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11-15 19:24:42.0

커버스토리/송정규 한국도선사협회 회장

2016년 세계도선사협회 서울 총회 성공적 개최에 총력
도선서비스 품질개선과 도선사 권익신장에 최선
해운항만업계 위상제고 위한 정계 입문 신중히 검토

한국도선사협회 송정규 회장(59)은 해운항만업계에서 진취적이고 다양한 경력 소유자로 잘 알려져 있다. 도선사의 권익신장과 위상제고, 홍보활동을 위해 불철주야 뛰고 또 뛰고 있다. 송회장의 이같은 왕성한 활동은 도선업계 뿐아니라 해운항만업계 발전에도 일조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송회장은 오는 2016년 서울에서 있을 세계도선사협회(IMPA) 총회의 성공적인 개최와 함께 세계도선사협회의 회장직에도 큰 관심을 갖고 있는가 하면 내년 총선을 통해 정계(政界) 입문을 적극 검토 중이어서 해운항만업계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본지 커버스토리 인터뷰에 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11월호 표지인물로 송회장님이 선정돼 커버스토리를 장식하게 되셨습니다. 물류와 경영의 접목과 함께 도선업계의 물류 기능, 역할에 대한 견해는?

도선업무는 항만물류에서 중요한 몫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간 우리 나라의 해운산업이 세계 상위그룹으로 도약하고 항만 역시 현 수준으로 발전할 수 있게 된 것은 해운·항만업계 종사자분들의 노력이 컸지만 세계 최고 수준의 도선 기술을 가진 한국도선사들 역시 지대한 역할을 했다고 자부하고 있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항만물류는 시간과의 싸움입니다. 시간 지연이 막대한 비용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선사의 운항 스케줄 준수는 매우 중요합니다. 이런 점에서 운항 스케줄을 지켜주기 위해 우리 도선사들이 도선하기에 어려운 악천후 여건하에서도 몸을 사리지 않고 사명감을 가지고 안전하게 도선을 해온 점을 주목하셔야 합니다. 

항만물류의 최첨단에서 활약하고 있는 도선사들의 역할은 우선적으로 중요하며 그 공로는 절대 폄하되거나 과소평가 돼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우리 도선사들은 보다 신속하고 안전한 도선을 통해 항만이용자들의 도선 기대치를 더욱 만족시키도록 하겠습니다.


“도선사 역할 과소평가해선 안된다”


올해도 이제 후반기에 접어들었습니다. 한국도선사협회의 금년 한 해 주요 추진사업의 성과는?

현재 국내 도선료(導船料) 및 도선선료는 지난 20여년간의 소비자 물가 상승률에도 전혀 미치지 못할 뿐 아니라 외국의 주요 경쟁대상 항만들과 비교해도 상상 못할 정도로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이용자 측은 한국 항만의 도선료가 턱없이 높다는 허위사실을 관련기관 등에 유포하면서 우리 도선사들을 매도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이러한 허위사실과의 소모적인 논쟁을 종식시키기 위해 객관적으로 외국 주요항만 요율 등과 비교할 수 있는 「도선서비스 품질개선을 위한 도선제도 개선방안 연구용역 보고서」를 국토해양부와 공동으로 마련해 이용자측과의 도선료, 도선선료 현실화 협상에서 논리적인 이론을 전개했습니다만 도선선료의 경우 해운업계의 연속된 불황으로 유류가격 인상에 턱없이 부족한 소폭 인상에 그쳐 도선선 운용에 어려움이 많습니다.

도선료 조정은 3년간 협상조차 못하고 있어 협회 회장으로서 우리 도선사들 보기에 면목이 없습니다. 애초에 매년 도선료, 도선선료 조정을 하기로 합의해 놓고 이 약속조차 이런 저런 이유로 이행되지 않아 현 제도에 회의를 느끼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 문제는 다음 기회에 말씀드리기로 하고 그 동안 우리 협회 숙원사업 중 하나였던 도선사용 선박조종 시뮬레이터를 설치케 됐습니다.

