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9-04 09:10

“한국인 해기사 임금이 가장 낮아”…해양업계, 선원 처우개선 한목소리

한종길 교수, 선원 안전·복지 챙기는 해양수산안전보건공단 설립 주장
해양 전문가들, 국가해양력 강화 포럼서 선원 확보 머리 맞대


인구 절벽과 가치관 변화 등으로 한국인 선원이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직업 매력도를 높이려면 처우 개선이 과감히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해기 인력은 매년 양성되고 있지만 유입이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안전과 복지가 뒤따라야 한다는 조언도 나와 눈길을 끈다. 

한종길 성결대학교 교수는 최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셔 열린 ‘국가해양력 강화 분야별 포럼’에서 “특수선과 대형선에서 한국인 해기사보다 값싼 선원은 없다”며 “우수 해양 인재 확보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국적 선대 선복량은 늘고 있는 반면, 한국인 선원은 감소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해 국적 선대 선복량은 9146만t으로, 2018년과 7948만t 대비 15% 늘었다. 

반면 취업 선원은 2018년 3만4751명에서 지난해 3만1867명으로 8% 줄었다. 2015년 3만6976명과 비교하면 14% 급감한 수치다. 해기사는 89%, 부원은 81% 수준으로 감소했다. 특히 이등 항해사는 86%, 삼등 항해사는 83% 수준으로 감소가 두드러졌다. 

주목할 만한 건 25세 미만의 취업자가 감소한 반면, 60세 이상 선원이 급증했다는 점이다. 또 타 업종으로의 이직률도 20%로 높고, 15년 이상 장기승선자가 줄어든 것도 눈길을 끈다. 한 교수는 “수입, 워라벨, 업무강도 등이 줄어든 취업자와 높은 이직률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인구 감소와 직업 가치관 변화, 단절된 근로 환경 등으로 한국인 선원이 줄면서 외국 인력을 확보해야 하지만 이마저도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한 교수는 탱크선과 액화천연가스(LNG)선 등 대형선사와 국적 선대 평균 임금은 선원 공급국의 하위권에도 못 미친다고 지적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으로 대형선사들은 아시아로 눈을 돌려 선원 확보에 나섰다. 전 세계 선원 공급을 5분의 1이나 담당하는 두 나라가 전쟁에 나선 탓이다. 필리핀에서 주로 확보했던 선사들은 인력이 부족하자 국적 선대 수요처인 인도네시아 미얀마에 더 큰 비용을 투입해 선원을 쓸어갔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필리핀 선원들은 우리나라보다 높은 임금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교수는 “글로벌 선사들이 고임금, 근로조건 개선, 교육기관 선점 등으로 해기사 확보를 위한 가두리식 접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선원 확보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 해운업계의 화두다. 

발트국제해운협의회(BIMCO)는 2026년까지 2만2600명의 해기사가 부족할 것으로 내다봤다. 영국 해운조사기관인 드류리는 항해사보다는 기관사, 초급보다는 상급해기사 부족 현상이 심화할 것으로 예측했다. 

우리나라보다 먼저 인구가 감소한 일본 역시 외국에 해양대학교를 5곳이나 마련했지만 선원 확보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일본 선원은 35년간 5만7000명에서 최근 2200명으로 쪼그라들었다. 

한종길 교수는 우리나라의 우수해양 인력 확보 방안으로 ▲해양대 학제 개편 ▲수도권 해양전문대 신설(5년제) ▲함정 승무 경력의 해기자격과의 연계 강화 ▲워라벨을 위한 육해상 격차 완화 ▲해양수산안전보건공단 설립 ▲국제적인 해양 인재 확보 전략 수립 등을 들었다. 

