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7-22 10:45

해운선사의 새 경영패턴을 주목한다

지난 2008년 하반기부터 불어닥친 대불황은 선사들에게 사업 다각화의 필요성을 절감케 했다. 시황이 불확실한 요즘과 같은 시기에 회사의 위험을 효율적으로 분산시키는 것은 경영의 최우선 과제라 해도 과언은 아니다.

올들어 시황이 예상보다 빠르게 좋아지면서 해상물동량이 금융위기 이전 수준까지 회복되고 있지만 아직도 벌크운임지수등이 안정을 찾지 못하고 등락현상을 지속하고 있어 경기변화에 대비한 경영전략 수립은 시급한 현안이 아닐 수 없다. 해운업계에도 전문화는 매우 중요하다. 전문화된 서비스는 고객들에게 한층 만족감과 신뢰를 갖게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부분의 선사들은 어느 한분야에 집중적인 투자를 해 온 것이 사실이다. 컨테이너, 벌크, 탱커, 중량화물, 자동차 운송서비스에 있어 각기 전문성을 추구해 온 선사들로선 그만큼 관련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이번 미국발 금융위기로 유례없는 해운경기 불황을 겪은 선사들은 체질 개선을 통해 위험을 분산하고 경쟁력도 향상시킬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진지하게 고심하고 있다. 전문화에 더욱 매진하느냐 아니면 위험분산을 위한 사업다각화에 비중을 두는 경영전략을 펼치느냐 하는 문제로 특히 대형선사들이 많은 생각은 한 것 같다.

결국은 불투명한 세계경제, 해운경기에 적극 대처하는 전략을 수용하는 쪽으로 무게를 두고 있는 형국이다. 세계경제가 회복되고는 있지만 해운경기의 흐름을 볼 때 불안한 시황을 효율적이고 적극적으로 대비하는 것이 최우선이라는 판단하에 대형선사들은 사업다각화쪽으로 경영패턴을 전환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이미 여러 선사들을 통해 감지되고 있다.

대표적 벌크선사인 대한해운은 최근 국내 정유업계 빅4인 에쓰오일과 5년간 1,250만톤이상의 원유을 수송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대한해운의 매출을 보면 대부분 철광석과 석탄 등 원자재 수송으로 구성돼 있으며 원유수송이 차지하는 비중은 5%에 불과했다.

한진해운은 현재 전체 매출의 80%이상을 차지하는 컨테이너부문 비율을 오는 2020년까지 60%이하로 낮추고 철광석과 석탄 등의 장기수송 계약을 확대키로 했다. 또 터미널사업과 제 3자 물류 사업분야를 확대하는 등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있다. 국내 최대 부정기선사인 STX팬오션은 2012년까지 벌크선 운송비율을 낮추고 자동차, 중량물 운반선으로 벌어들이는 수입을 30%로 높일 방침이다.

STX팬오션은 올들어 자동차 운반선 1척을 인수하고 LNG전용선을 도입했다.

국내 유수선사들의 이같은 포트폴리오 다양화는 시기적절한 경영전략이라 할 수 있다.

미증유의 불황에도 해운업에 대한 정부의 지원은 극히 미미했다. 선진해운국에 비교가 될 정도로 정부의 해운업에 대한 관심도는 실로 미흡했다.

대형 굴지선사들의 사업 다각화는 예상치 못한 위기발생시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편이기도 하지만 이같은 정부의 해운지원정책에 대한 실망감도 큰 몫을 했다고 본다.

여기서 하나 지적하고 싶은 것은 사업다각화가 대세이기는 하지만 모든 일들이 한쪽에 너무 지나치다 보면 문제가 발생한다는 점을 인지했으면 한다.

따라서 고부가가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전문성에도 소홀치 말아야 할 것이다. <코리아쉬핑가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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