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분야의 크레비즈(CreBiz)는 물류정보로부터...
요즈음 신문이나 TV뉴스 등 메스컴에는 세계적인 경제위기와 유가폭등, 외환위기 등 암울한 기사가 가득하다. 연일 정부에서도 대책을 발표하고는 있지만, 비단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닌 듯싶어 위안을 삼다가도 답답함은 어쩔 수 없다.
너도 나도 무언가 새로운 돌파구를 절박하게 모색해야 하는 오늘날, 막대한 물류SOC투자나 언제 옮겨갈지 모를 불확실한 환적물동량 유치를 통해서 우리나라를 동북아 물류허브로 발전시켜야 한다는 구호는 더 이상 우리들의 관심을 끌지 못한다. 마치 선거철이 지나버린 거리에 내걸려 있는 플래카드처럼...
하지만 만약 오늘날이 정보가 세상을 움직이는 지식산업시대라는 전제하에 물류분야의 크레비즈(CreBiz) 크리에이티브 비즈니스(creative business)를 줄여 만든 신조어로 창조산업·창조사업으로도 부름. 기존의 고정관념에 얽매이지 않고 정보기술·지식·바이오산업 등 첨단 경제자원과 기존의 사업지식, 전문기술 등을 융합해 기발하고 참신한 아이디어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비즈니스를 통틀어 이르는 개념 - 네이버 백과사전에서를 그간 물류활동과정에서 축적된 막대한 정보를 기반으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물류정보 분야에서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끝없이 펼쳐지고 있는 동북아지역 공항 및 항만확충경쟁 상황 하에서 물류정보화는 대규모 사회간접자본의 확충에 비해 많은 돈이 소요되는 것도 환경오염이 심한 것도, 효과도 떨어지지 않는다. 오히려 투자효율도 높고 친환경적이며 물류비효율 개선속도도 훨씬 빠른 여러 장점을 고루 가지고 있다. 더욱이 우리나라의 IT분야 경쟁력이야 자타가 인정하는바 아닌가?
우리나라 물류정보화 정책의 현주소
전략이론의 창시자인 마이클 포터(Porter M)도 한 나라의 산업경쟁력을 제고시키기 위해서는 생산요소, 수요, 관련산업 혹은 지원산업 그리고 기업전략구조 및 경쟁관계 등 네 가지 요소가 필요하고 이들 4가지 요소들이 최상의 조화를 이룰 때만이 그 나라의 국제 경쟁력도 높아질 수 있다고 하였다.
아울러 이러한 4대 요소가 지속적으로 강점을 지니고 우위를 유지할 수 있게 하는 요건은 그 나라의 정보화수준과 정보기술의 발전정도라고 하였다.
정부는 95년 종합물류정보망을 국가기간전산망 사업으로 확정한 후 13년이 넘는 기간 동안 물류정보화 사업을 꾸준히 추진하여 왔다. 그런데 종합물류정보망의 실제 운영 실태를 살펴보면 항만 등 일부 B2G분야의 EDI사업과 일부 민간에서 사용하고 있는 CVO사업 외에 물류정보화의 성과를 자신 있게 거론하기에는 아직 부족한 점이 있다.
정부에 제출하는 각종 신고서식을 전자화하고 여러 번 입력해야 했던 정보를 공유함으로써 다시금 입력하지 않아도 되는 수준은 어느 정도 수준에 다다랐다고 본다. 그리고 화물의 위치를 제때 파악하기 위한 RFID기술 응용도 부분적으로나마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정작 신고 된 정보를 양식별로 집계하는 것 이외에 집계한 정보를 물류활동을 개선하기 위해 다양하게 활용하는 데에는 아직 미흡한 점이 많다.
우리나라 물류정보화 정책은 무엇이 문제인가?
물류분야의 시의적절하고 타당한 정책을 수립하기 위해서는 적시에 정확한 물류현황을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다시 말해 물류정보화는 적시에 정확한 물류현황을 파악하기 위해서 존재하는 것이다.
