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09-26 10:40

“나우리만의 콘솔 하모니 우리가 만들어가요”

가족공동체 모토로 운송교향악 협연
업체탐방/(주)나우리해운항공



책상위엔 서류다발이 수북이 쌓여 있고 한켠에선 팩시밀리가 어떤 새로운 소식을 전할 요량인지 “끼이익끼이익…” 나직이 굉음을 쏟아내고 있다. 책상을 꿰찬 여직원들은 전화기를 부여잡고 누군가와 열심히 대화를 하는가 하면 서류꾸러미에 무언가를 열심히 적고 있다.

▲왼쪽부터 장순철 사장, 함승희 대리, 최은주 과장, 장주야 대리, 최영미 과장, 윤정덕 대리, 변은주 차장, 임숙영 계장

여느 콘솔 업체와 다를 바 없는 사무실 전경. 그러나 그 속에서 느껴지는 분위기는 차분한 듯 하면서도 활기차다. 예전 모 자동차회사 광고 카피처럼 “소리없이 강하다”는 느낌이랄까? 이 회사 장순철 사장은 이를 두고 “외유내강형의 분위기”란다.

기자는 올해로 창립 8주년을 맞은 콘솔 전문업체 나우리해운항공을 찾았다. 나우리해운항공은 유럽, 동남아 콘솔업무를 중심으로 지난 97년 6월 설립해 미주, 아프리카, 오세아니아, 중국, 중남미 등 세계 전 지역에 콘솔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는 중견 업체다. 2003년엔 항공전문 운송업체인 NRI항운을 장순철 사장과 문종석 사장이 공동투자로 설립해 명실공히 해상과 항공을 아우르는 복합운송체제를 갖췄다.

‘나’와 ‘우리’를 뜻하는 사명에서 보듯 이 회사는 가족공동체를 지향한다. 개개인의 역량이 하나의 구심점으로 모아질 때 그 파급효과는 훨씬 더 배가된다는 경영철학이 ‘나우리’란 사명에 녹아있다. 해상, 항공, 프로젝트카고등 각 포지션을 맡고 있는 나우리 전 직원들은 사명만큼이나 끈끈한 유대감을 무기로 잘 짜여진 운송교향악을 협연하고 있다.

회사의 주춧돌이라 할 수 있는 콘솔여직원들도 회사모토만큼이나 남다른 팀워크를 뽐낸다. 유럽·지중해 담당의 최영미 과장, 중남미 담당의 최은주 과장, 호주·아프리카의 함승희 대리, 중국·일본의 윤정덕 대리, 동남아를 맡고 있는 장주야 대리, 미주 담당 임숙영 계장이 나우리의 콘솔을 이끌고 있는 6인방이다. 다들 10~15년차의 베테랑. 이들은 총괄 책임자인 변은주 차장의 지휘아래 나우리만의 독특한 콘솔 하모니를 연주해낸다.

이쯤되면 나우리만의 독특한 콘솔 하모니가 뭔지 묻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최영미 과장은 이에 대한 답으로 ‘업무는 포트별로, 영업은 전지역으로’라고 말한다.

“영업을 나갔을때 고객의 화물이 자기가 맡고 있는 지역이 아닐 경우도 많아요. 그렇다고 그 화물을 포기할 순 없죠. 자신의 화물은 아니더라도 나우리의 화물은 될 수 있으니까요.”

“영업에 담당이 따로 있나요”

자신이 담당하는 지역 화물이 아니더라도 그에 맞는 오퍼레이터에게 화물을 토스해줌으로써 서로간에 긴밀한 협조를 꾀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선 평소 업무교류를 통해 다른 지역에 대해서도 잘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이들은 오퍼레이션 업무도 똑소리난다. 하주가 부킹을 잊고 있었던 화물을 챙겨서 운송을 진행하거나 스페이스가 없어 발을 굴리는 하주들에게 갑판 한켠을 마련해주기도 한다.

“간혹 하주나 파트너 책임으로 문제가 발생하기도 하는데 귀가해서 해외전화를 하면서까지 성심성의껏 문제를 해결하고 운송을 무사히 마친 경우도 있어요.”

윤정덕 대리는 나우리가 끈끈한 팀워크를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을 탈권위를 지향하는 장 사장의 경영방침과 각종 사내모임에서 찾는다.

“사장님은 사장으로서의 권위를 내세우지 않아요. 대신 직원들의 고충을 자주 듣는 편이죠. 또 나우리내엔 사장님이 직접 주도하는 지역별 모임이라든가 ‘과장급 이하 모임’, 래프팅 동호회 등 각종 모임들이 많아요. 모임들은 한달에 한번씩 회식이나 문화생활을 하면서 결속을 다지죠.”

콘솔 오퍼레이터의 장점에 대한 물음에 최은주 과장과 함승희 대리는 “매력있고 스릴있다”고 서슴없이 말했다. 매 작업마다 상황이 항상 다르고 작업이 곧 실적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매순간 긴장의 끈을 늦출 수 없다. 반면 화물이 없어 컨테이너를 마감하려는 순간 갑자기 밀려드는 돌출화물로 오버부킹될 때, 나우리만의 서비스를 한번 접한 고객이 ‘온리 나우리’를 고집할 때 오퍼레이터들은 짜릿한 성취감을 맛본다.

“다른 업체들이 작업을 하지 않는 날 저희한테로 화물이 몰려들어 오버될 때나, 화물이 없어 낙심하고 있을 때 뒤늦게 하주들로부터 화물 있다는 전화가 걸려올 때 콘솔 업무의 재미를 느껴요.”

상해자체수입 콘솔서비스 한창…10위권 진입목표

이들의 영업노하우도 독특하다. 장주야 대리의 방식은 단연 온라인메신저다. 출근하자마자 메신저 고객들의 닉네임을 확인하고 닉네임이 평소와 다른 경우 안부메시지를 보내 고객에 대한 관심을 나타낸다. 임숙영 계장은 인터넷 사이트에서 자동검색되는 운송스케줄을 일부러 마다한다. 스케줄 송부라는 이유를 만들어서라도 고객에게 한번이라도 메일을 더 보내기 위해서다.

듬직한 이들이 있어서일까? 장 사장은 올해 목표를 콘솔 순위 10위권내 진입으로 잡았다. 나우리의 실적 순위는 업계 20위권.

“비록 콘솔이 레드오션으로 평가받고 있지만 나우리는 경쟁력 있는 콘솔서비스를 하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올해부터는 주3항차로 서비스 하고 있는 상해 자체수입콘솔 물량까지 가세하고 있어 목표달성이 그리 어렵지만은 않은 것 같습니다. 뿐만 아니라 직원들에 대한 복지도 업계 수위가 될 수 있도록 여러 복리후생책을 도입할 계획입니다. 직원들이 곧 나우리의 원동력이니까요.”

<이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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