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1-11 09:53:00.0

기획/경부대운하 건설 물류부문 접근 현안 산적

경제성·효용성 등 정확한 예측 분석자료 미흡
/경부 대운하 건설을 진단한다①



한반도 대운하의 기치를 건 이명박 정부의 태동이 목전에 와있다. 한반도 대운하가 경부대운하로 표현이 바뀌기는 했어도 한강과 낙동강을 잇는 대운하 건설은 이명박 당선자의 공약인 만큼 곧 가시화될 것으로 조심스레 전망들을 하고 있다.

참여정부하의 부처들이 인수위 보고에선 경부운하에 대한 긍정적인 보고를 하는 가 하면 해양수산부 경쟁력 강화위내에 대운하 타스크 포스(TF)팀이 결성돼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대운하와 관련된 정부부처들의 움직임과 별반 차이없이 관련 연구기관도 대운하 건설 프로젝트를 위해 대운하 백서 삼매경에 빠져(?) 물류, 환경, 관광 분야 등으로 나눠 운하건설의 타당성 연구에 박차를 가할 태세다.

경부 대운하 건설은 한마디로 남한의 종단 수로를 통째로 파헤쳐 새로 디자인하고 개발한다는 측면에서 정치, 경제적으로 국운을 걸어야 하는 대 국책사업이 아닐 수 없다.

따라서 경부 대운하 건설에 앞서 찬반 국민투표를 해야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워낙 찬반 양쪽의 견해가 뒤로 물러설 수 없는 배수진을 치고 있기에 대운하 사업은 신중의 신중을 기해 첫삽을 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경부대운하 건설의 컨설팅 역할을 해 주고 있는 네덜란드 정부는 오는 2월초 운하건설 전문가들은 한국에 파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2월이후 경부 대운하 건설과 관련된 공청회로 온나라가 시끄럽게 될 전망이다. 벌써부터 대운하 건설주변 땅값이 치솟고 있어 부동산 거래 규제가 화급한 실정이고 보면 대운하 사업에 따른 현안들이 이제 조금씩 껍질을 벗고 노정되고 있는 듯 하다.

경부 대운하 건설은 당초 물류와 깊숙이 연관시켜 타당성 조사와 함께 부분적인 공청회를 통해 전문가들의 견해를 묻기도 했다. 하지만 물류부문으로의 접근은 대운하 건설 당위성을 설명하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이 드러났다.

물론 대운하가 거쳐가는 수백개의 산업단지나 화물터미널지역의 물동량 추이, 화주들의 물류비 산정 등 운하 건설에 따라 수요자들의 예측분석이 아직 제대로 파악되지 않은 상태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물류전문가들은 긍정보다는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하는 쪽이 우세하게 나타나고 있는 것은 분명한 것 같다.

내륙 도로, 철도의 발달과 삼면이 바다인 우리의 지정학적 여건등을 따져볼 때 운하를 통해 화물을 실어나르는 물류기능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많은 것이다. 인천과 부산을 오가는 연안화물선 운송사업이 수지타산이 안맞아 서비스를 중단한 선례를 들기도 하고, 최근에는 태안 앞바다 기름유출사고와 결부시켜 환경적인 문제를 제기하고 있기도 하다.

경부 대운하 건설은 이렇듯 결코 쉬운 국책사업이 아니다. 그러기 때문에 운하 건설사업이 국민적인 공감대를 얻어 성공적으로 추진되기 위해선 물류, 환경, 관광, 토목 등 관련 전문가들의 철저한 검증과 이를 토대로 한 국민들의 절대적인 성원이 우선 전제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적 공감대를 얻기위해선 경부 대운하사업이 정치색이 띤 브도저식의 사업이라는 이미지를 쇄신할 수 있는 경제성에 무게가 실려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명박 정부의 탄생은 오랜 침체속에서 활기를 찾지 못하고 있는 한국경제의 기(氣)를 살려보려는 국민의 의지가 강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운하의 경제성 평가에는 물류, 환경, 관광, 국토 균형화, 일자리 창출 등 여러분야에서 도출해 낼 수 있다고 본다. 경제성과 물동량 논란에 대해 대운하 건설을 찬성하는 쪽은 우선 내륙수로는 건설비가 적게 드는 것을 꼽고 있다. 대부분의 국간이 하천의 유로이고 아주 짧은 인공수로 구간만 공사를 하기 때문이라는 것.

또 하천부지는 대부분 국공유지이기 때문에 별도 토지를 매입할 필요가 없다는 분석이다. 고속도로나 철도를 신설할 경우 전구간을 새로 공사를 해야 하기 때문에 공사비도 많이 들지만 여러도시의 시가지를 뚫고 지나갈 때 토지보상비는 천문학적인 액수가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경부구간의 경우 도시화된 지역이 넓고 지가도 매우 높기 때문에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해석이다.

