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4-05 09:08

판례/ 사라진 2억원

김현 법무법인 세창 대표변호사(해양수산부 고문변호사)
서울중앙지방법원 판결
사건 2015가단5130499 손해배상
원고 A
서울 OOO
대표자 이사 OOO
피고 B
서울 OOO
대표이사 OOO
변론 종결 2015년 9월24일
판결 선고 2015년 10월22일
주문 1. 이 사건 소를 각하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에게 188,245,466원과 이에 대해 2014년 6월16일부터 소장 부본 송달일까지 연 6%, 그 다음날부터 갚는 날까지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는 화장품 및 잡화 무역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로서 이탈리아 법인인 페라가모 퍼퓸스 에스.피.에이(FERRAGAMO PARFUMS SPA, 이하 “페라가모”라 한다)로부터 페라가모 향수 등을 수입해 국내에서 판매하는 회사이고, 피고는 해상화물운송주선업, 복합운송주선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로서 원고가 페라가모로부터 수입하는 향수의 운송 업무 등을 담당한 회사이다.
나. 원고는 페라가모와 총판 관련 개괄적인 계약을 체결한 다음, 제품이 필요할 때마다 개별적으로 페라가모에게 물품과 수량을 정해 청약하고, 페라가모가 이를 승낙하는 방식으로 구체적인 매수계약을 체결해 왔다.
다. 원고는 이와 같은 방식에 따라, 2014년 4월24일경 페라가모와 페라가모 향수가 포함된 1,664개의 패키지(Nr. 1,664 packages, 총 무게 6,150.71kg, 이하 ‘이 사건 화물’이 라 한다)를 유로화 227,745.30에 수입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라. 원고와 페라가모 사이의 위 수입계약은 수출국 현지에서 공장인도조건 (EX-Works, 매도인이 계약물품을 공장 등 영업장소에 매수인이 인수 가능한 상태로 둘 때 매도인의 인도의무가 종료되는 조건)[EXW]으로, 원고는 페라가모 공장에서부터 페라가모 제품을 운송해 와야 했다.
마. 원고는 이탈리아 소재 페라가모 공장에서 국내 부산항까지의 운송을 피고에게 의뢰했고, 피고는 Panalpina S.p.A.[판알피나 에스피에이]에게 이 사건 화물 운송을 의뢰했고, Panalpina S.p.A.는 해상운송업체인 NYK Line Italy S.p.A.에 이 사건 화물의 운송을 의뢰했으며, 위 NYK Line Italy S.p.A.가 페라가모 공장에서부터 제노아항까지의 육상운송 구간에 관해 이탈리아 내 육상 운송업체인 트랜스포트 인터모달리 유로페이 에스.피.에이-스칸디아노(레지오 에밀라)[Transport Intermodal Europei S.p.A-Scandiano(Reggio Emilia), 이하 ‘TIE’라 한다]에게 운송을 의뢰했다.
바. TIE는 2014년 5월12일경 이 사건 화물이 적재된 트럭을 무장 강도에 의해 탈취 당하는 사고들 당해 이 사건 화물 중 일부가 분실됐고, 그 결과 이 사건 화물 중 일부가 원고에게 인도되지 못했다.
[인정 근거] 다툼이 없거나 갑 제1 내지 5호증(각 가지 번호 있는 것은 가지 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2. 원고의 주장
 
이 사건 화물 운송과 관련해 피고는 운송인 또는 확정운임부 운송주선인의 지위에 있는바, 이 사건 화물 분실과 관련해 피고는 운송계약 또는 운송주선계약상의 채무 또는 이 사건 화물 운송 일정을 원고에게 알려주어 그에 맞추어 원고가 적하보험에 가입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해야 할 계약상 부수의무를 위반했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화물 분실에 따른 손해액 188,245,466원을 배상할 의무가 있다.
 
3. 본안전 항변에 대한 판단
 
피고는, 이 사건 소는 원고와 피고 사이의 계약 내용에서 정한 제소기간을 도과해 제기된 것으로 부적법하다고 주장한다.
갑 제 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3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와 피고 사이의 이 사건 운송의뢰계약은 원고와 피고 직원 사이의 이메일을 통해 운임조건을 송부하고, 출항예정일을 2014년 5월17일, 도착예정일을 2014년 6월15일로 알려주는 방법으로 이루어졌는데, 피고 직원 이메일에는 부동문자로 ‘피고에 의해 수행되는 모든 용역은 피고에 의해 승인된 프리이트 포워딩 용역에 관한 FIATA(International Federation of Freight Forwarder Association) 규칙에 근거해 제공되며 사전 통지 없이 변경될 수 있다[All services performed by this Company are provided based on the FIATA Rules for Freignt Forwarding Services as adopted by this Company (‘STC’s), which are subject to change without prior notice.]’는 취지의 영어로 된 문구가 기재돼 있었던 사실이 인정되는바, 위 문구가 메일에 부동문자로 기재돼 있는 것이기는 하나 위 문구는 운송거래 표준조건을 정한 것으로서 계약의 주된 내용으로 보이는 점(원고 주장과 같이 위 문구가 계약 내용에 포함되지 않는다면 이탈리아에서 국내로 육상 및 해상 운송을 해야 하는 이 사건 물품의 운송과 관련해 거래 조건을 전혀 정하지 않은 것이 돼 이와 같은 원고 주장을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원고가 메일에 기재된 문구에 대해 어떠한 이의를 제기한 흔적이 보이지 않는 점 등 여러 사정에 비추어 보면, 위 문구는 이 사건 운송의뢰계약 내용에 포함되는 것이라 봄이 상당해, 이 사건 운송의뢰계약과 관련해서는 FIATA 규칙이 적용돼야 한다.
그런데, 을 제1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FIATA 규칙 제10조는 ’달리 명시적인 합의가 없는 한, 프레이트 포워드는 물품인도 후 또는 물품이 인도됐어야 할 날 또는 물품 이 인도되지 않아 수하인이 그 물품이 멸실된 것으로 간주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는 날로부터 9개월 이내에 소송이 제기되지 않으면 본 규칙에 따라 모든 책임이 면제된다 (The Freight Forwarder shall, unless otherwise expressly agreed, be discharged of all liability under these Rules unless suit is brought within 9 months after the delivery of the Goods, or the date when the Goods should have been delivered, or the date when failure to deliver the Goods would give the consignee the right to treat the Goods as lost)는 취지로 규정하고 있는 사실이 인정된다. 복합운송에서 손해 발생구간이 육상운송구간임이 명백한 경우에는 계약에서 정한 9개월의 제소기간은 강행법규에 저촉되지 아니하는 것으로서 유효하다(대법원 2009년 8월20일 선고 2008다58978 판결). 따라서 이 사건 화물 분실과 관련한 소송은 물품 인도예정일로부터 9개 월 이내에 소가 제기돼야 한다.
이 사건 화물은 2014년 6월15일 인도될 예정이었으므로, 이 사건 소는 늦어도 2015년 3월15일 무렵에는 제기됐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이 사건 소는 이 사건 화물의 인도예정 일부터 약 11개월이 경과한 2015년 5월11일에 제기됐으므로 제소기간을 도과해 부적법하다고 할 것이다.
 
4.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소는 부적법하므로 이를 각하하기로 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함종식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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