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4-05 16:55

기획/ “평택항 국제여객부두 신설만이 능사 아니다”

정부, 내항에 민자로 2100억 규모 부두 건설
선사들, 안전성 운항시간 이유 ‘기존 부두 확충’ 한목소리

●●●내년 평택과 중국 옌타이를 잇는 국제 여객선(카페리) 항로가 뱃고동을 울린다. 최근 성장곡선을 그리고 있는 평택항 기점 한중 카페리항로는 신설항로 진입으로 성장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평택항 국제여객선부두 건설이 현안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정부에선 평택항 내항에 2014년부터 4선석 규모의 부두를 건설할 계획이라고 밝힌 반면 이용자측인 카페리선사들은 기존 부두를 확충하는 방안을 요구하고 있다.

평택항 카페리 성장에 부두 만성 포화

한중 국제 여객선(카페리) 항로에서 평택 기점 노선의 성장세는 단연 눈에 띈다. 한중카페리협회(KCCA)에 따르면 지난해 평택 기점 4개 한중 카페리 항로가 수송한 컨테이너 물동량은 10만6700TEU로, 34%의 성장세를 일궜다. 인천 기점 노선의 성장률 2%를 압도한다. 여객도 50만9400명으로, 25% 성장해 인천의 13%를 크게 웃돌았다.

그 결과 전체 한중 카페리항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확대일로다. 지난해 15개 한중 카페리항로 물동량 실적(47만2200TEU)의 23%를 평택항 노선이 차지했다. 1년 전 18%에 견줘 5%포인트 확대됐다. 여객 수송실적에서도 평택항 노선은 전체(104만3200명)의 30%를 점유하며 2010년의 28%에서 확대됐다. 올해 들어선 평택항 노선의 점유율이 더욱 커지고 있다. 2월까지 한중 카페리항로 물동량 실적 6만3천TEU 중 평택항 노선 실적은 27%에 이르는 1만6900TEU를 거양했다. 여객의 경우 평택항 노선은 6만7100명을 수송, 전체 여객실적(21만6200명)의 31%를 차지했다.

새로운 항로가 들어서거나 운항을 중단했던 항로가 다시 재개된 게 실적 성장의 배경이다. 2009년 평택-웨이하이를 잇는 노선(평택교동훼리)이 신설된 데 이어 지난해 초 평택-르자오 노선이 중단 3년 만에 운항사를 일조교동훼리로 바꿔 재개됐다.

게다가 내년 상반기엔 평택-옌타이 항로가 취항할 예정이다. 평택-옌타이 항로는 하나로해운 컨소시엄과 옌타이항그룹 보하이룬둬(발해윤도)가 각각 한중 양국 사업자로 선정되 취항 준비에 한창이다. 신항로가 개설될 경우 평택항 기점 한중 카페리 노선은 총 5곳으로 늘어나게 된다. 노선 수 증가는 곧 평택항의 고질적인 문제인 여객선 부두 부족으로 연결된다. 신설항로가 잘 운영될 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들리는 이유다.

평택항 국제여객선부두는 폰툰으로 지어진 2만6천t급 2선석이 전부다. 그 결과 평택항에 카페리항로가 늘어나면서 부두 부족 문제는 끊이지 않고 불거졌다. 지금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현재 대룡해운의 룽청 노선, 연운항훼리의 롄윈강 노선, 평택교동훼리의 웨이하이 노선, 일조국제훼리의 르자오 노선 4곳이 평택항 국제여객선부두를 이용하고 있다. 대룡해운이 월·화/목/토, 평택교동훼리가 화/목/토·일, 일조국제훼리가 월/수/금 주3회, 연운항훼리가 월/목·금 주2회 각각 배를 대고 있다.

운항 일정에서 알 수 있듯 월요일과 목요일엔 선박 3척이 한꺼번에 몰려 혼잡을 야기한다. 월요일엔 일조국제훼리의 <르자오둥팡>호 대룡해운의 <융샤>호 연운항훼리의 <시케이스타>호가 한꺼번에 들어온다. 

<르자오둥팡>호가 오전 8시30분에 1번 선석에 들어왔다가 오후 3시에 출항하면 30분 뒤 그 빈자리를 <씨케이스타>가 이어받는 식이다. 일조국제훼리는 오후 일찍 선석을 내줘야 해 화물 집화나 여객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하소연한다.

