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97년 4월 세종연구원이 ‘경부, 경인 운하와 물류 혁명’이란 보고서를 발간했는데 그 핵심 주장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운하를 만들어 50년간 사용할 때 우리 사회는 골재, 토사매각수입, 부지획득수입, 수송비절감, 교통혼잡비 감소, 용수편익, 홍수관리 편익 등을 합쳐(적용 할인율 10%) 1996년 9월30일 기준 가격으로 38조4,990억원의 편익을 얻을 수 있다.
운하건설에 드는 사회적 비용은 건설비 8조6,712억원, 유지보수비 1,300억원(50년간 매년)에 불과해 경제성이 있다. 경부운하 총공사비는 22조9,823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된다. 물동량 측면에서는 2000년대 우리나라 예상 물동량 40억톤 중 6~7억톤을 운하를 통해 수송할 수 있다.”
1998년 1월 국토개발연구원은 ‘지역간 용수수급 불균형 해소방안’이란 보고서를 통해 운하에 대해 다음과 같은 견해를 밝혔다.
경부운하의 규격은 길이 540km, 수로 폭 47~55m, 수심 4m, 하천 전 구간의 표고차를 고려할 때 16개의 댐과 20개의 갑문을 새로 건설해야 한다. 여기에 터널과 35.5km의 우회로, 선착장 41개와 터널 5개의 공사비와 보상비 등을 합하면 전체 사업비는 9조8,073억원에 이를 것이다.
운하건설에 따른 편익(50년간)은 4조2,125억원, 비용은 8조1,179억원으로 경제성이 없다. 물동량은 2021년 기준 2,207만톤(경부축 전체 물동량의 3.3%), 수송시간은 60.6시간이다. 1년중 상당기간은 홍수와 결빙 등으로 운하 이용이 불가능할 것으로 추측된다.
◆조령산맥 뚫어 한강-낙동강 연결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경부운하 계획의 기본 개념은 낙동강과 한강을 가로막고 있는 조령산맥에 터널을 뚫어 한강과 낙동강을 잇고 그 물길을 통해 서울과 부산간 화물을 수송하게 한다는 것이다.
충주에서 한강으로 이어지는 지류인 달천을 따라 문경새재 근처에 자리한 조령산(1,017m)에 터널을 뚫어 낙동강의 지류인 문경의 영강을 잇는다. 길이 24km, 높이 20m, 너비 22~23m, 양방향 배들이 오갈 수 있도록 복선으로 건설한다는 계획.
운하의 총길이는 530km(행주대교-낙동강 하구), 수심 6m다. 이를 유지하기 위해 낙동강과 한강을 대규모로 준설해 물길을 만들고 수위를 확보하기 위해 높이 15m짜리 보를 13~14개를 설치해 물을 가둔다. 2,500~5,000톤짜리 바지선을 운항하도록 한다. 운항시간은 40시간. 사업비는 17~18조원으로 골재판매와 민자유치로 대부분 충당한다는 것이다. 효과로 2020년 경부축 컨테이너 물동량의 20%와 시멘트와 유연탄 등 벌크화물의 40%를 수송해 기업의 물류비를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우리나라 전국항만물동량은 2005년 9억8,400만톤에서 2020년엔 약 18억8,000만톤으로 약 2배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경부축과 호남축의 교통 혼잡은 더욱 극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국가물류비는 2004년 92조4,590억원, GDP대비 11.9%를 차지했다. 전체 물류비 중 수송비가 차지하는 비율은 77%이며 연평균 9.1%씩 증가하고 있어 선진국인 미국과 일본의 1.5배 이상으로 국가경쟁력을 저하시키고 있다.
이 문제의 실질적인 해결방안으로 내륙운하를 하나의 대안으로 생각해 볼 수 있다. 한반도 대운하는 국가물류비를 낮추고 토목과 준설사업, 관광레저산업과 선박업 등 일자리 30만개 이상을 창출하고 지역균형발전을 기할 것이다.
하지만 경부운하 계획의 문제점은 첫째, 운하는 주운(舟運)이 가능한 강을 연결하는 것이 외국의 예인데 낙동강과 한강은 현재 주운이 불가능하다. 그것을 수중보 13~14개를 만들어 주운이 가능토록 한다는 것이다. 수량의 문제뿐 아니라 물은 움직이지 않으면 썩게 된다.
그리고 강과 강을 연결할 경우 생태적인 위험도 상존한다. 그동안 수많은 수문학자들이 내륙운하는 어렵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경부운하가 과연 실현가능한 것이지 의문이 든다.
◆경제성 의문…적합한 화물 ‘글쎄’
둘째, 운하의 성공요인은 유치물량, 운송비, 수송시간이 차 운송수단에 비해 경쟁력을 가져야 한다. 그러나 경제성이 의문시된다. 서울-부산간 운하로 수송할 적합한 화물이 별로 없다. 화물별, 운송구간별, 지역별, 업체별 물동량 예측을 정확히 해야 한다.
