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6-04 14:09:00.0

녹색성장을 위한 녹색물류활동

기고/ 김현수 경기대학교 산업경영공학과 교수
폐전기전자제품을 중심으로

1992년 브라질의 리우선언 이후 전 세계는 해를 거듭할수록 환경과 관련된 이슈들을 끊임없이 제기하며 이와 관련된 기술들을 개발하고 있다. 특히 환경 관련 분야 중에서도 온실가스 감축에 관한 이슈들은 환경보전을 위한 우선적 목표로 부각되고 있다. 이러한 배경 하에서 지난 1997년 일본 교토에서 열린 제3차 UN당사자국 총회에서는 선진국의 온실가스 의무감축을 결의하는 교토의정서를 채택하여 2008년부터 2012년까지 CO2 배출량을 1990년 대비 평균 5.2% 감축하는 목표가 수립되어 현재까지 선진국들은 이를 실행하고 있다.

또한 교토 의정서 준수 기간이 완료되는 2012년 이후의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2007년 12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제13차 UN기후변화회의가 개최되어 일명 포스트-교토(Post-Kyoto) 즉 발리 로드맵을 채택하였다. 아직 감축량이 결정된 것은 아니지만 2009년 덴마크 코펜하겐 회의(제15차 UN기후변화회의) 전까지 협상을 통해 우리나라도 감축 목표치를 제안해야 하는 상황이다.

현재 온실가스 배출량 세계 9위, GDP 세계 11위, 교역량 세계 12위, 그리고 OECD 가입국가인 우리나라의 경우 새로운 온실가스 감축의 적용 1순위 후보국가로 거론되고 있다.

온실가스 감축 이슈 외에도 국제표준화기구나 EU, 그리고 각 국가에서는 자국의 환경 보호, 오염 예방, 자원절약의 촉진 등을 목표로 환경경영과 관련된 표준 또는 법령들을 제정하여 시행하고 있다. 소비자로부터 수명이 종료된 제품을 생산자 책임 하에 회수하여야 한다는 각 국가의 EPR(생산자책임회수), 폐전기전자제품은 폐기시 회수하여야 한다는 유럽의 WEEE(폐전기전자제품재활용), EU 내 연간 1톤 이상 제조, 수입되는 모든 물질에 대해 화학물질의 등록, 평가, 허가 및 제한을 받도록 하는 REACH(화학물질의 등록관리), 납,수은,카드뮴6가크롬 등의 6대 금지물질에 대한 제품 불포함을 제한하는 RoHS(위험물질관리) 등의 환경규제들이 시행되고 있다.

이러한 법적 규제에 대응하기 위하여 국내의 산업계도 다양한 노력을 벌써부터 실시해오고 있다. 특히 텔레비전,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개인용 컴퓨터, 오디오, 이동전화기, 프린터, 복사기, 팩시밀리 등의 전기전자제품에 대한 생산자책임회수 정책은 가전사들이 출자한 (사)한국전자산업환경협회를 중심으로 지방자치단체, 가전사 물류센터, 재활용센터들이 소비자들로부터 폐기된 전기전자제품(이하 폐전기전자제품이라 함)에 대한 회수 및 재활용을 실시하고 있다. 또한 최근에는 폐전기전자제품에 대한 회수 및 재활용 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감축할 수 있는 방법들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폐전기전자제품의 배출은 앞으로도 상당기간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경제 환경의 선진화와 소비습관의 선진화 등으로 소비자들의 소비 욕구가 증가하고 있고 이로 인해 제품의 수명주기가 빠르게 단축되어 폐기되는 전기전자제품의 양이 급속히 증가하기 때문이다.