목요일엔 사정이 더 안 좋다. 8시30분께 <융샤>호가 2번 선석에 입항하고 10시30분에 평택교동훼리의 <그랜드피스>호가 1번 선석에 뱃머리를 댄다. 그 뒤 <그랜드피스>호가 외항으로 빠지면 <시케이스타>호가 오후 4시30분에 빈 선석을 이용하게 된다. 외항에 나가 있던 <그랜드피스>호는 <융샤>호가 저녁 8시에 출항한 뒤에야 2번 선석에 다시 접안해 여객과 화물을 실은 뒤 출항에 나서는 복잡한 과정을 거친다. 이렇다보니 선박 3척이 몰리는 월요일과 목요일에 선사들은 접안시간을 맞추느라 정신없는 하루를 보내게 된다. 여객들의 입출국 수속이나 화물 통관도 허겁지겁 진행해야 해 민원이 끊이지 않는다고 선사들은 울상 짓고 있다.

새로운 항로를 개설하는 데도 큰 어려움이 뒤따른다. 지난 해 4월 열린 한중 특별해운회담에선 입항부두가 없다는 이유로 평택-옌타이 항로 신설이 반려되기도 했다. 동방이 비관리청항만공사로 평택신컨테이너터미널(PNCT)에 건설할 예정인 폰툰(함선)식 여객부두를 이용한다는 약속을 하고서야 같은 해 11월 다시 열린 해운회담에서 가까스로 양국의 합의를 끌어낼 수 있었다.

부두건설 사업비 문제로 6년간 표류

국토부는 부두 부족사태가 심해질 것으로 보이자 지난달 2일 평택항 국제여객선 신설 계획을 발표했다. 새로 취임한 최홍철 경기평택항만공사 사장이 지난 2월 권도엽 국토부 장관을 만나 문제 해결을 요청한 것도 국토부의 신속한 움직임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평가된다.

국토부는 평택항 국제여객부두를 민간투자사업(BTO) 방식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민간기업이 시설을 지으면 국가가 소유권을 갖는 대신 기업에 운영권을 임대하는 방식이다. 민자 2135억원을 유치해 평택항 내항 동부두에 접안시설 3만t급 4선석과 여객터미널 1만300㎡ 배후부지 12만4000㎡를 건설한다는 방침이다. 착공 시점은 2014년으로 못 박았다. 정부 계획대로라면 완공일은 착공일로부터 3년 뒤인 2017년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새로운 부두가 완공될 경우 기존 국제여객부두는 연안여객부두로 전환된다.

평택항 신 국제여객부두 건설사업은 지난 2006년 제2차 항만기본계획 변경고시가 발표되면서 처음 수면 위로 떠올랐다. 하지만 6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공사가 착수조차 안됐다. 여러 이유가 있다. 처음 예비타당성 조사를 거쳐 민자로 사업을 추진키로 했다가 기업들이 참여하지 않아 표류 상태에 빠졌다. 2010년 1월 재정으로 전환했으나 이번엔 기획재정부가 충분한 사전검토와 예비타당성 조사를 요구하면서 차질을 빚게 됐다.

지난해 8월 발표된 제3차 전국무역항기본계획에선 2020년까지 부두를 짓는 것으로 일정을 조정하기도 했다. 재정이나 민자냐를 놓고 저울질하다 몇 년을 허송세월한 셈이다. 우여곡절을 겪으며 이번에 다시 민자사업으로 전환해 부두를 건설하는 새로운 계획을 내놓았다.

국토부는 오는 9월께 시설사업 기본계획을 수립한 뒤 12월까지 사업자를 지정해 내년부터 1년간 실시협약 체결과 실시계획 승인을 진행한 뒤 공사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현재 민자사업을 위한 타당성 용역을 진행 중”이라며 “용역이 끝나는 대로 사업자 모집 공고를 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관공선 부두에 여객부두를 짓자’

국토부가 신 여객부두 건설사업에 속도를 내는 사이 평택 지역에선 부두사업에 대한 다른 목소리가 감지되고 있다. 특히 지난달 한중카페리협회 평택·군산 지회를 설립한 평택항 카페리 선사들은 분명한 반대 입장에 서 있다. 내항으로 부두를 옮길 경우 운항시간이 길어지는 데다 강제도선, 안전성 문제도 뒤따른다는 이유다.

