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형인 인천대학교 동북아물류대학원장
21세기에 들어와서 경제적 세계화는 급속히 심화되고 있다. 이는 특히 아시아와 중남미 등의 저개발국에서도 급속히 진전되는 특징을 갖고 있는데, 세계화 정도를 나타내주는 외국인 직접 투자(FDI)가 이 지역에서도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세계화는 우리가 처한 정치, 경제 환경을 비롯, 현재 우리 삶의 모든 면을 지배하는 매우 중요한 변화다. 우리가 이 세계화 현상을 잘 분석하고 대응해 이 시대에 적응하고 변화를 주도할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하는 것이 이 시대의 우리 국가의 생존전략이다. 또 세계화는 주변에 강한 국가들을 가진 태생적 약소국가로서 국토는 작지만 경제는 강한, 경제 강국이 돼 세계역사 흐름에 주도적으로 동참하며 살아가는 길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현재 세계화 진도에서 현저히 뒤져 가고 있다. FDI를 보면 2004년 92억달러, 2005년 63억달러, 2006년 36억달러로 해마다 크게 감소하고 있어 세계적으로 특히 아시아에서의 뚜렷한 FDI의 증가 추세와 반대양상을 보이고 있다. 2005년에 스웨덴의 176%, 캐나다의 97%, 미·영국의 60% 증가 수준 등과 뚜렷이 대조된다. 이러한 외국기업의 한국 투자 감소가 우리경제의 경쟁력 약화와 직결됨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세계화는 주로 정보 통신 기술(ICT)의 발달로 가능해지고, 촉진되고 있는데 따라서 21세기를 정보의 시대, 지식 경제의 시대라고 일컫는 것이다. 이미 지식인의 의미 자체가 무엇을 많이 아는 사람, 즉 관념적인 것에서 현장에서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사람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러한 세계화시대의 주역은 무엇보다 글로벌 기업(Global Corporation)이다. 이들 글로벌 기업은 국적을 불문하고, 국경을 초월해 기업 중심의 활동을 과감히 전개하고 있다. 이러한 결과로서 세계경제 구조는 많은 변화를 가져오고 있으며, 시장 경제체제의 확대, 전 세계시장의 단일시장화, 세계적인 경쟁기업의 다수 출현, 소비자 상품선택의 다양성과 소비자기호의 세계적 유사성 증대, 내수시장보다 훨씬 큰 해외시장의 비중 등이 나타나고 있다.
이들 글로벌 기업은 광범위한 지역에 효과적인 생산/판매/유통/고객서비스체제를 구축하고, 지역 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를 위한 상품의 특화와 분업화를 도모하며 품질, 환경, 보건, 안전 등 진출 지역의 기준과 소비자 수준에 부합되는 제품을 생산하고, 제품보다 상표 이미지 판매 등에 진력하며, 규모의 경제보다 범위의 경제, 네트워크의 경제체제 구축에 노력한다. 글로벌 기업의 운영은 종래의 중앙집권적에서 분권화·현지화로 바뀌며, 기업은 지역 거점 중심으로 활동한다.
따라서 글로벌 기업은 전 세계의 광범위한 지역에 매우 복잡한 생산과 판매 체제를 구축, 활동하며 글로벌 기업은 이의 효율적인 운영을 위한 전 세계적인 규모의 효과적인 로지스틱스 체계를 구축하고자 한다.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로지스틱스 관리가 글로벌 기업 경쟁력의 핵심으로 부각되고, 로지스틱스 서비스의 고도화는 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해 필수가 되고 있는 것이다.
이들 글로벌 기업이 한 지역에 세운 생산과 유통, 물류 거점은 그 지역의 경제적 성장과 글로벌 경쟁력 제고에 결정적 역할을 한다. 반면 글로벌 기업의 한 지역 진출은 그 지역에서의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글로벌 로지스틱스 구축 가능 여부에 크게 영향받는다. 따라서 효율적 글로벌 로지스틱스 체제 구축은 한 지역의 경제력 향상을 위해 필수적인 과제가 된다. 글로벌 기업 유치를 위해 필요한 효율적 글로벌 로지스틱스 구축은 우리가 처
한 동북아의 현실과 연관지어 살펴 볼 때 더욱 큰 의미가 있다.
