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 기업의 진출과 소비시장 발달로 베트남 물류 시장의 판도가 변하고 있다.
코트라의 권경덕 하노이 무역관은 ‘국제 물류기업의 전쟁터 베트남 진출 방안은’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변화하는 베트남 물류 시장에서 우리 나라 택배 산업이 어떤 방법으로 진출해야 할 지를 설명했다.
베트남 최대 수출 품목인 휴대전화의 수출 운송 수단은 항공기이다. 지난 해 삼성전자의 휴대전화 수출은 약 127달러로 베트남 전체 수출의 10% 이상을 항공기가 전담하고 있는 셈이다. 이는 기존 베트남의 수출 품목이던 의류, 원부자재, 농산물 등 부피가 큰 제품들이 선박 의존도가 높았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지난해에는 다국적 택배 기업인 UPS가 베트남 100% 지분 법인 설립 인가를 취득했고, 페덱스 등 기타 기업들의 진출도 잇따르고 있다. 과거 최대 휴대전화 생산 기업인 노키아와 인텔의 반도체 생산 설비 또한 가동을 준비 중이다. 여기에 자국 내 전자상거래 활성화로 베트남 수출 확대와 내수 경기 활성화를 위한 중요 인프라로 특송 물류 산업이 부상할 전망이다.
현지 물류 기업과 외국계 물류 기업간의 활발한 제휴
2007년 베트남의 WTO 가입으로 택배 기업 진출에 대한 제도적 장벽은 완전히 사라졌다. 베트남 정보통신부에 의하면, 지난해까지 택배 서비스를 받은 기업은 총 61개로, 이 가운데 15개는 국내 서비스를 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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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의 수출입 운송 수단은 항공기 비중이 확대되는 추세이고, 국제 물류는 다국적 기업이 양분하고 있다. 항공 특송 분야인 UPS, DHL, 페덱스, 해상물류인 APL, 머스크, NYK, OOCL, DB쉥커 등이 베트남의 대외 물류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다국적 물류 기업이 베트남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80~85%다. 베트남운송협회(Viffas)에 따르면, 베트남 물류 기업은 1200여 개로 나머지 20% 미만의 시장을 두고 경쟁하는 양상이다. 여기에다 국내 물류를 전담하는 베트남 택배 기업은 열악한 재무구조와 운송망으로 소규모, 근거리 물류나 이사 서비스에만 집중하고 있다. 또한 해운공사와 vicoship과 같은 물류 공기업도 파산하는 등 수익성 악화로 인해 시장에서 입지가 좁아지고 있어 베트남 물류 시장이 다국적 기업에 의해 주도될 것이라 지적했다.
다국적 물류 기업의 진출로 인해 위기감을 느낀 현지 기업들은 외국계 중견 물류기업과의 제휴를 통해 대안을 모색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와 같은 움직임으로 홍콩의 케리로지스틱스와 베트남의 Tin Thanh익스프레스는 베트남에 합자 회사인 케리익스프레스를 설립 해 지난 해 12월 하노이 투자기획국의 투자 허가를 취득했다. 또 베트남 최대 택배 기업 중 하나인 비엣텔포스트JSC 또한 외국 다국적 특송 물류 기업의 노하우 획득을 위하여 협력이 가능한 물류 기업을 물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베트남 물류 시장은 발전 가능성이 크나 베트남 택배 기업은 인프라가 열악해 사업 확장이 어렵다. 또 외국계 물류 기업은 자금력과 경험을 보유했으나, 운송망과 정보가 부족해 시장 진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보고서는 이러한 이유로 외국계 물류 기업과 베트남 물류 기업의 제휴가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최근 베트남에서 빠른 속도로 성장하는 전자상거래 방식은 2000km에 달하는 남북의 대도시 하노이와 호치민시 소비자에게 어느 정도 신속히 배달되느냐를 관건으로 한다. 때문에 현지 사정에 밝은 물류 기업과의 협력이 필수이다.
베트남 물류의 틈새 시장 공략에 나서야
한국과 베트남 교역은 여전히 해상 운송 비중이 높다. 여기에 한-베트남 FTA가 협상 중에 있어 타결 시 양국의 해상 운송 비중이 크게 증가할 것이라 예측했다. 이 중에서도 물류는 FTA 발효로 긍정적 효과가 예상되는 산업으로 FTA원산지 규정과 통관 절차를 숙지하고, 양국의 중소 기업이 교역과 물류를 전담할 수 있는 전략 수립을 세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남북으로 2000km에 달하고 운송 인프라가 열악한 베트남은 외국계 물류 회사의 단독 진출이 어렵다. 따라서 지역 기반 택배 기업과의 협력이 효율성을 높일 것이다.
또 베트남의 공단 중심 중소기업을 틈새시장이자 잠재시장으로 꼽았다. 대 베트남 외국인 투자 기업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며 수출 확대를 원하는 베트남 중소 기업도 증가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저렴한 물류 및 택배 서비스 수요가 증가하라 것이라고 예측했다.
최근 베트남에서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전자 상거래 선호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에 따라 관련 국내 물류 산업의 성장을 기대해 볼 수 있다. 베트남 내 영향력 있는 온라인 쇼핑몰 진출 또한 가능성 있는 시장으로 전망했다. 특히 현재 베트남에 한국계 TV 홈쇼핑 채널이 운영되고 있으며, 향후에도 홈쇼핑 시장 진출을 원하는 기업과의 동반 진출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 이명지 mjlee@ks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