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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도선사협회 나종팔 회장 |
한국도선사협회 나종팔 회장은 본지와 가진 인터뷰에서 도선료 현실화의 중요성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도선료 수입의 75% 이상을 외국선주로에게서 거둬 들이고 있는 상황에서 도선료를 올리지 못하는 건 ‘국부유출’이라고 했다.
나 회장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해양수산부 위치에 대해선 다른 정부기관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세종시가 적합할 것으로 본다고 의견을 냈다.
나 회장은 도선사들의 해상사고 발생을 예방하기 위해 협회가 가칭 해상교통안전연구소를 설립할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이밖에 도선사 민사 책임제한 제도 입법화를 위한 연구용역을 해상법 전문가들을 통해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나 회장과의 일문일답.
Question. 취임하신 지 1년이 지났다. 지난 한 해를 평가한다면?
지난 2012년은 참으로 어려운 한 해였다. 계속되는 전 세계적인 경기 침체에 따라 우리 해운업계도 장기화된 불황속에서 많은 해운인들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
이러한 어려운 시기에 협회장이 돼 많은 부담감도 있었지만 정부 국회 선주협회 선사 등 관련단체들과 원활한 협력관계를 유지하며 해운 공생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한 끝에 어느 정도의 성과는 거두었다고 생각한다.
작년 한 해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우리가 새해 새아침을 맞아 희망을 갖는 건 어려움 속에서도 전국의 모든 도선사들이 각고의 노력을 다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도선사들이 안전하고 신속한 도선 서비스를 제공해 온갖 어려움을 극복하고 최고의 해운 강대국으로 도약하는 데 일조하리라 믿는다.
Question. 최근 도선 과정에서 큰 해상사고가 발생해 이슈화된 바 있다. 사고 예방을 위한 대책은?
복잡해지는 항만 상황과 선박의 초대형화, 안전관리가 매우 미흡한 기준 미달선들의 기항 증가 등 안전도선을 위협하는 여러 요인들로 도선업무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고 사고 발생 위험성도 높아지고 있다.
협회는 우선 전국 각 도선사들의 중지를 모아 도선사고의 전국적인 현황을 파악하고, 사고의 재발 방지를 위해 별도 법인으로 가칭 ‘해상교통안전연구소’를 신설코자 한다.
연구소가 설립되면 도선사고의 보고가 신속하게 이뤄지고, 사고원인 분석에 따른 원인을 명확히 규명해 도선사고 방지에 기여할 수 있을 걸로 본다. 나아가 (연구소에서 발간한 자료는) 도선사 연수교육 등 각종 교육 등에서 원인 분석 자료로도 활용할 계획이다.
다음으로 도선사 교육훈련을 개선·강화하겠다. 그 동안 겪은 많은 경험과 도선수습을 위해 업데이트 해왔던 도선업무 안전매뉴얼을 완성해 도선기술을 정형화, 현대화하려고 한다.
Question. 도선료 현실화는 도선사협회의 숙원과제다.
과거에는 도선사의 수입이 상대적으로 높았으나 이제는 결코 그렇지가 않다. 지난 10년 동안 소비자 물가상승률에도 미치지 못한다. 혹자는 도선사들이 도선료를 일방적으로 또는 마음대로 높게 정하는 독점적 횡포를 부리고 있다고 근거 없는 사실을 유포하며 도선사를 비난하더라.
도선료는 정부, 선주들과 철저한 검토와 협의를 거쳐 책정되고 있다. 결코 우리 도선사들의 일방적인 방법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님을 이 자리를 빌려 다시 한 번 밝힌다.
도선료 수입은 약 75% 이상을 외국선주로에게서 얻고 있다. 때문에 국제적으로 적절한 도선료를 받아야 하는데 이러저러한 이유를 들어 도선료의 현실화를 이루지 못하는 것은 일종의 국부유출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재 도선료는 주변국뿐 아니라 선진국과 비교할 때 상당히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어 무척 안타깝다.
