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5-12 14:10

기획/ 근해항로 희비, 동남아항로 ‘시련의 계절’

한중항로, 물동량 회복 중이지만 “아직은” 한일항로, 대지진 수혜에 표정 관리 중
●●●지난해 아시아 역내 정기선 항로를 취항하는 국적선사들의 매출액 성장 폭은 20%에 달했다. 특히 근해항로 취항선사 10곳 가운데 7곳이 창립 이래 최고 실적을 기록하기도 했다. 영업이익도 2009년에 견줘 2배 이상(116.3%) 확대됐다. 흑자 대열에 합류한 선사도 6곳에서 8곳으로 늘어나는 등 근해 선사들의 지난해 실적은 준수했다.

그러나 올해 1분기를 통해 나타난 시황은 지난해와는 사뭇 다르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리비아발 유가 급등 사태와 동일본 대지진, 치솟은 용선료, 선복과잉까지 겹쳐 전통적인 비수기임을 감안하고도 상황이 좋지 않다. 지난 1분기 동안 약세가 가장 두드러졌던 곳은 동남아항로다.


동남아항로, 전환배치+무의미한 할증료에 두 번 울다

동남아항로는 올 초부터 운임 하락, 유가와 용선료 상승으로 인해 홍역을 앓았다. 그 가운데 가장 두드러진 문제점은 ‘선복과잉’이다. 특히 ‘전환배치(cascade)’가 선복과잉의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다.

전환배치란, 원양항로에 신조 대형선박을 배치한 후 기존 선박을 한 단계 아래의 선복이 필요한 항로에 띄우는 것을 말한다. 즉 유럽항로에 새로운 대형선박이 투입될 경우 기항하던 선박을 동남아항로에 배치하는 것이다.

전환배치의 문제점은 도미노 현상처럼 파급되는 연쇄적인 영향력에 있다. 미주항로에 배치됐던 선박들은 중동항로로 재배치되며 중동항로에 배치됐던 선박들은 호주항로로 재배치되고 호주항로에 배치됐던 선박들은 동남아항로로 재배치되는 것이다. 대형 선사들로서는 남는 선박들을 계선할 바엔 빈 선복을 일단 채우고 보자는 심산으로 기존 항로에 투입하는 것이다. 이는 곧 운임 하락의 촉매제로 작용하고 있다. 그 중 원양항로의 인터포트(inter-port)인 동남아항로는 모든 대형선사들의 주 타깃이 되고 있다. 원양항로의 시황 약세는 동남아항로에 추가적인 선복 투입을 야기했다. 태생이 리버포트인 방콕이나 하이펑과 같은 수심제한이 있는 항구 외에 대형선박을 수용할 수 있는 항구가 점차 증가하고 있는 것도 선복과잉의 우려를 낳고 있다. 대형선사들은 이미 말레이시아의 포트클랑, 태국의 램차방 등을 기항하고 있다. 지난 3월30일 CMA CGM의 1만1388TEU급 <콜룸바>호가 입항한 바 있는 베트남의 까이멥국제항(CMIT)도 1단계 확장을 마친 가운데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영국 소재 조선·해운 시황 전문분석 기관인 클락슨에 따르면 올해 4월까지 9,000~1만5천TEU급 선박은 총 134척이 인도됐다. 올해 말까지 47척이 추가로 인도될 예정이며, 내년 말과 2013년 말까지는 각각 56척, 43척이 선사들의 품에 안기게 된다. 올해 말까지 총 181척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는 초대형 컨테이너선들이 내년에는 올해에 견줘 33.9% 늘어나며 2013년에는 추가적으로 20.3% 더 증가하는 것이다. 초대형 컨테이너선이 향하게 되는 종착지는 원양항로다. 결국 전환배치는 지금보다 앞으로가 더 문제다.


