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4-08 15:13:00.0

기획/ 해운물류규제 개선 신정부에 이렇게 바란다

차량임대·컨화물차 운행제한 등 규제 완화 절실
표준운임제 부활, 통행료 인하도 관심사


지난 참여정부 시절 물류정책 화두는 동북아물류 허브화를 근간으로 대형화·국제화에 무게추를 기울였다. 물류업계가 글로벌시대의 파고에 맞서 규모의 대형화와 국제화를 지향해야 하는 것은 이론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거시적 관점에서의 틀짜기에 묻혀 실제 물류현장에서 기업들의 발목을 옥죄고 있는 각종 규제나 불합리한 제도들의 개혁에 대해선 관심을 기울이지 못했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사회 전반에 메스가 가해지고 있는 가운데 물류업계도 새로운 변화의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정부부처의 물류부문 통폐합이 그 첫걸음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와 함께 물류부문의 기초다지기에 필요한 제도 개선과 규제개혁도 신정부가 이뤄내야할 중요한 과제로 꼽히고 있다. 물류업계가 바라는 규제 완화나 개선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운송부문을 중심으로 알아봤다.


●●● 울산지역에서 5t 화물트럭을 갖고 일반화물차운수업을 하는 A사는 하주 요청으로 24t 차량이 필요하게 됐다. A사는 업계에 수소문해 해당 차량을 확보하고자 했으나 막판에 뜻을 이루지 못했다.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의 “현재 보유한 차량의 최대적재량 50% 범위내에서 톤급을 늘릴 수 있다”는 규정 때문이었다. 결국 A사는 8t 차량을 보유한 B사, 12t 차량을 보유한 C사, 18t 차량을 보유한 D사 등 3개 업체의 사업자 명의를 빌려 대차를 반복한 후에야 24t 차량을 손에 넣을 수 있었다.

물류부문 규제 개혁 ‘대·폐차’ 1순위

화물차운송업체들은 완화돼야할 물류부문 규제로 일반화물차운송사업의 대·폐차 규정을 첫번째로 꼽고 있다. 일반화물차운송사들은 운송 단위당 비용을 낮추기 위해 차량을 대형화해야 함에도 정부의 규제에 막혀 그렇게 하지를 못하고 있다고 하소연한다.

정부는 지난 2004년 1월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과 함께 해당업종을 종전 등록제에서 허가제로 변경했다. 이어 ‘화물자동차 대·폐차업무 세부지침’을 만들어 화물차운송사업자의 차량보유대수를 규제대상에 포함했다. 지침이 도입되면서 일반화물차의 대·폐차 규정에 당초 허가제에선 없던 불필요한 적재량 규제 조건들이 붙었다. 지난 2003년 화물연대 파업의 도화선이 된 공급과잉을 조절하기 위해 차량 대형화를 규제하려는 정부 의도로 풀이된다.

대·폐차 규정에 따라 5t 미만인 화물차를 보유한 물류업체는 반드시 동급 차량으로만 차량을 바꿔야 한다. 다만 차량을 폐차할 경우 기존 화물차 적재량의 50% 내에서 5t이 넘어가는 차량을 보유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예컨대 4t짜리 화물차를 폐차시킨 경우 6t 차량을 구입할 수 있다. 또 5t 이상인 화물차를 폐차할 경우 최대적재량의 50%를 더한 범위까지 허용된다. 10t 차량을 폐차할 경우 15t 차량을 대차할 수 있는 식이다. 이 규정에서도 5t 화물차일 경우 9t 미만까지만 대차할 수 있다는 단서로 달고 있다.

뿐만 아니라 톤급 확대에 대한 기간도 규제하고 있다. 톤급을 늘리기 위해 차량을 바꾼 경우 1년 이내엔 다시 대차가 불가능한 식이다.

운송기업들은 이에 대해 1년 이내 톤급 확대를 허용하지 않는 현행 규제를 폐지하고 조건없이 대·폐차를 허용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불필요한 과다규제로 일반화물차운송사들의 영업권이 침해받고 있는 만큼 이를 풀고 영업권의 자율성을 보장해 달란 얘기다. 규제로 편법 대차가 발생할 뿐 아니라 업체에 시간·경제적인 손실을 초래하고 있다고 업계는 말한다. 또 용달화물차운송업체와 개별화물차운송업체는 톤급 범위내에서 차량 대·폐차가 조건 없이 허용되고 있어 형평성 문제도 지적되고 있다.

