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23 08:57

“부산항, 디지털화로 고부가가치 스마트항만 도약”

인터뷰/ 부산항만공사 송상근 사장
크루즈 입항 만전…중동사태 비상대응 강화


부산항만공사(BPA)가 대외 불확실성에도 디지털 전환을 바탕으로 부산항 경쟁력 강화에 속도를 낸다.

부산항만공사 송상근 사장은 지난 12일 해운기자단과 진행한 간담회에서 “최근 중동 전쟁과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 등으로 대내외 여건이 녹록지 않지만 부산항이 성장하고 도약할 수 있도록 심기일전하겠다”며 이 같이 말했다. 부산을 해양수도로 육성하려는 정부 기조에 맞춰 BPA가 중심이 돼 미래 경쟁력을 키운다는 방침이다.

송 사장은 부산항이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추고 고부가가치 글로벌 종합항만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내세워 2년째 부산항만공사를 이끌고 있다.

부산항은 공급망 불확실성이 가중된 지난해에도 2488만TEU의 컨테이너 물동량을 처리하면서 역대 최대 실적을 작성했다. 전년 대비 2% 증가해 2023년 이후 3년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다만 이 같은 성장은 환적화물이 4% 증가한 데 힘입은 결과로, 수출입 물동량은 1% 감소했다. 글로벌 관세 전쟁과 경기 침체 여파로 수출입 비중이 높은 중국(25%) 미국(17%)의 물동량이 위축된 것으로 파악된다.

BPA는 올해 컨테이너 처리량 2540만TEU를 목표로 수립하고 지속 성장한다는 각오를 다졌다. 특히 지난해 전체 물동량의 약 57%를 차지한 환적화물을 물동량 성장의 키로 잡았다.
 



부산항이 환적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었던 배경에 디지털 혁신이 있다. 부두 간 환적 운송 효율을 높이는 환적운송시스템(TSS)과 인공지능(AI)과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한 환적 모니터링 시스템(포트아이)를 통해 환적 처리 속도와 정확성을 끌어올렸다.

송상근 사장은 부산항의 AI 대전환을 본격화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인공지능화(AX)와 디지털화(DX)를 가속화해 부산항을 최첨단 스마트항만으로 전환하고, 국정과제인 AI 3대 강국 도약에도 기여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AI 기술을 도입해 2030년까지 항만생산성을 30% 끌어올릴 계획이다. 부산항만공사는 지난 2월 부산항 AX 추진 전략을 발표하며 스마트항만을 실현하는 원년이 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올해로 부산항이 개항 150주년을 맞이했다. 서컨테이너 2-6단계, 진해신항, 남컨테이너 배후단지, 스마트 공동물류센터 등 물류 인프라를 지속 확충하겠다.”

완전자동화·스마트항만, 2026~2030년 완공 예정

송 사장은 스마트항만과 배후단지 인프라를 지속 확대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최첨단 완전자동화 스마트항만으로 조성되는 진해신항을 거점으로 동북아 물류허브로 도약한다는 구상이다. (해사물류통계 ‘서컨, 진해신항 컨테이너부두 건설 계획’ 참고)

진해신항은 지난해 12월 1-1단계 1공구 착공에 들어갔으며, 올해 상반기 2공구 착공을 앞두고 있다. 3만TEU급 컨테이너선박 접안이 가능한 대규모·대수심 인프라를 구축하는 사업으로, 1-1단계는 수심을 17m에서 23m로, 야드 폭을 600m에서 800m로, 선석 길이를 350m에서 460m로 확장한다.

국내 최초 완전자동화부두인 서‘컨’ 2-6단계에는 국산 항만시설 장비를 적극 도입한다. 국내부품산업을 활성화하고 국산화 사업을 확산한다는 목표로 BPA는 지난 2024년 7월 제작에 들어갔다. 2027년 7월 완공을 목표로 Q/C(갠트리크레인) 6기, T/C(트랜스퍼크레인) 34기를 제작·설치한다. 사업비는 3673억원 책정돼 있다. 진해신항 1-1단계에도 2030년께 Q/C 12대와 T/C 66대를 도입할 예정이다.