도선사들의 도선 능력을 강화하고 도선훈련 프로그램을 확보하는 한편 도선기술의 대외적 신뢰도를 향상시킬 수 있도록 도선사용 선박조종 시뮬레이터를 최근 우리 협회에 설치했습니다. 도선사용 시뮬레이터 개발은 한국해양대학교 산학협력단과 기술용역을 체결, 지난 2008년 11월부터 3개년 계획으로 추진하면서 순수 우리나라의 기술로 도선업무에 적합한 선박조종 시뮬레이터 모델을 개발했으며 전국 항만과 총 13척의 선박모델을 제작해 어떤 선박이라도 자체 실습이 가능토록 개발해 왔습니다.

아직 세부적으로 기술적인 프로그램 조정이 조금 더 필요한 상황이지만 본 시뮬레이터 개발이 완료되면 도선업무에 상당한 발전을 가져올 것으로 확신합니다.

또 각종 장학사업 등을 통해 경제적으로 어려운 학생들의 학업을 계속 영위토록 함은 물론 해기사들이 사회 각 분야에서 활약할 수 있도록 많은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여력이 있는 한 더욱 그 범위를 확대할 계획입니다. 예컨대 내년에는 한국해기사협회의 민홍기 회장과 상의해 해기사 자녀들 중에서 우수한 학생들을 선발, 장학금을 지급할 계획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도선업계의 현안문제를 공론화해 해결책을 모색하고 향후 비전을 제시하는 세미나가 성공적으로 개최돼 해운업계의 큰 관심을 샀는데 이와 관련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도선제도의 개선·발전을 위한 주제발표 및 관련 토론을 통해 도선업무에 대한 의견을 이용자측과 도선사측이 서로 교환하고 생생한 현장의 목소리를 차후 도선운영 개선에 반영하고자 처음으로 지난 9월 1일 도선운영 발전 세미나를 개최했습니다.

새로운 의욕으로 시도한 도선균형 발전 세미나가 처음인지라 여러모로 부족한 부분도 있었지만 도선사와 이용자가 각자의 입장을 발표하고 상호 조율하는 자리가 됐습니다. 이와 함께 동반자로서 어렵고 힘든 현 시기와 상황을 고려, 자신의 이익만을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발전을 위한 유익한 시간을 가졌다는 점에서 커다란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경제위기를 맞아 도선운영협의회를 비롯한 여러 해운 관련 단체들은 해운 경기 회복과 활성화를 위한 전 해운인의 열망에 부응키 위해 합심하며 총력을 기울였습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서로간의 오해들로 인한 갈등도 없지 않았습니다. 그러한 오해와 갈등을 해소하고 진정으로 해운 발전을 위해 하나가 될 수 있는 기회와 계기가 필요했습니다. 이러한 측면에서 이번 세미나가 도선 운영 제도의 발전을 위해 중앙과 지방 도선운영위원회 위원들과 학계 등 관계 전문가들이 도선제도의 역할과 향후 지향점이 무엇인가 고민하고 나아가 국가 경쟁력 확보에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는 매우 뜻 깊은 자리였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이를 더욱 보완·발전 시켜 도선운영발전세미나가 우리나라 해운업 발전에 일조할 수 있도록 진력할 것입니다.

많은 참가자분들이 진지하게 토론에 참여 하셨고 끝날 때까지 혼연일체가 돼 자리를 지키면서 매우 긍정적인 점수를 주셔서 정말로 보람있고 기뻤습니다. 이런 행사의 경우 종종 이벤트사에 용역을 줘 행사를 진행하는데 반해, 부족한 인력이었지만 외부의 힘을 빌리지 않고 우리 협회의 임직원들만의 힘으로 진행하다보니 어려움이 많았고 세미나의 규모와 성격을 정함에 있어 혼란스러운 면도 있었습니다.

