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 물류산업에 있어서의 가장 큰 어려움은 물류전문기업의 입지가 점점 좁아지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3PL 기업의 사업여건 악화
전자, 자동차, 철강, 유통 등의 산업에 종사하는 모기업 물량에 어느 정도 기반을 두고 있는 소위 2자 물류(2PL) 기업에 비해 순수 3자 물류(3PL) 기업의 사업여건이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다는 사실은 우리 물류산업의 장기적이고 건전한 발전을 위해 크게 우려할 점으로 나타나고 있다. 대한통운, 한진 등 소위 captive 물동량(계열관계 등에 의해 기 확보된 물동량)이 거의 없었던 기업들의, 상위 14개 물류기업 총 매출액 대비 점유율이 2000년 70% 수준에서 2009년 35% 수준으로 급격히 감소한 것은 그만큼 순수 3PL 기업의 사업여건이 어려워지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또한 우리나라 14대 종합물류기업 중 captive 물동량을 30% 이상 가지고 있는 기업의 5개년 성장률이 5-40% 수준인데 비해 20% 이내의 captive 물동량을 가지고 있는 기업들의 성장률은 5-10% 수준에 불과해, 점유율 뿐 아니라 성장률 또한 매우 낮음을 알 수 있다.
글로벌 물류기업으로의 성장 미흡
글로벌 물류기업으로의 성장이라는 측면에서도, 글로비스, 범한판토스, 삼성전자로지텍 등의 기업들이 매출액, 진출시장, 글로벌 SCM 참여범위 등의 측면에서 글로벌 물류기업으로 향하여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것도 바람직한 현상이지만 순수 3PL 기업들이 DHL, 쉥커 등에 비견할 수준의 글로벌 선도물류기업(LLP)으로 성장해 나가는 것도 매우 중요한 목표가 되어야 한다.
2009년 현재 세계최대 3PL 기업인 DHL 대비 글로비스와 대한통운의 매출액이 각각 4.6%, 2.6%이고, 세계최대 선사인 머스크(Maersk) 대비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의 매출액이 각각 17%, 11.3%이며, 세계최대 항공사인 아메리칸(American) 항공 대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매출액이 각각 40.9%, 18.2%이다. 해운 및 항운에 있어서는 어느 정도 비교대상이 되고 있지만 종합물류기업의 측면에서는 엄청난 격차가 있으며 특히 순수 3PL 기업의 측면에서는 비교자체가 어려울 것 같다. 해운과 항운은 현재 국제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고 보아야 하겠지만 이 시장 자체도 주요 기업 간 시장 지배력 강화를 위한 엄청난 경쟁과 변화 속에 많은 어려움들이 예견되고 있으며 또한 현재의 잠재력 마저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기업들은 자신이 명실공히 글로벌 종합물류기업으로 성장하든지 혹은 더 바람직하게는 이들 기업과 연계되어 있는 3PL 기업이 글로벌 LLP로 성장해 나감을 통해 그 잠재력을 백분 활용하여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발전해 갈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일찍이 국제물류시장에 뛰어들었던 선사에 비해 우리 물류기업들의 해외진출은 2000년대 중반까지는 미국, 일본, 중국, 홍콩 등에 현지법인을 설립운영하는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이후 물류 대기업을 중심으로 중국, 유럽, 아시아의 거점별로 현지법인이 설립되어 글로벌 물류 네트워크가 기초적인 틀을 갖추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해외 진출도 계열사의 해외 조달 및 판매를 포함하는 SCM 수요에 대응하는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못하였고 순수 글로벌 3PL 비즈니스 개입 수준은 미약했던 것으로 판단된다.
