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 세계최초 ‘선박 LNG연료 증발가스’ 도시가스로 재활용

 

HD현대그룹은 세계 최초로 정박 중인 LNG 연료 추진 컨테이너선에서 발생하는 증발가스(BOG)를 도시가스로 재활용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HD현대중공업과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 18일 울산 조선소에서 이중 연료 추진 컨테이너선에서 발생한 LNG 증발가스를 육상의 도시가스로 재활용하는 실증시험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공동 연구를 진행한 조선기자재업체인 동화뉴텍을 비롯해 한국선급 라이베리아기국(LISCR)도 실증에 참여했다. 

실증에 쓰인 선박은 스위스 선사 MSC의 8000TEU급 컨테이너선 <엠에스씨칼라이스>(MSC CALAIS)다. MSC가 지난 2022년 4월 발주한 동형선 6척 중 마지막 선박이다. 

연료탱크에 충전된 LNG가 자연 기화해 생기는 증발가스는 탱크 압력을 상승시키는 원인이 된다. 선박이 운항 중일 땐 증발가스 전량이 연료로 소비돼 문제가 없지만 정박하고 있을 땐 탱크 압력을 낮추려면 보일러와 발전기로 강제 연소시켜야 한다.

특히 LNG를 운반하지 않고 연료로만 쓰는 선박은 선내에서 증발가스를 재활용하는 방법이 없어서 지금까지 정박 중에 발생한 가스를 모두 대기로 배출해야 했다. 

이번에 HD현대에서 개발한 증발가스 처리 시스템은 컨테이너선 선교(브리지) 인근에 설치된 별도의 탱크로 증발가스를 수집한 뒤 파이프라인으로 외부로 내보내 도시가스로 재활용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HD현대중공업과 동화뉴텍은 지난 3월 HD한국조선해양이 고안한 재활용 개념을 기반으로 증발가스 처리 설비 개발에 착수해 이날 신조 중인 선박에서 실증을 진행했다.

이 시스템이 상용화하면 선박 건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기체 상태의 LNG를 척당 50t 이상 도시가스로 재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HD현대는 7~8월께 테스트를 한 차례 더 벌여 안전성 검증을 마무리할 방침이다. 

한국선급과 라이베리아기국은 2차례의 실증 결과를 토대로 앞으로 증발가스 처리 설비의 설계와 제작, 운용 등을 검증한 뒤 9월 중순께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리는 가스텍 행사에서 기본인증서(AIP)를 발급할 예정이다 

라이베리아기국 한국등록처 김정식 대표는 “최고 수준의 조선소와 기자재업체, 선급과 기국이 협업해 증발가스 처리 기술의 유효성을 입증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LNG 연료 추진 선박의 생애주기적 관점에서 친환경 조선기술을 선도하는 계기가 될 거”라고 전망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