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10-15 11:45:11.0

기획/RFID시스템 물류업계서 외면당하나

화주도 도입 꺼려…불황 속 비용부담도 매우 커
중소물류기업은 ‘관심 없다’ 반응


전 산업의 효율적·비약적 발전을 위해 한껏 기대를 모으고 등장했던 RFID(Radio Frequency IDentification)가 물류산업에 도입된 지도 십수년이 지나고 있다. 현재 RFID산업은 USN(Ubiquitous Sensor Network)산업과 동반 성장하고 있는데 RFID/USN산업은 기대했던 것만큼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지는 않다.

실제로 한국RFID/USN 융합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RFID/USN 기업 수는 전 분기 398개사 대비 23개사가 감소한 375개사로 오히려 5.8% 감소했다. 전체 375개사 중 RFID기업은 268개사며 USN기업은 56개사 그리고 RFID/USN 기업은 51개사로 조사됐다.

 

 

 

RFID관련 기업 갈수록 줄어들어

사업 유형별로 살펴보면 RFID/USN을 전업으로 영위하는 기업은 총 69개사로 이 중 RFID전업기업은 45개사(12.0%), USN전업기업은 16개사(4.3%), RFID/USN 전업기업은 8개사(2.1%)로 조사됐다. 한편 RFID전업기업은 전 분기 대비 12개사(21.1%) 감소하며 가장 큰 감소세를 보였으며 USN전업기업은 5개사 감소, RFID/USN 전업기업은 3개사가 감소했다.겸업 기업 수는 4/4분기에 들어 3개사 감소했으나, 전체기업의 81.6%를 차지했다.

지난해 4분기 기준 RFID/USN 375개 기업 중 RFID 주력 기업은 총 319개 기업인데 지난해 3분기에 비해 4분기가 18개사가 감소했다. 분야별로 보면 하드웨어 ‘테그’ 분야가 82개사로 지난해 4분기에 10개사 증가해 신규진입 기업수가 가장 많았으며 반면 소프트웨어 분야 ‘SI’ 주력 기업은 3분기 대비 14개사가 감소해 총 51개로 조사됐다.

 

자본금 규모별 기업 현황을 살펴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RFID/USN기업 375개사 중 자본금 10억원 미만 기업은 총 236개사로 전체 63%를 차지하고 있어 중소기업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자본금 3억 미만 소기업은 전 분기 142개사에 비해 24개사 감소한 118개사로 조사됐다. 반면, 자본금 3억-10억 미만 기업은 전분기보다 4개사 증가한 118개사, 100억 이상 기업은 1개사 증가한 35개사로 조사됐다.

종사자수별로 살펴보면 ‘300인 미만 기업’은 341개사로 전체의 90.9%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중 ‘29인 이하 기업’은 188개사로 전체의 50.1%를 차지했다. 한편 ‘9인 이하 기업’ 17개사 감소, ‘29인 이하 기업’군에서 전 분기 대비 14개사가 감소해 중소기업 감소가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이와 같이 RFID산업은 USN산업과 함께 최근 주춤거리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RFID 관련 기업이 점차 줄어드는 이유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도입 초창기 기대했던 것과는 달리 갈수록 RFID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고 있어 RFID관련 기업들이 이윤을 내지 못해 문을 닫는다. 그나마 큰 기업은 버틸 수 있지만 중소기업들은 갈수록 힘들어진다”며 “RFID는 바코드시스템과 흔히 비교되는데 실제로 RFID시스템이 바코드 시스템에 비해 기술적으로 많이 앞서긴 하지만 획기적으로 뛰어난 것 같지 않은 느낌을 주는 것도 큰 문제다. 많은 기업들이 바코드시스템에서 RFID시스템으로 교체하려 했으나 이제 그런 움직임도 둔화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수요자인 창고업자 관계자 역시 “RFID시스템이 설치비용만큼 효율화를 가져오는가도 하나의 의문점이다”고 말했다. 이어 “아시다시피 RFID시스템은 설치하는데 있어 비용이 꽤 들어가기 때문에 수요자들이 한번 더 고민 한다”고 지적했다.

RFID, 물류산업 속 원자재 재고 관리에 가장 많이 쓰여

그렇다면 물류산업 속 RFID시스템은 어디까지 왔을까? 일반적으로 RFID시스템은 기본적으로 태그와 리더기로 구성돼있다. 태그는 박스나 개별제품에 부착이 되는 작은 크기의 칩으로 다양한 제품의 정보를 담고 있으며, 리더기는 이를 읽어내는 장치이다.

