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2-05 09:07:00.0

코로나19와 정기선호황 시대가 해운기업에 미칠 영향

기고/김동훈 인천해사고 마이스터경영부장 경영학박사



코로나19는 1년이 넘도록 전 세계를 공포의 분위기로 몰아넣었고 지금도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다. 코로나19가 우리의 일상을 뒤바꿔 놓은 것처럼 인류를 죽음으로 이끈 전염병은 수없이 많았다. 그 대표적인 사례로 천연두 말라리아 페스트 콜레라 결핵 독감 한센병 등이 있다. 감염은 우리 일상 어디에서나 일어날 수 있으니 예방의 생활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또한 철저한 위생 상태를 유지하는 것도 무엇보다 중요하다.
 
코로나19가 종식된다고 끝나는 게 아니다. 또 어떤 변종 바이러스가 다가올지 모른다. 바이러스 백신 개발이 쉽지 않다는 것은 상식에 속한다. 1976년에 발견된 에볼라 바이러스의 치료제를 아직도 개발하지 못한 게 대표적인 사례다. 다행히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은 코로나19가 유행한 지 1년이 채 지나지 않은 2020년 12월에 미국과 러시아 등에서 개발돼 의료인과 노약자들을 대상으로 접종되고 있다. 전염성이 강한 치료제 백신은 전 세계 사람들에게 골고루 돌아가야 하나 트럼프 대통령이 부자인 자국 국민 먼저 치료해야 한다는 이상한 행정명령을 내려 전 세계 사람들에게 공분을 샀다.

해운업은 어려운 시기일수록 그 중요성이 인식된다

인류와 늘 함께 해온 전염병으로 많은 희생이 있었지만 항상 그랬던 것처럼 이번에도 꼭 이겨내리라 확신한다. 시기마다 지구상의 흥망성쇠를 결정짓는 키워드가 있다. 그렇다면 현재 해운시장의 키워드는 무엇일까? 시대에 대한 정의는 일반적으로 시대가 완전히 지난 후에야 가능하다는 것이 정설이지만 그럼에도 감히 현 시점에서 지금의 해운시장을 정의하는 키워드를 꼽는다면 아마도 코로나19일 것이다. 그러면 코로나바이러스 등장과 해운업과는 어떤 연관이 있을까? 아무런 상관관계가 없을 듯 보이지만 코로나19는 해운업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유는 CIQ라는 수출입 화물의 선적과 양륙 단계에서 필수적으로 거쳐야 하는 세관(Customs) 출입국검사(Immigration) 검역(Quarantine)이다. 이렇듯 해운업은 정상적인 산업 활동 때보다 전염병의 발병, 운하의 폐쇄, 흉년, 전쟁 등과 같은 비정상적인 시기에서 호황이 나타나는 모습을 보여 왔다.

2019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외항 선대의 선복량은 7951만7000DWT로 0.5% 감소했으나 국내 컨테이너 물동량은 2917만TEU로 전년 대비 0.7% 상승했다. 이러한 지표 변화는 단순히 생각하면 정기선 해상운임의 상승 곡선에 그다지 큰 변화를 읽을 수 없는 수치다. 

왜 정기선 해운시장에 호황이 계속되고 있는가?

최근 해운시장에서 가장 핫한 분야는 컨테이너선이다. 현재 정기선 해운시장은 코로나19 사태와 겹쳐 해상 물동량이 선복량을 크게 추월하여 컨테이너선의 선복 잡기가 어려워 정기선 해운시장은 호황을 맞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생긴다. 2019년과 2020년 해상 물동량은 그다지 큰 변화가 없는데 왜 정기선 해운시장에 호황이 계속되고 있을까? 

그 이유는 첫째, 코로나19에 기인한 컨테이너선에 대한 검역 시간의 지체로 운송 거리간 톤마일이 늘어난 점이다. 코로나19로 인한 검역 시간이 척당 1일씩 지연을 가정하면 운송 거리간의 톤/마일은 하루 약 480마일(선속 20노트 기준) 길어진다. 이로 인해 2020년 말 컨테이너선의 선박 증가율은 1.3%인 반면 해상 물동량 증가율은 3.4%로 나타나 공급 대비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즉, 컨테이너선의 검역 시간이 늘어남으로 운송 거리간의 톤마일이 길어져 컨테이너선의 순환이 늦춰지면서 선박 공급량이 수요 물동량을 따라 맞출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 결과 정기선 해운시장의 회복이 일어나고 있다.

