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05-22 16:07:00.0
신세계는 22일 미국계 할인점 월마트코리아 지분 전량을 8천250억원에 인수해 16개 매장을 이마트로 변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세계와 월마트코리아는 이날 오후 조선호텔에서 구학서 사장과 브랫 빅스 월마트 전략.M&A(인수.합병) 담당 수석 부사장 등 양측 주요 경영진이 참석한 가운데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이 발표했다.
이에 따라 신세계 이마트는 월마트 점포까지를 포함해 국내에서만 모두 95개 점포(중국 포함 102개)를 갖게 됨으로써 업계 선두 체제를 더욱 공고히 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또한 국내 할인점 업계는 까르푸에 이어 월마트까지 철수함으로써 삼성테스코홈플러스만이 유일한 외국계 할인점으로 남게 됐으며, 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이랜드 4각 구도로 재편되게 됐다.
구 사장과 정용진 부사장은 회견에서 "국내 출점이 어려운 상황에서 이번 인수를 계기로 과거에 비해 힘을 덜 들이고도 국내 사업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게 됐고, 이에 맞물려 중국 이마트 사업에 더욱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구 사장은 특히 "지난 3월부터 한국까르푸 인수 건과는 별도로 협상을 해오다 최근 일본 도쿄(東京)에서 협상을 마쳤다"면서 "인수자금은 사내 유보금과 금융차입금을 합쳐서 쉽게 충당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신세계는 월마트를 별도 법인으로 남겨 자회사 형태로 운영하고 고용을 100% 승계하는 한편 급여와 복리후생제도를 신세계에 점진적으로 맞춰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 협력회사의 경우 공정한 평가를 통해 관계를 설정하되 가급적 거래관계를 유지하겠다고 덧붙였다.
월마트는 1998년 한국마크로를 인수하면서 아시아에서는 중국에 이어 두번째로한국에 진출했고 인천, 일산, 구성, 강남점 등 전국에 16개 매장을 운영해왔으며 총자산과 종업원 수는 각각 8천740억원, 3천356명이었다.
월마트는 그러나 지난해 매출액이 7천287억원인데 적자가 99억원에 이를 정도로 영업 결과가 좋지 않았다.
조 햇필드 월마트 아시아지역 사장은 "할인점은 규모의 경제 달성이 중요하다"고 전제하고 "향후 4-5년 안에 업계 2, 3위 입지를 달성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철수를 결정한 것"이라고 한국시장에서 물러나게 된 배경을 밝혔다.
월마트는 이어 신세계를 선택한 이유는 1위 업체가 인수하는 것이 종업원, 고객 및 협력회사를 최대한 배려하는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양사는 이에 따라 이른 시일내 이날 서로 교환한 인수 매각동의서와 관련해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를 거쳐 승인이 나면 곧바로 인수대금을 수수하는 데 이어 추후 세부 실사를 통해 차액금 정리 등 거래관계를 종료하기로 했다.
매매에 따른 세금 납부 문제와 관련, 신세계 허인철 상무는 "월마트는 매매 차익에 대한 양도소득세를 내야하고 주식 거래에 따른 증권거래세를 내야하지만 매각차익이 거의 발생하지 않아 양도소득세 부담은 거의 없으며 증권거래세만 41억원 내면 된다"고 설명했다.
월마트 관계자는 이에 대해 "지금까지 우리의 투자금은 8천120억원이어서 매각차익이 거의 없다"고 설명하고 "월마트코리아는 철수하지만 글로벌 소싱을 담당하는 월마트 글로벌 프로큐어먼트 한국지사는 계속 한국에 남아서 한국산 의류, 장난감, 직물류 등의 제품을 소싱해 영국, 미국, 멕시코 등 여타 국가들의 월마트 매장에서 판매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