물류에서는 태그를 팔레트, 박스, 제품 등에 붙여서 물류센터에 보관하면서 제고파악, 입출고 업무 등을 혁신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현재 사용하고 있는 바코드는 제품의 종류를 표시하고 있는 수준으로 일일이 세어서 재고를 파악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걸리는데 RFID기술은 제품, 박스 등 부착 단위에 따라서 개별 ID로 등록되어 한꺼번에 재고파악이 가능해진다.

입출고시에도 사람이 일일이 검수를 하지 않아도 리더기가 설치된 게이트를 통과만 하면 입출고되는 제품의 종류와 수량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또 배송차량에도 부착하면 차량번호, 배송기사 이름, 출고지, 도착지, 도착시간 등을 알 수 있어 배차, 차량위치정보 등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현재 RFID시스템은 제품의 비정상 제품 방지 등 유통관리를 위해 주로 사용되고 있으며, 주류, 화장품, 한우, 고급의류 등에서 활용되고 있다. 이외에도 항만, 공항 등에서 보안을 위해 컨테이너 등에 부착하고 있다.

물류산업에서 RFID/USN 사용 분야를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우선 조달분야는 ‘원자재 재고관리’와 ‘원자재 출고현황 관리’가 각각 50%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한편 생산분야는 ‘근로자 출퇴근 관리’가 91%로 가장 높았고, 다음으로 ‘생산 재고관리’ 7.5%, ‘생산 공정관리’ 0.9% 순으로 분석됐다.

물류/창고분야는 ‘제품 재고관리’가 44.2%로 가장 높았고, 다음으로 ‘제품 적재 및 위치관리’ 38.6%, ‘제품 입출고 및 검수관리’ 10.2%,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유통분야는 ‘상품정보 자동제공’, ‘매장 내 상품위치 확인’, ‘매장 재고관리’, ‘매장입고 및 검수관리’가 각 25.0%로 나타났으며 판매 분야는 ‘판매정보 및 이력관리’가 31.4%로 가장 높았고, 다음으로 ‘반품관리’와 ‘A/S’ 순으로 나타났다.

세연테크놀로지, 초소형 리더기 국제 경쟁력 높여 

물류산업 속 RFID시스템을 이끌어가는 기업으로는 우선 RFID 전문 개발업체 세연테크놀로지가 있다. 지난 2001년 1월, 불모지나 다름없던 국내 RFID 국내시장에서 설립된 세연테크놀로지는  순수 자체 기술력만으로 RFID 장비를 전문으로 개발, 생산해오고 있다. 국내 최고의 RFID전문기업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세연테크놀로지는 RFID 산업 초기수요 창출 및 시장 확산에 선도적 역할을 수행해 오고 있다.

세연테크놀로지는 RFID의 핵심 요소기술인 RF, 디지털, 안테나 등 독자 원천기술 개발에 매진해 국내는 물론 전 세계 RFID 업체 중 최다의 주파수 대역별 제품 Line-up(42종)을 구축했고 주파수대역별(저주파, 고주파, 극초단파, 마이크로파), 리더 Type별(고정형, 이동형, 모바일 TYPE, 스마트폰 연동형 ) 다양한 RFID Reader를 개발 판매하고 있다.

특히 13.56 Khz 및 900Mhz 대역 리더는 반도체등 공장자동화 분야에 적용되는 제품으로 지난 10년간 삼성, 하이닉스 등의 대규모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축적된 독보적인 노하우 및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특히 Juno 7, Sky900 Blu 등 모바일 리더 제품군은 세계최초 개발제품으로 초소형 리더기 부문에서 세계 1위의 경쟁력을 보유한 제품이다.

세연테크놀로지는 RFID 원천기술 관련 국내 특허등록은 물론 CE(유럽), SRRC(중국), FCC(미국), TELEC(일본)등 해외인증을 취득함으로써 대내외적으로 기술력과 품질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다. 한편 세연테크놀로지는 매년 RFID/USN 전시회에 참여하며 RFID알리기와 관련 산업 발전을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

올해도 ‘Accelerate IT Convergence with Smart Sensing!’를 주제로 ‘RFID/USN 코리아 2012 국제 전시회 및 컨퍼런스’를 9월25일부터 27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됐다. 올해로 8회째를 맞은 ‘RFID/USN 코리아’는 국제행사를 통해 RFID/USN 제품 및 솔루션, 적용 서비스 등을 이해하는 장을 마련해 산업 전반의 IT융복합 서비스 도입을 촉진했다.

