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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성택 대표이사 |
●●●균형 잡힌 업무 포트폴리오와 고객사별 맞춤형 서비스, 양 보다 질로 승부하는 전문화된 직원으로 화주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복합운송기업이 있다. (주)NNR글로발로지스틱스코리아(이하 NNR)를 두고 하는 말이다.
해운, 항공 할 것 없이 지난해부터 심화된 불황이 올해까지 이어지는 상황에서 NNR은 미소를 유지하고 있다.
그 비결을 물으니 여성택 대표이사는 “NNR의 주력 사업을 셋 꼽자면 항공수입, 항공수출, 해운수출입인데 이들은 각각 30%씩 균형을 잡고 있는 게 키 포인트다”라고 꼽았다.
언뜻 들으면 당연하다 싶기도 하지만 그가 덧붙이길 “보통의 운송업체가 ‘우리는 항공수출 전문입니다’라고 하면 그 기업의 전체 수익 90%가 항공수출에 매달려 있지만 우리는 하나에 치우치지 않고 고루 분포돼 있다. 즉 수입의 원천이 다변화 됐다는 것”이라고.
단편적 예로 환율차익이나 운임만 보더라도 어느 한 부문에서 다소 손해를 보더라도 다른 부문에서 충분히 상쇄할 수 있었다.
여 대표는 물류업계에 인생을 묻은 오랜 베테랑이자 전문가다. 그는 국제항운에서 30년간 근무하고 그 중 7년은 사장을 맡아왔다. 이후 여 대표는 ‘내가 하고 싶은, 내가 지향하는, 여성택의 색을 지닌’ 물류기업을 갖고자 ST로지스틱스를 창업했다.
하지만 당시 국내에서만 활동하던 ST로지스틱스는 세계화의 장벽 앞에서 ‘이대론 안 되겠다’ 싶어 당시 우리보다 한 발 앞서있던 일본의 글로벌 물류업체의 문을 두드렸다.
많은 일본 기업이 있었지만 그 중 NNR 일본 본사를 파트너로 선정, 50대50의 동등한 비율로 합작투자를 해 2001년 9월 한국 지사를 열었다. 일본 후쿠오카에서 1908년 민간 철도회사로 창립된 서일본철도회사(니시니혼레일로드. NNR)는 철도, 버스운송, 레저, 부동산, 국제복합운송 등 5개 분야에서 활발히 사업을 벌이고 있는 일본의 대표 물류 그룹이다.
여 대표는 “일본의 업체들은 한국에 지사를 내더라도 ‘일본의, 일본을 위한, 일본에 의한’게 대다수다. 하지만 NNR 일본 본사는 우리에겐 우산과 같은, 여러 갈래로 뻗어나갈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주는 역할을 한다”며 NNR 본사를 파트너로 선정한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NNR 일본 본사의 발달된 글로벌 네트워크에 ST로지스틱스의 로컬 경쟁력을 합치면 그 시너지 효과가 상당하다. 또한 글로벌 기업은 당연하게 보유하고 있는 윤리경영, 위험관리, 체계적 문서화 등 탄탄한 기본조건도 자연스럽게 보유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합작 비율만 봐도 알겠지만 우리 고유의 국내 경쟁력과 특성은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재미있는 예지만 나는 일본 어도 ‘스미마셍’ 외엔 전혀 할 줄 모른다.(웃음)”
설립 후 연속 흑자… ‘맞춤서비스’와 ‘노련한 직원’ 덕
놀라운 점 중 하나는 NNR이 2001년 9월 설립 이후 10년, 120개월 내내 단 한 번도 적자를 본 적이 없다는 것이다.
2007년에만 성장세가 둔화됐을 뿐 뒷걸음질 친 적은 없었다. 특히 업계가 침체를 겪었던 2010년에도 매출이 26% 성장했고 작년에는 경상이익이 40%, 매출액도 5%씩 증가했다.
여 대표는 “회사는 신생아지만 직원은 어른이기에 가능했다”고 비유했다. 이를 풀어 “노송은 자리를 옮겨도 분위기가 있다는 말이 있다. 이처럼 나 자신부터 감히 ‘준비된 사장’이라 자부할 수 있다. 직원들도 마찬가지다. 한 명 한 명 들여다봐도 전문성과 노하우, 인성을 겸비한 실력파들이다”라고 한다.
“갓 입사한 신입직원이라도 의식만큼은 프로여야 한다. 야구경기를 예로 들면 이해하기 쉽다. 고등학교를 막 졸업한 이름 없는 선수라고 경기에서 좋은 성적을 내지 않나? 마찬가지다.”
한편 여 대표는 든든한 직원들이 뒤를 지키고 있다면 앞으로는 NNR만의 맞춤형 서비스를 내세울 수 있다고 한다. 다변화된 시장 상황에서 기업별로 원하는 물류 서비스가 다르다보니 당연히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물류기업으로서의 소명이라고 그는 언급했다.
“세계 굴지의 자동차 혹은 전자제품 생산업체라고 해도 그 기업의 물류 파트너로서 우리가 지명된 이상 ‘물류’ 만큼은 우리가 리드해 줘야 한다. 업체별로 정확한 콘셉트를 잡아 물류에 대한 정보를 적절히 제공하며 가장 효율적인 길로 이끄는 게 포인트다.”
여 대표는 “같은 감사패를 받아도 ‘원가 절감’에 대한 것, ‘물류혁신’에 대한 것, ‘커뮤니케이션 개선’에 대한 것 등 그 성격이 모두 다르다. 이는 곧 NNR이 화주가 가려운 곳을 콕콕 집어 긁어줬다는 뜻”이라고 부연 설명했다.
대기업 편중 물류 장악이 한국 물류업계 가로막는다
여 대표는 오랜 시간 물류업계에 몸 담아온 1인으로서 우리나라의 물류가 지금의 수준까지 발전했다는 데 큰 보람을 느낀다고 한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물류업은 무역업의 심부름꾼 정도였다. 대기업에서도 물류 전담 부서조차 없었다. 하지만 이제는 물류산업, 화물산업이라는 단어가 생기고 우리나라 전체 국익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중요한 분야로 인식되고 있다.”
그는 여기까지 업계가 성장하는 데 일익을 담당했다는 데 자부심을 갖고 있다. “물류산업 전체를 큰 그림이라고 치면 밑그림과 물감이 되는 크고 작은 기업 하나 하나가 모두 합쳐지지 않으면 안 된다. NNR의 발전도 그에 기여했다는 건 큰 의미가 된다.”
하지만 그는 한편으로 우리나라 물류 구조의 한계도 뼈아프게 느낀다고. 대기업을 중심으로 한 시장점유 편중은 거시적으로 봤을 땐 결국 물류 산업의 발전을 저해한다는 것이다.
“아무리 ‘동반성장, 상생’을 내세운다 한들 업계 내 갑을관계를 끊기엔 역부족이고 그에 따른 횡포나 차별 역시 존재할 수밖에 없다. 물론 대기업 입장에서는 효율성과 수익성에 굉장히 도움이 되겠지만 그들끼리 악어-악어새 역할을 번갈아가며 할 뿐이다.”
그는 우리나라도 독일, 미국 등 물류 선진국처럼 고유의 세계적 물류기업이 형성되기 위해서는 이 같은 구조가 와해돼야 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 김보람 기자 brkim@ks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