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11-16 15:39:00.0

철도·해운 등 친환경 물류거점에 눈돌려야

‘물류네트워크 효율성’ 협의기구 설치 시급
거점(據點)이란 ‘활동의 근거가 되는 중요한 지점’이란 뜻으로 단어 속에 공간적 중요성이 잘 함축돼있다. 이정윤 한국교통연구원은 최근 효율적인 국가 물류거점시설 네트워크 구현 방안을 제시했다. 물류거점은 국가 물류 네트워크에서 화물이 수렴되는 많은 부가가치가 창출되는 공간으로 대부분의 물류거점은 물류 활동이 실제 이뤄지는 시설과 이의 지원시설이 혼합된 ‘단지’의 형태를 가지며, 물류 네트워크의 효율성을 극대화 할 수 있는 곳에 입지해야만 본연의 기능이 제대로 발휘될 수 있다.

이를 위해 (입주기업) 물류 비즈니스 특성에 대한 정확한 분석을 바탕으로 거점시설별 서비스 권역이 합리적으로 설정될 필요가 있다. 거점별 물류서비스 기능의 공간범위에 따라 관련시설 수요 및 공급 규모에 큰 차이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합리적인 물류거점시설 계획의 수립과 실천은 효율적인 국가 물류체계 구축을 위한 핵심 과제다.

물류거점시설의 가장 기본적인 기능은 특정 지역의 화물을 집산시키는 물류허브 기능이다. 화물이 특정 거점에 모임으로써 분류·포장·보관·가공·조립 등과 타지역 운송에 필요한 규모의 경제가 실현되고 동시에 물류 프로세스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로 전체 물류비가 절감될 수 있다.

하지만 물류거점에서는 관련활동을 위한 상·하역 및 (장·단기) 보관이 수반되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추가 비용이 발생하게 된다. 따라서 전체 물류 네트워크 측면에서 보면, 물류거점시설은 무조건 크고 많은 것보다 적정한 수와 규모의 거점들이 체계적으로 연계되는 것이 훨씬 효과적임을 알 수 있다.

합리적인 국가 물류체계 구축을 위해 정부가 직접 예산을 투입해 조성하거나 지자체, 공공기관, 민간 등이 정부의 승인 및 지원 하에 개발한 물류시설을 통칭해 (국가)물류거점도시로 정의할 수 있다.

항만 및 공항(화물터미널)은 물론 이들과 바로 연계된 배후물류단지는 수출입 또는 환적 활동을 위한 대표적인 국제 물류거점시설이다. 내륙물류를 지원하는 거점시설에는 여러 유형이 있는데 복합물류터미널(IFT), 물류단지, 물류터미널 등은 다양한 화물을 공동으로 처리할수 있게 계획됐다.

반면 각종 공동집배송물류센터, 유통센터 등은 주로 농수축산품이나 특정 산업화물의 물류활동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해 건립·운영되는 경우가 많다.

한편 내륙컨테이너기지(ICD), 철도 CY 등은 컨테이너 물류활동의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한 특수목적 물류거점시설로 분류된다. 물류거점 시설 유형별로 입주하는 업체나 수행되는 물류 비즈니스 특성이 상이하기 때문에 이를 바탕으로 한 물류 네트워크 또한 분리해 연계하는 것이 보다 효율적이다.

수출입과 내수 물류활동의 차이, 철도·해운 운송수단과 연계 및 컨테이너 사용 여부 등은 물류거점시설과 관련 물류 네트워크의 특성을 구분할 수 있는 가장 기초적인 판단 기준이 될 것이다.

글로벌 물류강국 실현을 주요 국정과제로 추진하는 우리나라 정부는 오래 전부터 다양한 물류거점시설 개발을 지원해왔다. 1990년대 초반부터 시작된 권역별 내륙물류기지 조성사업은 이제 막바지 단계에 이르렀다.

물류단지, 항만, 공항, 배후물류단지 등 물류거점시설 구축사업도 현재 활발히 추진중이다. 하지만 기존 관련 정책들은 시설의 조속한 개발 및 공급에 집중됐던 탓에 물류거점간의 유기적인 연계나 역할분담에 관란 고민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런 문제의 원인은 국가물류거점시설 개발이 본격화된 1990년대 중반부터 최근까지 ▲내륙물류(건설교통부) ▲국제물류(해양수산부) ▲유통물류(지식경제부, 농림수산부) 관련 정책을 담당하는 부처가 분산됐던 점도 한몫 했다고 판단된다.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육·해·공 물류시설 정책을 총괄할 수 있는 부처인 국토해양부가 통합·출범된 것은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며 향후 보다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물류거점시설 관련 정책의 수립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물류는 대부분 민간 영역에서 이뤄지는 경제활동을 근간으로 하고 있다.
따라서 정부는 국가 차원의 물류거점시설을 계획하거나 조성을 지원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거점시설 자체의 운영 및 관리는 해당 시설에 투자하는 민간 또는 공사에 위임하는 방식을 취해 왔다. 하지만 물류거점시설의 운영·관리권이 민간에 부여되는 과정에서 해당물류거점이 달성해야 할 정책적 목표의 실현 수준을 점검·평가할 수 있는 장치들이 정교하게 마련되지 못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영리 추구가 목표인 민간 운영권자들은 시설의 조속한 분양이나 임대만을 우선시했고 결과적으로 물류거점의 조성 명분과는 다소 동떨어진 업체들이 시설에 입주하는 사례가 종종 발생했다.

일례로 대표적인 내륙물류거점시설인 복합물류터미널(IFT)은 원래 도로, 철도 등 다양한 운송수단을 바탕으로 장거리 복합운송에 특화된 업체가 유치돼야 했지만, 현재는 오히려 IFT 주변 지역을 대상으로 한 배송센터 기능이 특화된 실정이다.

지금처럼 물류거점의 계획과 운영·관리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하되, 효율적인 물류 네트워크 구현이라는 목표가 동시에 실현될 수 있도록 관련 주체들이 유기적으로 협의하고 의견을 조율할 수 있는 상시화된 기구의 설치가 검토돼야 할 것이다.

국가가 조성한 물류거점과 이를 기반으로 구성되는 물류 네트워크는 국가 전체 물류체계의 효율성 제고와 함께 공공성의 확보라는 과제를 동시에 해결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물류거점의 서비스 공간 범위를 현실적으로 설정하고 지역별 단순 위계가 아닌 중층적, 수평적 물류네트워크가 구현되도록 힘써야 한다. 수출입물류와 내륙물류 기능이 유기적으로 연계·통합될 수 있도록 거점시설별 기능을 보완하고 이들간 연계 운송망을 체계적으로 확충하는 것도 국가 물류 네트워크 효율성을 제고하는 좋은 방안이 될 것이다.

한편 물류거점의 공공성을 증대하기 위해서는 국방, 조달같은 공공 물류기능의 적극적인 유치와 함께, 지역 균형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소외지역에 대한 적정 물류시설 공급이 추가로 검토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규모의 경제를 추구하는 물류거점시설은 저탄소 녹색성장을 실현할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정책수단의 하나다.
기존 개별 화물차 위주의 도로운송 비중을 낮추고 철도, 해운 등 친환경 운송수단의 활용성을 제고할 수 있도록 물류거점 시설 및 네트워크 구축 관련 정책이 집중돼야 할 것이다.
<코리아쉬핑가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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