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5-25 08:42:00.0

시&에어라운지/ 단순 경쟁보다 ‘시장 흐름’ 감지가 중요

한국일본통운 네모토 마사나오(根本 政直) 대표이사
시대의 니즈 맞춰 ‘이사화물’로 진검 승부
불황, 겪을 만큼 겪었다…공격 경영 날개 펼 준비 완료

네모토 마사나오 대표이사

●●●업계 시황이 들쑥날쑥 혼란스러워도 경영 소신을 지키며 꿋꿋이 역량을 키워가는 포워더가 있다.

한국일본통운은 남들의 판단을 떠나 실적이 좋아졌다고 자만하지도, 업계가 어지럽다고 덩달아 불안해하지도 않는다. 이 같은 침착함에는 그에 상응하는 철저한 물류 연구와 앞을 내다보는 안목, 오랜 시간 다져진 특유의 시스템이 뒷받침한다.

일본통운은 지난 2002년 9월 항공해상 화물운송대리·주선 및 복합운송주선업을 영위할 목적으로 한국법인을 출자 설립했다. 올 1월1일부로는 상호를 넥스글로벌로지스틱스코리아에서 한국일본통운으로 변경했다.

한국일본통운은 초창기엔 항공화물 수출입만 담당했다. 고객들도 대기업 외국법인 위주였다. 하지만 점차 항공화물 수출입 포워딩, 해운화물 수출입 포워딩, 3자물류(3PL), 해외 이사까지 사업 범위를 확장했다. 현재 항공과 해운의 사업 비중은 7대3이다.

다양한 사업 확장을 통해 어떤 화주가 어떤 요구를 하더라도 원스톱 서비스를 실현할 수 있게 됐다. 지난 2010년 이 기업은 한국 내 일본계 업체 중에서는 처음으로 수출입안전인증(AEO)을 획득했다.

네모토 마사나오 대표이사는 2008년부터 한국일본통운의 수장을 맡아왔다. “한국일본통운은 100여명의 직원들로 꾸려져 있고 연간 매출액은 400억원인, 아직도 작은 회사”라고 설명했다. 이는 겸손의 표현으로 볼 수도 있지만 앞으로의 성장 잠재력을 암시하는 말로도 들린다.

실로 한국일본통운은 지난해 같이 어려웠던 시장 상황 속에서도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였다. 2011년 총 영업이익은 17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무려 377.9%나 증가했다. 순이익도 21억원에 달해 2010년과 비교했을 때 4배이상이나 껑충 뛰어올랐다. 매출액 역시 430억원을 거둬들여 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한 수치를 기록했다.

한편 1~2월 누적 항공화물 취급 실적은  81만1722kg을 수송하고 26억6401만원의 운임매출을 달성했다. 전체 조사 대상 포워더 중에서는 34위를 차지했다(CASS 데이터 기준). 네모토 대표이사는 “2009년, 2010년 실적이 워낙 안 좋아 수치상으로 봤을 때만 크게 늘어난 것처럼 보일 뿐 만족할만한 성과는 아니다”라며 손사래 쳤다.

“외부적이건 내부적이건 보통 타사와의 실적 비교를 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그건 의미가 크지 않다고 생각한다. 안목을 넓혀 한국 시장 자체와 비교를 하는 게 더 중요하다. 예컨대 ‘한국 시장은 지난해 성장세를 보였는데 한국일본통운은 하락세를 보였다’는 식의 비교를 해 문제점 파악과 동향 분석이 이뤄지는 게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네모토 대표이사는 전체 시장에서 뒤처지지 않고 발맞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2009년, 2010년 항공운임이 급격히 오르면서 상당히 어려운 시기를 맞았었다. 바로 보수적인 경영 정책을 펴 안정적인 실적을 냈지만 올해에는 공격적인 경영 정책도 편다는 계획이다.

네모토 대표이사는 “작년과 재작년 불황을 겪어본 경험을 토대 삼아 올해에는 리스크를 안고서라도 공격적인 경영을 시도할 것”이라며 “최근엔 성수기 개념도 희미해졌기 때문에 성수기에 기대를 걸기 보다는 해외 영업 강화와 새로운 아이템 발굴로 승부를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중국과 미국, 유럽을 영업 강화 지역으로 꼽았다. 중국은 큰 잠재력을 갖고 있는 시장으로 한국일본통운 역시 공략 1순위 지역으로 꼽고 있다. 현재 중국 내에는 상하이를 중심으로 33개 도시 101개 거점에 5300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네모토 대표이사는 이어 “한·EU FTA에 이어 한·미 FTA까지 체결돼 우리 포워더 업계에도 큰 반향이 일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과 유럽 시장을 다시 점검하는 건 당연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FTA로 인해 수송 루트를 변경하는 고객이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고객이 요청하기 전에 우리가 먼저 최적의 수송 모드를 제안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무엇이 부를 창출하는가?’ 촉각 세워…타깃은 의약품&이사화물

시장의 흐름에 뒤쳐지지 않고 발맞춰 성장해야 하는 게 중요하다고 역설하는 네모토 대표이사

한국일본통운은 처음엔 대부분의 포워더들이 그러하듯 전자제품을 주로 다뤘다. 하지만 시대가 변하고 그에 따라 고객의 니즈도 빠르게 변해갔다.

시장의 ‘맥’을 잃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믿는 네모토 대표이사는 매월 산업별 매출 실적을 조사해 그때그때 가장 ‘잘 나가는’ 아이템을 분석해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로써 전자제품 뿐 아니라 태양열 에너지, 의료기기까지 품목을 다양화했고 최근엔 의약품 등 메디컬 제품 운송에 주력하고 있다.