9월1일 그날이 공교롭게도 국회가 개원하는 날인데다 서울에서는 정의화 국회부의장 출판기념회가 의원회관에서 열렸고 한나라당 의원들 자체행사까지 중복돼 있어 시간을 내기가 매우 힘들었던 상황에서도 초청을 받은 장광근 국토해양위 위원장, 서병수 전 기획재정위 위원장께서 행사장까에 참석해 축사를 해주셨습니다. 또 안영섭 목포해양대학교 총장, 이은 전 해양수산부 차관, 이재균 전 국토해양부 제2차관을 위시해서 많은 귀빈들께서 천안까지 오셔서 1박2일 함께 자리를 빛내 주신 점 다시 한 번 감사 말씀드립니다.


한국도선사협회가 도선사들의 권익신장을 위해 추진해야 할 시책과 이를 뒷받침해 줄 수 있는 정부의 정책적 지원책은?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손꼽히는 해운 선진국임에도 불구하고 해기사와 도선사를 포함한 우리 마리너(Mariner)들의 위상이 너무나도 초라한 것이 사실입니다. 

수출입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우리나라의 경우 물류 일선에서 근무하는 해기사 그리고 선박과 항만에 대한 풍부한 경험을 지닌 전문가로서 항만 물류와 서비스를 책임지는 도선사가 앞으로는 존경을 받고 그 권위를 인정받아야 하는데 도선사들의 경우 매번 정권이 바뀔 때마다 한번도 빠지지 않고 제도개혁대상으로 억울하게 선정돼 도선에 대한 별반 지식도 없는 비전문가들에 의해 이리저리 폄하내지 매도되며 홀대를 받아 왔었습니다.

안전을 도외시 한 채 단순한 수요공급에 의해 모든 것을 시장논리로 결정하려는 움직임과 도선사를 자의적으로 이용하려고 하는데 여의치 않자 도선사측에 악감정을 가진 일부 인사들, 그리고 도선사 시험에서 낙방하는 일부 불평객들의 무책임한 아전인수(我田引水)격인 주장에 휘둘리지 않고 있는데 이는 잘못된 현상입니다. 국가가 확실한 개념을 갖고 소신껏 대처하는 정책을 펼치면서 도선사들을 보호해 주시길 바라며 아울러 항만 건설이나 해운·항만 정책수립에도 제도적으로 도선사들의 의견을 반영할 수 있게 해주셨으면 합니다.

단순한 선박 도선기능인으로서의 대우가 아닌 원로해기사로서 국가로부터 구체적인 예우가 필요하다는 것이지요. 예를 들면 바다의 날에 그럴듯한 명예로운 훈장을 받는 도선사가 있던가요?

또한 단상의 상석에 초대받는 도선사가 있나요? 매번 “바다에서 해운항만을 바라보자”느니 “도선사는 해기사의 꽃”이라고 공염불만 외칠 것이 아니라 이런 사소한 것부터 제대로 반영해 주었으면 합니다. 문학적인 수사로서 도선사를 대우하는 것보다 실질적으로 도선사가 해운항만의 권위자로서 실력을 행사할 수 있는 제도의 마련이 필요하다고 역설하고 싶습니다. 


도선사의 ‘정당한 권익보호’사업 최우선


내년도 도선사협회가 가장 중점을 두고 추진할 사업은?

첫째, 도선사의 ‘정당한 권익보호’와 ‘도선서비스 품질향상’과 관련된 사업입니다. 이는 지금까지 우리협회가 추진하는 역점사업의 방향이었으며 내년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세계경제 침체에 따른 해운불황의 현 상황을 고려, 여러 이해관계자들과의 합리적인 논의를 통해 그 동안 물류의 첨병으로서 노력한 대가를 찾을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도선료 등의 요율 인상은 도선사의 위상을 높임과 동시에 도선서비스 품질 향상으로도 이어질 것입니다. 전국 각지에서 낙후된 도선선으로 인해 위험에 노출된 채 아슬아슬하게 도선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최신의 효율적인 도선선을 도입해 이용자들이 보다 신속하고 안전한 도선서비스를 누릴 수 있도록 하는 한편 시뮬레이터 및 각종 도선사 재교육 사업들을 통해 도선업무의 기량향상과 함께 도선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는 효과를 도출할 것입니다.

