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3-14 12:08:00.0

데스크대담/ 한국선주협회 이윤재 회장

해운위기 조기 극복위한 정부·금융권 선제적 지원 절실
협회 독립회관 '해운빌딩', 해운업계 구심점 역할 기대
선박금융 전문기관 설립, 고급 해양전문인력 양성 시급

한국선주협회 이윤재 회장

글로벌 경기침체 장기화로 해운업계가 매우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다. 이같은 해운위기 극복을 위해 민관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해운경기 불황으로 해운업계 분위기가 암울한 상황에서  해운단체의 맏형격인 한국선주협회는 숙원사업이었던 독립회관인 ‘해운빌딩’을 마련해 입주했다.

선주협회의 이같은 결단은 해운업계의 사기진작은 물론 신선함을 던져주었다. 선주협회의 새로운 전환기에 협회 신임회장으로 추대된 이윤재 흥아해운 회장을 만나 우리나라 해운산업의 가장 큰 핵심과제인 선박금융, 해기사 수급, 그리고 친환경 녹색해운 등의 현안에 대한 의견과 향후 선주협회의 역할, 기능강화 방향에 대해 들어보았다.

Q. 한국선주협회장이라는 중책을 맡게 되셔서 어깨가 무거우실 것으로 생각됩니다. 회장님께서 특히 주안을 두고 추진할 협회 사업과 포부를 말씀해 주십시오.

A. 우리나라 해운산업의 가장 큰 핵심과제는 선박금융문제와 해기사 수급문제, 그리고 친환경 녹색해운으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우선 선박금융문제와 관련,  해운은 대규모 투자를 동반한 대표적인 자본집약적 산업이자 장치산업으로서 선박금융은 해운기업 경영의 성패를 좌우하는 중요한 핵심요체인데, 선박금융은 해운을 하는 나라 중에서 우리나라가 가장 취약합니다.

이러한 여건 속에서 우리 해운이 반세기만에 세계 5위의 해운국으로 도약한 것은 거의 기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가 명실상부한 해운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선박금융산업의 전문화와 고도화가 무엇보다 필요합니다.

선박금융산업이 해운과 연계돼 함께 발전할 때에 비로소 해운강국으로의 진입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이에 우리 협회는 지난 2008년 3월 부산시와 선박금융 전문기관 설립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연구기관에 연구용역을 의뢰하는 등 해운과 조선을 주요 포트폴리오로 하는 선박금융 전문기관 설립을 적극 추진해 왔습니다.

다행스럽게도 2월25일 취임한 박근혜 대통령께서 선박금융공사 설립을 공약하신데 이어 이미 선박금융공사 설립법안이 국회에 상정돼 있어 금년 안에 설립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와 관련해 우리 협회는 선박금융공사 설립 과정에서 보증기능 강화와 대출규모 확대 등을 포함한 의견을 제시할 계획입니다. 이와 더불어 우리 협회는 해운불황에 대비해 중장기적으로 선박보증기금을 설립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하고 있습니다.

이와함께 해기사 수급문제도 시급한 상황입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정책적인 지원과 의지가 중요합니다.

한국상선대의 규모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부원선원과 해기사 수요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데 반해 부원선원들의 선상생활 기피와 초급해기사들의 조기이직으로 부원선원은 물론, 해기사들까지 외국에서 들여오고 있는 실정입니다.

더구나, 우리나라 해운산업의 규모는 양과 질적인 면에서 세계시장을 선도할 정도로 성장을 지속하고 있으나 이를 뒷받침할 고급 해양전문인력의 양성은 답보상태에 있습니다.

이에 우리 협회는 해양전문인력 정규 양성과정인 한국/목포해양대학교 해사대학 정원확대를 위해 추진위원회를 구성, 운영할 계획입니다.

이와 함께 청년실업 해소차원에서 미취업 청년들을 대상으로 단기양성 교육과정을 통해 해기사 양성을 확대해 나가고 있습니다. 친환경 녹색해운문제도 화급히 해결해야 할 사안입니다.

국제해사기구(IMO)는  2013년 1월1일부로 신조선을 대상으로 온실가스 배출저감에 대한 규제를 강제화하는 한편, 현존선에 대해선 에너지효율관리계획서를 선내에 비치하도록 의무화하고 있습니다.