한편 용선료도 컨테이너 선사들의 채산성 확보를 위한 노력의 발목을 붙잡고 있다. 2500TEU급 안팎의 컨테이너선 기간 용선료는 4천달러 수준에서 등락을 지속하다가 최근 일일 1만5천달러에 육박했다. 유가와 더불어 선사들의 비용 부담을 증가시키는데 한 몫 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동남아정기선사협의회에 따르면 1분기 동남아 정기항로 물동량은 전년 같은 기간에 견줘 수출항로와 수입항로에서 각각 6.74%, 13.82%의 증가를 나타냈다. 그러나 이 같은 물동량 증가에도 선사 관계자들의 표정은 밝지 않다. 동남아항로를 기항하는 한 선사 관계자는 “작년 말부터 동남아항로의 선복량은 20% 이상 증가했으며 유가와 용선료는 각각 1.5배, 3배 가량 올랐다”며, “운임은 작년에 견줘 40% 이상 하락한 상태로 아무리 외국적선사에 비해 고운임을 징수할 수 있는 국적선사들이라 해도 채산성 확보는 쉽지 않다”고 근심섞인 목소리를 냈다.

선박연료유(IFO 380cst)의 가격 상승은 최근 유가가 하락세를 보이며 진정 국면을 보이고 있지만 1분기 내내 각 선사들을 괴롭혔다. 올해 1월1일 t당 510달러대에 머물던 선박연료유는 한때 700달러를 돌파하는 등 가뜩이나 힘겹던 선사들의 1분기 성적표를 엉망으로 만들었다.

이 같은 선사의 손실분을 채워줄 수 있는 유류할증료(BAF)는 사실상 유명무실한 상태로 알려졌다. BAF는 현재 전반적으로 10~20%의 화주들에게만 정상적인 과금이 이뤄지고 있는 실정이라는 게 선사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TEU당 50~100달러를 징수하고 있는 긴급유류할증료(EBS)만이 유의미한 상태다. 현재 BAF는 정상적으로 징수된다해도 추가로 소요되는 비용의 30% 정도만이 보전되는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선사 관계자는 “동남아 항로의 경우 여느 때보다 선사들의 경쟁이 치열하다”면서 “국적선사들조차 점유율 확대를 목표로 ‘제 살 깍아먹기’식 출혈 경쟁을 지속하는데 운임이 회복되기가 쉬울까”라고 반문했다. 이 관계자는 “선사들간 경쟁도 문제지만 현재 채산성이 나오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역시 전환배치와 유가”라면서 “유가가 진정되는 조짐이 관측되고 있어 다행이지만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시장인 것은 분명해 하반기 시황 반전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동남아항로 취항 선사 관계자들은 “올해는 BEP(손익분기점)만 달성하면 성공적인 한 해”라는 전망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악재가 겹친 시황 속에서도 흥아해운의 베트남/태국 서비스인 ‘BHS서비스’와 고려해운의 싱가포르/인도네시아 서비스인 ‘KISK서비스’는 여전히 강세를 보였다. 지난해 11월 STX팬오션과 고려해운이 공동운항을 시작한 포항기점 직기항 서비스인 ‘GTS서비스’도 최근 시장 점유율을 늘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중항로, 3월 물동량 전월比 20% 증가

동남아항로에 비해 한중항로는 상대적으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양상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시황 하락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연초 명절 등의 영향까지 겹쳐 물동량 감소가 지속됐으나 최근 들어 회복의 조짐이 관측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중항로는 지난해 사상 최고치와는 거리가 있지만 금융위기의 부진에서는 벗어난 모습이다. 황해정기선사협의회에 따르면 지난해 한중항로 물동량은 246만7천TEU를 기록했다. 해운불황 여파로 힘겨웠던 2009년의 214만5천TEU에서 회복된 모습이다. 수출항로의 물동량은 지난해 103만3천TEU를 기록하며 안정적인 성장을 보였지만 수입항로의 물동량은 지난해 143만4천TEU를 기록해 여전히 회복기로에 놓여있다.