 
▲부산항만공사 송상근 사장이 항만 개발 사업을 설명하고 있다.


이 밖에 BPA는 올해 1월 부산항 진해신항 항만시설용 부지 설계에 착수했다. 오는 하반기에는 서컨테이너부두 2단계 배후단지 공사를 발주해 메가포트 조성 일정에 맞춘 항만 배후단지 구축에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

“중국발 크루즈, 승선 검사 진행할 것”

올해 부산항의 새로운 이슈로는 크루즈 기항 급증을 꼽았다. 특히 최근 중일 관계가 악화되면서 일본 기항을 계획했던 중국 크루즈 선사들이 대체 기항지로 부산항을 선택했다. 제주를 들러 부산으로 들어오는 식이다.

BPA에 따르면 올해 부산항에 기항 예정인 크루즈선은 지난해 대비 2배 늘어난 420척으로 추산된다. 이 가운데 중국발 크루즈는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21.6배 증가한 173척에 달한다. (해사물류통계 ‘부산항 중국발 크루즈 증가 전망’ 참고)

송상근 사장은 이 같은 중국발 크루즈선을 대상으로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고 강조했다. 부산항만공사는 CIQ(세관·출입국·검역) 기관과 협업해 출장·선상 심사를 계획하고 있다. 이번 조치로 승객 5000명을 대상으로 6시간 걸리던 출입국 심사가 1.5시간으로 대폭 단축될 예정이다. BPA는 수속 시간을 줄여 단체 관광객의 지역 관광 체류시간을 증대한다는 구상이다.

“중국인 관광객들이 대거 입국하는 데 따른 어려움을 우려하는 걸로 안다. 법무부 출입국 관리청에서 출입국 간소화 조치를 준비했다. 제주항 기항 후 부산으로 오는 크루즈선의 경우 제주에서 입국 심사를 하면 부산에서는 면제해주도록 했다. 또 중국에서 바로 부산으로 올 땐 법무부 심사관이 중국으로 직접 가 선상에서 미리 심사하기로 협의했다. 중국의 대규모 크루즈 관광객이 부산에 하선해 처리하면 관리가 어렵고 대기가 길어진다. 부산항에서 승선해 출항할 때도 선상에서 부산항보안공사 담당직원 입회하에 크루즈의 자체 보안검색기로 처리하는 걸 인정해주기로 결정했다.”

BPA는 이 기회를 계기로 부산을 해양관광산업 중심지로 도약시킨다는 구상이다. 특히 오버나잇(1박2일) 기항 크루즈를 대상으로 터미널을 24시간 개방한다. 밤 10시 이전에 복귀해야 했던 기존과 달리 승객들이 자유롭게 관광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했다.

이 밖에도 프랑스 포난트크루즈 일본지사와 함께 부산-오사카 동반 모항을 추진해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할 계획이다. 송 사장은 “크루즈 관광 기반을 확대하고 있다”며 “부산에 머무는 시간을 늘려 지역 관광을 활성화하고 지역 경제에도 기여하는 구조를 만들려고 한다”고 말했다.

한편, 송상근 사장은 중동 사태에 따른 호르무즈 해협 봉쇄 여파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BPA는 지난 3월5일 간주태 운영부사장을 반장으로 비상대책반을 구성했다. 글로벌 선사 동향과 해운물류 영향을 조기에 감지·분석해 선제적인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부산항 전체 수출입 물동량 가운데 중동항로를 오가는 화물의 비중은 4% 수준이다. 송 사장은 “터미널 운영사들과 소통한 결과 아직까지 부산항 운영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은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선사들이 중동향 신규 화물 접수를 중단한 만큼 상황이 장기화하면 물류 차질이 본격화할 것을 우려했다.

또 그는 “선사들이 대체항을 마련하거나 싱가포르 또는 탄중팔레파스에 화물을 내리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면서 “이마저도 어려운 경우 부산에서 받아달라는 요구가 늘고 있는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비해 부산항 장치율 관리에도 신경을 기울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 박한솔 기자 hsolpark@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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