특히 그는 안전과 복지를 챙길 수 있는 공단 설립을 정부 차원에서 이뤄내 젊은이들이 해양업계로 진출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 왼쪽부터 김인현 고려대 교수, 한종길 성결대 교수, 강석심 하나마린 대표, 권오인 고려종합국제운송 대표, 정초영 군산대 교수


“국민소득 올라가면서 선원매력도 떨어져”

권오인 고려종합국제운송 대표는 국민소득이 올라가면 선원 매력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진 과거의 사례를 언급하며, 한국 배라고 해서 한국 선원만 타라는 건 이치에 맞지 않다고 말했다. 과거 한국이 송출 선원의 역사를 가지고 있으므로 이를 되짚어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우리나라의 송출 선원은 1960년 시작해 1987년 4만2000명을 기록하며 정점을 찍었다. 하지만 국민소득이 1만달러가 넘어가면서 선원 송출이 떨어지는 현상이 발생했다. 

그는 “국민소득이 올라가면 선원 매력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게 과거의 역사다. 선원 문제는 한국만이 아니고 선진국으로 가는 과정에 누구나 겪어야 할 문제”라며 “한국 배라고 한국 선원만 타라고 고집하는 건 우리가 송출 선원을 내보낼 때와 비교하면 맞지 않다”고 말했다.

대형선사에게만 치우친 선원 정책을 중소선사에게도 마련돼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현재 국적 선원의 75%가 6000t 이하의 중소선박에 승선 중이다. 상선으로 국한하더라도 절반인 52%가 6000t 이하의 중소선박에서 근무하고 있다. 

중소선사가 대부분인 내항상선의 고령화 비중은 더욱 심각하다. 외항상선의 60세 이상 선원 비중은 26%에 그친 반면, 내항상선은 60%를 웃돈다. 

강석심 하나마린 대표는 “왜 선원 일자리 혁신 방안은 외항상선, 특히 대형외항상선 위주로 준비되는가. 선원 문제로 (중소선사들은) 회사 문을 닫아야 하는 심각한 상황에 와있다. 지원이 꼭 필요한 중소선사들도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요청 드린다”고 말했다. 

또 강 대표는 과거 한국인 선원이 일본 배를 큰 문제 없이 모두 탔듯이 외국인 선원 채용 절차 간소화와 신속한 대응 시스템 구축이 긴요하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부산 경남보다는 인구 절반이 살고 있는 수도권에 선원 인력 양성을 위한 교육장이 마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해기인력 양성해도 해운시장 유입 안돼”

이어 진행된 종합토론에선 해기 인력은 매년 꾸준히 양성되고 있지만 해운업계로의 유입이 원활하지 않아 경쟁력 있는 임금 체계가 구축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와 주목을 끌었다. 

한원희 목포해양대학교 총장은 “수도권에 학교가 없어도 해운 인력 양성은 되고 있다. 그런데 양성된 인력이 해운업계로 진입 못 해 부족한 거다. 대우를 잘하면 온다. 김인현 교수님이 선박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은 24시간 근무 체제라 육상에 비해 3배를 주는 게 맞다고 과거 방송에서 언급한 바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도 많은 학교에서 인력 양성하는데도 왜 2200명밖에 되지 않나. 꼭 필요한 인력이고 정책이라면 국가가 강하게 나서야 한다. 우리나라만큼 해양인력 배출하는 나라는 현재 없다. 그 인력이 다 어디로 가는지 생각해 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쟁이나 재난 등 국가 비상시에 생필품·군수물자를 실어 나르려면 한국인 선원이 일정 부분 양성돼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외국인 선원 고용 확대와 자율운항선박 도입 등의 취지도 좋지만, 유사시를 대비한 한국 해기사의 양성이 우선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주문이다. 

김종태 해기사협회 회장은 “승선근무예비역이 현재 1000명에서 2026년 800명으로 줄어든다. 인구절벽이지만 전쟁과 재난 시 우리나라의 전략 물자를 안전하게 수송하려면 한국인 선원이 양성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이어 “선사가 우리나라에서 어느 정도 자리를 잡고 이익을 창출해야 우리나라 해기사들도 양성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행사엔 윤재갑 더불어민주당 의원, 최윤희 해양연맹 총재, 최재형 국민의힘 의원, 신동식 한국해사기술회장, 도덕희 한국해양대학교 총장, 한원희 목포해양대학교 총장, 이시호 해수부 해양정책관, 정태순 해운협회 회장, 박광열 한국항로표지기술원장, 김성호 한국수산업경영인중앙연합회 회장, 양창호 해운협회 부회장, 김종태 해기사협회 회장, 김일동 예선업조합 이사장, 조용화 도선사협회 회장 등이 참석했다. 

