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1-15 11:31:07.0

"국내택배운임, 싼 이유가 여기에"

택배시장의 고성장…경쟁으로 운임하락 불가피

 

물류시장에서의 경쟁가열이 곧, 택배 운임의 급격한 하락을 초래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인하대 물류전문대학원 김태승 교수는 시장의 성장보다 속도가 빠른 공급의 성장으로 공급과잉을 야기했고, 이를 바탕으로 한 치열한 경쟁이 운임의 급격한 하락이라는 결과를 빚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정보통신 발달에 따른 전자상거래 및 홈쇼핑의 발달로 시장 규모가 급격히 커짐으로써 기업 수의 증가와 거대화를 통한 경쟁은 운임 인하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고 김 교수는 덧붙였다.

물류시장에서 택배서비스의 위치

기존의 택배서비스는 물류산업에서 법적으로 분류된 업종이 아니라 물류회사들이 필요에 따라 고객에게 제공하는 서비스의 한 형태다.

즉, '개인화물 또는 기업화물을 대상으로 평균 포장단위당 30kg 이하, 세 변의 합이 160cm 이내의 소형화물을 송화인의 문전에서 수화인의 문전까지 신속하고, 안전하게 배송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는 서비스'다.

여기에서 택배가 다른 서비스와 차별화되는 것은 '소형화물'이라는 것과 '문전에서 문전까지(door-to-door)'인 것이다.

'소형화물'이라는 구분은 1997년까지 자동차운수사업법을 통해 이러한 서비스를 '소화물일관수송'이라는 업종으로 구분할 때까지 엄격하게 지켜지던 법적 규정이었지만, 1997년 규제 완화 이후에는 택배서비스가 가지고 있는 보편적 특징으로 완화된 상태다.

따라서 현재는 '문전에서 문전까지'라는 특징이 택배서비스를 다른 일반 운송서비스와 구분 짓는 특징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문전에서 문전까지'라는 특징은 그 의미에 따라 일반적인 트럭운송과 구분된 것이 아니다. 트럭운송이 철도, 해운, 항공 등 다른 운송과 구분되는 절대적 특징이 '문전에서 문전까지'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택배서비스가 일반적인 트럭운송서비스와 구분되는 이유는 '전국 어디에서나, 고객이 원하는 어느 시간에나 문전에서 문전까지' 서비스되기 때문이라고 정리하는 것이 올바를 것이라고 김 교수는 밝혔다.

택배서비스는 바로 이러한 특징 때문에 일반적인 트럭운송서비스와 달리 전국적인 택배터미널, 분류장치, 전용차량, 조직망, 정보시스템, 예약센터 등을 갖춘 자본집약적인 장치산업이자 전국적인 네트워크 산업으로 구분된다.

과거 우체국에서 운영된 소포운송서비스, 요즘의 고속버스처럼 정해진 노선을 정기적으로 운행하던 노선화물운송서비스, 철도운송업이 택배서비스의 원조 형태라고 하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다만 서비스는 전국적인 네트워크를 갖추었음에도 완벽하게 '문전에서 문전까지'가 이뤄지지 않았으며, 시간상의 제약이 컸다는 단점이 있다.

결국 국내택배서비스는 1980년대 이후 산업구조가 고도화돼, 국민소득 향상 등 경제상황 변화에 소비자 니즈(needs)가 신속성과 편의성을 요구함에 따라 태동했다.

이렇게 정보통신의 발달로 전자상거래, 홈쇼핑이 발전하며 2000년대 급격히 성장한 새로운 개념의 물류 비즈니스라고 할 수 있다. 바로 이러한 점 때문에 정부에서는 현재 택배서비스를 다른 운송서비스와 구분해 새로운 법적 업종으로 구분·관리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국내택배시장 2000년 들어 급격히 신장

국내택배시장은 2000년대 들어 급격히 성장하고 있는 시장으로 물량 기준으로 평균 17%, 매출액 기준으로 평균 13%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 기간 동안 우리나라 GDP의 평균 성장률이 5%에 미치지 못했고, 물류시장 전체의 성장률이 5% 내외였음을 비춰볼 때, 이는 실로 놀라운 성장속도다.

김 교수는 택배시장이 급격하게 확대된 원인을 정보통신 발달에 따른 전자상거래 및 홈쇼핑의 발달로 파악했다.

또 일반적으로 택배시장을 기업-기업(B2B) 거래, 소비자-소비자(C2C) 거래, 기업-소비자(B2C) 거래로 구분할 때, B2B와 C2C에 비해 정보통신의 발달에 급격하게 영향을 받아 성장한 것이 바로 B2C라고 주장했다.

즉, 예전에는 소비자가 직접 시장이나 백화점, 전문상가 등을 방문하여 사던 물건을 이제는 인터넷이나 통신수단을 통해 구매하고, 물건은 기업이 직접 소비자에게 배달해주는 상거래 형태가 B2C인 것이다.

