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11-24 17:16:00.0
화주, “항공수송 공급은 줄고 운임은 급등”
화물기 공급 축소로 하루 2천t 인천공항에 발묶여
미주·유럽행 운임 연초 대비 2배 올라
최근 화물기 공급 부족과 항공화물 운임 인상을 두고 화주업계에서 볼멘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화물기 공급 부족과 항공화물 운임 급등이 주력 수출 품목인 IT제품의 수출에 발목을 잡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무역협회는 24일 하반기 들어 IT 제품 수출 물량이 크게 늘고 있는 반면 한국시장의 화물기 공급이 부족해 적기 수송에 차질을 빚고 있는데다 운임 급등으로 수출업계의 물류비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국발 항공화물은 글로벌 경제위기의 여파로 지난해 4분기 이후 감소세를 보여 오다 올해 2분기부터 회복세로 돌아섰다. 특히 3분기부터는 지난해 수준을 넘어선 상황이다. 인천공항에 따르면 항공화물 수출물동량은 연초만 해도 지난해 물동량의 80% 수준까지 떨어졌다 7월과 8월 90%대 후반대까지 치고 올라왔다. 특히 9월과 10월엔 11만5586t, 12만1377t을 기록,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각각 8.2%, 6.4%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10월까지 186만t을 기록중인 항공물동량은 연말에 가선 지난해의 243만t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항공 수출물동량이 크게 늘어난 데는 하반기 이후 소비심리가 회복되면서 미국이나 유럽지역으로 나가는 LCD패널, 휴대폰, 반도체 등 IT 제품 화물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미국과 유럽지역 물동량은 전체의 44%에 이를 만큼 항공화물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크다.
이에 비해 항공사들은 작년 하반기 세계경제위기 이후 수익성 확보에 주력하면서 화물기 공급을 단계적으로 축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적항공사들은 자사기 운항을 줄였다. 대한항공이 자사기 운항을 작년 28대에서 22대로 줄였으며 아시아나항공도 작년 9대였던 자사기를 올해 들어 7.5대로 축소했다. 최근 국적항공사들은 대형 화주업체들 요청으로 유럽과 미주지역에 전세기를 일부 투입하고 있다.
특히 국적항공사들은 운임이 상대적으로 비싼 중국·동남아 환적화물을 먼저 싣는 대신 한국시장의 공급량은 줄여나가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한국발 화물에 대한 수송능력 배정을 40%에서 30% 이하로 감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폴라에어카고나 에어프랑스, 루프트한자 등 외국 항공사들도 올해 들어 화물기 운행을 중단하거나 축소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무역협회는 최근 들어 화물기 공급과 수송능력 부족으로 수출화물 적기 수송에 심각한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 인천공항 화물터미널엔 국적항공사 1600t, 외항사 400t 등 하루 평균 2천t의 화물이 수송되지 못하고 대기 중인 상황이다. 팰릿 화물의 경우 화물기 적재가 어려운데다 포장화물의 경우에도 500kg 이상 중량화물은 운송예약조차 힘든 것으로 전해진다.
화주들은 미주지역 화물은 평균 3~4일, 유럽지역은 7일 정도 운송이 늦어지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대형화주는 최근 전세기(Charter)를 동원해 수출물량을 수송하고 있으나 중소화주는 화물기 부족으로 대리점업체로부터 운송 예약을 거절당하는 사례가 일어나고 있다고 무역협회는 전했다. 협회는 공급부족에 따른 운송지연 현상은 수급상황이 개선되지 않는 한 연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화주들은 항공사들이 화물기 공급을 줄이면서 운임을 지속적으로 올려 물류비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올 들어 항공사들의 운임 인상이 이어지면서, 유럽행 일반 화물 운임은 연초에 비해 2배 이상 오른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 1월만 하더라도 kg당 2150원 하던 인천발 미국 LA행 항공운임은 이달 들어 4900원으로 128% 상승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행 운임은 1월 2050원에서 4900원으로 139% 인상됐다.
특히 유럽과 북미지역 운임의 경우 항공사들이 공급부족을 이유로 긴급화물에 익스프레스(특송) 요금을 요구하고 있어 항공사들이 신고한 고시요율(Tariff)을 웃돌고 있다. 익스프레스 요금이 LA행 익스프레스 요금은 고시요금 4350원보다 1천원 가까이 비싼 5300원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프랑크푸르트행 익스프레스 요금은 5700원으로 고시요율 5930원의 턱밑까지 올라왔다.
국내 무역업체 관계자는 “항공화물 운송 시장에서 공급이 부족한데다 운임마저 급등해 운송 계획을 제대로 세우기 어렵다”며 “항공화물 특성상 납기 지연에 따른 클레임 비용 발생과 물류비 증대에 따른 원가 상승 요인을 수출업체가 모두 안아야하는 점을 감안해볼 때 이같은 상황이 지속될 경우 수출을 포기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국내 항공화물 수출업체 관계자들은 최근 무역협회 주최로 열린 업계대책회의에서 IT제품의 안정적인 수출을 위해 화물기 공급을 늘리고 급격한 운임 인상을 억제하는 데 관심을 가져줄 것을 관련당국에 촉구했다.
수출업체들은 현재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일부 품목을 항공운송에서 해상운송으로 전환하고 외항사를 통해 공동으로 화물기를 이용하는 방안을 강구키로 했다.<이경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