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항로 운임이 강세를 지속하고 있다. 다만 우리나라와 중국 간 시황 흐름은 미묘한 차이를 보인다. 중국발 운임은 중국 건국일인 국경절(10월1일) 연휴 이후 약세로 전환한 반면 한국발 운임은 상승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중국 상하이해운거래소에 따르면 2026년 10월 2주 평균 상하이발 동남아항로운임지수(SEAFI)는 5723.3포인트(p)를 기록, 9월 평균 5330.8에서 7% 상승했다. 1년 전 같은 달의 2069에 비해선 2.7배(177%) 올랐다.
7월에 -10%의 깜짝 하락세를 보였던 월간 SEAFI는 8월에 12%로 반등한 뒤 9월엔 52% 급등하고 10월에도 증가율은 둔화됐지만 견실한 모습을 이어갔다. 10월 평균 SEAFI는 코로나사태 시절인 2022년 2월의 6658포인트 이후 4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노선별로 보면 베트남 요율이 가장 뜨거운 모습을 시현했다. 베트남 호찌민행 운임은 20피트 컨테이너(TEU) 기준으로 전달보다 11% 오른 833달러를 기록했다. 아울러 싱가포르행은 9% 오른 1162달러, 태국 램차방행이 9% 오른 903달러, 필리핀 마닐라행이 6% 오른 612달러, 말레이시아 포트클랑행이 4% 오른 1209달러, 인도네시아 자카르타행이 8% 오른 1312달러였다. 6개 노선 모두 2022년 1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달성했다.
다만 주간 SEAFI는 9월 말 절정에 달한 뒤 10월 이후 하락세를 타고 있다. 국경절 직전인 9월 마지막 주(30일) 5825.7을 기록하며 2022년 2월 마지막 주(25일)의 6162.3 이후 최고치를 보였다가 10월 둘째 주(9일) 5769.4로 반락했고 셋째 주(16일)엔 5677.1까지 내렸다. 소폭 떨어지긴 했지만 최근 수치도 동남아항로 초유의 호황기였던 2021년 11월부터 2022년 3월까지의 기간을 제외하면 가장 높다.
한국발 운임은 국경절 연휴 이후 내림세로 돌아선 중국발 운임과 달리 10월에도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해양진흥공사에 따르면 10월 3주 평균 한국발-동남아항로 컨테이너운임지수(KCCI)는 40피트 컨테이너(TEU)당 1635달러를 기록, 9월의 1274달러에서 28% 급등했다. 지난해 같은 달의 835달러에 견줘선 2배(96%) 높다. 아울러 집계가 시작된 2022년 11월의 1663 이후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주간 운임은 9월 마지막 주(28일) 1391달러에서 10월 첫째 주(6일) 1622달러로 급등한 뒤 둘째 주(12일) 1624달러, 셋째 주(19일) 1660달러를 기록하는 등 매주 상승 탄력을 보여주고 있다. 해운업계에선 중국 항만의 혼잡으로 발생한 체선 현상이 국경절 연휴 이후 해소되고 있지만 여전히 시황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전했다.
선사 관계자는 “며칠씩 이어지던 상하이항 적체가 국경절이 지나면서 다소 완화됐다”면서도 “선사들이 태풍 북상 때 뺀 배들을 무더기로 넣으면서 체선이 가중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물동량은 모처럼 성장세를 띠었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9월 우리나라와 동남아 8개국을 오간 컨테이너 물동량은 34만2100TEU(잠정)를 기록, 지난해 같은 달의 32만9500TEU에서 3.8% 증가했다. 수출화물은 전년 대비 2% 감소한 15만2900TEU에 그쳤지만 수입화물이 9% 늘어난 18만9100TEU를 찍으면서 전체 실적을 끌어올렸다. 이로써 줄곧 내리막길을 걷던 동남아항로 물동량은 1월 이후 8개월 만에 반등을 일궜다.
국가별로 보면, 필리핀을 제외하고 모두 강세를 보였다. 1위 베트남은 6% 늘어난 11만3000TEU, 2위 인도네시아는 3% 늘어난 5만2900TEU, 3위 태국은 5% 늘어난 4만5400TEU, 4위 말레이시아는 2% 늘어난 4만3900TEU, 5위 대만은 4% 늘어난 3만2600TEU, 7위 홍콩은 16% 늘어난 1만7500TEU, 8위 싱가포르는 11% 늘어난 1만7200TEU를 각각 기록했다.
동남아 최대 교역국인 베트남이 8월에 이어 두 달 연속 성장곡선을 그렸고 지난해 덴마크 머스크, 독일 하파크로이트가 결성한 제미니의 유럽항로 허브로 지정되면서 30%에 가까운 급성장세를 보인 뒤 올해 들어 내리막길 행보를 이어갔던 말레이시아가 8개월 만에 강세로 전환했다. 반면 6위 필리핀은 15% 감소한 1만9000TEU에 그치며 3개월 만에 2만TEU대 아래로 내려왔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0/250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