물동량 발생현황과 물류비 현황, 물류경로, 물류체계, 물류시설 및 물류장비의 보유와 이용실태, 물류산업 관련 통계(업체 수, 종사자 수 등), 물류인력 및 산업물류 현황 등 물류관련 통계 및 데이터베이스(DB)는 국가차원의 물류정책 수립뿐만 아니라 기업차원의 물류관련 의사결정에 필수적인 자료들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물류정보화는 첨단물류정보시스템과 무수한 정보입력 노력으로 많은 정보를 구축하고 있음에도 정작 물류관련 의사결정에는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최근 물류분야의 정보화로 인해 물류관련 부처단위나 기업단위의 정보생산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입력된 정보는 필요이상의 보안을 이유로 정보를 독점화, 권력화하여 제한적으로만 정보를 공유하다보니 가치 있는 물류정보를 정보시스템을 통해 생산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고 이를 제때 활용할 수 없는 악순환이 계속되는 것이다.
우리나라 물류정보화 정책의 나아갈 길은 첨단화가 아닌 상생
이러한 악순환이 반복되다보니 물류관련 정부부처들과 물류활동의 주체들은 물류 정보화 사업은 성공하기 어렵다는 패배의식에 깊이 빠져있다. 아울러 정부가 구축하는 물류정보시스템은 별로 쓸모가 없다는 불신이 도처에 뿌리 깊게 박혀있다.
국가물류전반에 걸친 고려나 활용에 대한 깊은 고민 없이 단지 막연한 정보연계 및 첨단시스템만 운운한다면 그래서 정보의 독점화와 권력화만 더욱 심화된다면 우리가 꿈꾸는 물류정보를 활용한 크레비즈의 출현은 영원히 달성할 수 없는 이상에 불과하다.
이제는 구태의연한 생각들을 버리고 쓸모 있는 물류정보를 국가적 관점에서 모으는데 적극 협력해야 할 때다. 이제는 know-how의 시대가 아니라 know-where의 시대이기 때문에 폐쇄적인 정보로 배타적인 경쟁력을 가지던 시대는 지났다. 많은 정보를 생산하고 활발히 공유하는 자만이 살 수 있는 시대이다.
우리나라 물류정책의 주무부처인 국토해양부에서는 올해 말부터 쓸모 있는 물류정보를 본격적으로 가공하고 활용하기 위하여 국가물류통합정보센터라는 이름의 사업을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국가의 물류정보화 정책 13년 만에 비로소 물류정보를 활용하기 위한 노력이 시작되는 것이다.
국가물류통합정보센터 구축사업을 둘러싼 세간의 오해
국가물류통합정보센터에서 정보를 수집하면 다른 부처들의 단위정보센터들은 방문자들이 없어져 쓸모가 없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다는 점도 알고 있다. 그러나 그것은 기우일 뿐 사실이 아니란 점을 확실히 해두어야 한다.
각 단위 센터에서 수집하는 원시정보가 없거나 부정확하면 이를 통합하는 국가물류통합정보센터의 기능도 따라서 약화될 수밖에 없다. 그런 의미에서 국가물류통합정보센터는 자료 백업 센터와 엄연히 구분하여 필요한 물류정보를 가려서 가공하고 활용하기 위해 구축된다는 점을 명확히 해야 한다.
국가물류통합정보센터사업은 단기간에 눈에 보이는 효과나 수익을 거두기 위한 사업이 아니다. 10년 20년간 꾸준히 지속될 때 비로소 가치가 발생하는 사업이다. 이것은 국가적인 소프트웨어 공공 인프라구축사업이기 때문이며 1-2년 DB를 구축했다고 당장 효과가 가시화되는 사업도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구축이후에는 유지관리비를 안정적으로 지원해 줄 수 있는 제도적인 뒷받침도 따라야 한다.
최근 국가물류통합정보센터의 운영에 관심을 표명하는 공공기관들과 유사한 정보센터 구축을 서두르는 부처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국가물류통합정보에 높은 관심을 가지는 자체는 바람직하지만, 자칫 이것이 물류정보를 권력화하려는 혹은 본 사업을 수익사업의 일환으로 바라보는 헛된 욕심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었으면 하는 바람 간절하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