공컨테이너 부족이 컨테이너선 운임에 영향

둘째, 수출화물과 수입화물의 불균형으로 공컨테이너가 부족해 운임이 오르고 있다. 2019년과 2020년을 비교하면 해상 물동량은 그다지 큰 변화는 없지만 수출화물에 비해 수입화물이 상대적으로 부진해 컨테이너 박스의 순환이 적절히 이루어지지 않아 발생한 일이다. 이로 인해 컨테이너 박스의 품귀현상을 빚고 있으며 공컨테이너의 수급불균형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이러한 수급 불균형으로 컨테이너박스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컨테이너선 운임에 영향을 주기 시작했다.

2020년 전반기 1TEU당 1800달러였던 컨테이너박스 가격은 현재 3000달러까지 뛰었다. 게다가 이러한 컨테이너박스 수급 불균형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다. 왜냐면 국내엔 컨테이너를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는 업체가 없기 때문이다. 최근 1개월간 상하이발 컨테이너 운임지수(SCFI)가 재차 급등세를 보이는 배경엔 컨테이너 박스 부족 현상이 있다. 컨테이너 박스 부족 현상은 중국의 노동 규제로 인해 생산 가능 물량 확보가 쉽지 않은 상황이기에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렵다고 한다.

IMO 환경규제와 코로나19 창궐로 선복량 줄어 

셋째, 국제해사기구(IMO) 2020 환경규제에 대비하고 코로나19의 창궐로 글로벌 해운 경기의 하락에 초점을 맞추어 감속과 선복량을 줄인 결과가 선박 공급량의 감소로 이어진 것이다. 이는 곧바로 정기선 해운시장의 운임 상승이라는 결과로 나타났다. 2019년과 2020년 연이어 IMO는 선박에서 배출되는 다양한 대기 오염물질(온실가스 질소산화물 황산화물 등) 감축을 위해 환경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2019년부터 선박평형수관리협약(BWMC)의 발효로 인해 선박평형수처리장치 장착을 모든 선박에 의무화했다. 또 2020년부터 시작되는 황산화물 규제로 3가지 선택지 중에서 어느 하나를 취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기존 선박은 스크러버(선박 배기가스 저감장치) 설치를 해야 했다. 이러한 환경규제가 강화돼 정기선사들은 이에 대비하여 감속과 노후선의 결항을 높이고 심지어 비경제선의 해체를 선택했다. 궁극적으로 이들은 해운시장의 불확실성을 우려하여 감속과 노후 선박을 정리한 결과 실질적인 선박 공급증가율을 낮추는 효과가 발생해 운임 상승이라는 결과로 나타난 것이다. 

해운 전문가마다 다른 해법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에서 발표한 2020년 해운물류 전망치에서도 해운 운임지수는 여전히 하락세를 보여 회복은 지연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세계 컨테이너 물동량은 2억200만TEU로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면서 2020년 해운 분야의 종합 전망은 2019년 수준의 경기가 유지될 것으로 판단했다.

또 지난 4년간 미국 트럼프 정부의 자국 우선주의 정책으로 글로벌 물동량의 감소를 예견했고, 특히 미·중 경제 갈등, 미국·이란 등 현존하고 있는 국제 정치·경제적 영향의 여파로 상대적으로 증가추세가 둔화될 것을 가정해 회복세는 더디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이처럼 해운 전문가마다 제각기 다른 해법을 제안했다. 전반적으로 전자상거래 시장의 급속한 발전과 4차 산업혁명 기술의 도입으로 생산 형태 또한 변화하는 조짐 역시 물동량의 감소를 가져올 것으로 예측했다.

해상운임 회복으로 정기선사 시대 다시 열려

이러한 흐름에 맞추어 지난 2008년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장기 침체를 겪은 해운기업은 코로나19 확산으로 불황이 더욱 깊어질 것으로 우려해 몸조심을 서둘러 했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2020년 컨테이너선 부족 사태를 촉발시키며 정기선 해운 운임은 상승하기 시작했다. 이로써 10년 이상 지속된 장기 불황 속에서 어렵게 살아남은 정기선사 시대의 막이 다시 열렸다. 

