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1-08 20:20

덴마크 해운조사기관 “한진해운 사태는 역대 최악의 선택”

BPA, 파나마운하청과 MOU 체결
제4회 BIPC, 부산항 국제여객터미널서 열려

세계적인 환적허브로 도약하고 있는 부산항을 바라보는 해운·항만업계 관계자들의 얼굴에는 수심이 가득했다. 한진해운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부산항의 환적허브 매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부산항만공사(BPA)는 지난 11월3일~4일 양일간 부산항 국제여객터미널에서 한진해운 사태 이후 해운·항만업계에 미칠 영향을 알아보는 제4회 부산국제항만컨퍼런스(BIPC) 2016을 열었다.
 
3일 기조연설을 맡은 국제항만협회(IAPH)의 산티아고 가르시아 밀라는 “아시아 역내 물동량이 5930만개의 20피트 컨테이너(TEU)를 처리했다”며 환적 물동량의 성장세가 빠르다고 말했다. 다만 고질적인 문제로 꼽히는 선복 과잉에 대해 정기선 업계가 전략적제휴결합(얼라이언스), 유가 하락 등을 고려해 각종 계획을 마련할 것을 주문했다.
 
“정기선사 파산, 전례가 없는 일”
 
덴마크 해운조사기관인 씨인텔의 알란 머피 최고경영자(CEO)는 세계 해운시장이 새롭게 재편되는 메가 얼라이언스를 주목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선복 과잉 문제가 선사들의 골칫거리로 전락하면서 비용을 줄이려면 장기적으로 얼라이언스 재편을 통해 실수를 예방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2M의 편입을 앞두고 있는 현대상선은 무조건 동맹에 합류해야 한다며 내년까지 무작정 기다리는 것도 너무 늦다고 지적했다.
 
한진해운 사태와 관련해 세계 해운항만업계 전문가들은 하나같이 입을 모아 비판했다. 알란 머피 CEO는 “재무제표 상 부채비율에서 위험을 감지할만한 명확한 요소는 없었다”며 “한진해운의 물량은 업계 수준을 유지했으나 시황이 오랫동안 바닥을 보인 것이 컸다”고 말했다.

한진해운 사태가 주는 교훈에 대해 그는 “누가 잘못했는지는 모르지만 채권자로선 최악의 선택을 했다”며 “정기선사를 이렇게 파산시켜서는 결코 안 된다는 것이 한진해운 사태가 주는 교훈”이라고 말했다. 한진해운 법정관리로 50만개가 넘는 컨테이너가 해상에 표류하면서 시장에 큰 혼란을 줬고, 한진해운과 직간접적으로 선복을 공유한 29개 선사 외 항만청‧터미널 운영사가 모두 피해를 입은 점을 그 이유로 들었다.

그는 “지난 2년간 5개 선사가 세계 시장에서 무너졌는데 4개 선사는 인수합병(M&A)으로 선사 네트워크와 경영 시스템을 유지했지만 한진해운은 파산을 결정했다”며 “세계 해운시장 역사상 전례가 없는 일을 만들었다”고 전했다. 국내 해운시장에서는 지난 2001년 조양상선이 파산한 전례가 있지만 한진해운처럼 세계적인 선사가 파산한 적은 없었다.
 
영국 해운컨설팅 업체인 드류리의 팀 파워 해운물류본부장은 “한진해운을 늦게나마 회생시키려는 정부의 계획은 이해하지만 신조 선박이 곧 시장에 풀려 향후 몇 년간 시황은 회복되지 않을 것”이라며 “한진해운 사태에 대한 정부의 우려는 이해되지만 선박이 과잉이고 운임도 낮아 국내 수출입 화주들은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부의 해운산업 육성 방안에 대해 “해운업 투자 대신 항만인프라를 추가 투자해 항만시설 개선에 나서야 할 때”라고 전했다. 덧붙여 그는 “정기선 업계가 수익성을 내려면 추가적인 선사 통폐합이 이뤄져야 한다”며 “일본 정기선 3사의 통합, 중국 코스코의 통합 등이 업계의 수익성을 내기위한 자연스러운 과정으로 봐야한다”고 전했다.
 
국적선사인 한진해운이 사실상 침몰하면서 글로벌 선사들이 부산항을 기항지로 선택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많아지고 있다. 알란 머피 CEO는 “대형 선박은 환적 허브항만이 필요해 부산항에게 기회가 될 수도 있지만 선사 합병이 지속되면 부산항에게 부정적일 수도 있다”며 “오션얼라이언스의 핵심 선사인 코스코가 북중국을 추가 기항하면 부산항에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세계 항만 정보망 필요성 대두
 
해운선사들의 선대가 전반적으로 대형화됨에 따라 항만들도 최신식의 설비, 항만 확장공사 등 컨테이너 화물 유치에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초청 연사들은 항만들의 경쟁적인 투자가 과잉시설 문제로 이어지면서 체인포트(chain PORT)를 통해 함께 고민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글로벌 물류연구소 키에란 링 소장은 “정기선 업계는 M&A 등의 과정을 거치면서 세계화에 앞장서고 있지만 항만공사는 해당 지역에 국한된다”며 “자매 항만 간 2자대화가 아닌 다자간 대화를 통해 디지털혁신으로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고 글로벌 서플라이체인에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덧붙여 그는 “체인포트를 통해 전 세계 주요항만이 해운항만 정책, 선박건조 필요여부 등을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옌스 마이어 함부르크항만공사 사장도 불안감이 가득해지는 항만업계를 대표해 디지털화로 혁신에 나서야 할 때라고 말했다. 오늘날 컨테이너 수송은 12~13 단계를 거쳐야한다. 복잡한 물류과정을 단순화하기 위해 옌스 사장은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등을 적용한 ‘해운4.0’을 미래 성장 엔진으로 꼽았다.