또 내륙수송의 경제적 수송거리는 200km 이상이라 한다. 바지수송비, 양쪽 터미널 조작비, 하역비, 트럭킹 운송비 등을 구체적으로 산정해 봐야 한다. 단순히 500km이상일 때 2만원/톤이라는 추정은 검증할 필요가 있다. 이와 더불어 수송시간을 양쪽 터미널까지 포함해 54시간으로 산정했는데 이 정도의 시간으로는 시간을 다투는 컨테이너화물을 유치하기 어렵다.
셋째, 우리나라 전체 항만물동량의 경부축과 호남축에 집중현상은 2010년에 가선 충분한 항만 시설능력, KTX완공에 따른 철도수송능력의 확대, 내륙고속도로 완비, 연안해운의 발전으로 현저하게 완화될 것이다. 컨테이너 화물의 경우 부산항은 취급실적이 2001년 80.8%에서 지속적으로 감소해 2006년에는 75.4%로 하락한 반면, 광양과 인천은 점유율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은 2004년 예측에서 2011년 컨테이너 물동량은 부산 1,510만TEU(55.7%), 광양 691만TEU(25.5%), 인천/평택 377만TEU(14%)로 분산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재 물류정책에서 우리나라 총화물수송량의 70% 정도가 도로 수송에 편중돼 있어 그에 따른 문제점으로 국가자원배분의 효율성 악화, 사회적 비용발생, 대기환경오염의 심화, 그리고 국가물류비 증가 등이 야기돼 국가경쟁력 저하의 한 원인이 되고 있다.
◆70%가 도로수송에 편중
이를 개선하기 위해 건설교통부는 다음과 같은 3대 핵심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첫째, 대량화물수송체계의 활성화다. 철도와 연안해운의 활성화와 효율화를 위한 지원강화다. 둘째, 물류거점의 연계수송체계 효율화를 위한 하역시설과 장비의 선진화다. 셋째, 복합운송 확산을 위한 복합화물터미널 완공, 항만배후부지, 철도물류시설의 기계화와 자동화 추진이다.
이와 같은 계획의 추진으로 2020년 국가물류비 비중을 선진국 수준인 GDP 6%까지 낮추겠다는 것이다.
이상에서 살펴본 경부운하에 대한 기존의 연구와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한반도대운하계획, 건설교통부의 물류기본계획 등을 종합해보면 향후 우리나라 물류업계의 추세는 다음과 같다고 예상할 수 있다.
정부는 2002년 4월 동북아물류중심지화를 국정주요과제로 삼고 2011년까지 항만을 국가핵심전략산업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총 333선석을 개발해 하역능력을 벌크화물 6억900만톤, 컨테이너 2,455만TEU를 증가시켜 우리나라 총 하역능력을 10억2,700만톤, 컨테이너 3,003만TEU로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건설교통부계획과 국가물류기본계획이 이미 운송수단 전환정책(modal shift)계획을 설정해 철도 및 연안해운을 활성화하려고 하고 있다.
우리나라를 3대 경제권으로 구분했을 때 컨테이너의 화물기점은 수도권(경기, 서울, 충청) 54%, 경상권 39%, 호남권 7%다.
이와 같은 경제권 분포를 현실로 인정한다면 가장 이상적인 물류는 수도권은 인천과 평택항을, 경상권은 부산항을, 호남권은 광양항을 통해 수출입 화물을 처리하는 것이다. 단, 원양항로의 경우 허브 포트는 부산과 광양항이다.
아시아 역내 수출입 컨테이너 물량이 전체 물동량의 거의 70%를 점유하고 있다.
인천과 평택항에 컨테이너 터미널이 2010년 경에 완공이 되면 수도권에서 수출입되는 컨테이너의 70%는 경부축을 이용하지 않고 인천과 평택항을 이용함으로써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경부축과 호남축의 도로수송 집중화 문제는 자연적으로 해소되면서 우리나라 물류의 흐름이 합리화될 것이다.
결론적으로 경부운하건설론에 대해 대안을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우리나라의 모달쉬프트는 내륙운하 건설이 아니고 정부가 이미 추진하고 있는 철도와 연안해운의 활성화를 통해야 한다. 2004년 기준 수송수단별 분담비율은 도로 76%, 철도 6.6%, 연안해운 17%이다. 이를 모달쉬프트정책을 통해 2020년에는 유럽의 선진국 수준인 도로 50%, 철도 20%, 연안해운 30%가 되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 철도는 KTX 완공 후 적극적으로 화물수송체계로 전환하고 연안해운도 대형화, 고속화시켜 운하가 아닌 연안해상수송력을 대폭 증가시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