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8-26 11:45:00.0

“中·日 시장 현지화·물류망 확보가 열쇠”

포스코 등 현지 시장 개척 사례담 눈길
국내 수출기업들의 중국과 일본 시장 개척 사례담이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한국무역협회가 25일 무역센터 51층 대회의실에서 개최한 일본 및 중국시장 진출 성공전략 설명회에서 포스코와 진로 등이 내놓은 정답은 바로 철저한 현지화와 물류망 확보다.

포스코 中현지 통합 SCM 체제 구축

포스코의 대중국 비지니스는 한-중 수교 이전 홍콩을 통한 우회 수출로 시작해 1990년대 중반 이후 철강재 가공 공장인 포스톈진에 대한 투자를 시작으로 불과 6년이라는 짧은 기간에 동북지역의 다롄, 화동지역의 장가항, 화남지역의 광저우 등 6개 생산 및 가공법인에 대한 투자로 확대된 바 있다. 2001년 중국의 WTO 가입으로 외자기업의 대중 투자 패러다임이 빠른 속도로 바뀌게 됨에 따라 포스코는 중국 현지경영을 위해 2003년 11월 중국내 지주회사인 포스코-차이나를 설립하게 된다.

포스코-차이나의 주요 업무는 크게 마케팅, 투자법인 경영지원, 신규사업 발굴 등 3가지다. 먼저 전국적인 마케팅 네트워크 구축 및 전략제품 판매 확대를 위해 중국 전역에 걸친 통합생산 및 판매체제를 구축했다. 이를 위해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홍콩 8개 지역 마케팅 거점을 확보했으며, 스테인리스의 안정적 판매를 위해 칭다오 등에 가공물류기지를 설립했다. 또 M&A 관련 투자 유망한 철강사업을 발굴하는 등 중국 철강업과의 협력사업 개발에 힘을 쏟았다. 안정적인 철강 원료(철광석 및 석탄)를 조달하기 위한 합작도 추진 중이다.

포스코의 대중 투자전략은 지주회사를 넘어 이제 SCM(공급사슬관리) 위주의 투자로 나아가고 있다. 세계의 시장으로 전환한 중국에서 내수시장 공략 방법의 하나는 SCM 구축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전략에 따라 자동차 강판 가공을 위한 쑤저우코일센터(POS-SPC)가 2003년에 설립됐으며, 2005년에는 불산코일센터(POSCO-CFPC), 2007년 6월에는 중경코일센터(POSCO-CCPC)를, 가장 최근인 2009년 6월에는 안휘성 우후시에 우후 코일센터(POSCO-CWPC)를 설립하였다. 중국 시장은 진화하고 있고, 포스코 역시 그 진화에 적극 대응하고 있는 것이다.

중견 페인트 업체인 삼일페인트의 중국진출 경험은 전형적인 중소기업의 중국 내수시장 진출 사례에 해당한다. 삼일페인트가 중국에 진출하기 시작한 것은 2001년 허난성 정저우시(河南省 鄭州市)에 있던 중국의 한 공장을 인수해 새 회사를 설립하면서부터다.

중국시장 진출을 10년 가까이 이끌어 온 고정찬 사장은 중국 내수시장 진출 성공 포인트 3가지를 강조했다. ▲독자적인 영업망 구축 ▲제조시설에 과도한 초기 비용 투자 금물 ▲현지인을 대상으로 하는 기업 분사 등이다. 내수 시장 개척을 위해 영업망을 독자적으로 구축하는 대신 제조시설은 슬림화해 비용을 줄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현지인에게 과감히 분사를 해 애사심을 높임으로써 업무 효율을 높이고 사업 네트워크를 확대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키스트이엔지는 업종 특성상 일반에게 많이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1980년 창사 이래 독자적인 기술을 바탕으로 꾸준히 성장해 온 수(水)처리 중견기업이다. 사업분야로는 폐수처리시스템, 진공증발농축시스템(VACUDEST), 솔벤트 재생설비 등의 환경설비 시공과 압축공기수분제거기, 크린룸와이퍼 등의 환경관련 산업기계, 기타 환경관련 제품등 수처리 분야 환경 설비분야다. 이 회사는 1999년 말 중국에 진출하여 2000년 1월에 사무실을 개설하고, 2001년에는 상하이시에서 3시간 거리에 있는 장수성의 이싱(宜興)에 20만달러를 투자해 공장을 세웠다.