한국전자산업환경협회에서 발표한 2005년도 전국 폐전자제품 배출량을 보면, 냉장고가 143만여대, 세탁기가 110만여대, 텔레비전이 88만대, 에어컨이 33만여대, 컴퓨터가 85만대, 모니터가 52만대, 오디오가 17만대 정도 발생되었다고 한다. 2006년에는 폐전기전자제품이 약 680만여 대 정도가 배출되었고, 2010년에는 약 940만여 대의 폐전기전자제품이 폐기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이중 대형 폐가전에 속하는 4대 품목(텔레비전,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이 약 절반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므로 이 부분에서 환경보호 및 제한된 자원의 보전, 그리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감축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녹색물류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폐전기전자제품 회수 체계에 대한 개선이 시급히 요구되고 있다. 특히 2008년부터는 국내의 EPR 법 규정에서 폐전기전자제품 및 폐자동차의 자원순환에 관한 법률이 별도로 분리되어 시행되고 있으므로 기존 물류활동의 개선을 통한 녹색물류의 구현이 매우한 역할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폐가전제품 회수 및 재활용 현황(단위 : ton)
* 출처: 한국전자산업환경협회

우리나라에 현재 잠재되어 있는 860만대의 폐전기전자제품을 적절하게 재활용(recycling)한다면 금 3,574kg, 팔라듐 1,572kg, 은 20톤, 탄탄륨 4,000kg을 추출할 수 있고 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약 2,000억원의 가치가 발생된다고 한다. 따라서, 폐전기전자제품 자체를 ‘도시광산’이라 부르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폐전기전자제품의 약 30%가 중국으로 수출되는 것으로 추정되며, 희귀금속이 많은 휴대폰의 경우 연간 1,000만대 이상이 폐기되고 있으나 겨우 200만대 정도만이 적절히 회수되어 재활용되고 있어서 소중한 자원의 해외로의 유출과 적절히 회수되지 못함으로 인한 환경의 파괴 및 제한된 자원의 부적절한 낭비가 동시에 발생하고 있다(조선일보 2008.6.20).

따라서 매년 물량이 증가하고 있는 폐전기전자제품의 발생에 대해서 정확히 회수하여 적절히 재활용처리가 실시될 수 있는 장소로 이동시키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물류활동은 그 결과가 환경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고, 제한된 지구자원을 좀 더 바람직한 방향으로 보존시키는데 큰 역할을 수행할 뿐만 아니라 이러한 물류활동 자체가 발생시키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감축시킴으로써 구체적이면서도 바람직한 녹색물류 활동을 실천하여 국가의 녹색성장에 현실적으로 이바지할 수 있는 부분이 크다고 판단된다.

현재 국내에서 발생하고 있는 폐전기전자제품의 회수에는 대략 3가지의 배출 경로가 존재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를 통해서 약 32%, 중고상 수집업체를 통해서 약 8%, 그리고 가전회사의 판매점을 통해서 약 60%의 배출된 폐전기전자제품들이 회수되고 있다.

가전회사의 판매점으로 배출되는 경우에는 배출량 대부분의 폐전기전자제품들은 자동화된 재활용처리 공정을 갖춘 재활용센터(recycling center)로 회수된다. 하지만 중고상 수집업체로 소비자가 개별 배출할 경우에는 재활용센터로 회수되는 것이 다소 힘들다. 또한 지방자치단체로 배출될 경우에는 한국전자산업환경협회 자체 조사된 결과에 따르면 약 10%의 물량만이 재활용센터로 회수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므로 철, 구리, 플라스틱 등 새로운 제품의 생산에 재사용가능한 자원순환형 원자재가 함유되어 있는 폐전기전자제품의 회수율을 높이고 불법으로 폐기되거나 매립되는 폐전기전자제품의 양을 절대적으로 줄이기 위해서는 특별히 지방자치단체로 회수되고 있는 폐전기전자제품의 물동량에 좀 더 세심한 관심을 가져야 할 필요성이 있다.

소비자가 폐전기전자제품을 지방자치단체를 통해 배출할 때는 폐전기전자제품의 수거비용과 재활용비용을 별도로 우체국을 통해 지불하는 일본과는 달리, 우리나라는 지방자치단체에 대형폐기물처리부담금 만을 소비자가 부담하고 있다.

