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칸에어라인(AA)은 수 개월 간 재정난에 허덕이다 결국 지난해 11월 말 파산신청을 했다.
AA는 높은 유류비와 인건비에 겹쳐 세계 경기 침체로 인한 항공 소비의욕 동결로 인해 내릴 줄 모르고 치솟는 채무를 감당하지 못하고 ‘챕터 11’ 파산 신청을 한 것이다. 여타 항공사들은 혹독한 구조조정으로 재정 위기를 모면해 왔으나 AA는 임금 삭감 수준에서 멈출 뿐 구조조정을 단행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마저도 노조와의 협상이 매끄럽게 이뤄지지 않아 인건비를 줄이려는 5년간의 노력이 물거품으로 돌아간 것이다. 2006년부터 AA측과 노조는 지속적으로 임금 협상을 시도했으나 양측 간 의견 일치를 보지 못했다.
지난 2003년에도 AA는 파산 위기를 겪은 바 있는데 그 때 종업원들은 파산을 막기 위해 회사에 16억달러를 양보했었다. 이후 위기를 모면한 AA는 임금 삭감을 단행했지만 노조 측은 내어준 16억달러도 돌려받지 못한 상황에서 회사 측의 행동을 받아들이지 못한 것이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AA는 파산 상태를 청산하기 위해 결국 현 임직원의 15%에 달하는 수치인 1만3천명의 직원을 구조조정 단행하겠다고 밝혔다. AA 측은 현재 연금제도를 중단하고 퇴직금과 의료보험 혜택 역시 지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AA의 모기업인 AMR그룹은 지난 1일 인건비의 20%를 축소할 것이라고 발표하며 곧 노조와 협상에 돌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AMR의 최고경영자(CEO) 토마스 호튼은 “연간 20억달러의 비용 절감을 통해 파산 상태에서 속히 빠져나오길 바란다”며 “이를 통해 연간 10억달러의 매출액 상승 효과도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노조는 이에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승무원노조의 로라 글래이딩은 “이는 명백한 노동권 유린”이라며 “예전에 회사를 살리기 위해 노력한 대가가 이런 것이라면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한편 AA는 파산보호 신청을 했지만 기존 항공 스케줄의 변동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더해 현재 41억달러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대금 지급에도 무리가 없을 것이라며 빠른 회생이 가능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과 유럽의 경제가 워낙 불황이기 때문에 AA 뿐 아니라 다른 미국 항공사들도 겨우 운영을 해 나가는 상황이라 업계의 우려는 여전하다. 여기에 더해 아직 AMR그룹은 아직 AA를 매물로 내놓지도 않았는데 AA를 인수하려는 항공사들이 벌써부터 인수 준비를 하는 등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고 있는 상황이다. AMR은 지난해 1~3분기에만 8840억달러의 손실을 입었고 연간으로는 904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 김보람 기자 brkim@ks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