지난 7월 4일 우리협회는 중앙해양안전심판원의 임기택 원장과 해양사고 예방을 위한 협력에 관한 양해각서를 체결했습니다. 이번 양해각서 체결은 향후 원활한 해양사고 조사를 위한 정보제공, 사고 조사·심판에 관한 도선사의 자문, 정책 협의 및 교류를 위한 정기회의 개최, 조사관·심판관 및 도선사 안전교육 지원 등 다방면의 업무협조체제 구축으로 이어져 정확한 해양사고의 원인을 규명할 수 있고 사고방지에도 많은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또 최근 스마트 폰 등 최첨단 IT 기기들의 발전과 활용이 가속화, 일반화됨에 따라 우리협회에서도 그러한 장비들을 도선 보조기기로 개발해 도선업무에 활용하는 등 도선장비를 가일층 현대화 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기술개발을 연구 중에 있습니다.

둘째, 장학사업 및 사회활동을 더욱 활발히 펼쳐 나갈 것입니다. 현재 우리는 글로벌 해운인력 육성 장학생과 법학전문대학원 장학생 등을 선정해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는 경제사정이 어려운 대학(대학원) 재학생들의 학업을 돕고자 하는 협회 장학사업의 취지에 따라 학생들이 학업에 전념토록 도와 후일 우리 사회의 리더로 활동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입니다. 이와 함께 한국심장재단, 월드 투게더 등의 단체들과 국내외 심장병 어린이 돕기 후원 약정식을 체결, 2009년 7월부터 매달 후원금을 지급해 심장병으로 고통 받고 있는 국내외 어린이들이 새로운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돕는 등 다각도로 지원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제반 여건을 고려해 더욱 광범위한 사회활동을 전개해 나갈 계획입니다.

셋째, 올해 처음 도선운영발전세미나를 통해 이용자와의 이해 폭을 넓힌 것처럼 다양한 행사 및 홍보활동으로 도선사들이 어떠한 일을 하고 있고 그 업무의 중요성은 얼마나 큰 지, 열악한 환경에서도 원활한 항만물류를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는 점 등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해운 경기 침체에 따른 이용자의 애로사항 등을 파악해 우리 해운업계가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찾을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경주할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도선관련 문제를 이슈화해 우리 도선사들이 미디어를 적극 활용해 도선을 잘모르는 분들에게도 적극적으로 도선의 중요성과 한국도선사의 실태를 알릴 것입니다.

넷째, 우리협회는 오는 2016년 IMPA(International Maritime Pilots’ Association) 총회의 서울 개최를 앞두고 있습니다. 세계적인 큰 행사를 대비해 사전에 완벽한 준비를 통해 우리나라 도선사의 높은 위상을 세계에 알릴 계획입니다. 그동안 IMPA에서는 한국을 위시한 아시아권 도선사들이 구미계통의 도선사와 비교하며 상대적인 언어 소통문제 등의 이유로 다소 주류로 부터 소외된다는 느낌을 가졌는데 IMPA 임원 등 영향력 있는 지위에 적극적으로 진출해 한국 뿐 아니라 대양주 및 범아시아권의 도선사를 대표, 국위선양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현재 IMPA 뿐 아니라 EMPA(유럽도선사협회) AMPA(아프리카도선사협회)등 지역별로 권익보호와 공통관심사에 대한 활발한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아시아권에도 지역협의체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는데 이는  호주, 홍콩, 일본 등과 함께 범아시아 지역협의체를 만들어 IMPA에서 아시아권의 영향력을 더욱 높이고자 하는 의도입니다.

