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9-01 15:15:00.0
원가상승·불투명성등이 화물운송시장 불안정 초래
다단계 운송거래구조 근본적 개선 필요
/화물운송시장 안정화를 위한 정책과제
국내운송에서 절대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화물자동차 운송시장은 매년 크고 작은 집단운송거부가 일어날 만큼 불안정한 상황이다. 경유가 급등과 같은 외부 환경에 취약하고 비효율적 구조의 고질화 등으로 인해 안정화를 이루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되고 있는 화물자동차 운송시장의 불안정성 원인을 꼼꼼히 따져보고, 시장안정화를 통해 선진화를 꾀할 수 있는 정책적 방향과 중점추진과제를 한국교통연구원 정승주 화물운송시장정보센터장이 알아봤다.
지난 6월 중순, 2003년에 이어 다시 물류대란이 현실로 나타났다. 2003년의 물류대란은 면허제에서 등록제로 진입규제가 급격하게 완화됨에 따라 화물자동차 운송시장에서 차량의 공급과잉이 초래됨으로써 일어났다. 반면 이번의 물류대란은 경유가 급등에 따른 체선상 악화가 직접적으로 작용한 측면이 크다. 경유가은 업종, 차종에 관계없이 모든 운수사업자의 운송원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에 운송거부 차량규모도 2003년을 크게 상회했다.
이번의 대규모 집단운송거부는 5년만에 다시 발생한 것이기는 하나, 화물자동차 운송시장에서는 매년 크고 작은 집단운송거부가 있어 온 게 사실이다. 이는 화물자동차 운송시장이 지속적으로 불안정한 상황에 있다는 의미이다.
화물자동차 운송시장은 복잡한 구조로 형성돼 있어 시장 불안정도 복합적인 요소들에 의해 기인했을 가능성이 크다. 화물자동차 운송시장은 경유가 급등과 같은 외부환경 변화에 취약하고, 시장 내부적으로도 비효율 구조가 고질화돼 있다는 점이 줄곧 지적돼 왔다. 문제는 화물자동차 운송이 국내운송에서 절대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어 국내경제 활동에 미치는 영향규모로 볼때 시장의 불안정을 무시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시장의 안정화는 결국 시장의 선진화로 연결된다는 점에서 화물운송시장 불안정성의 원인을 꼼꼼히 따져보고 시장 안정화를 위한 정책적 방향과 중점 추진과제를 모색해야 할 시점이다.
최근 화물자동차 운송시장 불안정의 원인으로는 경유가 급등에 따른 운송원가 상승을 먼저 꼽을 수 있다. 2007년 이전만 하더라도 정부의 제1차 및 제2차 에너지세제개편에 따라 경유가가 꾸준히 상승되기는 했으나 리터당 1200원 전후에서 비교적 안정돼 있었다. 이러한 경유 가격의 추이는 작년초부터 깨졌다. 작년 3월말 경유의 리터당 가격이 1200원 수준에서 올해 7월말 기준 1910원대 수준에 이르러 1년 남짓에 60%나 급등한 것이다. 타 산업과 비교해 볼때 경유가 급등은 화물자동차 운송업체나 화물차주에게 보다 큰 원가 상승 압박으로 작용한다.
