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3-23 09:04

지난해 유럽 3대항 ‘컨’물동량 5% 감소…“러우전쟁·물가상승등 영향”

벨기에 앤트워프·브뤼헤항, 러시아 관련 물량 전년 대비 59% 급감


지난해 네덜란드 로테르담, 벨기에 앤트워프·브뤼헤, 독일 함부르크 등 유럽 3대항 컨테이너 물동량은 우크라이나 사태와 높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여파로 부진했다. 유럽의 급격한 물가 상승은 해운시장의 뇌관을 건드리는 악재로 작용했다. 지난해 7월 영국의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10.1%를 기록, 40년 만에 두자릿 수로 급등하며 수요 부진에 영향을 끼쳤다. 독일의 소매판매도 1년 전 같은 시기에 견줘 10% 감소하며 집계 이래 최대 하락 폭을 띠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유럽 항만 곳곳에서 물가 상승에 따른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노조 파업이 잇따르면서 물류 차질을 빚었다. 벨기에 앤트워프·브뤼헤항을 포함해 독일 함부르크와 빌헬름스하펜 브레머하펜 등에서 수차례 파업이 발생했다. 일부 항만에선 화물의 장기 적체가 심해지자 공 컨테이너 반납을 제한하거나 장기 보관하는 수입 화물에 대해 추가 요금을 일시 부과하기도 했다.

각 항만당국에 따르면 유럽 3대항의 전체 컨테이너 물동량은 20피트 기준 전년 대비 5.0% 후퇴한 3630만TEU로 집계됐다. 네덜란드 로테르담항이 1450만TEU, 벨기에 앤트워프·브뤼헤항이 1350만TEU, 독일 함부르크항이 830만TEU를 처리, 나란히 1년 전보다 약 5% 감소한 실적을 냈다.

로테르담항의 경우 수입화물은 재작년 795만5000TEU에서 지난해 750만6000TEU로 5.7%, 수출화물은 재작년 734만5000TEU에서 작년 695만TEU로 5.4% 각각 후퇴했다. 지난해 중량 기준 컨테이너 처리실적은 1억3966만t을 기록, 2021년의 1억5449만t에서 9.6% 감소했다. 빈 컨테이너 처리량이 늘어난 데다 컨테이너 단위당 평균 적재중량이 줄어드는 물류 추세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로테르담항만청은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러시아에 대한 제재 조치로 로테르담항의 컨테이너 물동량의 8% 이상을 차지했던 러시아 관련 컨테이너 물동량이 운송 차질을 빚었다”며 “4분기엔 높은 재고 수준과 인플레이션에 따른 소비 위축, 선사들의 선박 기항 감소 등이 물동량 부진의 또다른 요인으로 지목됐다”고 밝혔다. 로테르담항 기항 선사들이 운항 일정을 맞추고자 체선이 심한 대형 항만 기항 횟수를 줄이고 한 번에 많은 화물을 하역하는 방식으로 서비스 전략을 전환하면서 작년 상반기 로테르담항 입항 선박은 5.5% 감소한 반면 선박당 처리한 물동량은 6.1%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유럽에서 두 번째로 큰 컨테이너 항만이 된 앤트워프·브뤼헤항도 전년 대비 5.2% 쇠퇴한 1350만TEU를 처리했다. 이 중 앤트워프항은 약 1200만TEU, 브뤼헤항은 약 150만TEU를 각각 처리했다. 컨테이너 혼잡 문제가 3분기 이후 완화됐지만 에너지 가격 상승과 경제적 불확실성 여파로 수요가 줄어든 게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특히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여파로 두 항만은 지난해 러시아와 연관된 운송량은 59% 추락했다.

다만 로테르담항과 달리 앤트워프·브뤼헤항의 선박 기항 횟수는 더 늘어났다. 작년 1~11월 1만8000TEU급 이상의 만재 컨테이너 선박 기항 횟수는 전년 동기 대비 31.2% 증가했다. 두 항만의 터미널은 아시아-북유럽 항로에서 늘어나는 대형 선박의 물동량을 처리할 수 있도록 최대 처리능력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추가 컨테이너 터미널 등 항만 인프라 개발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앤트워프·브뤼헤항만청 측은 “향후 두 항만의 물동량과 부가가치 창출은 상호보완성을 갖춘 통합항만으로서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올해도 적극적인 투자와 지속 가능한 성장을 초점에 둔 프로젝트 실시로 10년 720만TEU 처리능력을 확충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함부르크항, 러시아 교역량 순위 27위…13계단 떨어져

독일 함부르크항이 처리한 지난해 컨테이너 물동량은 전년 대비 5.1% 하락한 830만TEU를 기록했다. 잦은 임시결항(블랭크세일링)과 파업, 더불어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등이 저조한 실적의 배경이 됐다. 특히 환적 물량이 유독 부진했다. 수출입과 환적 물량은 각각 540만TEU 290만TEU로 0.9% 12.1% 후퇴했다. 전체 컨테이너 처리량 감소 비중의 90% 이상이 환적 물량이었다. 

함부르크항만청에 따르면 함부르크항과 재작년 거래량이 네 번째로 많았던 러시아가 지난해 두자릿수 감소폭을 보이며 27위까지 추락했다. 중국, 미국, 싱가포르 등 거래가 많은 주요 상위국과의 교역량 부진도 뼈아팠다. 함부르크항과 최다 물동량을 교역하고 있는 중국은 지난해 246만TEU를 기록, 1년 전보다 3.8% 후퇴했다. 2위 미국과 3위 싱가포르는 각각 60만5000TEU 42만3000TEU로 2.1% 1.1% 후퇴했다.

한편 지난해 1만TEU급 이상의 대형 컨테이너선의 함부르크항 총 기항 수는 전년보다 1.2% 줄어든 486척이었다. 1만4000TEU급 이상 초대형 선박의 기항 횟수가 늘어났으나 1만~1만3999TEU급 선박의 기항 횟수가 대폭 줄어든 게 영향을 끼쳤다. 1만8000TEU급 이상의 초대형 선박은 총 234회 기항하며, 전년보다 6% 늘어났다. 이어 1만4000TEU~1만7999TEU급 선박의 기항 건수도 5% 증가했다. 다만 1만~1만3999TEU급 선박의 기항 횟수는 16.6% 감소했다.
 

< 홍광의 기자 kehong@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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