하루빨리 도선료를 현실화해 항만 이용자들에게 한 차원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열악한 환경에서도 힘들게 일하는 도선사들이 정당한 노력의 대가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Question. 착수 4년 만에 지난해 도선사 교육용 시뮬레이터를 개발해 큰 주목을 받았다.
협회의 중점사업으로서 지난 4년여에 걸쳐 순수 우리 기술로 개발해 온 도선사용 선박조종 시뮬레이터가 마침내 완성 단계에 이르렀다.
그 동안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허용범 협회기술고문을 비롯한 연구진의 노고와 여러 회원들의 세심한 조언들로 도선사용 시뮬레이터를 완성할 수 있었다. 아직 수정·보완 등 많은 과제가 남아있지만 시뮬레이터 개발은 협회의 큰 성과가 아닌가 생각한다.
협회는 앞서 언급한 ‘해상교통안전연구소’의 주요 사업에 시뮬레이터 보급을 포함시켰다. 새로운 항만이나 항로의 건설, 신종 선박이나 선박 대형화에 따른 사전 시뮬레이션을 통해 더욱 안전하고 효율적인 도선업무가 이뤄질 수 있도록 데이터를 축적하고 발전시켜 안전 도선운영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또 도선사 재교육 등 다방면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시뮬레이터는) 도선 업무를 첨단화하고 안전도를 높여 우리나라 도선사의 위상 제고에도 일조할 걸로 본다.
Question. 박근혜 당선인의 공약 이후 해양부가 부활한다. 설립 위치를 놓고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최근 새 정부의 해양수산부 설립 위치를 두고 논란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지엽적이고, 근시안적 시각에서 나온 지역이기주위를 보면 안타까운 생각이 많이 든다. (신설되는 해양수산부는) 청와대와 국회, 정부 내의 다른 부처 등과 유기적이고 긴밀하게 협력해야 하는데 지리적으로 떨어져 있으면 어려움이 많을 수 있다.
따라서 앞으로의 해양수산부는 그의 다양한 기능을 조절하고, 지휘하고, 타 부처와의 공조를 도모하기 위해서는 행정 부처들이 집결돼 있는 세종시가 최적의 위치라고 생각한다.
해양수산부 청사의 위치에 대해서는 각 부처의 이기주의, 지역이기주의를 배제하고, 해양강국의 건설 비전을 밝히고, 미래지향적인 조직을 구축할 수 있도록 중지를 모아야 할 것이다.
Question. 도선법 개정이 추진 중인 것으로 안다.
지난 2010년 국토해양부의 도선법 개정수요 조사를 시작으로 협회는 도선법 개정안을 추진 중이다. 도선사 교육의 의무화, 도선사 책임제한제, 도선사 면허의 갱신 등에 대한 개선 필요성을 논의하고 나온 의견을 취합해 2010년 12월28일 도선법 일부개정법률안을 국토해양부를 통해 국회에 제출했지만 지난 18대 국회 파행으로 법안이 폐기가 되고 말았다. 올해 안에 도선제도 개선을 위한 종합적인 검토를 거쳐 도선법 개정안을 국회에 재상정할 예정이다.
Question. 2016년에 우리나라에서 국제도선사협회총회가 처음으로 열린다.
IMPA(국제도선사협회)는 전 세계 54개국의 63개 도선사 단체에 소속된 8000여명의 도선사의 이익을 국제무대에서 대변하는 강력한 NGO(비정부기구)다. IMO(국제해사기구) 내에서의 위상은 NGO 가운데서도 으뜸이다. 많은 국제기구들이 도선사의 경험을 자문하고 이중에서 상당 부분이 국제협약과 리솔루션(결의안)에 반영되고 있다.
총회는 매 2년 마다 개최되는 IMPA의 최대 행사다. 2016년 IMPA 총회를 우리나라에 유치함으로써 각국의 도선사들과 교우하면서 우리 협회가 전 세계 도선 산업의 중추적 허브로 도약하고 발전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현재 협회 최영식 국제업무전문위원회 부위원장을 IMPA 자문위원으로 추천 선임해 총회의 원활한 개최를 위해 힘쓰고 있다.