화물차주의 경우, 화물자동차의 총운행비용에서 유류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50%에 이른다. 한국교통연구원 화물운송시장정보센터 조사자료에 따르면, 컨테이너 화물차주의 총운행비용 대비 유류비 비중이 2007년 1/4분기 49.1%에서 2008년 1/4분기 52.3%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순수입도 전반적으로 크게 감소했다. 7월부터 경유가격이 다소 안정되고는 있으나, 문제는 당분간 2007년 이적과 같이 리터당 1200원 이하로 하락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최근의 국내물가 추이를 보건대 운송시장 외부에 의한 원가상승요인은 여전히 잠재해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화물자동차 운송시장의 높은 불투명성과 고비용 운송구조도 시장의 불안정성을 증가시키는 요인이다. 화물자동차 운송시장에서의 운송거래는 일반적으로 하주-주선업체-운송업체-개별·지입차주의 단계를 거치는 구조다. 하주의 운송의뢰를 받은 운송업체가 직접 운송하지 않고 개별·지입차주에 다시 의뢰하는 이유는 대부분의 운송업체가 화물자동차를 보유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차량 1대로 영업하는 1대 사업자, 즉 이들 개별차주 및 지입차주가 소유하는 화물자동차대수는 전체 영업용 화물자동차 등록대수의 90%를 훨씬 상회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결국 운송업체 또는 주선업체는 하주와 지입차주간 중개역할을 담당하게 되는데, 이때 여러 운송업체 또는 주선업체의 중개를 거칠 가능성이 커지게 된다. 개별·지입차주는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근원적으로 한계를 가질 수 밖에 없고, 화물 확보에 있어서도 여력이 없어 화물을 확보해 주는 운송업체나 주선업체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 화물자동차 운송시장에서 운송업체와 주선업체 수가 총 2만여개를 상회하는 것도 이러한 점을 뒷받침한다 하겠다.
시장에 있어 주선업체가 다수 존재하고 운송업체가 영세하다는 것은 물류정보체계가 미분화된 구조를 형성하도록 하는 요인이 된다. 시장정보의 미분화는 운송거래의 투명성 악화로 이어져 실제 운송거래에 있어 다단계 운송거래의 원인이 되고 있다. 이러한 시장의 복잡성과 거래정보의 미분화로 화물자동차 운송의 수송효율성은 저하하게 된다. 따라서 경유가 급등과 같은 원가상승요인이 발생하게 되면 그 여파는 거래단계의 말단에 위치한 영세 지입차주로 전가되게 된다. 운송원가 상승에 따라 운임을 인상해도 말단의 지입차주까지 제대로 이전되지 않은 구조는 기본적으로 시장의 신뢰성을 저하시킨다.
이러한 시장의 신뢰성 저하는 이해당사자 간의 긴장을 극대화시켜 시장의 불안정성을 높이게 된다. 화물연대의 집단운송거부 움직임이 주기성이 띠는 이유도 이러한 신뢰 저하가 한 몫 한다는 판단이다.
화물자동차 운송시장은 낮은 진입비용, 다수의 시장주체 존재, 민간시장 등의 특성이 있다. 화물자동차 운송시장은 속성상 화물차 1대로 운송서비스가 가능해 진입비용이 낮을 수 밖에 없는 시장이다. 따라서 화물자동차 운송시장은 많은 사업자들이 존재할 수 밖에 없으며, 특히 영세사업자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돼 있다. 화물자동차 운송시장은 육상운송수단인 철도화물과는 달리 민간 사업자에 의해 작동되는 민간시장이다. 1980년대 이후 선진국을 위시한 대다수 국가들도 화물자동차 운송시장의 자율성을 확대하는 규제완화조치를 취하고 있는 것이 이를 반증한다.
화물자동차 운송은 철도, 해운, 항공 등의 운송수단과는 비교할 수 없는 높은 접근성을 지닌 최고의 운송수단으로 전체 경제 및 기업활동을 전방위로 지원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197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선진국들은 국가에서 운영하는 철도화물 운송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화물자동차 운송시장을 규제해 왔다. 그러나 국가경제활동을 지원하는 주축수단인 화물자동차 운송을 구제함으로써 국가경제의 경쟁력을 저하시킬 수는 없어 1970년대 말 이후 규제완화를 추진할 수 밖에 없었다.
우리나라도 세계적인 규제완화 추세에 따라 1999년 화물자동차 운송시장이 등록제로 전환됐다. 그러나 2003년 물류대란 이후 허가제와 상시적 수급조절제가 도입돼 화물자동차 운송시장이 인위적으로 엄격히 규제되고 있다. 화물자동차 운송시장의 작동은 진입규제와 가격규제로 이뤄지는데, 지난 6월의 화물연대 집단운송거부의 여파로 표준운임의 도입 등 가격규제마저도 시행될 상황이다.