지난 1월과 2월 한중항로의 물동량 하락은 운임 하락으로 직결됐다. 수입항로 운임은 0달러 수준으로 정착된 지 오래지만 수출항로 운임마저도 50달러선이 무너진 것이다. 한 선사 관계자는 “중국의 물동량이 이전같지 않고 수요 역시 향후 좋아질 것으로 보이지 않아 선사들의 채산성 확보를 위한 고민은 깊어질 것”이라면서 “한중항로와 같이 선복이 특히 과잉인 상황에서는 물동량이 시황을 받쳐주지 못할 경우 운임은 흔들릴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할증료가 곧 운임인 선사들은 지속된 유가 상승에 채산성 악화가 이어지자 유류할증료 인상에 나섰다. 3월 들어 물동량이 완연한 회복세를 기록하며 전월대비 20% 가량의 증가를 기록한 것이 시발점이 됐다. 선사들은 취항선사 단체인 황해정기선사협의회(국적선사 16곳, 중국선사 21곳)를 중심으로 유가연동할증료 도입을 검토하기도 했으나 한중 양국 선사들의 견해 차이로 성사되지 못했다. 결국 선사들은 자체적으로 유류할증료 인상에 나섰다.

그러나 유류할증료는 수입항로에서 안착된 데 반해 수출항로에서는 정착이 쉽지 않았다. 중국 현지에서 부과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 선사 관계자는 “한 쪽에서 일괄적으로 징수하는 방식이 아닌 현지 부과 방식이다 보니 수출입에서 서로 상반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한일항로, 복구물량 증가 선적상한선 105%로 올려

한일항로는 대지진 사태의 여파에서 벗어나 완연한 회복을 시현하며 근해항로 가운데 가장 준수한 시황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한국근해수송협의회(KNFC) 회원사의 한일항로 수송실적은 146만9천TEU로, 2009년에 견줘 20% 가량 성장했다. 지난해 실적은 금융위기 이전 최고치였던 2007년의 139만4천TEU를 상회하는 역대 최고기록이다.

KNFC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한일항로 물동량은 총 39만6천TEU를 기록하며, 지난해 1분기에 비해 13.9% 성장했다. 특히 3월 수출 물동량은 전년동기 대비 26.5% 증가하며 올해 1분기 물동량 증가세를 견인했다. 동일본 대지진으로 불거진 우려가 오히려 한일항로에 긍정적으로 작용하며 상황이 반전된 것이다.

한일항로는 전통적인 비수기인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물동량 하락을 겪었다. 수출항로 물동량은 비교적 견조했으나 수입물동량은 약세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엔고가 수입물동량에 직접적인 타격을 가한 것이다.

한일항로 취항선사들은 지난해 12월에서 올해 3월까지 선적상한선(실링)을 92%로 설정하며, 전년동기 대비 9%가량 강화했다. 물동량은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였지만 운임은 약세를 면치 못했다. 선사들은 이에 대해 올 한해 해운 시황의 불투명성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물동량이 크게 하락하지 않은 상황에서 향후 전망에 대한 불안심리가 선사 영업담당자들에게 운임인하의 빌미를 주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선적상한선 기준을 수출과 수입으로 분리해 적용하자는 주장이 일부 선사들 사이에서 흘러나오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 3월11일 발생한 대지진은 시황을 혼미하게 만들었다. 대지진 뿐만 아니라 이로 인해 파급된 후쿠시마 원전사태 등이 국적선사들에게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이다. 그러나 대지진이 선사들에게 주는 파급력의 실체가 판가름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한일항로 취항선사들에게 반사이익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특히 생필품과 같은 구호물자와 건축자재, 화학자재 등 복구물자들이 수출 물동량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선사들은 수출항로 급증에 대응해 4월과 5월 실링을 105%로 늘려 책정했다. 실링이 100%를 넘어선 것은 지난 2007년 11월 실링제도 도입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다만 수출물동량에 비해 수입항로 물동량이 약세를 보이는 점은 선사들에게 컨테이너 재배치에 따른 비용 증가에 대한 숙제를 안기고 있다.

운임 역시 빠르게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물동량 폭증기류에 편승하고 있는 것이다. 한 선사 관계자는 “수출항로는 이미 5월말까지 선적예약이 끝났다”면서 “지난 4월 한일항로에서 창사 이래 최대 매출액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선사 관계자는 “매출액이 늘었지만 유가와 용선료 상승으로 인해 영업이익은 그다지 크지 않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황태영 기자 tyhwang@ks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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