카페리선사 한 관계자는 “내항에 여객부두를 짓게 될 경우 안전성 문제로 강제도선을 하게 될 것”이라며 “강제도선은 날씨가 안 좋을 때 도선선이 못 떠서 여객선이 항구에 접안하지 못할 만큼 선사들에게 큰 불편을 가져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정부 계획의 사업비가 지나치게 높아 민자 추진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점도 반대 목소리가 나오는 배경이다. 6년의 시간을 흘려보냈던 지난 실수를 다시 되풀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 계획을 두고 “소화불량인 사람에게 소화제를 주면 끝날 일을 내과 전문병원을 짓겠다고 하는 격”이라는 비유도 나온다.

선사들은 기존 부두를 확대하는 방안에 힘을 싣는다. 비교적 구체적인 계획까지 제시되고 있다. 기존 부두를 계속 활용하는 한편 바로 옆에 위치한 관공선부두를 내항으로 옮긴 뒤 그 자리(서해대교 밑 유휴지)에 접안시설 1개 선석을 신설하자는 것이다.

이 접안시설이 들어설 경우 동방에서 PNCT에 지을 예정인 폰툰부두와 ㄴ자로 연결돼 전체적인 국제여객부두의 형태를 띠게 된다. 기존 부두 2선석과 동방 부두 1선석에 더해 총 4개 선석의 접안시설을 확보할 수 있게 돼 부두수요를 충분히 충족할 수 있다는 진단이다. 4개 선석일 경우 최대 8개 노선까지 수용할 수 있다. 게다가 유일한 연안여객선항로였던 평택-제주항로가 지난 1월 중단했다는 점도 기존 국제여객선부두를 활용하자는 측의 근거가 된다. 연안여객선부두를 따로 만들어야할 명분이 없어진 까닭이다.

선사들은 국제여객터미널은 관공선 부두 배후지역에 7~10층 규모로 새로 건립하고 기존 터미널 부지는 컨테이너장치장(CY)으로 전환한다면 충분한 지원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현재의 터미널은 단층구조로 협소한 데다 CIQ 시설도 열악한 반면 주차장은 규모에 비해 너무 넓어 비효율적이란 지적을 받아 왔다.

선사들의 주장대로라면 총 공사비는 정부 계획의 3분의1 수준인 600억~650억원으로 크게 줄어든다. 국제여객터미널에 450억~450억원, 접안시설 1선석에 200억원이 소요된다는 얘기다.

취항선사 한 관계자는 “기존 정부계획은 지나치게 사업비가 많이 책정돼 있어 실현 가능성이 낮다”며 “하드웨어에 투자하는 비용을 줄이는 대신 배후 교통망이나 터미널 편의시설 등에 더 관심을 갖고 투자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뜩이나 지난해 방송 보도로 소무역상 문제가 한중 카페리업계의 화두가 되고 있는 가운데 일반여객 유치를 위한 소프트웨어 투자에 신경을 써야 한다는 지적이다.

정부안의 실현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조언들도 눈에 띈다. 우선 정부가 계획대로 내항에 부두를 짓더라도  부두나 여객터미널 운영은 정부가 직접 맡아야 한다는 것이다. 건설경기가 불황이다 보니 건설사들이 부두 신설에 많은 관심을 보이지만 정작 운영을 맡아서 할 선사나 항만물류기업들은 적자에 대한 부담이 커 참여를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운영을 맡아 준다면 건설사들이 운영 부담을 덜어 사업 진행이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또 현재 계획과 같이 전적으로 민간 투자에 의존하지 말고 폰툰이나 부지조성 등 하부시설은 정부에서 투자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이밖에 한중카페리항로에서 진행되고 있는 트럭페리 활성화를 위해 폰툰식으로만 4개 선석을 다 지을 게 아니라 2개 선석을 안벽식으로 지어 충분한 CY 공간을 확보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얘기한다.

평택항 한 관계자는 “정부에서 공사비를 2135억원으로 잡았는데, 오래 전 기준에 맞춰서 한 거라 지금과는 차이가 크다. 정부-민간간 협약 과정에서 논란이 커질 것”이라며 “정부가 40~50%를  내놔야 민간의 호응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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