강력한 규제에 의존한 정책의 집행은 단기적으로는 기존 운송사업자의 안정성을 제고해 시장의 불안정성을 완화해 줄 수 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경유가 급등 등의 외부변화요인에 대응하기 어렵게 하고, 영세지입 차주 중심의 영업구조, 다단계 운송서래구조 등 고비용 운송구조를 고착화하는 요인이 된다. 결과적으로 시장 특성에 대한 고려가 미흡한 정부의 규제 위주 정책은 시장의 탄력성을 저하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해 경쟁력 저하에 일조하고 있는 것이다. 시장구조의 전근대성과 경쟁력의 저하는 결국 시장의 정체와 수익구조의 악화를 가져와 시장 불안의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다 하겠다.
현행 허가제는 과거 면허제에 뒤지지 않는 매우 강력한 진입규제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세부 영역(차종, 업종, 지역 등)별로 화물차의 적정공급량을 산정해 인위적이고 일괄적으로 허가여부를 결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종의 총량제인 셈이다.
현행 허가제는 화물자동차 운송시장의 고유특성을 감안해 보면 지속가능한 진입규제방식이라 보기는 어렵다. 화물자동차 운송시장은 차량 1대로 운송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특성을 지녔고, 진입비용도 매우 낮은 시장이다. 더욱이 차종, 업태 등의 다양성으로 인해 서비스 형태가 매우 복잡하고 다양하다는 점에서 규제의 실익도 불확실하다.
이런 점에서 진입규제를 하되 허가권자가 인위적으로 규제하는 요소는 최대한 지양해 시장경제의 원리가 작동되도록 환경을 조성해 주는 규제개혁정책이 무엇보다도 요구된다. 1999년 등록제 전환의 정책적 경험을 살려 진입규제의 개선은 시장에 급격한 영향을 주지 않는 방식으로 추진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1999년 등록제 시행은 2가지 측면에서 우리에게 교훈을 남겼다. 하나는 규제완화를 IMF 외환위기 직후에 시행했다는 점이다. 진입비용이 낮은 시장에 대해 경제여건이 최악인 시기에 실시한 탓에 급굑한 시장진입을 초래했다. 다른 하나는 시행된 등록제는 면허제와 비교해 과도한 수준의 규제완화라는 점이다. 즉, 등록기준이 형식적인 요건(최저기준대수 및 자본금)으로 구성돼 있어 진입규제의 효과가 극히 미흡했다.
진입규제와 함께 화물자동차 운송시장을 작동하게 하는 가격규제는 현재와 같은 자율운임제를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현재 논의되고 있는 표준운임제는 시장특성과 실효성의 측면에서 득보다는 실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신 운임거래의 투명성을 제고하는 제도적 보완책을 마련하는 방향으로 모색되는 것이 필요하다. 이러한 점에서 정부는 시장경제의 원리가 작동되도록 보장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감시하는 역할을 보다 비중있게 담당할 수 있는 여건을 확보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 하겠다.
다수의 시장운영주체가 존재하는 화물자동차 운송시장에서 시장주체 간 거래관계의 공정성과 투명성 유지는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다단계 운송거래 구조를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다양한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운송거래구조의 개선은 크게 ▲거래구조의 단순화 ▲거래의 투명화 ▲시장정보의 신속한 제공 등이 실현되는 방향으로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가령 거래의 복잡성을 야기하는 지입차주 및 개별차주를 운송서비스망으로 묶어주는 노력이 한 예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운송거래의 투명화는 계약과정에서 요구되는 관련서류 및 정보교환을 명확하게 하는 각종 방안들을 제도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또 시장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 시장에 유익한 정보를 체계적으로 제공하는 간접적인 방법으로도 시장의 투명성을 높이도록 해야 한다.
