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6-20 13:09

군함도의 도시 나가사키

일본항만 탐방기(1)
글·이정원
▲사진 앞줄 오른쪽부터 협회 강창우 전무, 협성선박 김재철 사장 부부, 서울라인 이두경 사장 부부, 우성마리타임 정만재 상무


여행의 설렘과 기대는 변하지 않는 마음인 것 같다. 어렸을 적 소풍을 가기 전날 하늘에 별이 얼마나 떠 있는지 세어보며 잠을 설치곤 했는데 며칠 전부터 여행지 날씨 변화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지나가는 태풍 소식에 걱정이 앞섰다. 여행 목록을 적어가며 잔뜩 들떠 있었는데 즐거운 여행에 방해꾼이 되지 않기를 바랐다.

한국국제해운대리점협회 일원으로 협성선박 김재철 사장님을 비롯하여 협회 사무국과 14개 회원사 임·직원 및 가족, 친구 등 50명이 해외(나가사키·야쓰시로) 항만 견학에 참여했다. 6월1일부터 6월4일까지 3박4일 여정이 시작되는 날, 커다란 짐 가방의 무게도 가벼이 느껴질 만큼 발걸음도 가벼웠다. 

팬데믹으로 인해서 억눌렸던 시간에 대한 보상인 것처럼 서울역에 모인 사람들의 표정은 더욱 활기차고 즐거워 보였다. 서울역에서 부산까지 두 시간 정도면 갈 수 있다니 모든 곳이 일일생활권임을 실감할 수 있었다.

 
▲부산항 국제여객터미널 전경


부산역에서 내렸을 때 비가 조금 내렸지만 연결 통로가 있어서 큰 짐가방을 끌고도 전혀 불편함 없이 부산항으로 갈 수 있었다. 바닷길의 관문인 부산항은 최초로 문을 연 근대 항만이자 국제무역항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곳이다. 특히 부산항 국제여객터미널은 부산항이 해양도시 관문으로서 상징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세계적인 관광 명소로 조성하기 위한 북항 재개발사업의 핵심 시설이라고 한다. 

부산항 국제여객터미널의 대단한 규모에 놀랐고 해운인의 가족으로서 자부심과 긍지를 느꼈다. 깨끗하고 쾌적한 부산항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봉사하시는 분들의 노력 덕분인 것 같았다. 항만 주변에서 쓰레기를 줍는 빨간 복장의 해병대 전우회의 봉사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3박4일 동안 함께 할 11만5000t급 <코스타세레나>호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컸고 멋있었다. 그리스 로마신화에서 영감을 얻어 디자인한 <코스타세레나>호는 신들의 왕인 제우스의 위풍당당함이 느껴질 만큼 장엄했다. 입항 수속은 공항에서 받는 수속보다 간단했고 캐리어를 부치는 과정도 복잡하지 않았다. 

입항 수속은 3천명 정도의 인원이 승선하기 때문에 팀별로 수속 시간이 정해져 있었다. 우리 팀은 가장 빠른 시간을 배정받아 빨리 승선해 바다가 보이는 전망을 배경으로 맛있는 점심 뷔페를 먹을 수 있었다.

 
▲아폴로 그랜드바에서 협성선박 김재철 사장(사진 오른쪽에서 두 번째) 일행


<코스타세레나>호는 미로 같았고 낯선 이방인처럼 길을 잃을까 봐 조마조마했다. 바다 위의 멋진 호텔에서 지낼 생각에 여행에 대한 기대는 더 커졌다. 5층은 나침반 역할을 하는 곳으로 길을 찾지 못하면 다시 5층으로 오면 가는 곳을 찾을 수 있었다. 아폴로 그랜드바, 판테온신전에서 이름을 딴 3층의 판테온, 여행의 진수 베스타와 세레스 정찬 식당과 프로메테오 뷔페 식당, 카지노 자노, 면세점, 3층의 안내테스크 등 모든 것이 갖춰져 있어서 즐길 줄 알면 지루할 틈이 없을 듯했다. 만국 공통어인 몸짓 발짓이 통했고 곳곳에 우리나라 직원이 있어서 구글 번역기도 필요 없었다. 모든 여행객이 필수적으로 이수해야 할 대피 훈련은 철저했고, 긴급하게 대피해야 할 경우 대피 통로까지 익힐 수 있어서 안심하고 크루즈 여행을 즐길 수 있을 것 같았다. 

선상에 대한 소식과 다음날 일정은 매일 저녁에 발행되는 선상 신문만 꼼꼼히 확인하면 된다. 여행 기념으로 챙겨 온 코스타 카드는 절대 잃어버리면 안 될 정도로 중요한 카드로 여권 대신 사용하는 신분증이었고 배 안에서 쓸 수 있는 결제 카드였고, 방 안의 열쇠 역할을 하는 중요한 카드여서 어디를 가든 목에 걸고 다녔다.

 
▲미나미고등학교 여학생들이 축하 공연을 펼치고 있다. 


둘째 날 기항지 관광은 나가사키항에서 시작됐다. 나가사키항은 일본에서 서구에 가장 먼저 개방된 유서 깊은 무역항으로 미쓰비시중공업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 꼭 한 번 와 보고 싶었던 곳이었다. 미나미고등학교 여학생들의 축하 공연과 주민들의 환영 속에 하선하였다. 

밤새 내린 비 탓으로 축축이 젖은 항구는 뼈아픈 역사의 아픔이 있는 곳이어서 더욱 숙연해 보였다. 임진왜란 당시 도공들이 끌려온 곳이었고, 징용으로 끌려온 수많은 사람이 하시마섬 군함도로 가기 위해 거쳐 간 곳으로 ‘군함도’ 영화에서 봤던 초췌한 사람들의 모습과 살아남기 위한 장면들이 생각났다. 일본도 수많은 생명을 앗아간 원폭의 장소이기도 한 뼈아픈 역사를 안고 있는 장소였지만 조용하고 평온한 항구였다.

기항지 여행은 일본의 문화를 접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미즈나시혼진은 운젠산 화산 폭발로 훼손된 가옥을 그대로 보존하여 자연재해에 대한 경각심을 갖게 해 주었다. 운젠 화산이 폭발하면서 흘러내린 용암과 화산재로 인해 지붕만 남긴 채 파묻힌 마을 일부를 그대로 보존하여 관광지로 개발한 위기를 기회로 만든 역발상은 배울 점이었다. 

지옥의 모습이 이런 걸까? 운젠지옥계곡은 땅속에서 뿜어져 나오는 유황온천수와 연기로 상상했던 지옥의 모습을 실제로 보는 듯했다. 달걀 썩은 냄새인 듯한 유황 냄새와 앞을 가릴 정도로 나오는 연기가 피부에 와닿는 축축하고 습한 느낌이 불쾌했다. 산 중턱에서 보이는 십자가가 말해주듯 개종을 거부한 천주교 신자들을 끓고 있는 유황탕에 던지거나 전신에 온수 고문으로 수십 명이 희생된 순교의 현장이기도 했다. 수많은 사람이 희생된 천주교 박해는 우리에게도 아픔의 역사로 남았는데 종교에 대한 박해는 공통의 역사인 거 같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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