물류기업들은 하주기업이 운송을 일괄 위탁할 경우 해당기업이 운영하던 자가용 화물차와 운전원을 물류기업들이 인수할 수 있도록 허용해 주길 바라고 있다. 정부가 화물차 공급과잉을 조절하기 위해 올해 연말까지 신규 증차를 허용하지 않는 상황에서 차량 확대가 사실상 불가능 하기 때문이다. 증차가 허용된다 해도 신규등록, 증차, 대차의 경우 화물차 연수(차령)를 3년 이내로 제한하고 있어 그마저도 쉽지 않은 실정이다.

때문에 하주기업의 자가운송을 물류업체에 일괄 아웃소싱하는 경우에 증차를 허용해 주고 이들 차량은 차령 제한에서 제외시켜줘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는 곧 하주기업들의 3자물류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하주기업들이 아웃소싱을 하고 싶어도 화물차 및 운전원 처리문제로 쉽사리 결정을 하지 못하는 사례가 많기 때문.

수출입 ‘컨’운송 규제로 ‘발 동동’

수출입 컨테이너화물운송 차량의 규제 물류기업들에겐 골칫거리다. 도로법은 수출입용 컨테이너운송 차량의 운행 기준을 길이 16.7m, 폭 2.5m, 높이 4m, 총중량 40t, 축중(바퀴축에 가해지는 무게) 10t으로 제한하고 있다.
업체들은 현실적으로 이같은 규제는 지키기 곤란한 경우가 허다하다고 말하고 있다.

당장 높이의 경우 샤시 차량이 하이큐빅 컨테이너를 적재하면 그 기준을 넘어버려 규정을 위반하게 된다. 샤시 차량 높이 1.4m, 하이큐빅 컨테이너 높이 2.9m로 총 높이는 4.3m가 되기 때문. 하이큐빅 컨테이너 전용샤시 운행을 허가해주는 제도가 운영되고 있긴 하다. 하지만 이마저도 노선별 허가된 차량만 운행이 가능한데다 전용 차량 구입에 따른 이중투자로 기업들 부담을 가중시킨다는 지적이다.

또 중량제한의 경우 총중량이 40t 미만이라도 축중 10t을 넘는 사례가 종종 발생한다는 점도 문제다. 수출입 컨테이너는 하주가 실어 봉인까지 하기 때문에 화물이 고르게 실리지 않을 경우가 많다. 운송업자는 화물이 어떻게 컨테이너에 실렸는지 확인할 수 없어 수입면장에 기록된 총중량만 믿고 운행하다 축중 제한에 걸려 낭패를 당하기 십상이다.

운송회사들은 수출입 컨테이너에 한해 높이를 4.3m 완화하고 중량의 경우 총중량은 현행 40t을 유지하되 축중 제한을 12t으로 늘려 줄 것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 이럴 경우 하주기업에 대한 물류비 절감 뿐 아니라 이중투자를 줄일 수 있어 물류 경쟁력 강화에도 도움이 된다는 주장이다.

물류업계는 항만배후도로에서의 중량제한도 완화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컨테이너 화물 운임이 박스당 부과되는 점 때문에 하주들이 가능한 많은 화물을 컨테이너에 실으려 하는 점은 화물차의 과적 운행을 부추기는 요인이 되고 있기 때문.

특히 중국에서 반입되는 대다수 화물은 실제 중량이 적하목록상에 기재된 중량보다 무거운 경우가 많아 이들 화물을 실어나르는 차량은 과적 단속에 적발되는 사례가 부지기수다. 제3국에서 들어오는 환적화물은 중량을 초과하는 경우라도 재포장을 할 수 없어 과적 단속을 피할 길이 요원한 실정.

또 20피트 컨테이너(TEU) 2개를 싣고 운행할 수 있도록 전문 제작된 컴바인 샤시도 과적단속에 자주 걸리는 단골손님이다. 40피트 컨테이너(FEU) 1개만 실을 경우 중량제한을 비켜갈 수 있지만 2TEU를 운송하는 경우는 중량제한을 넘어버린다. 때문에 과적단속을 피하기 위해 총중량을 맞춰가며 화물을 선별해 실어야 하는 처지다.