그러나 정기선 해운시장은 미래를 예단하기 어렵다. 정기선 해운시장은 부익부 빈익빈(富益富 貧益貧) 현상에 좌우되기 때문이다. 다만 해상운송의 단점으로 평가받은 선박의 저속화, 하역시간의 장기화 등에 대한 개선책으로 해상화물이 점차 컨테이너로 전환되고 있는 점은 호재다. 지금도 점진적으로 전환되고 있으며, 공산품이나 부산물은 물론 심지어 벌크 화물과 액체 화물까지도 총망라해 컨테이너화로 전환되고 있다는 점 등이 향후 정기선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암시하는 요소들이다. 바로 정기선 운송에 대한 화주들의 수요 및 호응이 점차 높아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수출입 화주들이 자국 정기선사의 필요성 절감

우리나라 수출입 화주들은 정기선 해운시장의 가파른 상승세로 수출입 화물을 제때 선적을 할 수 없는 지경에 까지 와서야 자국의 정기선사에 대한 필요성을 절감했다. 부존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에서 오직 수출입으로 경제 선순환을 이끌고 있는 경제 구조를 감안하면 한진해운과 같은 대형 선사의 파산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그 이유는 한진해운과 같은 규모의 정기선사가 탄생하기엔 오랜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세계 거대 정기선사는 모두 외국 선사로, 국내 소비자는 안중에도 없다.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다. 연말연시 배가 부족해 화주 기업이 수출 길이 막힐 때 한정적으로 어려움을 해결해 준 것은 국내 정기선사들이었다. 이번 사태는 국적 정기선사의 중요성을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K얼라이언스 결성은 정기선 해운정책 중 으뜸

정기선 중심의 시장을 암시하는 또 다른 사건은 K얼라이언스 결성이다. 한국 선대만으로 구성된 해운동맹인 K얼라이언스 결성은 해양수산부가 추진한 주요 정기선 해운정책 중 하나다. K얼라이언스는 경쟁이 치열해지는 동남아 항로에서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5개 국내 해운선사가 맺은 ‘한국형 해운동맹’이다. 이번 한국형 해운동맹 결성은 해양수산부와 한국해양진흥공사가 제안해 결성된 것으로 정기선 시장의 운임이 해운동맹을 통해 결정된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번 K얼라이언스에는 동남아 항로를 운항 중인 11개 국적선사 중 1차적으로 5개 선사가 우선 참여하는 구조다. 한국발 동남아 항로 정기선 시장에서 국내외 선사들이 보유한 선복량은 약 48만 TEU로 이 중 국내 선사들은 40%에 해당하는 약 19만 TEU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글로벌 선사의 공격적인 투자 확대로 점차 시장점유율이 감소하고 있는 시점에서 맺은 K얼라이언스는 중복된 운항 일정을 조정해 과당 경쟁을 해소하는 차원에서 절묘하다. 

또 신규 항로 개설로 운항노선 확대 등을 꾀할 수 있어 조기 안정화와 대외 경쟁력 제고를 위해 신규 선박 확보 등이 제때 이뤄지면 모범적인 사례로 남을 것으로 판단된다. 한국형 동맹은 원양항로를 운항하는 HMM(전 현대상선) SM상선과 아시아 역내 서비스를 제공하는 장금상선 팬오션과 흥아라인으로 구성됐다. 아시아 역내 화물을 집화해 미주지역과 유럽지역 등으로 운송하고, 원양항로 화물을 환적(換積)해 아시아 역내에 분산 운송하는 협력체제를 갖추는 게 가능하다. 즉 허브항만과 피더 항만의 네트워크가 서로 조화롭게 연결된다는 점이다.

이번 K얼라이언스의 출범은 지난번 결성한 한국해운연합(KSP)과 그 결과를 비교하기에 시기적으로 다르다. 왜냐면 한국해운연합 구성 때는 해운 경기가 바닥을 치고 있는 시점으로 불황의 긴 터널에서 헤어나지 못한 상황에 있었기 때문이다. 글로벌 거시 경제지표를 예견하는 것은 신(God)만이 할 수 있는 일이기에 더욱 그러하다.

