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6-26 11:21:00.0

화물연대 파업이 남긴 풀어야 할 숙제들

화물연대 파업의 후유증은 대단하다. 파업으로 인해 선사, 하주, 육상운송업계 더 나아가 국민 모두가 피해자인 셈이다. 물류대란이 일어날 경우 국가경제가 어떻게 된다는 것을 이번 화물연대 파업이 잘 입증해 줬다. 다행히 예상보다 조기에 파업이 타결됐다는 데서 안도하고 있는 분위기다.

비교적 조기에 타결된 화물연대 파업과 관련한 협상은 정부, CTCA(컨테이너운송회사협의회), 대형 하주, 화물연대를 중심으로 관련 당사자들이 서로의 입장만을 고집한 것이 아니고 거시적으로 어려운 국가경제를 생각해 가며 한발씩 양보했다는 점에서 고무적인 결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하지만 화물연대 운송거부사태를 일으킨 본질적이고 시장 구조적인 폐해를 근절치 못한다면 앞으로 이같은 파업사태는 계속 반복될 것이다.

우리나라의 무역의존도는 그 어느나라보다 높다. 무역의존도가 70% 달하는 우리나라의 경우 하주공장과 항만간 물류의 동맥을 이어주는 육상운송의 단절은 항만물류기능을 마비시키고 선박의 기항을 제한시키거나 아예 인근 국가 항만으로 돌리게 함으로써 치열한 동북아 항만 허브 경쟁에서 우리 항만의 입지를 좁게 만드는 최악의 악재로 작용하게 된다.

동북아 물류허브를 국가 전략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우리정부로선 화물연대와 약속한 지원대책중 최저임금제 역할을 하는 표준요율제의 바람직한 방향으로의 법제화, 다단계 및 지입제 등의 전근대적인 물류체계 개선 방안 등을 통해 실질적인 물류선진화 토대를 구축해야만 할 것이다.

자영업자 형태의 화물연대 차주들도 시장경제의 틀속에서 노동기본권을 보장받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마련과 함께 운임협상력을 높일 수 있는 근본적인 방안을 모색하고 그에 대한 적절한 지원을 정부측에 적극 건의하는 성숙한 자세를 보여야 여론의 지원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일시적인 운임인상에 도취돼 본질적인 해결방안 강구를 정부당국에만 의존하는 피동적인 자세를 취해선 안된다. 정부측의 실태조사 등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함으로써 물류선진화를 위한 적극적인 참여자로서의 역할을 보여주도록 진정으로 노력해야 한다.

한편 이번 화물연대 파업으로 부산항 등 우리 주요항만이 환적항으로서의 매력을 잃게 되지 않을까 크게 우려되고 있다. 따라서 정부측은 국적선사는 물론이고 국내 항만에 기항하는 외국적선사에 대해 각별한 관심을 갖고 이같은 사태가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메시지를 보내야 할 것이다.

이번 파업사태가 장기간 계속됐다면 부산항 등을 환적항으로 이용하고 있는 세계 유수선사들은 분명 환적항의 이전등을 보다 강도 높게 논의했을 것이다. 일부 외국선사들은 실제로 이번 파업중 막대한 피해를 보게 되면서 노사문화가 제대로 정착되지 않은 우리나라에 크게 실망, 환적항 이전을 신중히 검토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번 화물연대 파업이 물류대란의 엄청난 경제적 손실외에 국가 신인도를 크게 손상시킴으로써 물류분야 뿐아니라 국가경제에 치명적인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깊이 인식시키는 계기가 됐다. 따라서 정부의 후속조치들이 피부로 와닿을 수 있도록 제도적 물류선진화에 총력을 기울여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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