다섯째, 회원들의 중지를 모아 결정해야 할 사항이지만 항간에서는 도선사라는 명칭이 한글 세대에 친숙하지 않고 다른 뜻으로 오해를 많이 한다고 협회의 개명을 권유하고 있습니다. 물론 도선사라는 명칭이 익숙해져 있는 일부 도선사들은 이를 반대하고 있지만 가칭 한국 항만 파일럿츠 협회라던지 아예 KMPA(Korea Maritime Pilots' Association)로 하면 좋지 않을까 하는 의견도 있습니다. 새로운 도약을 위해 필요하다면 개명을 하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입니다.


도선사협회 비전과 관련 ‘청사’ 마련 절실


도선업계 및 도선사협회의 위상에 맞는 청사 마련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는데요.

세계에서 우리 해운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나날이 높아져 가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도선사협회 역시 많은 발전을 거듭해 오고 있기 때문에 우리협회도 위상과 업무활동에 어울리는 청사 마련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가칭 도선사 회관같은 건물을 우리 업무의 특징을 상징할 수 있는 디자인으로 건축하면 대외적으로 우선 모양이 좋고 해운·항만전문가 집단으로서 확실한 위상과 권위 있는 단체로서의 존재감을 대내외적으로 내세울 수 있음은 불문가지(不問可知)입니다.

청사마련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면 현재보다 훨씬 넓고 주변환경이 뛰어나며 최근 완공해 외관이 수려한 지능형 빌딩으로 이사를 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갈수록 취급해야 할 업무는 깊이와 양에 있어서 많아 지고 있는데 현재의 협소한 공간의 한계로 협회를 보다 효율적으로 최적화할 환경으로 만드는데에 어려움이 있습니다. 과거와는 달리 회원 수도 많이 늘었고 안으로 움추려드는 소극적인 행정이 아닌 밖으로 뻗어 나가며 적극적인 홍보활동을 통해 우리 업무의 중요성을 대외적으로 다양하게 어필해야 비로소 현상을 유지하고 생존할 수 있는 시대가 온 것입니다. 개인 회사가 아닌 다수가 회원으로 있는 협회이기 때문에  최선의 방향으로 나가는데에 의견합치의 어려움이 있지만 업무의 중요성과 우리의 위상을 고려해 볼 때 새로운 협회 사무실이 꼭 필요하다고 봅니다.

사옥이나 청사 아니면 사무실의 외양과 스타일이 외부 인사에 주는 인상과 선입견은 매우 지대하다고 보고 쾌적하고 멋진 사무실에서 사무를 보는 임직원들의 사기와 작업능률 또한 배가 되고 의욕이 넘치며 직장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을 느낄 것입니다. 여기에 외부 방문인사들이 도선업무와 선박에 대한 자료를 천천히 훑어 보며 쉬어 갈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고 언론을 위한 기자실까지도 마련한다면 얼마나 커다란 대외 홍보가 되겠습니까? 경우에 따라 도선사에 대한 부정적인 선입감을 갖고 있는 유력한 인사들을 모시고 책자, 사진 그리고 비디오나 디지털 비디오 디스크(DVD)를 통해 도선의 과정과 그 어려움에 대한 프리젠테이션을 한다면 그 효과는 매우 클 것입니다. 나아가 필요하면 국회의원이나 고위 관련 공무원들을 초청해 설명회를 가질 수도 있고 이럴 경우 그 효과는 매우 높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최근 디자인의 중요성은 나날이 더해져 가고 있습니다. 디자인이 각 기업들의 핵심요소로 적용돼 비즈니스의 전략적 자원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미국의 애플사가 바로 그 좋은 예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애플은 디자인 가치에 초점을 맞춘 기업문화를 바탕으로 모든 제조공정에 디자인적 사고를 활용했으며 새로운 형태의 서비스를 만들어 내는 등 디자인 잠재력을 극대화시킨 대표적 사례입니다.