2012년 및 향후 2~3년은 그동안 고민도 많이 하고, 시행착오도 겪고, 그러한 과정에서 전문성과 경험을 축적한 우리물류기업들이 본격적으로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글로벌 3PL 비즈니스에 뛰어드는 시기가 아닐까 생각한다. 물류기업의 입장에서도 더 이상 미룰 수 있는 여건이 아닌 것으로 판단되며 화주기업의 입장에서도 우리물류기업들의 효과적인 글로벌 물류지원이 매우 절실한 시점이 될 것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우리 물류산업에 있어서도 국내외적으로 많은 인수합병 시도가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이는 글로벌 물류기업에 비해 해외진출이 늦은 우리기업들이 비교적 단기간에 네트워크 및 시장기반을 확보하는 효과적인 수단이 될 수 있지만, 우리 물류산업의 시장질서 및 경쟁구도를 정비하는데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화주-물류기업 간, 물류산업 주체 간 상생방안
현재 우리물류산업은 화주기업-물류기업 간, 2PL-3PL 기업 간, 원청-하청기업 간 등 각 산업주체 간 협력과 상생을 위한 노력이 부족한 대신 갈등과 무질서한 경쟁이 발생하는 비효율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무질서를 해결하는 가장 근본적인 해법 중의 하나가 산업의 위계구조(hierarchy) 및 역할분담 체계를 정립하는 것이 아닌가 한다. 오늘날의 3PL 기업들은 환경 변화와 고객 필요에 따라 물류 업무의 대표접점(single contact point)으로서 통합 물류 서비스를 제공하고 전략적 부가가치를 제공하는 선도물류기업(LLP: Lead Logistics Service Provider) 그리고 더 나아가 4PL(Forth-Party Logistics)기업으로 발전하고자 하고 있다. 오늘날 3PL 기업들은 복합적인 물류서비스를 제공하며 고객의 필요에 적응화(customization)된 부가가치 물류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갈수록 화주기업들의 물류에 대한 요구가 복잡해지고 다양화됨에 따라 개별 3PL 기업이 이러한 요구를 일괄적으로 만족시키는 것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으며 굳이 3PL 기업이 모든 물류관련 기능을 가지는 것이 경제적이지 않은 경우가 많다.
따라서 LLP와 협력 물류기업 간의 제휴에 의해 종합적인 물류서비스를 제공하고 LLP가 이러한 협력체의 리더로서 단일의 계약 및 접촉점이 되고 있다. 또한 이와 같은 물류기업 간 제휴를 통해 규모 및 범위의 경제효과를 제고시킬 수 있다. 대한통운, 한진, CJ GLS, 현대 로지엠 등이 LLP 혹은 3PL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많은 중소 물류기업들이 전략적 파트너로서 협력하는 체계를 갖춤을 통해 불필요한 경쟁을 줄이고 시장질서를 개선할 수 있다.
4PL은 3PL 기업들이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과 같이 수많은 공급업체를 포함하고 있는 광범위한 SCM을 효과적으로 수행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부분들을 보완하기 위해서 제안된 개념이다. 따라서 전략적 공급자관리(SRM: Supplier Relationship Management)를 포함한 장기적, 전략적 관계관리, 지식기반의 혁신적 비즈니스 모델 창출, 기존 물류활동의 첨단정보시스템으로의 대체(information substitution) 등에 중점을 두고 있다.
따라서 글로비스, 삼성전자 로지텍 등의 기업은 통제 및 조정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해야할 공급망(supply chain)의 범위가 워낙 큰 만큼 4PL의 역할에 우선적인 중점을 두고, 기타 오퍼레이션(operation)에 관련되는 부분은 LLP 및 3PL 업체에게 가능한 한 맡김을 통해 현대기아자동차 및 삼성전자의 공급망(supply chain)이 글로벌 시장에서의 월등한 경쟁적 우위를 갖출 수 있도록 하는데 우선적인 목표를 두는 것이 바람직한 것으로 생각된다.
따라서 인수합병 등을 통해 3PL기업들이 LLP로 성장하고, 중소 물류기업과 LLP 간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화주기업 및 4PL 기업을 위한 종합적이고 전문적인 물류서비스를 제공하는 소위 드림팀을 구축해 나가는 것이 물류시장의 질서 및 산업구조를 개선하는 근본적인 해결책 중의 하나가 아닐까 생각한다. 올해는 양대 선거가 있는 해로서 물류산업의 해묵은 많은 갈등들이 표출되는 한해가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크다. 따라서 모든 이해관계그룹을 만족시키는 정답을 만들어 내는 것은 불가능할지 모르나 한걸음씩 양보하는 마음으로 상생방안을 만들어내는데 머리를 맞대야 할 것 같다. < 코리아쉬핑가제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