영업용 화물자동차 운송은 비영업용 화물자동차에 비해 단위수송비(톤-km당 수송비)가 대략 60% 수준에 불과하다. 더욱이 우리나라의 국내 화물수송량(톤-km 기준)의 73%를 차지하고 있는 화물자동차 운송부문에서 비영업용 화물자동차의 수송분담(톤-km 기준)이 64%에 이르고 있다. 국가물류의 효율성 제고를 위해서도 비영업용 화물자동차의 이용물동량을 영업용 화물자동차로 전환하는, 즉 제3자물류를 활성화하는 노력이 중요하다.
그러나 지금까지 화물자동차 운송산업에 대한 지원은 유가보조금, 통행료 할인 등 화물차주에 대한 직접적인 지원 중심으로 이뤄졌다. 화물자동차 운송산업의 체질개선 및 시장활성화에 대한 지원은 미미한 편이다. 차주의 근로조건, 차량의 운행조건 등과 관련된 사회적 규제를 선진국 수준으로 개선하는 방향으로 다양한 정책이 추진돼야 한다. 운송서비스의 질을 개선하는 노력 외에 영업용 화물자동차 운송시장의 규모를 늘릴 수 있는 활성화대책도 병행해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단기적으로는 수급을 인위적으로 조절하는 현행 허가제를 탄력적으로 운영하는 제도적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 이를 위해 적정공급량 산정을 통해 시장에서 차량공급을 결정하는 공급기준제도의 폐지를 전향적으로 검토한다. 대신 형식적으로 이뤄져 시장진입의 실질적인 검증이 어려운 허가기준의 실효성을 제고하는 방안을 강구한다. 가령 운수사업자의 경영능력, 재무능력, 신용도를 세밀하게 평가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다. 요컨대 허가기준에 따라 시장진입이 자율적으로 결정되도록 하는 제도적 환경을 만드는 것을 말한다.
장기적으로는 허가제를 폐지하고 등록제로의 전환을 추진한다. 다만 1999년 등록제 전환의 경험을 고려해 등록기준은 허가그준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해 진입제도 변경으로 인한 시장에서의 단기간 영향을 최소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등록제 전환은 적용이 용이한 업종부터 순차적으로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가령 1톤 이하 용달화물차량의 경우 진입비용이 매우 낮은 점을 고려해 우선 적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화물자동차 운송사업에서 유류비가 원가에서 차지하는 높은 비중을 고려해 운임에 유류할증료를 부과하는 방안을 전향적으로 검토한다. 유가 변동에 연동해 비용 상승분을 보전하기 위해 항공 등에서 적용돼 온 유류할증료는 시장안정화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특히 개별 및 지입차주 중심의 영업구조에서 하주로부터 운임이 말단의 개별차주에 제대로 이어지도록 하는 효과도 기대된다.
화물연대에서 요구하고 있는 표준운임제는 현행 허가제하에서 운임까지 규제할 경우 시장이 급속도록 경직될 것으로 예상돼 시행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대신 강제성이 없는 참조원가제의 도입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참조원가제는 공정하고 공신력있는 기관에서 원가분석을 통해 시장에서 참조할 수 있는 원가의 원단위를 제공해 운송거래 시 활용하게 하는 제도를 의미한다. 현재 프랑스 등 일부 국가에서 시행되고 있다.
참조원가제의 도입을 위해 먼저 운송원가 조사분석 및 원가 원단위 산정 방법체계를 구축하고(1단계), 참조원가제의 운영기관(또는 위원회)의 설립을 통해 체계적인 운영(2단계)을 도모한다. 프랑스의 경우 공공기관인 CNR(정부, 업계, 학계 공동참여기관)을 통해 참조원가를 주기적으로 시장에 제공하고 있다. 프랑스의 참조원가 적용사례를 벤치마킹하되 직접적으로 우리나라에 적용하는 데는 신중한 검토가 요구된다. 프랑스의 경영구조(업체 중심 경영)와는 달리 우리나라의 경우(지입차주 중심 경영)는 운송원가 및 운임의 정확한 산정이 보다 더 어려운 현실이기 때문이다. 공신력 있는 기관에서의 조사·분석·검증체계의 마련이 전제돼야 한다.