또 IMO는 이에 더해 선박온실가스 배출저감을 위한 시장기반조치(MBM, Market Based Measure)가 필요하다고 보고 이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에 착수했습니다.

하지만 어떠한 형태로든 시장기반조치가 해운산업 전체에 적용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이에 대한 사전대비에 심혈을 기울여 나가고 있습니다.

우리 협회는 녹색선박 건조시 저리 융자금 이용 또는 정부보조금 등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방안을 정부와 협의하고, 녹색해운 실현을 위한 해운/조선업계간 정례협의회를 구성해 기술정보를 공유할 계획입니다.

여의도에 위치한 선주협회 독립회관 ‘해운빌딩’

Q. 한국선주협회가 지난달 여의도로 독립 협회 회관을 마련하고 이전 했습니다. 세계 5위 해운강국의 위상에 걸맞은 선주협회의 입지를 더욱 탄탄히 받쳐줄 의미있는 일이었습니다. 앞으로 협회 회관인 여의도 해운빌딩의 활용 계획은?

A. 해운빌딩 확보 필요성은 지난 1995년 한국상선대가 최초로 1,000만톤(G/T)을 돌파한 이후부터 꾸준히 제기돼 왔습니다. 문제는 기금 조성이었는데, 당시 회원사 수가 30여 개사에 불과한데다 해운시황이 뒷받침되지 않아 진전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지난 1999년 10월 외항화물운송업 등록기준이 대폭 완화된데다 2003년 이후 해운시황이 호전돼 회원사 수가 급격히 늘면서 해운빌딩 구매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가 시작됐습니다.

이에 협회는 2007년 6월 임시총회를 개최하고 가칭 선협빌딩 구매를 위해 연간 100억원씩 4년간 400억원의 해운기금을 조성키로 의결한데 이어 2008년 1월 정기총회에서 사옥 구매를 회장단에 위임키로 의결했습니다.

그러나 2008년 9월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로 해운시황이 폭락하면서 당초 기금목표액의 절반인 200억원을 조성하는데 그쳤습니다. 이후 해운시황 침체가 지속되면서 추가 모금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협회 회장단은 그동안 모금한 기금 규모에 맞는 사옥을 매입하기로 하고 시장에 매물로 나온 수십건의 빌딩을 검토한 결과, 여의도에 있는 10층 규모의 두산인프라코어빌딩을 매입하기로 최종 결정하면서 빌딩 명칭을 '해운빌딩'으로 정했습니다.

이 빌딩은 한국선주상호보험조합(KP&I)과 공동 구매했으며, 한국선주협회가 2개층(9, 10층), KP&I가 2개층(7, 8층), 한국선급이 3.5개층(3, 4, 5, 6층)에 입주하는 등 한국해운을 상징하는 '해운빌딩' 역할을 톡톡히 해낼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더구나 협회는 우리나라 금융 중심지인 여의도 사옥 입주를 계기로 해운위기 극복을 위해 금융권과의 협력을 보다 강화하고, 선박금융 전문기관 설립에도 박차를 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일본선주협회도 오래 전에 도쿄 한복판에 海運빌딩을 건립해 연초에 해운관련 단체들의 신년 인사회와 총회 개최는 물론 연중 세미나, 기념식 등이 개최하는 등 일본해운업계의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협회는 해운빌딩 입주를 기념하기 위해 3월15일 협회 10층 대강당에서 내외귀빈 및 해양가족들을 초청해 입주식을 가졌습니다. 해운빌딩 입주 초기에는 임대비 수입 등을 해운센터 구입을 위해 차입한 대출금 상환에 사용하고, 대출금을 상환한 후에는 임대소득을 해운산업 발전을 위한 곳에 사용할 계획입니다.

Q. 박근혜 새정부가 들어섰습니다. 그리고 해양수산부가 부활됐습니다. 해양수산부의 새 출범으로 해운업계 발전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현안문제들이 실타래 풀리듯 해결됐으면 합니다. 새로 부활된 해양수산부에 거는 기대가 남다르실 것으로 보는데요?

