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5-11 09:21

“선원노련 산별노조 전환 임기내 달성 목표”

호르무즈 고립 선원 특별위로금 지급 기본합의


 
선원 노조 단체인 전국해상선원노동조합연맹(선원노련)이 산별노조(산업별 노동조합)로 전환하는 정책을 추진한다.

선원노련 김두영 위원장은 해운기자단 간담회에서 “연맹 내에 실무진 중심의 산별 추진위원회를 설치했다”며 “올해 하반기부터 규약규정 및 제반 정비 작업을 시작해 임기 내에 산별로 전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산별노조는 기업 또는 직종을 구분하지 않고 동일 산업에 종사하는 노동자가 조직한 노조를 말한다. 산별노조에서 직접 단체교섭을 벌이다 보니 기업별 노조보다 협상력에서 우위를 보인다. 민주노총이 대표적인 산별노조 체제다. HMM 육상 노조와 한국해양진흥공사 노조가 민노총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조, 한국선급이 민노총 공공과학기술연구노조에 각각 소속돼 있다.

이와 비교해 선원노련이 소속된 한국노총의 경우 산별노조와 산별 연맹이 혼재해 있다. 금융산업노조는 한국노총 내 대표적인 산별노조다. 반면 선원노련은 기업 노조들이 모인 연합체의 성격을 띤다. 선원 노조도 과거 1970년대까진 산별 체제였지만 지난 1981년 노동법이 기업별 노조만 허용하는 내용으로 개정되면서 현재의 연맹 체제로 개편됐다. 

산별체제 도입해 연맹내 분열·갈등 해소

김두영 위원장은 선원노련 내에서 발생하는 분열과 갈등을 해소하는 게 산별노조로 전환하려는 목적이라고 말했다.

“연맹 산하 노조 간 지향점이 달라서 발생하는 세력 다툼 때문에 정책 추진력을 상실하고 선원 노동 환경의 변화에 기민하게 대처하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졌다. 한 집안에서 여러 살림을 하는 구조다 보니 갈등이 생기고 갈등이 커졌다.

산별노조를 도입해서 연맹의 구조를 바꾸면 이런 갈등을 해소할 수 있을 거라 본다. 한 집안에서 한 살림만 하면 싸움을 해도 조직이 갈라지고 밖으로 나가는 일은 없을 거다. 이번에 삼부해운 노조를 연맹에 가입시켰는데 연맹 밖에 나가 있는 노조를 되도록이면 받아들여서 선원이라는 직업군 내에서 갈등을 해소하는 노력을 하려고 한다.”

선원노련이 지난 4월8일 전국 대의원 대회에서 채택한 ‘조직 안정·혁신 및 산별 전환 완수를 위한 결의문’에도 이 같은 내용이 담겼다. 노조는 결의문에서 “조합원 권익 보호라는 노조 본연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조직을 혁신하고 산별 체제 전환을 실현하고자 한다”고 선언했다.

연맹 내에 조직혁신 TF(전담팀)를 신설하고 그 밑으로 조직의 분열과 갈등을 초래하는 대내외 요인을 종식하기 위한 특별조사위원회와 산업별 노동조합 건설을 위한 산별추진위원회를 구성한다는 방침이다.

“이번에 시행된 노동법이 산업별 교섭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선원노련도 선원들의 권리를 제대로 보장받고 행사하려면 정부의 노동 정책에 맞춰서 대응해야 한다. 한국노총 내 금융산업노조 등 여러 가지 모델들을 검토하고 있다. 각 지부(기업 노조)별로 협약의 기본 권한을 갖고 중앙(선원노련)에서 큰 틀의 합의를 끌어내는 방식으로 갈지 고민하고 있다.

산업별로 기업 규모에 따라 교섭 방식이 다 다르지 않나. 이런 부분들을 어떻게 수용할 수 있을지 검토하고 있다. 실무진에서 법률과 규약 규정상의 문제점들을 검토한 뒤 서로 협상해 가면서 구조를 바꿔 나가려고 한다.”

김두영 위원장은 또 호르무즈 해협에 고립된 선원의 안전과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다양한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맹 사무실 입구에 대형 모니터를 설치해서 고립된 선박에 근무하는 선원 수와 교대 현황을 24시간 모니터링하고 있다. 선원과도 소통하고 있고 선사 노조와도 늘 소통하고 있다. 선원 안전과 식료품, 생활용수, 건강 상태 등을 체크하고 문제가 생기면 연맹이 직접 개입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현재 선원 교대는 원활히 이뤄지고 있고 고립 선박에 타고 있던 실습생은 모두 내린 걸로 안다.

아울러 호르무즈 해협을 빠져 나왔을 때 HMM이나 SK해운 같은 대형 선사들은 선원들에게 기본급의 200%와 1000달러, 중소 선사들은 최소 50%를 특별위로금으로 지급하고 특별 휴가를 부여하는 데 기본 합의했다.”

선원 과로·안전문제 개선에 매진

지난 3월27일 세 번째 도전 끝에 당선된 김두영 위원장은 선원노련의 향후 계획을 소개했다. 그는 “현재 가장 이슈가 되고 있는 선원들의 과도한 노동 시간과 선원 안전 문제 등을 개선하는 로드맵을 마련하는 정책을 강력히 추진할 계획”이라며 “삼수해서 위원장이 된 만큼 앞으로 선원들이 자신들의 어려움을 얘기하면 이를 들어주고 해결하고 정부 정책을 바꿔가는 선원노련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연장선상에서 선원노련은 내항선원의 노동권 강화를 위한 결의문을 발표했다. 이 단체는 “내항해운업은 전체 해운업의 성장 동력이기에 그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지만 이 업종에 종사하는 선원들의 노동환경은 외항해운과 육상의 다른 대중교통 수단에 비해 열악하기 그지없다”며 “장시간 노동을 철폐하고, 예비원 제도를 개선하며, 적정 정년 보장, 선박 근무에 합당한 휴가 제도와 임금체계 도입, 비과세 제도 개선, 안전한 일터를 위한 운항 시스템 개선 등 내항해운 선원 노동자의 열악한 노동환경 개선을 위해 투쟁하겠다”고 결의했다.

“앞으로 선원들을 위한 국가 정책을 선도하는 데 집중하려고 한다. 위원장 선거 당시 선원노련을 정책노련으로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런 약속들을 임기 동안 이행해 나가려고 한다. 우리가 선원 정책을 어떻게 고민하고 만들어 가는지 집중 조명해 주시고 관심을 가져 주시면 좋겠다.”

외국인 선원 문제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국민권익위는 지난 2023년 9월 저출산과 산업 환경 변화에 대응해 외국인 선원을 체계적이고 합리적으로 도입 관리한다는 명목으로 ‘외국인 선원의 합리적 관리방안’을 마련했고, 이에 맞춰 해양수산부는 지난해 3월 외국인 선원 관리 지침을 개정했다. 바뀐 지침은 외국인 선원 도입 규모 결정 등에 관한 기존 노사 합의를 전면 개정해 주요 의사 결정과 고용 절차를 정부가 주도하도록 했다.

“한국인 선원 TO(정원) 제도로 전환한 지난 노사정 합의 이후 우리 선원들의 일자리가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 거기다 외국인 선원 관리 지침 개정 이후 너무 편안하게 외국인들을 고용할 수 있는 구조로 바뀌었다. 이 문제만큼은 올해 안에 성과를 내려고 정책 활동을 벌이고 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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