그는 도어투도어 비즈니스를 사례로 들며 “스마트항만을 구축해 안정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는 ‘데이터 중개인’이 돼야 한다”며 “세계 항만 네트워크가 통용되는 안전한 클라우드 시스템을 구축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우예종 부산항만공사(BPA) 사장은 “국제 교역에서 가장 필수적인 부문이 적화물류 정보지만 이런 정보는 각 기업의 영업기밀로 돼 있어 정보가 부정확하다”며 “인터넷 시스템을 선사와 공동으로 도입해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BPA, 파나마운하청과 MOU 체결
 
아시아-북미동안 항로에 파나마운하를 이용하는 선사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 항로는 파나마운하 전체 점유율의 51.2%인 1억500만t를 기록하고 있다. 부산항과 파나마운하 간 교역량도 점차 증가하면서 BPA는 신성장동력 사업으로 파나마운하를 주목했다. BPA는 3일 파나마운하청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부산항에서 파나마운하를 거쳐 가는 선사에게 각종 지원책을 마련해 물동량을 유치할 것이라고 전했다.
 
파나마운하는 선박 대형화에 대응하기 위해 52억5000만 달러를 들여 지난 6월 확장 개통했다. 다행히 투자 성과는 톡톡히 보고 있다. 기존 4400~5100TEU급 파나막스선에서 1만3000~1만4000TEU급 선박까지 수용이 가능해지면서 선사들도 1만2000TEU급 네오파나막스 선박으로 속속 전환하고 있다.
 
파나마운하 확장에는 머스크라인이 세계 최초로 포스트파나막스급 ‘EEE 클래스’ 선박을 주도한 영향이 컸다. 파나마운하청의 집계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파나막스급 이하 선박 이동량은 3724척으로 파나마운하 점유율의 72%, 네오파나막스는 1327척으로 25%에 달한다.

네오파나막스를 뛰어넘는 포스트파나막스는 3%에 불과했다. 선종(船種)은 63%가 컨테이너선으로 가장 많았고, LPG선이 25%로 그 뒤를 이었다. 자동차운반선(로로선)은 세계 최대 규모인 8500TEU급 선박 6척이 이용했다.
 
 
파나마운하를 이용하는 선사들의 지각변동도 일어나고 있다. 이 운하의 최대 고객이었던 머스크라인은 5년 전만 하더라도 파나막스급 선박을 주도하며 독보적인 1위 자리를 유지했지만 지금은 수에즈 운하로 뱃머리를 돌리면서 3위로 주저앉았다.

그 자리에는 동맹선사인 MSC가 자리 잡았다. 뒤이어 NYK, CMA CGM, MOL이 주요 선사로 등극했다. 얼라이언스들의 영업 방침도 파나마운하의 앞날을 밝게 만들고 있다. 아시아-북미동안 서비스를 운항하는 CKYHE 얼라이언스는 수에즈운하 서비스를 파나마운하로 대체했다. 2M과 오션 얼라이언스도 8개의 운항 서비스 중 1~2개는 파나마운하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다.

한 업계에 의하면 아시아-북미동안 서비스를 수에즈운하로 이용할 때보다 파나마운하로 이용할 시 비용을 30% 가량 절감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니인터뷰> 파나마운하청 호르헤 키하노 청장
 
Q. 파나마운하 확장 시 고려한 점은?
A. 담수 운하로서 선박 대형화가 전체 선단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중요하게 생각했다. 1만3000~1만4000TEU급 선박이 운하를 지나갈 것이라는 예측 하에 수심을 깊게 만들었다. 오는 2020년께 네오파나막스급 선박은 1477척으로 늘어나 전체 시장 점유율의 26%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파나마운하청은 네오파나막스선의 도입이 항만과 물류산업에 미칠 영향을 분석 중이다.
 
Q. 파나마운하 확장으로 컨테이너 선박이 하루에 12번 통항하는 구조로 재편됐다. 하지만 선사들은 확장 이후 파나마운하 이용을 대폭 줄였다고 한다. 통항료 수입에 영향은 없나?
A. 그렇지 않다. 파나마 운하는 하루 30~32척의 선박이 오간다. 그 중 4척은 네오파나막스급이다. 12척은 신규 운항하기로 했고, 5척은 환적물량을 맡기로 하는 등 큰 문제가 없다. 선사들이 과거 파나막스급 두 척을 이용했다면 지금은 7000~9000TEU급 한 척을 이용하고 통항료는 2배를 지불하고 있다. 운하를 경영하는 입장에서 더 효율적일 수도 있다. 수급상황은 안정적이며 확장 공사를 거치면서 선석 이용률은 10~12% 가량 늘었다.
 
Q. BPA와 MOU를 맺었는데 기대 효과는?
A. 세계적인 환적 허브항만인 부산항의 정보와 물류지식을 전수받고 싶다. 특히 환적 화물 처리에 대한 정보가 필요하다. BPA와 파나마운하청은 앞으로 더욱 협력해 서로의 문제점들을 고쳐나갈 것이다.
 

< 류준현 기자 jhryu@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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