화물자동차 운송시장의 다단계 알선은 현 시장구조에서 관행화돼 있는 것으로 단속에 의한 개선의 실효성은 의문이다. 대신 개별 또는 지입차주의 공동주선, 공동수송을 촉진하는 공동운수회사 또는 조합형 공동운수 등의 다양한 형태로 개별 및 지입차주를 운송서비스망에 편입시키는 제도적 지원방안을 마련한다. 즉, 미분화된 개별차주 중심의 영업단위를 그룹화해 '하주 → 주선업체 → 운송업체 → 차주'형태의 운송구조를 '하주 → 주선업체 → 운송업체' 또는 '하주 → 공동운송회사 → 차주' 형채로 개선하자는 것이다.
이럴 경우 화물차주들의 화물 확보능력 제고를 통해 시장에서의 영세운송업체 및 알선업체의 난립완화 등 물류정보흐름의 불투명성을 완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개별차주 또는 소규모 운송업체가 전국, 지역별, 사업영역별(예: 컨테이너운송, 철강운송 등)로 운송협력 및 정보네트워크 체제를 구축할 수 있도록 세밀한 지원계획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개별차주 및 지입차주의 그룹화를 위해 기존의 화물자동차 운송가맹사업을 활성화할 필요도 있다. 화물자동차 운송가맹사업은 비정상적인 거래관계를 개선하고 영세한 화물자동차 운송사업자를 지원하기 위해 2004년 1월에 신규업종으로 신설됐으나 경영실적이 저조한 상황이다. 현재 6~7개 업체가 허가를 받았으나 대부분 활동이 미약하다. 제도적인 면에서는 현재 운송업체 2곳 이상 가맹회사의 가맹점 가입불가, 동일가맹사업소속 주선업체와 거래불가, 지입차주 가입불가 등 사업 수행상 제약이 다수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화물자동차 운송가맹사업의 활성화를 위해 가맹업체의 승인을 전제로 주선가맹점과 운송가맹점 간 정보유통 허용, 차량 실소유주(지입차주)의 가맹점 가입 허용 검토 등을 전향적으로 추진한다. 이러한 정책적 조치들이 실효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법적으로 허용하지 않고 있는 지입제를 개선해 지입차량을 법적 테두리 내로 편입시키는 제도적 노력도 병행돼야 한다.
운송거래의 축소를 위해 운송업체의 직영차량을 보유토록 하는 제도적 지원책도 마련해야 한다. 2003년 물류대란 및 이번 화물연대파업 등을 통해 운송업체는 지입차량 위주로 운영해왔던 인식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 운송업체가 일정부분 직영차량을 보유하도록 다양한 세제·재정상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방안을 강구한다. 이럴 경우 화물운송업체의 직영차량 보유로 운송거래단계가 축소되고 차주의 운송거부사태에 따른 영향을 감소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시장주체들의 시장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 간접적으로 시장의 불안정성과 구조의 개선을 도모할 수 있다. 이를 위해 화물자동차 운송시장을 나타내는 시장정보와 지표를 체계적으로 조사, 분석, 제공하는 시장모니터링체계의 구축을 추진토록 한다. 현재 한국교통연구원 화물운송시장정보센터에서 화물차주 중심의 실태조사를 수행하고 있으나 비영업용 화물자동차운송부문, 하주부문, 운수업체부문에 대한 조사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장기적으로는 프랑스의 CNR과 같이 표준운송원가 산정, 운송시장 연구, 영세업체의 원가산정 지원프로그램 개발 및 제공 등과 같은 고부가가치의 시장정보 제공체계를 구축도록 해야 한다.
화물자동차 운송은 지역존 간을 운행함에 있어 존의 특성(화물발생량 중심 존, 화물도착량 중심 존) 등에 따라 화물운송량의 불균형이 상존한다. 화물품목, 하주, 운송형태 및 서비스 등도 다양해 화물운송량의 수급불균형이 빈번하게 발생한다. 결국 화물자동차 운송시장은 다단계 운송거래가 자연 발생하는 측면이 있다. 다만 불공정 계약을 통한 악성 다단계 운송거래를 어떻게 최소화하느냐가 관건이다.