전자상거래는 2000년대 들어 연평균 23%에 달하는 폭발적 성장속도를 기록해 시장 규모가 6배 이상 확대됐다. 이와 같은 현상은 홈쇼핑시장에서도 마찬가지로 연평균 20%대의 높은 성장을 기록했다.

전체 택배시장의 75% 내외를 차지한 B2C 시장의 성장을 바탕으로 지난 10년간 택배시장이 급격히 성장했다. 하지만 향후 이러한 성장이 어느 정도 안정화 국면에 도달해 평균 7% 내외의 성장에 돌입할 것이라고 김 교수는 예측했다.

택배업의 가격 추이와 원인

시장 규모가 급격히 성장하면 거기에 따른 공급자의 수요나 규모도 증가하는 것이 당연하다. 택배시장에서도 마찬가지다.

1991년부터 1997년까지 택배시장이 소화물일관수송업이라는 법정 업종으로 규정돼 시장 진입은 허가제로, 택배운임은 신고제로 규제 받던 시절, 소화물일관수송업 허가를 받은 기업은 총 18개에 불과하다.

하지만 1997년 말 규제 완화를 통해 택배시장이 법정업종에서 풀려 시장 진입과 운임이 자유화되자 많은 물류기업이 택배시장에 뛰어들었다.

그 결과, 1998년부터 2011년까지 거의 60개에 달한 기업들이 시장에 신규로 진입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또 이렇게 진입한 기업들 사이에서 상호 M&A를 통한 기업들의 몸집 불리기 현상도 발생했다.

김 교수는 이러한 택배기업 러시현상은 필연적으로 시장에서의 치열한 경쟁을 낳았다고 밝히며 아무리 시장의 규모가 급격히 커진다고 하지만, 기업 수의 증가와 거대화를 통한 경쟁은 운임의 인하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1997년까지 급격히 상승하던 택배운임은 규제 완화 시점인 1997년을 정점으로 하락하기 시작해 2009년에는 최고 운임의 절반까지 하락했고, 실제 시장에서는 박스 당 1600원까지 덤핑을 하는 사태에 이르렀다.

이는 미국이나 일본이 박스 당 기본요금 7000원~1만원인 것과 비교하면 현저히 차이가 난다.

특히 김 교수는 결국 우리나라 택배시장의 운임이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근본적인 이유는 불과 10년 내외의 기간 동안 시장이 급격히 성장하고 공급 기업의 시장 진입이 별다른 규제 없이 자유화되며, 시장 수요와 공급상에 불균형이 발생한 것에서 찾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물론 국내 택배사업자들이 이렇게 급격히 운임을 낮출 수 있는 데에는 다른 비용의 절감요인도 있다. 첫째로 택배의 수요가 수도권 등 인구의 75% 이상이 거주하는 대도시권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에 택배운송의 거리가 짧고, 따라서 운송비용이 다른 나라에 비해 절대적으로 저렴하다는 것도 하나의 이유다.

실제로 수도권에서 택배수요가 전체 수요의 60%에 달한다는 사실이 이 논리를 뒷받침하고 있다.

둘째, 인구밀도가 낮아 수요는 적은데 운송거리는 길어질 수밖에 없는 지역의 택배수요는 민간 택배기업들이 공기업인 우체국택배에 위탁함으로써 비용의 증가를 방지할 수 있다.

심지어 국내 상위 3대 택배기업들도 농어촌이나 도서지방 등에는 별도의 화물취급소를 두지 않고, 우체국택배에 재위탁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셋째, 택배기업들이 최종 배송업무까지 직접 수행하지 않고 용달화물이나 개별화물 등 지역 거점의 개인운송사업자에게 저가에 일괄 위탁하는 방식을 통해 비용을 절감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비용 절감요인에도 국내 택배시장의 가격경쟁은 적자를 면치 못하는 많은 기업을 시장에서 퇴출시켰다. 그 결과 2011년 1월 현재 20개 내외의 기업만이 택배시장에 생존해 경쟁을 하고 있을 정도로 기업의 숫자가 감소했다.

또한 택배시장의 내부 공급구조도 공기업인 우체국택배와 4대 민간 택배업체가 전체 시장의 60% 이상을 점유하며 과두 체제를 형성했다. 이를 바탕으로 기업들 사이에 과도한 가격인하를 통한 제 살 깎기 경쟁을 자제하려는 암묵적인 동의가 이뤄져 운임도 2009년을 저점으로 점차 안정화된 추세다.

이러한 과도한 경쟁의 자제와 더불어 택배 수요도 점차 안정화되고 있다. 시장이 우리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정되어 있는 일본의 인구 1인당 연간 택배 이용 건수는 2005년 이후 29건인 반면, 우리나라는 2001년 8건에서 2009년에는 30건으로 증가했다. 이는 향후 택배시장의 수요증가 속도가 상당히 둔화될 것이라는 점을 예측한다고 김 교수는 밝혔다.

또 김 교수는 결국 공급이나 수요 측면에서 국내 택배시장은 2010년 이후 안정화 국면에 돌입했고 이를 바탕으로 택배요금도 현재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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