항만과 도선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단순한 가격 정책만 가지고 글로벌 경쟁체제에서 살아남는다는 것은 불가능하며, 고객의 요구를 미리 예측해 시장을 선도해 나가야만 합니다. 새로운 청사나 사무공간 마련은 그 시발점이 될 것입니다. 세계 유수 기업들의 청사들은 단순히 심미적 측면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디자인을 활용한 최적의 환경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창출하고 서비스 개발의 혁신을 이루기 위함입니다.

현실적인 여러 이유로 당장은 어려울 수 있지만 새로운 청사를 마련 협회의 위상을 높이고 이용자들을 위한 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싶다는 강한 의지를 실현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입니다.


우리나라 도선업계를 선진해운국의 도선업계와 비교할 시 어떠한 차이점이 있는지요.

세계 여러 항의 도선업계의 경우 일부 시스템의 차이는 있지만 거의 대부분의 도선업무는 엄격한 국가 관리하에 이루어집니다. 이처럼 대부분의 국가들이 도선업무를 일정한 규제로 관리하는 것은 그 만큼 도선업무의 중요성과 위험성을 우회적으로 대변한다고 하겠습니다.

제가 협회장으로  취임한 직 후에 도선업무의 규제를 완화하려는 강력한 시도가 있었는데 국가 경제 중추의 일익을 담당하고 있고 국가 해운항만의 사활이 달린 도선사의 막중한 역할을 단순한 경제논리로 접근해 규제를 완화하려고 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발상이었으며 앞으로도 결코 시도돼선 안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작년 말 도선서비스 품질개선을 위한 도선제도 개선방안 연구용역에 따르면 우리나라(부산북항)와 세계 주요 11개 항만의 1만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에 대한 도선료를 국가별 1인당 국민총소득(GNI)을 기준으로 비교하면 세계 주요 항만의 도선료는 부산북항의 4.6배 정도로 높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이 같이 우리나라 도선료 수준이 외국 항만에 비해 상대적으로 지나치게 낮은 것은 엄청난 국가적 손실로까지 이어질 수 있음에 반드시 조만간 개선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해운선사, 선주와 도선업계간의 상생을 위한 최선책은?

지난 9월 도선운영 개선을 위한 도선운영발전세미나의 개최 취지에 그 해답이 있다고 봅니다.

도선과 해운업은 우리나라 해운을 이끌어가는 동반자적 위치에 있습니다. 때로는 소모적인 논쟁과 다툼도 있었지만 그동안 도선사측과 해운업계는 해운·물류의 동반자로서 함께해 왔습니다.

때로는 경쟁의 관계로 비춰질 수 있지만 사실은 순망치한(脣亡齒寒)의 공존과 상생의 관계입니다. 해운선사 없이 도선사 역시 존재할 수 없습니다. 마찬가지로 도선사없이 해운선사도 있을 수가 없지요. 세계경제 위기로 모두가 어렵고 힘든 현 시기에 자신의 입장만을 주장할 것이 아니라 서로 간의 활발한 소통과 이해가 상생을 위한 최선책이 아닌가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규모가 크고 힘이 있는 해운선사 즉 선주측에서 영세하고 힘이 없는 도선사측의 합리적인 요구를 포용하고 관심을 보이며 먼저 베풀어야 합니다. 도선료가 항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아주 미약합니다. 마치 한국 도선료가 터무니 없이 높아 경영에 문제가 있는 듯이 과장하면 안되고 도선사 조직이 튼튼해지고 건강해야 해운회사의 이익도 증가할 것이라는 사고의 전환을 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충분한 도선선료를 지급할 때에 최상의 도선서비스가 가능한 것이고 최상의 협조를 이끌어 낼 수 있습니다.