시황이 어려울수록 고부가가치 상품을 다루는 게 현명하다고 판단했고 그에 가장 잘 맞아 떨어진 황금 알을 낳는 아이템으로 의약품으로 정한 것. 의약품은 보통 일본 등 외국에서 한국으로 수입되는 물량이 더 많다고 한다. 새로운 아이템에 손을 댈 때마다 자신 있게 도전할 수 있는 것은 일본통운 본사의 오랜 역사와 세계 37개국 213개 도시로 뻗어있는 기반이 탄탄한 네트워크 때문이라고 네모토 대표이사는 설명했다.

한편 한국일본통운은 최근 들어 이사화물에 주목하고 있다. 기존 대리점 체제에서 벗어나 1월부터는 직영 체제로 바꿔 본격적으로 이사화물을 다루기 시작했다. 해외 지사에서는 더 이전부터 이사화물의 중요성을 깨닫고 사업을 펼쳤지만 한국지사는 가장 후발주자에 속한다고. 그래도 지금까지의 실적을 물으니 “아주 좋다”고 네모토 대표이사는 대답했다.

“직영 체제로 바꾸면서 전략을 새로 세웠는데, 그땐 한국에서 일본으로 나가는 일본인 고객이 주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었다. 하지만 일본계 기업을 포함한 외국계 기업에서 일하는 한국인 고객들의 수요가 폭발적이었다. 이로써 예상보다 실적이 좋았던 건 사실”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고객 연구 놓지 않는, 진정한 ‘화물운송인’ 정신 잊지 말 것

한국일본통운은 매년 슬로건을 하나씩 정한다. 올해의 슬로건을 물으니 ‘Don’t forget the cargo man’s spirit’, 즉 ‘화물운송인으로서의 정신을 잊지 말자’라고. 사원들이 본연의 업무, 본연의 위치를 제대로 파악하고 있으면 자연스레 능률은 오르기 마련이라는 설명이다.

“물류라는 업종의 매력 중 하나는 내게 짐이 보이지 않아도 항상 24시간 물류의 흐름은 이어진다는 점이다. 나 뿐 아니라 화주의 입장에서도 짐이 보이지 않는 것은 마찬가지다. 하물며 결과물만 손에 쥐는 화주의 경우 내 화물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궁금하기도 하고 불안하기도 할 것이다. 이에 한국일본통운은 고객이 안심할 수 있도록 보이지 않는 부분도 신경써 물류 각 단계에서 체계적으로 관리하려 힘쓴다.”

이를 위해 네모토 대표이사가 꼭 고집하는 영업 방법 중 하나가 바로 ‘고객을 좋아할 정도가 되자’이다. 무슨 말인가 싶겠지만 뜻은 의외로 단순했다. 고객을 대하기 전 늘 촉각을 곤두세워 하나부터 열까지 고객을 파악한다는 것.

이렇게 고객을 미리 ‘공부’하면 고객도 이를 알고 ‘아, 우리에 대해 이만큼 알고 있구나’하는 생각을 하기 마련이다. 이 처럼 고객에 대해 계속 공부하고 관심을 갖는 모습이 고객을 ‘좋아하는’ 모습과 닮았다고 생각해 이 방식을 사원들에게도 가르친다고.

실제로 한국일본통운의 영업사원들은 매일 아침마다 한 시간씩 투자해 담당 고객사에 어떤 변동사항이 있었는지 분석의 시간을 갖고, 즉각적으로 변화에 대응하는 훈련을 한다고 네모토 대표이사는 전했다.

하지만 그가 더 중시하는 것이 있다. ‘우수한 사원이기 전에 상식을 갖춘 훌륭한 사회인이 되라’는 것이다. 아무리 능력이 좋고 고객 유치를 많이 해도 그 이전에 사회 규범을 따르고 도덕적으로 갖춰진 사람이어야만 한다는 철칙이다.

사람은 자신의 이름에 따라 성격도 닮아간다는데, 네모토 대표이사도 그런 것 같다. 그의 이름을 한자로 풀이하면 ‘근본 정직’인데 사원 한 명을 볼 때도 이름처럼 ‘근본부터 바른’ 인간상을 중시한다니 말이다.

체계보다 인맥이 더 중요한 현 업계, 속히 바뀌어야

네모토 대표이사가 한국에 처음 왔을 때 포워딩 업계를 보고 깜짝 놀랐다고 한다. 일본과 달리 포워딩 업계의 진입장벽이 너무 낮다는 점 때문이다.

규모가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낮은 장벽으로 인해 크고 작은 업체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고, 그로 인한 과당경쟁이 생각하다는 것이다. 단순한 경쟁 심화를 재쳐 두더라도 각각의 포워더들이 차별화된 특성이 없고 아주 세세한 부분까지 분업화 돼 있어 일관성이 떨어지는 게 더 문제라고 그는 설명했다.

이로써 업무 효율이 떨어질 뿐더러 문제가 생겼을 때 ‘책임은 누구에게’라는 맹점이 발생해 포워딩 업계를 좀먹게 한다고 꼬집었다. 이에 네모토 대표이사는 “지금 당장 변할 수는 없지만 현재 포워딩 업계의 제 살 깎아먹기 식 경영은 백해무익할 뿐”이라며 “나의 일개 의견 하나로 변하진 않겠지만 지면을 통해 어서 우리 업계에도 청렴한 윈윈(Win-Win) 문화가 장착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 김보람 기자 brkim@ksg.co.kr >

맨위로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