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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6-20 09:03

“대산항 예선료 분쟁 빠른 타결 원한다”

인터뷰/ 한국유조선사협회 박성진 회장
운임에 급등한 유가 반영 시급


국내 유조선사들이 대산항 예선요율을 놓고 예선업체들과 4년째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선사들은 예선업체들이 담합해 요율을 무차별적으로 끌어 올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국유조선사협회 회장을 맡고 있는 SJ탱커 박성진 대표이사는 기자와 만나 “협회 차원에서 중앙예선운영협의회(중앙협의회) 실무위원회에 대산항 예선요율 중재를 요청했다”며 “하루 속히 협상이 타결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선사들은 아직까지 예선업체와 합의를 보지 못해 인상 전 요율을 지불하고 있다.
 
유조선사와 대산 예선업체들의 요율 갈등은 201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예선업협동조합 대산지부는 2019년 3월 자유계약제에서 공동배선제로 전환하고 예선료 할인율을 대폭 삭감했다. 이전까지는 선박 입출항 빈도에 따라 선사별로 인센티브에 차등을 뒀지만 공동배선제 도입 이후엔 할인율을 하나로 통일했다.

대산은 여수 울산과 함께 국내 3대 액체화물허브로 꼽히는 항만이다. 석유화학단지에 현대오일뱅크 한화토탈 롯데케미칼 LG화학 코오롱인더스트리 등 대기업이 입주해 있고 이들 화물을 실어나르려는 수많은 유조선들이 기항한다. 유조선사협회 회원사들도 대산항에서 활발히 사업을 벌이고 있다. 

예선 사용시간 기준 납득 어려워
대산 예선업체들의 일방적인 결정에 선사들은 즉각 반발했다. 할인율 축소로 예선료가 천정부지로 치솟았기 때문이다.

박 회장은 할인율 폐지로 예선 비용이 3배 안팎으로 급등했다고 밝혔다. 특히 W해운은 한 해 18억원에 이르는 추가 비용을 지출하는 상황을 맞았다. 반면 대산항에 등록된 예선업체들의 전체 수익은 77%나 급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예선업체들은 2019년 9월 매출 증가폭이 과도하다는 점을 인정하고 증가한 수익 중 10억원을 지원금 형태로 환급하겠다는 합의안을 내놨다. 하지만 유조선사협회는 배분 방법의 문제를 들어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

그로부터 2년 정도가 흐른 지난해 7월 협회는 대산지부 측에 요율을 2018년에 견줘 15% 정도만 인상할 것을 요청했지만 예선업체들은 선사들의 제안을 거절했다. 대신 대산항을 이용하는 전체 국적선사에 일괄적으로 20%의 할인율을 적용한다는 수정안을 통보했다.

유조선사협회는 20%의 할인율에선 여전히 2배 이상 예선료가 오르는 회원사가 발생한다는 점을 들어 추가 할인을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결국 중앙협의회 실무위원회에 문제 해결을 공식 상정했고 최근 대선지부로부터 4.5년 동안 선사에 연간 12.5억원을 할인해주겠다는 새로운 제안을 받아들었다. 할인율로 따지면 22% 정도다.

박성진 회장은 “협상 과정에서 예선업체들이 화주 명의를 도용해 협회 회원사에 오른 요금을 내지 않으면 예선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다는 협박용 공문을 보내 물의를 일으키거나 말을 자꾸 바꾸어서 어려움이 크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그는 예선료 산정 기준도 문제 삼았다. 선박입출항법은 중앙협의회에서 예선 사용료를 결정하도록 하고 있지만 항만별로 비용 산출의 근거가 되는 사용마력과 사용시간이 임의로 책정돼 있어서 이용 선사들의 불만이 많다는 지적이다.

예선업은 보호가 필요한 업종이 아님에도 정부의 보호 제도를 이용해 예선 서비스를 독점하고 있다는 게 박 회장의 생각이다. 협회 자체 조사 결과 전국 항만의 예선사 평균 영업이익률은 25%, 순이익률은 13%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산항의 경우 정계지(예선 대기 장소)에서 한화토탈부두까지 예선 사용시간을 2시간 반으로 정해놨다. 여수항도 부두까지 4시간 걸린다고 해놨다. 마력이 좋은 예선은 20노트로 운항할 수 있어서 2시간 반이면 대산항에서 인천항까지 가고도 남는다. 4시간이면 여수에서 부산에 도착하는 시간이다. 이런 식으로 예선료를 과다 책정하면 어느 누가 좋아하겠나.”

연료유 과세 환급 ‘긍정적’
박 회장은 유가 등의 각종 비용 상승으로 유조선 시장 환경이 급격히 악화하고 있다는 사실도 전했다.

현재 유조선사들은 국내 정유사와 6개월 단위로 유가할증료를 갱신하는 방식으로 운송계약을 맺고 있다. 최근 선박 연료유 가격이 1100달러를 넘어서며 선사들의 채산성이 빠르게 하락하고 있지만 오른 유가를 운임에 전가하는 건 하반기에나 가능하다.

그는 “최근 중국 경기 하락으로 수요가 부진한 상황에서 유가가 급등하면 이를 즉각적으로 운임에 반영할 수 있는 제도 도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 밖에 유조선사협회 회원사들이 잔존 연료유에 부과된 세금을 환급받으려고 관세청과 다툼을 벌이는 소식도 전했다.

선박 연료는 외항해운용은 면세, 내항해운용은 과세 대상이다. 하지만 외항해운용으로 구입한 연료를 내항해운으로 용도 변경할 경우 과세 문제가 생긴다. 유조선사협회 회원사들도 외항선을 내항선으로 자격을 변경하는 과정에서 관세청으로부터 잔존유에 대한 교통세 23억원을 부과받았다.

박 회장은 “선박의 자격 변경을 많이 하다 보니 관세청에서 선박 연료유에 5년치 세금을 부과했다”며 “저유황유 사용이 의무화된 이후 용도 변경된 연료유에 교통세를 이중과세하지 않도록 법이 바뀌었는데도 관세청에서 이 같은 처분을 내려서 조세심판원에 소를 제기했고 약 두 달 후에 긍정적인 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지난 2019년 해운협회 산하기관으로 설립된 유조선사협회는 지난해 4월 해양수산부 등록 사단법인으로 공식 출범했다. 현재 75개 국내 내·외항 유조선사 중 31곳이 가입해 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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