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8-23 09:12

‘1.3조 해양플랜트 감소 여파’ 7월 선박수출액 30% 곤두박질

선박등 12개 품목 부진에 총수출액 17%↓


우리나라의 7월 선박 수출액이 해양플랜트 수출 기저로 두 자릿수의 감소세를 보였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올해 7월 선박 수출액은 전년 25억4000만달러 대비 31% 감소한 17억5000만달러(약 2조3000억원)를 기록했다. 컨테이너선,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이 수출을 견인하고 있지만, 선가가 높은 해양플랜트 인도 감소로 전년 대비 수출액이 두 자릿수로 후퇴했다. 

지난해 7월 우리나라는 10억달러(약 1조3000억원) 규모의 해양플랜트를 해외로 수출한 바 있다. 산업부는 “지난해 7월 대규모 해양플랜트 수출 기저로 전년 대비 감소했지만 2021년 물량이 본격 인도되며 점진적으로 수출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컨테이너선, LNG 운반선 등의 건조단가 상승은 이들 선종에 경쟁력을 갖고 있는 우리나라 조선사들에게 고무적이다. 

 


올해 6월 말 클락슨 신조선가지수는 전년 161.53포인트 대비 6% 오른 170.91포인트를 기록했다. 전월 170.1포인트와 비교하면 1% 상승했다. 

선종별 선가 추이를 살펴보면, 한국 조선의 주력 선종인 17만4000m³급 LNG 운반선은 전년 대비 13%(2900만달러) 상승한 2억6000만달러를 기록, 전 선형에서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2만2000~2만4000TEU급 컨테이너선 역시 8%(1600만달러) 오른 2억2500만달러로 나타났다.

전체 수출액 10개월 연속 뒷걸음질

7월 우리나라 전체 수출액은 하계휴가 등 계절적 요인과 글로벌 경기회복 지연, 반도체 업황 부진 등으로 10개월 연속 뒷걸음질 쳤다. 특히 우리 주요 수출국인 중국 베트남의 감소세가 지속됐다. 

지난달 수출액은 전년 대비 16.5% 감소한 503억3000만달러(약 66조3000억원)였다. 반면, 무역 수지는 6월에 이어 2개월 연속 흑자를 달성했다. 

15개 주요 품목 중에서 자동차, 일반기계, 가전 등 3개를 제외한 12개 품목의 부진이 수출 실적 악화로 이어졌다. 특히 1위 반도체 수출액이 두 자릿수 감소세를 보인 게 영향이 컸다. 반도체 수출액은 IT 수요 및 주문량 감소에 따른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가동률 하락, 낮은 메모리 가격 등으로 전년 대비 33.6% 급감한 74억4000만달러에 그쳤다. 

 


수출액 4~5위 품목인 석유제품과 석유화학은 국제유가와 수출단가 하락, 시황 회복 둔화 등으로 각각 42.3% 24.5% 떨어진 36억9000만달러, 34억9500만달러에 그쳤다. 

철강은 시황 침체 지속과 수출단가 하락에 10.2% 후퇴한 29억6000만달러, 디스플레이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수요 회복 지연과 모바일 수요 하락에 4.6% 감소한 16억9000만달러, 무선통신은 완제품 출하량 감소에 15.3% 줄어든 9억5000만달러로 각각 집계됐다. 이 밖에 자동차부품, 바이오헬스, 컴퓨터, 섬유, 이차전지 등의 품목에서도 수출액이 감소했다.

반면, 2위인 자동차는 북미 유럽 등에서 한국산 친환경차 수출이 호조를 이어가는 가운데, 전략 시장(인도 동남아시아) 내 특화모델 출시 등으로 전년 대비 15% 증가한 59억달러를 달성, 13개월 연속 증가했다. 

일반기계는 수출시장 다변화로 3.2% 증가한 44억1000만달러, 가전은 미국 등 주력 시장 주택경기 회복에 따른 수요 확대에 2.5% 증가한 6억6000만달러를 각각 거뒀다.

對중 수출액 100억달러 붕괴

8대 주요 지역 수출은 미국 유럽연합(EU) 일본 중국 아세안(동남아시아) 중남미 중동 인도 등 모든 곳에서 감소세를 보였다. 최대 수출국인 중국은 컴퓨터, 디스플레이, 반도체 등의 주요 품목이 부진하면서 25.1% 급감한 99억달러를 기록, 100억달러대가 붕괴됐다.

미국은 석유화학, 자동차, 반도체 등의 부진에 8.1% 줄어든 92억8000만달러, EU는 일반기계, 바이오헬스, 컴퓨터 등 주요 품목 수출 하락에 8.4% 후퇴한 56억4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이 밖에 아세안은 일반기계, 석유제품, 철강 등의 부진에 22.8% 감소한 88억2000만달러에 머물렀다. 

인도는 차부품, 석유제품, 컴퓨터 등 주요 품목 수출이 하락하면서 39.5% 급감한 14억3000만달러를 기록, 전 지역에서 감소폭이 가장 컸다. 이 밖에 일본 중동 중남미는 각각 5.9% 3% 6.7% 감소한 23억5000만달러, 14억8000만달러, 19억9000만달러에 머물렀다.

수입액은 전년 대비 25.4% 감소한 487억1000만달러(약 64조1000억원)였다. 유가 하락 등에 따른 원유, 가스, 석탄 등 에너지 수입이 감소한 게 영향을 미쳤다. 에너지를 제외한 품목의 수입도 단가 하락 등의 영향으로 감소했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무역수지가 6월에 이어 7월에도 연속 흑자를 달성하며 흑자기조 유지가 가시화되고 있으며, 이는 자동차·일반기계 등 주력 품목의 수출 호조가 지속되고 있고, 반도체 또한 점진적 회복세에 있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산업부는 첨단 전략산업에 대한 과감한 지원과 적극적 투자유치를 통해 수출 확대 기반을 강화하고, 에너지 저소비·고효율 구조 정착에 모든 역량을 집중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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