우리가 취하고 있는 동북아 물류 중심 내지 거점화 전략은 물류산업 진흥을 통한 부가가치 창출이란 면에서 매우 바람직하며 고도의 효율적인 로지스틱스 서비스 체제의 구축으로 글로벌 기업의 유치에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아주 긴요하다.
특히 중국, 인도 등과는 저임금의 막대한 노동력을 기반으로 하는 이들 국가와 제조업 경쟁에서 지속적인 우위를 자신 할 수 없기 때문에 서비스 분야에서의 경쟁력 우위, 특히 물류 산업에서 우위를 차지해 국가경제를 성장시키고자 하는 국가 전략을 모색하고 있으며 이의 성공을 위한 전략 수립은 매우 중요하다.
그런데 동북아 물류 중심화 전략은 여러 면에서 변화를 필요로 한다. 우선 동북아의 변화하는 경제 환경과 물류 환경은 우리의 물류 전략 수립에 많은 암시를 주고 있다. 한중일의 역내교역은 급속히 증가해 2005년 한중일 3국간 교역 총액은 4천억달러에 육박하고(한·중 1,056억달러, 한·일 724억달러, 중·일 1,884억달러) 3국의 무역액이 40%에 근접하고 있다. 3국의 컨테이너 물량은 1억7백만TEU에 근접해 세계전체의 30%를 차지하고 2010년에는 1억7천만TEU로 세계의 40%를 점유할 전망이다. 세계 20대‘컨’항만 중 8개, 20대 정기 선사중 8개가 한중일에 속하며 동북아 물류 체계의 근간을 이루고 있다.
현재 동북아 해운 산업은 중국 경제의 성장에 힘입어 꾸준히 성장하고 있으며, 한중일 3국은 항만의 지속적인 건설과 운영의 효율화 등에 힘쓰고 있으며 서비스 체제 개선을 통한 거점항 경쟁을 가속화하고 있고 이는 항만의 공급 과잉 우려까지 낳고 있다. 해운 항만 물류의 성장에 비해 연계 내륙 운송망의 발전은 크게 뒤져 있으나 최근 해륙, 해공 복합 운송체제의 개발이 한중 양국간 이뤄지고 있어 한중 물류의 시간과 비용을 크게 줄이고 있는 것은 새로운 변화다. 그러나 동북아 3국의 글로벌 물류 기업의 성장은 크게 뒤져 있으며 이를 위한 정부간 지원과 협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우리나라는 2020년 목표로 글로벌 물류 강국의 비전을 세우고 있고 이는 동북아 공동 번영에 기여하는 물류강국, 글로벌 물류 가치를 창출하는 물류 산업국, 첨단 지식 경제를 선도하는 물류 선진국이 되고자 하는 비전을 갖고 있다. 이는 내용적으로 물류를 통한 국부 창출과 국가 물류 체계의 효율성 강화의 두 가지 줄기를 가진다. 직접적인 부가가치 창출을 통한 경제적 이득과 물류 체계의 효율성 강화로 글로벌 기업의 국내 유치를 도모한다는 목적이 성취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 시점에서 우리의 동북아 물류 중심화 정책은 그 전략 면에서 변화를 필요로 한다. 특히 국제 물류 정책에서 이제까지 우리가 주력해왔던 항만에서 환적 화물의 처리에서의 우위를 중심항만 건설 위주의 전략은 재검토 돼야 할 시점에 와 있으며, 그 변화의 방향은 우리나라 물류기업의 글로벌 물류 기업으로의 육성 전략이다.
