002다39364 판결
 
가. 판결요지
 
(1) 상법 제788조(현생상법 제795조) 제1항은, “운송인은 자기 또는 선원 기타의 선박사용인이 운송물의 수령, 선적, 적부(積付), 운송, 보관, 양륙과 인도에 관해 주의를 해태하지 아니했음을 증명하지 아니하면 운송물의 멸실, 훼손 또는 연착으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규정하고, 제2항은, “운송인은 선장, 해원, 도선사 기타의 선박사용인의 항해 또는 선박의 관리에 관한 행위 또는 화재로 인해 생긴 운송물에 관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을 면한다.

그러나 운송인의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화재의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제2항 본문 및 단서에서의 “화재”란, 운송물의 운송에 사용된 선박 안에 발화원인이 있는 화재 또는 직접 그 선박 안에서 발생한 화재에만 한정되는 것이 아니고, 육상이나 인접한 다른 선박 등 외부에서 발화해 당해 선박으로 옮겨 붙은 화재도 포함한다고 해석된다.
 
(2) 위 제2항 단서에 따라 화재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의 면제에서 제외되는 사유인 고의 또는 과실의 주체인 “운송인”이란, 상법이 위 제2항 본문에서는 운송인 외에 “선장, 해원, 도선사 기타의 선박사용인”을 명시해 규정하고, 같은 조 제1항 및 제787조(현행상법 제794조)에서도 각 “자기 또는 선원 기타의 선박사용인”을 명시해 규정하고 있는 점과 화재로 인한 손해에 관한 면책제도의 존재이유에 비추어 볼 때, 그 문언대로 운송인 자신 또는 이에 준하는 정도의 직책을 가진자 만을 의미할 뿐이고, 선원 기타 선박사용인 등의 고의 또는 과실은 여기서의 면책제외사유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해석해야 할 것이며, 위 조항이 상법 제789조의2(현행상법 제797조) 제1항 단서처럼 “운송인 자신의 고의”라는 문언으로 규정돼 있지 않다고 해 달리 해석할 것이 아니다.
 
(3) 원심은, 소외 오비맥주 주식회사 의뢰에 따라 피고가 운송인이 돼 소외 회사가 발송한 이 사건 화물을 실은 이 사건 선박이 전남 녹동항을 떠나 2000년 2월20일 17:00 제주 성산포항에 입항해 접안·정박했는데 우현에 다른 어선 오상호, 그 우현에 어선 강동호가, 다시 그 우현에 3척의 어선이 더 밧줄로 연결돼 정박중이었으며, 같은 날 10:00 폭풍주의보가 발효돼 북서풍이 시속 14~16m로 강동호 우현 45°각도에서 오상호 쪽으로 강하게 불고 있었고 이로 인해 많은 어선들이 밧줄로 묶여 있었던 사실, 당시 바람이 강하게 불고 날이 추워 강동호에 승선하고 있던 선원들이 전기장판에 전기를 공급하기 위해 선박 내의 발전기를 계속 가동한 결과 전기합선이 되면서 다음날인 21일 04:00경부터 04:20경까지 사이에 위 강동호의 기관실 상부 및 식당부근에서 화재가 발생했고, 위 화재는 당시 강하게 불던 바람에 의해 좌현에 있던 오상호로 옮겨 붙었으며, 다시 오상호의 좌현에 있던 이 사건 선박의 조타실과 선창 사이에 옮겨 붙어 이 사건 화물이 손상을 입은 사실을 확정하고 나서, 상법 제788조 제2항 후단에서 운송인의 면책사유가 되는 “화재”에는 이 사건에서와 같이 선박 외부인 다른 선박에서 발생한 화재가 당해 선박에 옮겨 붙은 경우도 포함한다고 판단했는바, 이는 위에서 본 법리에 따른 것으로 정당하고, 거기에 위 조항 소정 화재의 범위에 관한 상고이유 주장의 법리오해가 없다.
 
(4) 원심은, 이 사건 화물의 적하보험자인 원고의 주장, 즉 이 사건 사고에 있어서 운송인인 피고에게는 화재의 조기발견과 진화 및 피난과 구난조치 등을 제대로 취하지 아니한 과실이 있으므로 면책될 수 없다는 주장에 대해 상법 제788조 단서 소정 “운송인의 고의 또는 과실”은 운송인 자신의 고의 또는 과실만을 의미하고 선원이나 기타 선박사용인의 고의 또는 과실까지 포함하는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인데 원고가 주장하는 과실은 선원이나 기타 선박사용인의 과실에 해당하는지는 별론으로 하고 운송인인 피고 자신의 과실이라고는 할 수 없다고 판단해 이를 배척했는바, 이 판단도 앞에서 설시한 법리에 따른 것이어서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의 법리오해 또는 판단유탈의 위법이 없다.
 
(5) 원심은, 이 사건 운송계약서 제5조 제1항은 운송물 자체에 대해 발생한 손해배상책임의 소재를 정한 것이라기보다는 운송과정에서 제3자에게 손해를 가한 경우 등을 대비해 내부적으로 제3자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의 소재를 정한 것으로 해석함이 상당하다고 판단했는바,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은 수긍이 되고, 거기에 이 부분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계약조항의 해석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나. 평석

위 판결은 상법 제795조 2항 단서의 화재면책 제외사유와 관련해, 운송인 자신의 고의 또는 과실이 아닌 화재인 것이 입증되면 그 화재가 선원이나 기타 선박사용인의 고의, 과실로 인한 것이고 다른 선박으로부터 당해 선박에 옮겨 붙은 화재의 경우라 하더라도 면책된다는 점을 분명히 한 점에 의의가 있다 할 수 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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