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2-11 16:04:00.0
우체국 택배, ‘민영화’로 물류산업 동반 성장해야
●●●우체국 택배가 국내 물류산업의 성장 잠재력을 고갈시키고 있어 민영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물류산업의 미래를 담보로 한 우체국 택배의 성장’이라는 보고서에서 공공재의 성격을 지닌 우체국의 우월한 경쟁력을 바탕으로 민간 택배업체들과 견줘보면 공정한 경쟁 확립을 저해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택배산업은 1992년 등장 이래 급속하게 성장해 물류산업의 한 축으로 성장했다. 20년도 안되는 기간 동안 물량은 264배, 매출액은 159배 성장했다. 물량은 1992년 500만개에서 올해 13조2400만개(추정치)며 매출액은 1992년 200억원에서 올해 3조1800억원(추정치)를 기록했다.
업체수와 종사자도 크게 증가해 관런업체수는 1992년 9개에서 2004년 26개까지 이르렀고, 2009년에는 소폭 감소해 19개며, 종사자는 2009년 3만5천명으로 전체 화물운송산업 종사자 33만명의 12%를 차지하고 있다.
택배산업은 수요측면에서 성장의 여지가 충분한 것으로 파악돼 전체시장규모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2008년 1인당 택배이용횟수를 보면 일본이 25.1박스, 한국이 21.5박스로 성장여력이 충분하다는 것이다.
택배산업 영업익 상대적으로 뒤떨어져
택배산업은 경영실적, 근로환경, 고객만족도에서 열악한 환경에 처해있다. 영업이익률에서 택배산업은 전체산업뿐만 아니라 서비스업 전체와 비교해도 상대적으로 뒤떨어져 있다. 2009년 서비수업 전체의 매출액 영업익률은 4.03%, 제조업 전체는 5.18%, 산업전체는 6.15%를 기록한 반면 동기간 택배가 포함된 ‘화물자동차운송업, 기타 도로화물 운송업 그리고 소화물전문 운송업 부문’은 3.46%를 기록했다.
택배화물의 70% 이상을 사원이 아닌 독립된 지입차주가 취급하고 있으며 이들은 높은 노동 강도에 시달리고 있는 실정이다. 2009년에는 최저 64.9%에서 최고 86.7%까지 운행중인 택배화물차들은 개인사업자들인 지입차주 소유다. 이들의 하루 화물 취급량은 적정 취급량보다 30~40개가 더 많은 180개로 집계되고 있다. 2009년 4분기 택배차량운전자들의 하루 평균 근로시간(운행시간+운행 외 업무시간)은 12시간으로 용달화물자동차의 약 10.4시간보다 긴 것으로 조사됐다.
택배단가 하락이 택배영업환경을 악화시킨 가장 큰 원인이고 이에 전국 우편서비스망을 활용해 시장에 진입한 우체국 택배가 적지 않은 역할을 했다. 택배단가는 2003년 상자당 3280원에서부터 떨어지기 시작해 2009년 2524원을 기록했고, 2010년에는 2503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1997년 이후 제도적인 진입장벽이 거의 사라져 다수의 신규사업자들이 나타났고 특히 우체국 택배는 전국 우체국망을 배경으로 등장했다. 1997년 규제완화조치가 폐지되면서 운송업 허가를 받은 자는 특별한 요건 없이도 택배업에 진출할 수 있게 됐다.
1999년 우정사업본부가 국민들의 세금으로 만들어진 3500여개의 우체국에서 택배서비스를 부가적으로 제공하면서 택배업을 개시했다. 2011년 현재 주요 민간 택배사업자들은 전국에 걸쳐 스스로 개척한 약 194개의 물류거점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는 우체국 택배서비스망의 5.3%에 불과하다.
신규사업자 특히 우체국의 시장지배력 증대를 위한 택배단가 인하전략이 전체 시장의 택배비 인하 경쟁을 촉발시켰다. 우체국을 제외한 나머지 상위 4개사의 택배단가는 2000년 3170원에서 2001년 4223원으로 대폭 올랐다가 2002년 4152원으로 소폭 하락한 반면, 우체국은 같은 기간 4140원에서 3053원으로 이듬해인 2002년에는 2794원으로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택배단가 인하를 주도한 우체국 택배는 후발주자임에도 불구하고 2000년부터 2009년까지 물량은 40배, 매출액은 25배 이상 증가했다.
우체국 택배는 택배산업에서의 공정한 경쟁 확립과 성장잠재력 확충을 희생시키면서 제도적으로 마련된 경쟁력을 바탕으로 공공성만을 견지했다.
우체국 택배는 공공서비스로서 우편에 제공되는 정책적·법률적 보호장치를 독점적으로 이용해 민간업체들에 비해 압도적인 경쟁력을 유지함으로써 공정한 경쟁 확립을 저해했다.
우체국 택배, 우편법·특례규정 허용
우체국 택배와 민간택배사 간 불공정 경쟁구조를 살펴보면 첫 번째로 2004년 이후 민간 택배업체들에 대한 화물차 증차를 법률로 금지하고 있지만 우체국 택배에 대해서는 우편법과 특례규정을 적용해 허용했다.