CJ GLS, 국내 물류 RFID시스템 선도

한편 국내물류시장에서 대기업군은 RFID시스템을 직접적으로 도입할 뿐 아니라 연구개발하며 RFID시스템 도입을 선도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CJ GLS가 있다. CJ GLS는 2003년부터 산업자원부(現 지식경제부)에서 주관한 ‘RFID 기술개발 시범사업자’로 선정, RFID 기술개발을 시작한 이래 2005년 차세대성장동력산업 중 물류부문 ‘RFID/USN 기반의 전자물류시스템 개발’ 주관사업자로 선정돼 2009년까지 RFID 기반의 물류시스템을 개발·완료했다.

CJ GLS 관계자는 “RFID기반의 물류시스템은 기존 물류시스템에 RFID기술을 접목한 것으로 모든 업체에서 바로 사용이 가능하면서 물류개선 효과는 큰 것이 장점”이라고 RFID 기반 물류시스템에 대해 말했다. 한편 CJ GLS는 업계에서 유일하게 경기도 이천 소재 신덕평물류센터 내에 1000㎡(약 300평) 규모의 UB센터를 운영해오고 있다. UB센터는 국내 최초의 현장 기반 RFID 테스트베드 센터로, 제조-물류-유통 단계의 RFID 적용 타당성 평가를 위한 최적의 인프라를 구축하고 첨단 물류시스템을 업계로 확산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CJ GLS는 업계 최초로 2010년 3월부터 물류센터 내 RFID시스템을 적용해 물류개선에 나섰다.

지게차에 RFID리더기를 부착하고 물류센터 랙에 태그를 부착해 지게차의 이동 동선을 파악, 작업량이 많은 곳의 재고를 분산시켜 업무량을 효율화 했다. 또 랙에 부착된 태그에 제품 정보를 분석해 3D화면으로 보여주는 3D Visibility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 시스템은 센터 내 랙에 보관된 제품의 성질, 유통기한, 재고보관일수 등의 정보를 한눈에 파악하여 제품관리, 재고관리에 정확성을 높이고 선입선출 등 세밀한 관리가 가능하다.

그리고 MPS(Multi Purpose System: 다목적 물류시스템)는 탈부착이 가능한 장치로 제품의 출고 분류 등의 업무에서 RFID기술을 이용해 정확도와 속도를 높이는데 사용되고 있다. RFID 기술을 활용해 실시간으로 온습도 정보를 수집해, 이 데이터를 물류센터나 저온차량 온습도 관리에 활용하는 ‘쿨가디언(CoolGuardian)’도 개발했다. 한편 CJ GLS는 2009년 11월 LS산전과 장비 및 기술 개발에 대한 업무협약을 맺고 업계확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CJ GLS 관계자는 “RFID시스템은 현재는 물류뿐만 아니라 보안, 유통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적용되고 있거나 향후 도입될 가능성이 높다.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것이 도서관 책 대출, 회사 출입문 카드라고 보면 된다. 농림부에서는 한우의 유통관리를 위해 이력제를 도입하면서 RFID를 도입했고 국가 보안분야에서는 항공, 해상으로 반입되는 컨테이너에 수출국, 품명, 경유지 등의 정보를 파악하는데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물류산업계, rfid 관심 식었나

그러나 중견 및 중소기업은 RFID시스템 도입에 대해 그다지 긍정적이지 않은 반응을 보였다. 국내물류창고업체인 D사의 경우 RFID시스템 도입과 관련해 센터 증축 시 신중하게 고려했으나 도입하지 않기도 최종 결론을 내렸다고 전했다.