하지만 실제 물류현장에선 본선 하역작업 후 ODCY(부두밖 장치장)로 셔틀운송할 경우 선별할 시간적인 여유가 없는데다 경제성을 이유로 컨테이너 2개를 싣고 무조건 운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단속에 적발될 경우 운전기사 및 해당 운송사는 각각 2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어야 한다.

물류기업들이 중량제한과 운행상 번거로움으로 컴바인 수송을 포기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일반 컨테이너 차량으로만 운송하는 것이다. 이는 부산시내 도로에서 발생하는 심각한 교통체증의 원인이 되고 있어 또다른 문제로 지적된다. 현재 부산항을 오가는 수출입 화물중 8% 가량이 컨테이너 차량으로 운송되고 있으며 특히 감천항과 북항에서 발생하는 환적화물은 부산시내 도심 간선도로를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물류업계는 지난 2004년 9월 개통된 부산항 부두순환도로(자성대부두-감만부두 방향)의 컴바인 수송을 허용해 줄 것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국내 최대 무역항이자 세계 5위 항만이란 부산항의 특수성을 감안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것. 컴바인 수송이 가능해지면 연간 150만대 정도의 차량운행이 줄어 부산시내 교통체증이 개선될 뿐 아니라 부산항의 체선·체화현상도 해소돼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외국인 고용으로 인력난 완화되길

물류기업들은 또 최근 표면화되고 있는 업계 인력난을 들어 외국인 고용허가 업종에 물류업을 포함시켜 줄 것을 내심 바라고 있다. 현재 서비스업 중 외국인 고용이 허용되고 있는 업종은 음식점업, 냉장·냉동창고업 등 8개 산업에 불과하며 이마저도 외국 국적 동포에 한해서만 취업이 가능한 실정이다.

물류업계는 노동인력 공급부족 현상은 제조업, 농축산업 뿐 아니라 물류업등 서비스 분야에서도 발생하고 있다고 말한다. 특히 물류업은 최근 들어 3D업종이란 인식이 확산되면서 인력확보가 어렵고 이직률도 높아 전반적인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물류기업들은 물류업의 가격·운영 경쟁력 강화를 위해선 원활한 노동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정부의 용단을 촉구하고 있다.

이밖에 최근 공급과잉에 따른 출혈경쟁으로 운임이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점을 이유로 운임 신고제를 부활시켜야 한다는 주장도 물류업계 내부에서 고개를 들고 있다.

원가상승과 사회적 비용의 변화요인을 반영해 표준운임을 신고, 물류비 부담의 합리적인 조정근거를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적정운임 산정은 한국교통연구원 등 전문연구기관의 원가계산 용역을 거치고 운임신고는 화물차운송연합회 등 관련단체에서 맡으면 절차상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또 사업용 화물차의 고속도로 통행료 인하도 물류업계의 숙원사항이다. 화물차는 고속버스에 비해 수입은 낮은 편임에도 통행료는 1만원 가량 높다. 수입은 고속버스가 45인승 기준으로 대당 89만원 가량이나 화물차는 11t 기준으로 고속버스의 25% 수준인 22만원 정도로 파악된다.

물류기업들은 통행료 용도가 도로 파손 복구보다는 고속도로 신설을 위한 재원마련인 만큼 수익자 부담원칙에 따라 화물차가 고속버스보다 싼 통행료를 지불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한다. 버스는 특히 전용차로 설치 등 혜택을 받고 있음에도 통행료도 낮은 수준이어서 화물차와 형평성이 맞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물론 10t 이상의 화물차에 대해 심야운행 50% 할인제도가 운영되고 있긴 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사고방지와 초과근무수당 지급 기피로 심야운행이 줄고 있는 추세여서 현실적으로 할인의 수혜가 크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물류업계는 사업용 화물차의 통행료를 고속버스 수준으로, 빈차 운행의 경우 고속버스의 70% 수준까지 낮춰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나아가 야간운행 할인율은 고속버스 요금의 50% 수준으로 낮추고 대상도 5t 이상 차량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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