두 번째로 민간 택배업체들은 스스로 택배화물터미널을 설치하고 있지만 우체국 택배는 정부 지원으로 전국 25개의 집중국을 설치했다.
세 번째로 우체국 택배는 임금이 들지 않는 공익요원의 도움을 받을 수 있지만 민간 택배업체들은 노동에 대해 시장가격을 지불하고 있다.
네 번째로 우체국 택배의 배달차량들은 우편법에 의거해 통행 및 주정차시 편의를 제공받을 수 있지만 민간 택배업체들은 법적 근거 없는 지자체의 협조에 의존해야 한다.
하지만 우체국 택배는 단가 하락을 주도해 택배를 일종의 준공공서비스로 만들어 국민들에게 이득을 주는 순기능을 하기도 했다. 택배업계에서는 이익을 낼 수 있는 적정한 평균단가를 3천원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이는 우체국 택배가 없었을 경우 정상가격으로 간주했을 것이라는 평가다.
작년 평균 택배단가는 이보다 약 500원 떨어진 2503원으로 국민 1인당 연간 25박스를 이용할 경우 우체국 택배로 인해 모두 6250억원의 이득이 발생하게 된다. 우체국 택배가 현재대로 단가 정책이 이어질 경우 장기적으로 모두 16조2천억원(2011년 1월28일 기준 3년 만기 국고채금리 3.85% 적용)이 국민들에게 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우체국 택배가 저단가를 유지할 경우 택배업 종사자들의 일자기 상실과 물류산업의 성장 잠재력 고갈이라는 더 큰 국가적 비용이 생길 것으로 전망된다. 민간 택배업체들이 사라질 경우 종사자 3만5천명의 일자리가 상실될 것으로 보이며, 장기적으로 약 23조원의 소득창출기회가 소멸될 것으로 예측됐다.
또 택배기업들의 활동이 정지될 경우 주요 기업들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물류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원천 봉쇄됨을 의미하며 그만큼 우리나라 서비스산업의 성장잠재력이 위축된다.
또 FTA 협정을 통해 자유무역을 천명한 우리나라 우체국의 택배영업은 세계적 물류기업들로부터 ‘투자자·국가간 소송제도(Investor-state Dispute)’에 따른 불공정 관행 관련 제소의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
UPS는 1994년부터 독일우체국(Deutsche Post)이 민간보다 낮은 가격으로 소포배달서비스를 제공해 우편배달을 통해 얻은 수익을 상업적인 소포배달 서비스를 위해 사용했다고 EC에 불만을 제기해 2002년 UPS가 승소했다.
2000년 UPS는 유엔국제상거래위원회에 캐나다우체국의 자회사인 소포배달업체가 모회사의 우편제도를 이용하는 것이 툭혜고 이로 인해 자유로운 경쟁이 이뤄지지 않는다고 소송을 제기했지만 2007년 캐나다우체국의 승리로 끝났다.
캐나다우체국는 저가공세를 편 독일우체국과 달리 우체국이 갖고 있는 전국네트워크만 이용했기 때문에 UPS에 승소했지만 이런 판례가 일반적으로 적용될 수 있다고는 판단하긴 힘들고 제도적 이용을 금전적 지원으로 해석할 여지는 언제나 열려 있어 우체국 택배가 무역 분쟁의 단초를 제공할 수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의 예상한 연구위원은 우체국 택배의 등장과 현재의 운영은 국민들의 세금으로 만들어진 시설을 독점하면서 제도적인 특혜를 받은 결과라며, 우체국은 국민들에게 제공하는 보편적이고 필수적인 서비스에 전념하고 민간 기업들이 개척한 택배 서비스는 민간에 넘기는 것이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두번째로는 우체국이 택배서비스를 우체국이 택배서비스를 계속 제공하려고 할 경우 저가공세는 자유무역정신에 입각해서도 반드시 철회돼야 한다.
세 번째로 이미 국민들에게 필수 서비스화된 택배의 적정한 서비스 가격 산정을 위해 민간, 정부, 소비자가 참여하는 가격조정기구가 필요하다.
네 번째로 택배업체들은 소비자들의 불만족을 줄이는 방향으로 서비스를 개선해야 한다. 최근 택배요금의 하락폭이 둔화되고 있는 것은 가격인하 경쟁이 거의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음을 의미하고 이는 서비스경쟁의 본격화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2010년 9월 하나로택배의 폐업통보는 택배업이 처한 위기상황을 대변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기존 기업들의 시장 확장 기회를 의미한다.
마지막으로 산업 전체적으로 택배민원센터 공동운영과 택배서비스 평가와 공시제도 도입을 고려해봐야 한다. 개별 택배회사에서 해결되지 않는 중대민원을 접수받아 해결함으로써 택배산업 전체에 대한 소비자들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
택배업체간 서비스경쟁을 유도하기 위해 한국소비자원 등의 협조를 얻어 택배서비스를 평가하고 이를 공시하는 방안하는 검토가 필요하다. <코리아쉬핑가제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