적절한 비유인지 모르겠으나 선주측 역시 지금과 같은 불황하에서는 화주와의 관계에서 을의 입장이 됩니다. 갑의 입장인 화주가 사안에 따라 선주 측을 배려하지 않는다고 불평하려면 우리와의 관계에 있어서도 역지사지(易地思之)하는 모습을 보여야 하고 도선사와의 관계에서 갑인 선주 측이 을인 도선사 측의 입장을 배려하고 경청해야 을로부터 존경과 협조를 얻을 수 있습니다. 제3자로부터도 선주 측의 애로사항이 호소력을 얻게 되는 것입니다. 불황이라는 이유로 모든 요구 사항을 힘으로 무시하고 외면을 하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는 것을 강변하고 싶습니다.    


“큰 틀에서 정계 진출 전향적 고려중”


회장님의 공적을 보면 상당히 다양하고 참신한 면이 강합니다. 특히 도선업계와 해운업계 발전을 위한 정치 입문을 고려하는 것이 이목을 모으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 그간 회장님의 주요 공적사항을 말씀해 주시고 향후 정치적 행보와 관련해 솔직하고 구체적 답변 부탁드립니다.

우리나라처럼 해운이 중요한 국가에서는 해운항만을 잘 알고 이에 우호적인 정치세력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렇지만 현실은 해양수산부가 폐지되는 등 국가차원에서 해양에 대한 관심과 영향력이 갈수록 떨어지는 것 같습니다. 지정학적으로 우리나라는 해양세력을 확대해 국력을 키워야 함에도 불구하고 해기사들이 정당한 대우를 받지 못하고 정치인들 뿐 아니라 사회 전반적으로 해운항만에 대한 관심도가 너무 낮아 안타깝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진정한 해기사 출신 해운 인사의 정계(政界) 진출은 반드시 시대가 요구하는 필요사항이라 생각하며 해운인의 한사람으로서 우리나라 해운의 발전을 위한 포부를 국가와 민족을 위해서 실현시킬 수 있는 실질적인 수단방법인 정치에 상당한 매력을 느끼고 있습니다. 아울러 해운인의 요람인 한국해양대학교 출신 국회의원이 현재 전무하고 국회의 국정감사시에도 해운항만에 대한 질문이 별로 없다는 점에서 모교인 한국해양대학 선후배분들, 해운·항만·수산업계에 종사하시는 분들, 부산 지역사회의 시민단체를 비롯한 유력한 인사분들, 지역 언론에 종사하시는 분들의 기대와 염원이 매우 지대한 것을 절감하고 있습니다. 여러 이유로 아직까지 확실히 결정하지는 않았지만 주어진 여건이 유리해지고 기회가 된다면 큰 틀에서 우리 해운·항만·수산업계를 위해 긍정적으로 고려해 볼 생각입니다.

덧붙여 말씀드리자면, 저의 경우 야구의 메카인 부산에서 일찌기 지역 연고 야구 팀인 롯데자이언츠 단장을 맡아 1992년 연속 2년 사직야구장 입장 100만 관중 돌파와 함께 그 팀을 꼴찌에서 코리언 시리즈 우승으로 이끌었습니다. 또 부산항만공사 제5대, 6대 항만위원장과 부산항도선사회 회장, 부산항발전협의회 운영위원과 고문, 부산해양연맹 부회장등을 역임하면서 부산항의 산적한 업무처리 및 부산항의 효율적인 운영, 발전에 많은 노력을 경주했고 부산 신항의 조기 안전 개장에 일조하는 등 부산지역 사회에 나름대로 기여한 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시민들이 언론을 통해 이를 알고 계셔서 젊은 층에서부터 노년 층에 이르기까지 어필 할 수 있는 정치적 경쟁력이 있다고 주변에서 좋게 평가를 하고 계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또 현재도 한국해사법학회 회장과 전국해양산업 총연합회 부회장등 여러 단체의 단체장을 하면서 우리나라 해운,항만, 수산등의 해양경제활동을 활발하게 뒷받침하고있으며 ‘부산을 빛낸 인물’로 선정돼 지역사회의 정치입문 요구가 거세지고 있어 많은 고민을 하고 있는 중입니다.[만난사람=정창훈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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