해운기업에 미칠 긍정적인 영향은 뭘까

코로나19 사태로 잠시 주춤했던 해운 경기는 해운기업들의 자체적인 선복 축소와 물동량 증가로 당분간 호황이 지속할 것이다. 특히 정기선 시장의 주 무대로 여겨지는 중국발 미주 구주 아시아 노선은 컨테이너 물량이 차지하는 비중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이에 해상운임도 계속 상승하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한동안 미뤘던 선박 발주도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2020년 하반기부터 절호의 찬스를 잡은 해운기업들은 이번 기회에 고부가가치 선박으로 선회하고 있다.

해운업과 조선업은 쌍끌이로 성장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2020년부터 시행된 국제해사기구(IMO)의 ‘IMO 2020 등 선박으로 기인한 강화된 해양오염과 대기오염 규제’가 시행되면서 LNG(액화천연가스) 추진선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IMO 2020은 전 세계 모든 선박 연료유의 황 함유량을 기존 3.5%에서 0.5%로 제한하는 내용이다. 

LNG 연료는 기존 선박 연료인 벙커C유(油)에 비해 황산화물 배출이 거의 없고, 질소산화물 배출을 85%, 온실가스 배출을 25% 이상 절감이 가능한 에너지다. 가격 경쟁력도 뛰어나 환경규제에 대응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대안이 될 수 있다. 이러한 호재와 겹쳐 우리나라 조선사들은 LNG선 건조 및 LNG 탱크를 선박에 싣는 고난도 기술을 집적하고 있어 일감 확보는 어렵지 않아 보인다.

어찌 됐건, 이로 인해 해운시장의 고질적인 문제로 여겨졌던 비(非)경제선을 친환경 선박으로 대체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은 것이다. 

시황산업인 해운업은 분명한 사이클 존재

해운 경기의 호황 국면은 우리를 마냥 기다려주지 않는다. 왜냐면 해운업은 전통적으로 시황 산업으로 국제경제 흐름과 맞물려 돌아가기 때문이다. 호황 시기에 불황을 대비하는 구조다. 학자마다 상이하지만 해운업을 5년 주기, 10년 주기, 20년 주기 심지어 50년 주기설 등으로 주장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10년 주기로 호황과 불황이 교차한다고 여기지만 호황이 여러 해 계속될 때도 있었다. 

해운 경기 호황이 약 7∼8년 지속된 때는 중국이 고도 경제 성장을 꾀하던 2000년 전후의 시기로 그때는 베이징 올림픽 개최 준비가 한창일 때였다. 그 시기에 ‘다시는 우리 회사에 불황은 오지 않는다.’라고 말한 국내 해운기업의 경영주를 목격한 적이 있다. 해운업이 시황 산업이라는 인식을 잠시 망각했던 것이다. 호황이 조금 오래갈 수는 있지만 불황이 반드시 돌아온다는 인식을 갖고 기업 경영에 대비해야 한다. 

기업 경영의 핵심은 리스크 관리

1950년대 중반 미국에서 보험이론의 한 분야로 시작된 리스크 관리기법이 최근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해운업은 위험이 내포되어 있는 대표적인 벤처(Venture) 사업이다. 기업 경영의 핵심은 리스크 관리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국제표준화기구(ISO)에서 ISO 31000(Risk Management)이라는 국제표준을 만들어 보급했다. 최근 개정된 ISO 패밀리의 핵심 역시 ‘리스크에 기반한 사고(RBT, Risk Based Thinking)를 배양하자’는 것이다.

서비스산업의 대명사로 불리는 금융업은 투자 활동에 있어 수익이 일정하다면 위험이 적은 쪽으로 투자하게 되며 위험이 일정하다면 수익이 큰 쪽으로 투자를 하게 된다. 일반적 최소의 위험으로 최대의 수익을 올리는 것이 리스크 매니지먼트의 목적이다. 포트폴리오 전략이나 선물 및 옵션의 헤지 기능 등도 리스크 매니지먼트의 일환으로 존재한다.

해운기업의 자산인 선복의 가치를 헤지(hedge)해야 한다. 다시 말해 해운업도 기업 경영이나 조직운영에 따르는 제반 위험의 악영향으로부터 자산이나 사업수행력을 최소 비용으로 보호하는 최선의 관리방법을 찾아야 한다. 대표적으로 리스크의 발견·확인에서부터 그 리스크의 빈도와 기업 재무의 안정성에 미치는 영향을 측정, 리스크 매트릭스(risk matrix)를 만들고 여기에 따라 처리의 우선순위를 정해야 한다는 의미다. 

< 물류와 경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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