키스트이엔지 성기장 사장도 중국 현지화를 크게 강조했다. ▲장기적 안목에 의한 투자 준비 ▲관계자와 유대 구축 및 현지 언어 사용 ▲현지법 숙지 ▲현지 조달 등이 성 사장이 꼽는 중국진출 성공 노하우다. 특히 현지 방식으로 계약하는 것과 자재, 자금, 인력을 현지에서 조달하는 것은 핵심 요건.

진로, 일본인 입맛 살려 톱브랜드 성장

진로 소주가 일본에 최초로 수출된 것은 30년 전인 1979년. 처음에 국내 판매용 소주를 그대로 내놓았다가 입맛이 까다롭기로 소문난 일본 소비자에게 여지없이 외면당했다. 이런 실패를 거울삼아 기존 한국 제품의 약점, 개선방향에 관한 현지 소비자 의견, 현지 경쟁업체 제품 등에 대해 철저히 연구했다. 첨가물의 성분과 함량비를 달리한 시제품을 만들고 일본 소비자 대상의 직접 테스트도 여러 번 거쳤다. 자극적 음식이 많은 한국에는 약간 단 소주가 어울리지만, 담백한 음식이 주종인 일본인의 입맛에는 맞지 않았던 것. 진로는 소주를 물이나 우롱차 등에 섞어 칵테일 형태로 마시는 일본인의 습성에 맞춰 당도를 10% 정도 낮추고 향을 조정해 순수하면서도 드라이한 맛을 살렸다.

1986년 도쿄사무소 개설에 이어 1988년 현지법인 진로재팬 설립으로 시장 공략을 위한 하드웨어 구축을 마치고 전국에 영업 네트워크망도 구성해 소비자와의 대면접촉을 강화했다. 신용을 중시하는 일본의 상인정신을 존중해 중간 유통상과 반영구적 파트너십을 보장해주는 계약을 맺었다. 이윤을 보장해준 결과 1997년 모기업 진로의 부도, 2004년 법정관리 등 경영여건 악화 속에서도 중간 유통상은 진로재팬의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했다.

현지 법인장에 대한 전폭적 권한 위임과 함께 일본시장은 일본인에게 맡긴다는 현지화 전략 아래 직원의 90% 이상을 현지인으로 채용했다. 국내 상관습에 밝은 현지 세일즈맨이 현장을 누비면서 판매망을 관리하고 있다. 현지화 전략을 추구한 결과 2008년 기준으로 일본 소매점의 진로 소주 취급률은 90%에 달한다.

진로는 일본 희석식 소주 시장에서 1993년 8위, 94년 6위, 96년 2위로 빠르게 시장을 확대한 끝에 98년 마침내 1위 톱 브랜드에 올랐다. 일본시장 진출 20년 만에 한국 소비재로는 최초로 일본 시장에서 단일품목으로 1위를 차지한 것이다. 2000년 수출량 400만 상자를 돌파한 진로는 2004년 461만 상자를 수출해 일본시장 7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이후 법정관리로 인한 투자부진과 일본 소주업계의 견제 등으로 점유율이 3위로 내려갔으나 전열을 가다듬으며 1위 재탈환의 기회를 노리고 있다.

무역협회는 금융위기와 세계경제 침체에 따라 중국 내수시장이 수출의 새로운 가능성을 가져다주고 있으며 우리나라가 만성적인 무역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대일수출 여건도 개선추세를 보이고 있어 대중, 대일 수출강화를 위해 이번 설명회를 개최하게 됐다고 밝혔다.<이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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