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8-25 09:06

“여객선항로 공영화로 섬주민 삶의 질 개선”

인터뷰 /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 안영철 이사장
2028년까지 연안여객선 29개항로 직접 운영


내년부터 국가의 지원을 받는 연안 여객선항로를 직접 운항하는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이 선원 고용 승계와 선박 관리 매뉴얼을 개편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안영철 해양교통안전공단 이사장은 취임 100일을 맞아 진행한 해운기자단 간담회에서 “섬 주민에게 여객선은 병원과 학교, 시장을 오가는 필수 교통수단이기 때문에 이용 수요가 적고 수익성이 낮더라도 안정적인 뱃길을 유지해야 한다”며 “내년부터 공공기관인 해양교통안전공단이 여객선항로를 직접 운영해 안전성을 높이고 섬 주민들의 삶의 질을 개선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섬 주민의 해상교통 기본권을 보장하고 항로 운영의 공공성을 강화하려고 국가 지원을 받는 연안 여객선항로의 운영을 민간에서 공공으로 전환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6월16일 시행된 개정 해운법엔 운항 결손 금액을 국가에서 보조하는 여객선항로의 명칭을 국가보조항로에서 공영항로로 변경하고 공공기관에 위탁 운영하는 내용이 담겼다.

바뀐 법률에 따라 공단은 내년 1월부터 인천·대산·군산 권역 11개 항로에서 여객선 13척을 직접 운영하고 내후년인 2028년엔 직영 범위를 전국 29개 항로, 31척의 선박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운항관리업무와 이해충돌 우려 해소할 것

안 이사장은 국가보조항로의 손실 폭이 커 정부의 사후 보전을 받고도 선박과 서비스 투자가 부족하고, 안정적인 선원 확보가 어려운 상황이 계속 이어졌다고 공영항로 전환 배경을 짚었다.

지난해 전국 연안 여객선항로를 운항하는 선박은 100개 항로 149척이었고, 수송 실적은 1260만명이었다. 선박 1척당 270명 정도가 이용한 셈이다. 이렇게 보면 많은 것 같지만 10년 전과 비교해 보면 선박은 18척, 이용객은 20%가량 감소했다.

아울러 주요 관광지를 운항하는 13개 선사가 전체 매출액(3767억원)의 60%를 가져가는 등 연안 여객선항로의 부익부빈익빈 현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29개 국가보조항로를 이용한 여객은 척당 25명 수준인 53만명에 그쳐 정부의 지원이 없으면 운항이 불가능한 실정이었다. 노선 수로만 보면 전체의 30%에 이르지만 이용객 실적은 4%에 불과하다는 게 국가보조항로의 현실이다.

안 이사장은 공영항로 전환 사업은 운영 주체를 공공기관으로 바꾸는 것뿐 아니라 섬 주민에게 필요한 뱃길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면서, 선박과 선원, 서비스 운영 전반을 새롭게 정비하는 게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공단은 지난 6월 공영항로운영추진단을 신설해 ▲선원 ▲선박 ▲서비스 세 분야에서 여객선항로의 근본적인 변화를 꾀하고 있다. 선원의 고용 안정과 처우를 개선하는 한편 공영항로 맞춤형 선박 정비 기준을 마련해 인수 대상 선박의 자산 실사와 검사를 추진할 방침이다.

고장이나 정비로 운항이 장기간 중단되는 상황에 대비해 예비 선박 운영 계획을 마련하고 섬주민의 의견을 반영해 공영항로에 적용할 표준서비스 기준과 운송약관, 민원 처리 절차를 수립할 예정이다. 

“현재 국가보조항로 선원의 평균연령은 58세다. 기존 선원의 안정적인 고용 전환을 준비하고, 근로 조건과 취업규칙 등을 새로 마련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내년에 11개 항로에서 총 80여 명의 인력을 승계하는데 이 중 선원은 56명 정도다.

2028년에 29개 항로로 직영이 늘어나면 고용 승계하는 전체 인력은 육상을 포함해 195명 정도로 확대된다. 이 중 선원은 150명 정도가 될 걸로 예상된다. 기존 인력 고용 승계와 함께 젊고 숙련된 직원을 확보하는 것도 급선무다. 젊은 직원들이 연안 여객선에 매력을 느낄 수 있도록 처우 개선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안 이사장은 공영항로 전환 사업이 원활이 이뤄질 수 있도록 폭넓은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선사를 대상으로 현장 인수인계를 진행해 왔고 하반기부터는 지방자치단체와 섬 주민과 만나는 현장 간담회를 열 계획이다. 간담회에서 주민들에게 공영항로 운영 취지와 준비 현황을 설명하고, 그들의 의견도 청취한다는 구상이다.

간담회 개최 지역은 ▲인천시 미법도 서검도 ▲군산시 개야도 연도 어청도 ▲보령시 녹도 호도 외연도 월도 육도 허육도 추도 소도 ▲서산시 고파도 ▲안산시 풍도 육도 ▲태안군 가의도 등 11개 항로에서 취항하는 17개 섬이다. 

안 이사장은 기존 여객선 안전운항관리 업무와 공영항로 운영 사업 간 이해 충돌 소지가 있을 수 있다는 지적에 “공단은 이익 추구가 아닌 국민과 섬 주민들의 이동권을 보장하고 편익을 제공하는 데 목적을 두고 공영항로 사업을 진행하기 때문에 문제가 될 걸로 보지 않는다”며 “다만 정부도 이를 우려해 공영항로 운영 업무와 회계를 별도 조직을 구성해 독립적으로 운영하는 조건으로 사업을 승인했기 때문에 이런 부분을 잘 지켜 나가면 이해 충돌 문제는 해소될 걸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능형 CCTV 서비스 전국 66곳으로 확대

안 이사장은 간담회에서 여객선 안전운항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공단은 여객선 이용객이 뱃길 상황을 실시간 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기반의 지능형 CCTV 서비스를 강화해 전국 66개 기항지에서 85대의 CCTV를 운영하고 있다. 인천항과 목포항 연안여객터미널에서 백령도와 대청도 흑산도 기항지의 지능형 CCTV 영상을 새롭게 제공하고 있다.

아울러 지난해 1만700명 정도였던 여객선 종사자 안전 교육을 올해 1만1500명으로 늘리고 대국민 교육도 5만9400명에서 6만500명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그는 또 전국 100개 항로의 다음날 운항 여부를 미리 알려주는 ‘내일의 운항예보’ 서비스를 고급화해 주요 17개 항로에서 최대 3일 전까지 운항 가능성을 예측해 제공하는 ‘내일의 운항예보 플러스’를 도입했다고 전했다. 내일의 운항예보 서비스 이용 횟수는 2023년 말 도입 이후 누적 283만회를 달성했다.

안 이사장은 마지막으로 공단의 해상 안전 지킴이 역할이 항만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공단은 지난해 민영 항만시설 보안심사 대행 기관으로 지정됐다. 첫해 평택·대산·군산·동해 등 4개 항에서 14개 시설의 심사를 수행했고 올해는 인천·목포·포항·여수·마산으로 범위를 넓혀 총 9개 항만에서 120개 시설의 심사를 벌이고 내년 5월부터 190개 시설로 대상을 확대할 계획이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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