또한 이 배출신고 사항은 한국전자산업환경협회가 운영하고 있는 적절한 수준의 재활용센터로 정보전달이 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며, 수거업체가 가정에서 폐전기전자제품을 회수하여 재활용센터로 배송할 때에만 환경부가 운영하는 ECOAS 시스템에 등록하고 있어서 수거업체가 재활용센터로 폐전기전자제품을 반출하기 전까지는 관련된 정보의 추적이 불가능하여 여러 가지 불법적 유통으로 처리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려있는 실정이다. 그 결과는 곧 환경의 오염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

반면 일본은 폐전기전자제품의 배출시 즉 소비자가 우체국에 요금을 지불할 때부터 동일한 배출 정보가 전표의 형태로 수거업체, 가전협회, 재활용업체로 전달되어 정확히 배출량과 배출일시, 수거여부, 재활용처리상황 등을 관련된 모든 기관 및 기업이 알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을 구성하고 있다.

최근 국내에서도 배출되는 폐전기전자제품의 회수율을 높이기 위한 연구들이 산학관 협력으로 이루어지 시작했다. 우선, 2007년부터 지식경제부 지원으로 RFID 기반 지능형 Green Logistics Application에 관한 기술제품 개발 프로젝트가 현재 진행되고 있다.

소비자로부터 발생된 폐기제품에 대한 재활용 단계, 유통단계에서 발생하는 반품 및 서비스를 포함한 유통/물류단계, 그리고 재활용과 유통단계에서 발생하는 재생자재를 생산 프로세스에 제공하는 자원순환형 공급체인사슬(Closed-Loop Supply Chain)에 RFID(Radio Frequency Identification) 기술을 접목한 환경물류 지원 솔루션이 개발 중에 있다. 여기에는 Green Logistics Platform 개발과 이 Platform을 기반으로 하는 다양한 서비스 모듈을 개발되고 있다.

또한 배출된 폐전기전자제품의 회수 경로에서 회수율을 높이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감축하기 위한 연구도 국토해양부의 지원하에 2008년 하반기부터 진행되고 있다. 현재 폐전기전자제품의 회수 차량은 지방자치단체, 가전사 물류센터 등이 차량을 직접 운영하여 재활용센터에 배송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운영방법은 재활용센터의 생산 능력과 상관없이 배출된 폐전기전자제품을 배송하고 있기 때문에 많은 재고를 유발시키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현재 차량의 운영 주체를 재활용센터로 전환시키는 방안, 각 지방자치단체 간에 차량을 공동화하여 운영하는 방안 등이 연구되고 있다.

특별히, 배출된 폐전기전자제품의 정확한 회수와 적절한 재활용처리, 그리고 이를 통한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절대적 감축을 위해선 물류환경에서 새로운 효과를 검증받은 RFID 기술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 즉, 소비자로부터 배출된 폐전기전자제품에 RFID 태그를 부착하여 배출정보를 확보하고 이 정보를 관련 기관들이 공유하여 사용함으로써 최적화된 회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감축시키는 회수, 그리고 배출된 폐전기전자제품의 회수율을 향상시키는 결과를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일부 지방자치단체에는 소비자가 폐전기전자제품을 배출할 때 인터넷으로 접수받고 요금을 징수하는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다. 이는 기존에 소비자가 직접 동사무소나 구청을 방문하는 방법보다는 그 편리성을 한층 업그레이드 시키고 있다. 그러나 지방자치단체마다 개별적으로 관련 사이트가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관련된 모든 기관들 사이에 필요한 정보의 전달은 아직도 그 수준이 향상되지 못하고 있는 문제가 있다. 그러므로 소비자, 수거업체, 지방자치단체, 재활용센터, 그리고 정부기관 등이 발생한 정보를 함께 공유할 수 있는 ‘One-Stop’ 폐기처리지원시스템의 개발이 시급히 필요하다.

이러한 시스템을 통해 소비자는 자신이 배출한, 처리비용이 지불된 폐전기전자제품이 적절히 처리되었는지 알 수 있고, 관계 기관도 회수된 폐전기전자제품의 물량과 재활용 처리현황에 대해 투명해진 정보를 공유함으로써 폐전기전자제품의 회수율 향상과 궁극적으론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감축을 달성함으로서 국가가 추진하고 있는 녹색성장의 달성에 녹색물류활동을 통해서 구체적인 역할을 담당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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