또 IMPA 총회 홈페이지 개설과 개최 장소 선정 등 세부 사항 진행을 위한 테스크포스를 조직해 체계적인 준비를 하고 있다.
Question. 협회는 도선사 민사책임 제한에 대해 지속적으로 목소리를 내 왔다. 법제화 실현을 위한 계획은?
우리나라 도선사들은 특별법으로 책임이 면제되거나 제한되는 경우, 그리고 도선약관이 적용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민사책임을 부담해야 한다.
외국의 경우 도선사가 책임을 부담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영국에서는 도선사 개인의 책임은 1천파운드로 제한되고 그 고용자인 도선기구도 1천파운드에, 고용 도선사의 수를 곱한 만큼 책임이 제한된다. 프랑스도 유사하다. 베트남과 같이 도선사가 아예 민사책임을 부담하지 않도록 입법을 한 국가도 있다.
우리나라도 전 세계 추세에 맞춰 입법을 통해 도선사가 계약책임은 물론이고 불법행위에 기인한 경우에도 책임이 일정한 액수로 제한되도록 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협회는 연구용역을 의뢰해 도선사 민사책임 제한 입법화의 필요성을 검토하고 있다. 고려대학교 김인현 교수, 채이식 교수, 목포해양대학교 이창희 교수와 명지대학교 최세련 교수 등이 ‘도선사 민사책임 제한 입법화 방안’ 연구용역을 진행 중이다.
Question. 오랜 시간 승선 생활을 해오면서 기억에 남을 만한 에피소드가 있다면?
도선사가 되기 전 현대상선 영업부 과장으로 근무할 때 유조선을 이용해 간척지를 일군 일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 약 28년 전 서산간척지를 공사할 때였다. 50만t(재화중량톤)이 넘는 극초대형 유조선을 이용한 방파체의 마지막 물막이 공사를 기억하시는 분들이 많을 거다.
적당한 극초대형선 구매의 어려움, 싱가포르 해협을 통과해 한국까지 이동시의 항행위험, 물막이 공사 시 조류와 조석간만 차이에 따른 수압차를 견뎌야 하는 기술상의 어려움, 공사 중 예기치 못한 위험 등 때문에 그룹 내에서 많은 반대가 있었다.
저는 그 당시 유조선 과장으로서 중동에 장기간 계선 중인 프랑스 국적의 극초대형선을 사서 한국선원들을 승선시켜 한국의 공사현장까지 이동하는 임무를 맡았다. 유조선을 이용한 공법으로 현대건설이 시공한 물막이 공사를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공사가 끝난 후 선박은 울산의 현대정공에서 고철로 해체됐다. 현대상선, 현대종합상사, 현대건설, 현대미포조선, 현대정공 등 여러 회사들 간의 긴밀한 협조 아래 물막이 공사를 성공적으로 이뤄내 막대한 비용을 줄일 수 있었다. 과감한 추진력과 획기적인 발상, 기획으로 국내외 매스컴에 소개돼 많은 감동을 줬던 개발 사업이다.
Question. 관련 당국이나 업계에 당부하실 말씀이 있다면?
현재 국내 도선 서비스는 과거에 비해 많은 부분에서 긍정적인 개선을 이뤘다. 예전에는 도선 서비스가 다소 미진하고 부족한 점도 많이 있었지만 도선사 여러분들의 지속적인 노력으로 현재 국내 도선서비스는 많은 부분에서 혁신을 이뤘고 그러한 혁신은 현재도 계속 진행 중에 있다는 점을 알아 주셨으면 한다.
작년에 이어 올 한 해 역시 많은 해양관계자들이 힘겨운 시기를 보내고 있고 위기를 타개해 나가고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위기 극복을 위해선 해양 관계자들의 필사적인 자구책과 함께 관련 업계와 정부의 적극적인 관심, 나아가 지원이 필요하리라 본다.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며 상조하면서 좋은 결과를 만들었으면 한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