D사 관계자는 “RFID시스템은 물류업체 보다는 화주사에서 선호해야 물류업체에서도 도입 여부를 결정할 텐데 실제로 RFID시스템의 설치 여부를 물어보는 화주사는 거의 없다. 그렇기 때문에 비용을 들여가며 시스템을 도입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이어 “향후 시장이 어떻게 변할지 모르나 물류산업에서 RFID시스템이 핫이슈가 될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동종업체 B사 역시 RFID시스템 도입을 고려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B사 관계자는 “국내 물류시장이 갈수록 첨단화되고 있지만 현재로선 RFID시스템이 없다고 해서 화주가 물류업체를 결정하는데 중요한 요소가 되지 않는다”며 “경쟁업체들이 하는 것을 봐서 향후에 도입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3자 물류를 주 업무로 펼치고 있는 C사 역시 RFID시스템 도입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었다. C사 관계자는 “RFID시스템 구축은 대기업이 아니고서는 쉽지 않다. 실제로 비용 뿐 아니라 기술적으로도 생각보다 복잡해 이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선 전문 인력을 둬야 한다”며 “RFID시스템이 장착돼 있다고 해도 화주 입장에서 큰 메리트를 주지 않고 있어 전문 인력을 배치하면서까지 RFID시스템을 설치할 필요가 없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정부, RFID R&D 앞장서야

그렇다면 물류산업 속 RFID 발전을 위해 어떠한 노력이 필요한 것인가? RFID 생산업체 세연테크놀로지 관계자는 “2004년을 시작으로 RFID산업에 대한 정부의 관심과 지원으로 공급자 측면의 많은 기업들이 집중적으로 R&D에 투자해 단기간에 기대이상의 기술향상과 산업대응능력을 형성했고, 분야별로는 세계최고 수준의 기술력과 제품능력을 확보하는 성과도 이루었다.

그리고 해외시장 진출 시 기술적으로 최상위 그룹 수준에 도달한 중소기업들도 나타나고 있다”며 “하지만 국내에서의 충분한 시장형성이 지연됨에 따라서 해외사업 진행을 위한 기본적 발판마련이 어렵게 되고, 2008년 국제금융위기 이후로는 국내에서의 생존조차 위협받고 있는 실정이다”고 현 상황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어 “RFID산업은 향후  전 세계적으로 제조와 물류, 유통 그리고 관련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꿔놓을 산업으로 정부와 업계가 모두 기대하는 차세대 성장동력산업이지만, 지금과 같은 시장 환경 속에서는 산업의 성장을 통한 국가경제에 대한 기여를 기대하기 보다는 산업기술의 퇴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신생산업은 R&D자금을 투자한 후, 기본적인 생존토양이 일정기간 지속돼야 투자기업들이 적절한 경쟁을 통해서 성장과 체질형성을 해나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RFID산업은 R&D투자 후 시장형성 지연과 갑작스런 경기악화로 최소한의 성장양분이 부족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어, 기업들의 R&D 투자 중도포기는 물론 RFID사업의 포기로 이어져 많은 그 동안의 투자로 쌓은 기술적, 제품 적 결실이 멀지 않아 사장될 수도 있는 상황”이라며 “정부는 이미 시장형성을 통해 불경기 사이클에도 버틸 수 있는 체질형성의 기회가 있었던 다른 산업과 같은 관점에서 RFID산업을 지원하고 관리해서는 안 되며, 정부는 RFID산업에 대해서 차세대 성장동력으로써 깊은 관심을 갖고 미성숙한 산업이 생존할 수 있는 적절한 시장형성을 지원하고 관리하는 적극적인 베이비시터(BABY SITTER)로서의 역할을 수행해야한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RFID/USN융합협회에 따르면 수요자 관점에서의 RFID/USN 산업의 활성화를 위한 요구사항으로는 ‘시스템의 신뢰도 제고’가 77.3%로 가장 높게 나타나 RFID/USN 시스템 효과에 대한 홍보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됐다. 다음으로는 ‘수요자 인식확산 및 시장창출’이 11.6%로 나타났다.

부문유형별로 RFID/USN 산업의 활성화를 위한 요구사항을 살펴보면, 행정기관은 ‘수요자 인식확산 및 시장창출’에 대한 응답비율이 100%로 높게 나타났으며, 산업분야는 ‘시스템의 신뢰도 제고’에 대한 응답비율이 81.7%로 높게 나타났다. 한편 산업별로는 제조업에서 ‘시스템 신뢰도 제고’에 대한 의견이 91.8%, 부동산/임대업에서 ‘기술의 완성도’라는 의견이 100%로 높게 나타났으며, 스포츠/여가/예술업에서는 ‘유사 업종 간 경쟁촉진”이 100%로 나타나 RFID/USN 산업활성화를 위한 요구사항이 산업간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분석됐다.< 배종완 기자 jwba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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