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4-04 15:07:00.0

기획/ 항공화물시장 평년 비수기로 ‘복귀’

중동, 동남아노선이 항공사 먹여 살려
‘효자’ 자동차 부품은 해상운송으로 갈아타

●●●지난달 국내 최초 화물항공사 ‘에어인천(KJ)’이 취항했다. 에어인천은 1년여의 준비를 끝내고 인천과 하네다(일본), 사할린(러시아), 울란바토르(몽골)를 잇는 주 1회 화물노선을 시작했다. 우리나라 화물전문항공사로 첫 단추를 꿰는 만큼 정부와 업계에서 거는 기대도 크다.

에어인천의 화물 노선엔 20t 가량을 적재할 수 있는 B737-400F기종이 투입됐다. 항공화물 시장의 전체 공급에 미치는 영향은 적지만 신규 항공사의 취항은 항공화물 시황이 호전된 상황을 보여 주는 단편적인 예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한국지부의 CASS(화물정산시스템) 통계에 따르면 가입 항공사의 1월 한 달 간의 한국발 항공화물실적은 5만2706t으로 전년동월 4만5254t에 비해 14% 증가했다.

지역별로는 중동과 아시아노선에서 30% 이상의 수송량 증가세를 보이며 가장 폭발적인 성장을 보였다. 중동노선은 1879t을 수송해 전년대비 31% 성장했으며 아시아노선은 전년대비 34% 증가한 1만2996t을 기록했다.

중동노선은 고유가로 국내소비가 늘어나면서 수송량이 크게 늘어났다. 이 수요를 겨냥해 지난해 4월부터 카타르항공이 화물노선을 취항해 공급을 늘렸으며 터키항공이 신규 취항에 나서기도 했다.

대만向 판유리 수송량 ‘급증’

아시아 지역은 가장 ‘핫’한 시장인 베트남 하노이로 가는 화물량이 급증하면서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 하노이는 휴대폰 및 IT 물량 생산기지가 조성되면서 지난해 대한항공을 필두로 아시아나 항공까지 취항에 나서며 공급을 늘렸다.

최근 대만으로 수출되는 판유리(플랫글래스) 수송량이 늘어난 영향도 아시아노선 수송량 증가에 한 몫 한것으로 나타났다. 

미주노선 수송량은 전년대비 14% 증가한 8183t을 기록했다. 오는 5월부터는 아메리칸항공(AA)이 미주노선에 신규취항에 나서기도 한다. AA는 전 세계 50개국 260개 도시에 연간 8천6백만명의 여객을 수송하고 있는 세계 2위의 대형 항공사로 인천-댈러스 노선에 B777-200기종을 투입해 주 7회 운항에 나선다.

여객기의 주 7회 운항은  화물기를 일주일에 한 번 띄우는 것과 맞먹는 수준으로, 월 300t가량의 화물공급이 늘게 된다. 

AA항공이 미주노선에 운항을 시작하면 미주노선의 경쟁은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재 인천-댈러스 노선은 대한항공이 여객기 및 화물기를 각각 주 5회씩 운항하고 있으며 지난해 9월 아시아나항공이 같은 노선에 주 5회 운항하는 화물노선을 취항한 바 있다.

대부분의 지역에서 수송량이 증가한 반면, 유럽과 남미노선은 전년대비 각각 -6%, -17%를 기록하며 뒷걸음질 친 모습을 보였다. 남미지역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국내 완성차업체의 해외진출로 자동차 부품 수요가 높았지만 항공으로 수출되던 물량이 해상운송으로 전환되면서 전체 수송량이 두 자릿수로 감소했다.  

한 항공사 관계자는 “자동차부품 수요가 늘지 않아 항공시황이 저조하다”며 “전시자동차 수요도 줄어든 데다 해상으로 자동차 부품 수송량이 돌아가면서 항공시장 효자품목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유럽노선은 3월 들어 LCD(액정표시장치)와 자동차부품이 전년에 비해 소폭 늘고 있지만 지난해 1분기 수송량이  바닥을 찍었기 때문인지 항공사들은 아직 ‘회복’은 멀었다며 입을 모은다.

수송량 1위인 대한항공은 1월 유럽노선 화물기 2편을 감축했다가 3월 들어서야 다시 늘리기도 했다. 루프트한자카고는 주 7회 인천-프랑크푸르트노선을 3월부터 주 6회로 줄였다.

항공사 몸집 줄이기, 증편 엄두 못 내

항공사들의 1~2월 항공화물 수송량은 전년대비 늘었지만 이벤트 없는 비수기라는 게 중론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1~2월 한국발 항공화물 수송량(직화물)은 10만7984t으로 전년동기 대비 5.4% 늘었다.

지난해 1~2월 수송량이 2011년 같은 기간에 비해 6.1% 감소한 수준을 보여 올해 항공화물 수송량은 평년의 비수기 수준으로 진입한 모습이다.

대한항공은 1~2월 동안 항공화물 3만2천t을 수송했다. 전년동기 3만5천t보다 10% 줄어든 물량이다. 대한항공의 수송량 감소는 화물 공급을 줄인 영향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올 들어 대한항공은 전년대비 30%에 가까운 화물 공급을 줄였다. 화물기를 띄워도 손실을 떠안는 상황에서 내린 특단의 조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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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점유율 1위인 대한항공의 공급이 줄어들면서 항공사들은 시장 운임 반등을 기대했지만 운임은 요지부동이었다.

한 항공사 관계자는 “지난해 중동계 항공사들이 시장에 진입하면서 운임이 많이 내려간 상황에서 대한항공의 공급이 줄어 운임이 올라갈 것으로 기대했지만 그대로다”며 “장거리 노선 특히 유럽노선은 1kg당 1천원대까지 내려가 화물기를 띄울수록 손해를 보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은 1만9천t을 수송해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보였으며 폴라에어카고는 전년동기 대비 5% 늘어난 4천t을 수송했다.

캐세이패시픽항공은 2668t을 처리해 전년동기 2139t보다 19% 증가했다. 홍콩을 허브로 두고 있는 캐세이패시픽은 홍콩 이원구간의 화물칸을 많이 확보하면서 수송량을 늘릴 수 있었다.

화물노선 증편 계획은 미뤘지만 캐세이패시픽은 지난 2월 개장한 홍콩국제공항 신규 화물 터미널에 기대를 걸고 있다. 최첨단 시스템으로 환적시간을 3시간으로 줄여 직항노선에 못지 않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

캐세이패시픽은 생산라인에 맞춰야하는 긴급한 대기업 화주들의 수송량을 싣지 못했던 부분을 만회할 수 있게 됐다. 현재 신규터미널은 시범 운영 중으로 오는 6월부터는 일반 화주들의 항공화물도 신규 화물터미널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 정지혜 기자 jhjung@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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