A. 먼저 해양수산부를 부활시켜 주신 박근혜 대통령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아울러 우리 해운업계는 우리나라 해운산업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선박금융공사의 설립을 공약해 주신데 대해서도 매우 고맙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우리 협회는 지난 1997년말 대선 직후 대통령 인수위원회에서 해양수산부를 철폐한다는 안이 나왔을 때, 해양수산부 존속의 필요성을 강력히 건의하는 한편, 국회에서 해양산업계 종사자들과 함께 반대운동을 펼쳤었습니다.

우리 해운업계는 21세기 「해양의 시대」를 맞이해 세계 각국이 해양력(Sea Power) 확충과 해양자원 선점, 해양산업 육성을 위해 열띤 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해양수산부 기능을 강화해도 모자랄 판에 없앤다는 사실에 상당한 충격을 받았습니다.

사실상, 경쟁국인 일본은 2007년 해양기본법 제정에 이어 각 부처에 분산됐던 해양정책기능을 통합한 종합해양정책본부를 설치해 본부장인 총리가 직접 해양정책을 진두지휘하고 있으며, 미국과 영국도 해양행정 주무기관의 위상을 대폭 강화했습니다.

중국 역시 2008년에 통합해양정책 구현을 위해 국가해양국 조직을 개편한데 이어 2011년부터 시작된 제12차 국가경제사회발전 5개년 계획에 처음으로 해양발전전략을 명시해 해양대국을 향한 정책의지를 드러냈습니다. 

이에 우리 해운업계를 비롯한 전체 해양산업계는 지난해 12월 대선에 앞서 해양수산부 부활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전국해양산업총연합회는 해수부부활국민운동본부와 함께 부산역 광장에서 해수부 부활 국민궐기대회를 비롯, 해수부 부활 300만명 서명작업과 정책토론회 등을 통해 해양수산부 부활을 촉구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박근혜 대통령께서 해양산업의 중요성을 인식하시고 해양수산부 부활을 공약하신대로 해양수산부를 신설했습니다.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여간 다행스런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해양국가인 우리나라가 미래 국부창출의 원천이자 성장 동력인 해양에 대한 국가차원의 정책의지가 없다면, 국가번영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 해운업계는 새로 신설된 해양수산부에 대해 상당한 기대를 갖고 있습니다. 지난 2008년 9월 글로벌 금융위기로 야기된 해운불황이 장기화됨에 따라 대부분의 해운기업들이 유동성 악화에 시달리고 있어 이에 대한 특단의 대책마련이 시급한 상황입니다.

세계 유수의 해운리서치 기관들은 올 하반기 이후 해운시황의 턴어라운드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 올해만 잘 넘기면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는 만큼 정부와 금융권의 정책적인 지원이 시급합니다. 그리고 선박금융 전문기관의 설립도 시급한 과제입니다.

해운불황에 대비해 신설된 해양수산부와 함께 선박금융 전문기관 설립을 적극 추진하고자 합니다. 또 박근혜 대통령 취임을 계기로 경제 민주화가 경제정책의 화두로 부각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대기업들이 물류자회사에 일감을 몰아주는 2자물류에 대한 규제방안도 적극 검토돼야 하겠습니다.

Q. 선주협회도 많은 숙제들을 안고 있다고 봅니다. 갈수록 급변하는 세계 해운환경에 적극 대처하고 국적외항해운업계의 국제 경쟁력을 보다 향상시키기 위해선 협회의 조직 보강이나 역할, 기능 강화가 급선무라는 견해가 지배적입니다. 이에 대한 회장님의 입장은?

A. 우리 협회 회원사 수는 지난 1997년 말 현재 32개사에 사무국 임직원수는 35명이었습니다. 이때는 부산사무소에 5명의 직원이 상주했으며, 런던에도 지부를 두고 지부장을 파견했었습니다.

하지만 1997년말 우리 경제가 IMF 체제로 편입되면서 1998년 1월 정기총회에서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해 부산사무소와 런던지부를 폐쇄하고 임직원 10여명을 정리해고하는 등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했습니다.  이후 협회 사무국은 임직원 23명의 소수정예화된 조직으로 제반업무를 추진해 왔으나, 회원사가 179개사로 늘어난 지금 조직을 보다 강화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습니다.