참고로 경부수로의 경우 총 건설비가 15조원정도 소요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 중 절반정도는 준설한 모래와 자갈을 건축 재료로 팔아서 충당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나머지 절반은 민자로 충당한다는 방안이다. 화물 및 여객터미널과 하향부지의 임대 또는 분양 대금만으로 필요한 건설공사비는 충분히 충당할 수 있어 재정에는 손을 댈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한편 수로운송의 경우 운임이 저렴하다는 것은 어느나라나 예외없이 공통적이라는 지적이다. 거리와 화물의 종류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대체로 육로 운송운임의 절반이하수준이라는 주장이다. 육로교통의 우위를 주장하는 이들은 터미널 비용을 무시하거나 잘못 계상하는 경우가 많다고 강조했다. 컨테이너가 물길로 운송될 경우 내항에서 일단 배에 실린 컨테이너는 해항으로 가서 컨테이너선 자체에 장착된 크레인을 사용해 바로 상선에 실린다는 것이다.

또 새로운 콘셉트의 하해경용선은 가까운 이웃 일본이나 중국의 항구로 직접 운항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 모든 것이 발달된 자동제어기술과 정보통신기술로 가능해진 것이라고 부언하고 있다. 트럭으로 싣고가서 컨테이너 적치장에 내렸다가 다시 옮겨 실어 항구로 가지고 가서 선박에 실어야 하는 경우와 비교하면 엄청난 비용이 절감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물동량 문제에 대해선 자동차와 철강 등 무거운 건축자재의 운송량은 날로 증가하고 있는 한편 경부수로의 경우 한국 최대의 수도권 경제제지역과 제 2의 동남권 경제지역의 중심도시이자 세계 5위권이내에 속하는 국내 굴지의 항구를 직접 연결하는 물길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또 이 구간은 한국 최대의 발전축으로 대구를 위시해 많은 도시와 산업지구들이 포함돼 있다고 덧붙이고 있다.

대운한 건설을 찬성하는 전문가들은 화물운송에서 몇시간 느린 것은 사실 큰 문제가 아니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보다 중요한 것은 정확도 내지 신뢰도라는 것. 화물이 도착해야 할 시간에 얼마나 정확히 도착하고 또 그것을 얼마나 믿을 수 있느냐인데, 이점에 관한한 물길은 기차와 더불어 가장 안전한 교통수단이라는 지적이다. 연안항로는 안개나 비바람이 심하면 운항할 수 없으나 물길은 파도도 치지 않고 안개도 상관없다는 주장이다.

대운하 건설사업은 그 자체로 이익을 남기기 위해서하는 영리사업이 아니라 멀리는 이땅에 사는 사람들의 꿈을 담아내고 비전을 실현해 내기 위한 토대를 마련하는 일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가깝게는 포화상태에 이른 물류를 해결하기 위해 육로나 이 것중에 하나를 선택하지 않으면 안되게 돼 있으며 그 타당성은 여러면에서 입증이 돼 있다는 지적이다.

한편 경부 대운하 건설에 반대하는 쪽의 대세를 보면 물류전문가들이 많은 것이 특색이다. 물류분야의 효용성에 의문을 제시하고 있다.

모대학 모교수의 경우 한반도 대운하를 크게 걱정하고 있다. “떡줄 사람에게 문지도 않고 김칫국부터 마신다”는 속담을 소개하면서 이 말은 작금의 한반도 대운하 프로젝트에 딱 맞는 말이라는 지적이다. 이교수에 의하면 떡줄 사람은 화주라는 것. 30년이상 현장과 책상에서 운송과 물류를 관찰하고 연구 해 온 자신이 보기에 운하를 이용할 화주가 거의 없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전혀 불필요한 운하를 수십조원을 들여 건설하겠다는 발상자체가 답답하고 걱정스럽기 그지없다는 말로 일갈하고 있다.

우선 운하는 느리고 번거롭고 위험하며 시간을 정확히 지키지 못하는 등 운송과 물류측면에서 치명적인 약점을 안고 있다는 주장이다. 따라서 물동량의 80%가 경부운하를 연 4조5천억원을 절감할 수 있다는 예측은 운송과 물류를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 만들어낸 수치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근본적으로 운하의 수요를 고려치 않고 있다고 덧붙이면서 돈한푼 안들이고 천연의 바닷길을 이용하는 연안해운이 정부의 보조금을 받고도 화물이 없어 서비스를 중단한 것을 보면 경부운하의 미래는 불을 보듯 뻔하다는 것이다. 연안해운이 서비스를 중단한 것은 현재의 도로와 철도만으로도 화물운송에 문제가 없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한반도 대운하, 경부 대운하 건설의 찬반의견은 물류분야를 비롯 친환경, 문화 관광, 그리고 일자리 만들기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접근할 수 있다.

경부 대운하 건설이 이명박 정부 출범과 함께 가장 뜨거운 감자로 떠오를 것이 확실시 되는 만큼 본지로서는 해운, 물류운송 종합 언론매체로서 경부 대운하 국책사업의 숱한 당면과제와 향후 전망에 대해 관련 업계 및 전문가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 대운하 건설의 바람직한 추진방향을 현안과 함께 제시해 보려 한다. <계속>

<정창훈 편집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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