이날 포럼을 개최한 윤재갑 의원은 “이상 기온으로 인한 해양 생태계 변화와 세계경기 둔화에 따른 수출입 물동량 감소 등 대내외적인 도전에 직면해 있다”며 “포럼을 통해 해양산업 발전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는 등 해양을 향한 국민의 이해 증진과 해양인의 자긍심을 고취할 수 있는 정책적 제언이 도출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윤희 총재는 환영사에서 “출산율 저하에 따른 인력 문제는 해양산업만의 문제는 아니다. 병력자원은 물론 학교 등 전 분야에 걸쳐 사람이 없어 그야말로 심각하다”며 “그런 어려운 상황에서도 국가의 존망이 걸린 해양산업의 인력을 최우선으로 설득해야 한다. 우는 아이 젖 준다는 말처럼 현장의 절실한 어려움이 실감나게 전달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로그인 후 작성 가능합니다.

0/250

확인
맨위로
맨위로

선박운항스케줄

인기 스케줄

  • BUSAN LONG BEACH

    선박운항스케줄 목록 - 선박운항스케줄목록으로 Vessel, D-Date, A-Date, Agent를 나타내는 테이블입니다.
    Vessel D-Date A-Date Agent
    Cosco Portugal 05/02 05/13 CMA CGM Korea
    Maersk Shivling 05/04 05/17 MSC Korea
    Hmm Promise 05/05 05/16 Tongjin
  • BUSAN LONG BEACH

    선박운항스케줄 목록 - 선박운항스케줄목록으로 Vessel, D-Date, A-Date, Agent를 나타내는 테이블입니다.
    Vessel D-Date A-Date Agent
    Cosco Portugal 05/02 05/13 CMA CGM Korea
    Maersk Shivling 05/04 05/17 MSC Korea
    Hmm Promise 05/05 05/16 Tongjin
  • BUSAN NHAVA SHEVA

    선박운항스케줄 목록 - 선박운항스케줄목록으로 Vessel, D-Date, A-Date, Agent를 나타내는 테이블입니다.
    Vessel D-Date A-Date Agent
    Torrance 04/29 05/19 CMA CGM Korea
    Beijing Bridge 05/01 05/20 Sinokor
    Beijing Bridge 05/01 05/22 Heung-A
  • BUSAN NHAVA SHEVA

    선박운항스케줄 목록 - 선박운항스케줄목록으로 Vessel, D-Date, A-Date, Agent를 나타내는 테이블입니다.
    Vessel D-Date A-Date Agent
    Torrance 04/29 05/19 CMA CGM Korea
    Beijing Bridge 05/01 05/20 Sinokor
    Beijing Bridge 05/01 05/22 Heung-A
  • BUSAN MANZANILLO(MEX)

    선박운항스케줄 목록 - 선박운항스케줄목록으로 Vessel, D-Date, A-Date, Agent를 나타내는 테이블입니다.
    Vessel D-Date A-Date Agent
    Seaspan Raptor 04/29 05/15 HMM
    Msc Iva 04/30 05/16 HMM
    Maersk Eureka 04/30 05/20 MAERSK LINE
출발항
도착항
광고 문의
뉴스제보
포워딩 콘솔서비스(포워딩 전문업체를 알려드립니다.)
자유게시판
추천사이트
인터넷신문

BUSAN OSAKA

선박명 항차번호 출항일 도착항 도착일 Line Agent
x

스케줄 검색은 유료서비스입니다.
유료서비스를 이용하시면 더 많은 스케줄과
다양한 정보를 보실 수 있습니다.

로그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