항만 환적화물 처리를 통한 물류 중심화는 이미 동북아의 물류 환경의 변화, 특히 중국의 대대적인 항만 개발로 인해 그 실효성이 떨어지고 있으며, 우리 입장에서는 이제까지 취해왔던 동북아의 중심부에 위치한 지리적인 장점을 활용하는 물류 중심 전략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우리나라 국민의 장점인 왕성한 기업가 정신을 물류 산업 분야에서 일으켜 물류 기업을 크게 일으키는 국가 전략을 취하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인적 자원의 우수성, 특히 창의적이고, 적극적이며, 모험적인 기업가 정신은 우리가 성취한 과거 수십년간의 경제 성장에서 이미 증명된 바이다. 세계 역사상 유례없는 경제 성장의 주동력은 우리나라 사람들의 근면한 기업가 정신이었다. 우리는 우리가 가지고 있는 이 소중한 자산의 가치를 깨닫고 이를 다시 일으키면 글로벌 시대 제2의 경제 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는 것이다. 21세기 글로벌 시대의 주역은 글로벌 기업이며 글로벌 기업의 활동이 한 국가의 힘이고 한국가의 성장 동력인 것이다. 기업가 정신은 이를 위한 바탕이 되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나라 물류산업의 경쟁력을 글로벌 수준으로 도약시키기 위해서 우리는 우리나라 물류 산업에서의 기업가 정신을 고양시켜 적극적인 물류 기업 활동을 벌이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한 우리 주변 환경은 매우 우호적이다. 한중일의 동북아 경제는 꾸준한 성장으로 이미 세계 3대 경제권의 하나가 됐고, 이들의 국제 교역특히 동북아 역내 교역은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또 동북아 3국은 글로벌 기업 활동의 거점이 되고 있으며 따라서 국제 물류 시장이 급속히 성장하고 있고 효율적이고 수준 높은 물류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우리의 왕성한 기업가 정신이 활동할 터전이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환경 조성을 더욱 촉진시키기 위해 동북아에서 물류기업이 활동하기 쉽도록 국가 간의 장벽을 허물고 규제를 완화하는 동북아 국제물류 협력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물류기업이 동북아에서 자유로이, 국제적으로 막힘없이 활동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 우선적으로 국가 간 협력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나아가서 동북아 물류 시장이 단일 공동 시장 시장화가 되도록 추진해야 한다.
이러한 동북아 물류 협력의 핵심과제로 해운 항만 분야의 협력을 들 수 있다. 한중일 간에는 항만국장회의가 2000년부터 (한일 간은 1996년) 열려 3국간 정보 교환 및 학술 교류, 연구기관 간의 공동 연구가 수행되고 있다. 최근 2006년에는 제1차 한중일 물류 장관 회의가 개최돼 해운의 자유화를 위한 협력 과제로서 선박 투입, 운항, 집화, 운임, 기항지 선택의 자유화 보장에 관한 협의가 이뤄졌다. 현재 3국간에는 실질적인 물류 협력이 부재하고 항로의 진입 규제, 외국 선사에 대한 차별화 정책 등이 존재한다.
협력을 위한 정책과제로는 통합 해운망 체계 구축 등 동북아 단일 운송망 형성이 있으며 다자간 협력 체제로 전환해 항로질서의 안정 및 이견 조율, 집화 과잉 경쟁 방지, 선복 과잉 조절, 3국간 해운 균형 발전을 위한 국제적 기준 마련 등의 과제가 있다. 항만간 협력 체제 구축도 주요 협력 과제가 되며 항만 운영 관리의 표준화, 동북아 항만 협의회 설립 등의 과제도 있다. 항공분야에서도 여객운송과 겹쳐지지만, 항공시장의 자유화와 항공시장 통합화를 위한 협력 방안이 있으며 화물 자유화의 우선 실시, 경쟁력 차이를 감안한 보호조치 제공 등이 있다.
동북아의 물류 협력과 공동시장 형성은 우리나라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진출할 수 있는 토양을 제공해 줄 뿐 만 아니라 동북아 경제 교역의 원활화와 지속적인 경제 성장을 달성하는 환경을 조성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또한 중장기적으로 이뤄질 동북아의 경제협력, FTA의 형성을 위한 초석이 될 것이다. 끝으로 다시 한 번 강조하면, 왕성한 기업가 정신의 활동을 통한 우리나라 물류 기업의 글로벌 기업으로의 육성은 우리나라를 물류 강국으로 만들고 동북아의 지속적인 경제 성장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는 반드시 추진돼야 할 과제인 것이다. <코리아쉬핑가제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