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아해운, ‘감사의견 거절’ 통보받아…자본잠식 이슈는 없어

 
 
워크아웃(채권단공동관리) 절차를 밟고 있는 흥아해운은 9일 매출액 1021억원, 영업손실 123억원, 당기순손실 513억원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2019년 사업보고서와 감사보고서를 공시했다.
 
1년 전에 견줘 매출액은 1% 성장했고 순손실 폭은 40% 개선된 반면 영업손실 폭은 10% 확대됐다.
 
지난해 말 현재 흥아해운의 자본총계와 납입자본금은 각각 309억원 560억원으로, 우려했던 자본잠식률 문제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유가증권시장 상장규정에 따르면 자본금 잠식 비율이 50%를 넘으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되고 완전자본잠식 상태가 되면 관리종목 지정 없이 곧바로 상장폐지된다. 흥아해운의 자본잠식률은 44.8%다. 
 
외부감사를 맡은 삼정회계법인은 영업손실 증가, 부채비율 상승 등이 흥아해운의 계속기업 존속 능력에 의문을 초래한다는 이유를 들어 ‘감사의견 거절’을 제시했다. 
 
계속기업 존속 여부는 향후 자금 조달 계획, 운송 용역 제공, 재무 등 경영 개선 계획의 성패와 워크아웃 최종결과 등에 좌우될 것으로 판단했다.
 
감사인의 ‘의견거절’은 상장폐지 기준에 해당한다. 한국거래소는 같은 날 이 회사 매매거래정지가 지속된다고 공시했다.  
 
흥아해운은 상장사 회계 감사 기준이 매우 까다롭고 엄격하다는 점을 들어 감사의견 거절은 어느 정도 예견된 결과라는 입장을 내놨다. 아울러 다음달 6일까지 이의 신청을 제기할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감사인 의견은 결산일 당시 상황만 판단한 평가로, 현재 진행 중이거나 확실시되는 미래 상황을 반영하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다”며 “워크아웃이 시작되면서 추진 중인 원리금 상환 유예, 일부 선박의 용선료 지불 유예, 자산 매각 등의 미래지향적인 재무구조 개선 절차가 평가 근거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회사 측은 또 감사의견의 주요 근거가 되는 자본잠식, 계속기업 존속 가정, 내부회계관리제도 이행 중 자본잠식이나 내부회계관리제도에서 큰 이슈는 없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봤다.
 
워크아웃 절차를 예정대로 진행하면서 금융채권단협의회 구조조정 프로그램이 확정되고 새로운 전략적 투자자 유치가 진행되면 계속기업 존속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될 거란 판단이다.
 
같은 관계자는 “이의신청 절차에 따라 재심사를 진행해 조속히 적정 의견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흥아해운은 컨테이너선과 화학제품운반선(케미컬탱크선) 사업부문을 함께 운영하다 이중 컨테이너선 사업을 지난해 11월13일 물적분할한 뒤 장금상선에 통합했으며 현재는 탱크선 전문 해운회사로 운영되고 있다.
 
현재 1200t(재화중량톤)급 1척, 3500t급 5척, 6500t급 3척, 1만2000t급 5척, 1만9900t급 2척 등 총 16척의 최신형 고사양 탱크선을 한중일 동남아 구간에서 운항하고 있다.
 
경영난을 겪고 있는 이 회사는 지난달 19일 워크아웃에 들어가 채권단 주도로 구조조정을 벌이고 있다. 기업구조조정촉진법상 워크아웃 기간은 3+1개월이지만 흥아해운 채권단은 6개월까지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