이런 측면에서 거래의 투명성 제고를 위해 현행 다단계 운송거래 금지조항의 폐지를 전향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현행 다단계 거래 금지조항은 단속 및 제재의 실효성이 낮고 운송거래의 특성상 다단계 운송거래가 필연적이기 때문이다. 대신 다단계거래를 줄이기 위한 제도적 방안의 마련이 요구된다. 대안으로 운송업체가 확보한 화물의 일정비율을 직접 운송하게 하는 직접운송비율제의 도입을 검토할 만하다. 운송계약에 있어서도 하주의 지불운임을 계약서에 명시하는 방안과 대금결제의 가시성과 신속성을 제고하기 위해 신용카드 및 기업결제카드 사용 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의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사회적 규제의 강화도 요구된다. 먼저 운전시간 제한제의 도입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 장거리 운전자의 주당 운전시간(운행시간+운행 외 업무시간) 제한제를 도입해 안전 제고와 차주의 근로여건을 개선한다. 운전시간 제한제 도입과 함께 과적, 과속의 규제기준을 강화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총운전시간 제한제와 함께 운전자의 의무휴식시간제 도입도 검토한다. 이러한 사회적 규제의 강화는 물동량을 간접적으로 증대시키는 효과도 있어 시장 안정화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또 운수사업자 및 운전자에 대한 직무교육프로그램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사업자와 운전자를 차별화하는 전문 직무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전직을 희망하는 운전자를 위한 전직교육프로그램을 지원해 시장 퇴출이 용이한 환경도 마련한다. 장기적으로는 전문교육기관을 설립해 체계적인 직무교육이 이뤄지는 환경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한국교통연구원 정승주 화물운송시장정보센터장은 화물자동차 운송시장은 다양하고 다수의 시장운영 주체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상충하는 시장이라는 점에서 난마처럼 얽힌 시장 내 문제들을 근본적이고 합리적으로 개선하기 위해서는 시장과 관련되는 모든 이해주체(하주, 운수업체, 차주, 정부 등)들 간의 동의가 선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결국 화물자동차 운송시장의 개선과 관련한 정책들은 정부를 포함해 이들 시장주체들 간에 사회적 협약안을 마련한다는 심정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 제도적 개선을 위한 사회적 협약안에는 시장진입제도, 시장구조, 근로조건 등 사회적 규제제도, 각종 지원제도 등을 모두 망라할 수 있다. 일단 시장주체들이 동의하는 사회적 협약체결이 이뤄지면 그 추진과정에서 화물자동차 운송시장의 투명성이 크게 증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런 점에서 프랑스의 콩트라 드 프로그레(Contrat de progres) 사례는 참고할 만하다. 콩드라 드 프로그레는 1980년대 중반 실시된 규제완화에 따른 운임 급락 등 화물자동차 운송시장에서의 다양한 부작용을 해소하기 위해 프랑스정부가 1994년에 마련한 일종의 사회적 협약안을 말한다.
개선안의 시행은 주무부처인 국토해양부가 담당할 것이나 사회적 협약안의 도출은 범부처 위원회를 설립해 마련하는 것도 검토할 만하다. 개선안에 포함될 내용이 국토해양부 소관사항 외에 다수 부처에 걸쳐 있기 때문이다. 결국 근본적인 시장안정화의 물꼬는 정부가 열어줘야 한다. 이를 위해 정부는 시장운영주체 간의 이해의 공통분모를 최대화하고 이들 시장주체들이 자율적으로 시장을 꾸려갈 수 있도록 제도적 뒷받침과 지원을 마련하는 역할을 수행해야 할 것이다. 시장 불안정에 대한 책임을 시장주체들이 분담하는 여건을 마련하는 것이 시장안정화의 선행조건일 것이기 때문이다. <안지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