더구나 최근들어 해양환경 보전을 위한 선진국과 국제기구의 규제가 크게 강화된데다 선박의 이산화탄소 배출저감문제가 국제적인 이슈로 부각되면서 해양환경분야에 대한 업무가 크게 늘고 있습니다.

이에 협회 회장단은 지난해 협회 사무국 해양환경분야 전문가 보강을 위해 회장단사에서 과·차장급 1명(2년간)을 돌아가면서 파견하기로 결정하고, 금년 2월 초에 STX 마린서비스 해사팀 최창훈 차장이 해무팀에 합류, 근무하고 있습니다.

또 최근에 한국선급이 부산으로 이전했으며, 한국해양수산개발원도 2014년말 부산 영도 동삼동으로 이전하는 등 부산이 해운메카로 부각됨에 따라 협회 부산사무소를 활성화할 계획입니다. 이를 위해 부산지역에서 경력직원을 포함한 직원을 보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회원사의 부산지역 본사, 점·소장으로 구성된 부산지구협의회를 더욱 활성화시키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Q. 글로벌 경기 장기침체로 가장 직격탄을 맞은 산업은 바로 해운업입니다. 업계는 해운위기 극복을 위해 그동안 수년간 혼신의 노력을 했습니다만 유수선사들이 매물로 나오고 중견선사들이 도산위기 상황까지 와있는 상태입니다. 이 같은 국내 해운업계의 위기를 기회로 전환할 수 있는 대전환점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데요. 이와 관련 말씀해 주십시오.

A.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로 야기된 극심한 해운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우리 해운업계는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전세계적으로 겪고 있는 작금의 해운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개별선사의 구조조정이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이에 주요 경쟁국들은 해운산업을 국가기간산업으로 인식해 정책적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우리 정부도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한국해운이 위기에 처함에 따라 2009년 7월 KAMCO 선박펀드를 가동해 4,700억원을 투입, 33척의 선박을 매입한데 이어 작년에는 무역보험공사 수출기반 보험을 통해 6척, 4,300억원의 보증서를 발행했습니다.

이어 2012년 6월에는 수출입은행의 중견/중소기업 신용대출 대상에 해운업을 포함시켜 대출한도가 1,500억원으로 설정됐습니다. 이같은 정부의 지원시책은 해운위기 극복에 큰 힘이 됐으나, 중국이나 독일 등 경쟁국가에 비해서는 다소 미흡한 점이 있습니다.

특히 중국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중국은행을 통해 COSCO에 108억달러의 신용을 제공한데 이어 최근에는 중국수출입은행을 통해 향후 5년간 각각 95억달러씩 지원키로 했습니다.

독일의 경우도 Hapag-Lloyd에 대해 18억달러의 지급보증을 섰으며, 덴마크의 경우도 MAERSK에 대해 62억달러의 금융 차입과 수출신용기금을 통해 5억2,000만달러를 지원했으며, 프랑스는 최근 자국선사인 CMA CGM에 국부펀드를 통해 1억5,000만달러를 지원하는 등 자국 해운산업 붕괴를 막기 위해 정책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나라 해운산업이 조기에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정부 및 금융권의 선제적 지원이 절실한 상황입니다. 장기간 침체된 해운시황은 올 하반기 이후 반드시 회복세로 돌아설 것으로 국내외 유수 해운리서치 기관들이 전망하고 있습니다.

올 한해를 견딜 수 있도록 조금만 도와주면 해운위기는 반드시 극복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합니다. 우리 해운업계는 지난 1980년대 초 장기해운불황에 따른 해운산업 통폐합과 1997년말 IMF 경제위기 등 숱한 역경을 슬기롭게 극복하고 반세기만에 우리나라를 세계 5위의 해운국의 반열에 올려놓았습니다.

어쩌면 작금의 해운위기는 또 다른 기회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이러한 위기를 기회로 만들기 위해서는 정부의 정책적인 지원과 금융권의 협조가 그 어느 때보다도 필요한 시점입니다. [만난사람=정창훈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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