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2-10 09:44

가속페달 밟은 HMR시장, 물류업계 ‘촉각’


# 지방에서 올라와 서울에서 홀로 자취를 하는 대학생 A씨는 상경 초만 해도 ‘식사만큼은 잘 챙기자’라는 생각으로 시장에서 식재료를 사와 밥과 반찬을 해먹었다. 하지만 학교를 다니면서 밥을 해먹는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았다. 솔직히 귀찮아지기 시작했다. 그러다 보니 외식이나 학교밥을 이용했다. 하지만 이 방법으로 완전히 식사를 해결할 수 없었다. 그렇다고 끼니늘 거를 수도 없었다. 그래서 그는 언젠가부터 간편식이나 반조리제품을 배달해 먹었다. 그런데 생각보다 질 좋은 음식들이 많았다.

# 맞벌이하는 40대 B부부는 언젠가부터 반찬을 시켜 먹는다. 아이를 등교시키고 자신들도 출근해야 하는 전쟁같은 출근 시간, 그리고 일에 지쳐 돌아오는 퇴근 시간에 맛있고 정성스런 밥을 만들어 먹기란 만만치 않을 것을 느낀 후다. 요즘에는 그래도 반찬 뿐 아니라 국 역시 신선한 상태로 배달돼 온다. 모든 비용과 시간을 생각한다면 이게 더 낫다고 판단한 B부부다. 그러다 보니 더 맛있고 더 신선한 간편식을 찾아 오늘도 인터넷 쇼핑몰을 검색해본다.

최근 일인가구의 증가와 보다 편리하고 합리적인 삶을 추구하는 변화의 물결로 인해 식문화가 바뀌고 있다. 물론 시간적 여유와 경제적 여유만 있다면 제대로된 한정식을 먹는 것이 한국인들에게 있어서는 최고일 것이다. 하지만 그게 아니라면 제품을 사 먹든지, 배달해 먹어야 한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HMR이다.

한 시사사전에 따르면 HMR은 홈 밀 리플레이스먼트(Home Meal Replacement : 가정식 대체식품)의 머리글자로, 일종의 인스턴트식품(즉석식품)을 일컫는다. 최근에는 간편식으로도 불리고 있다. 일반적으로 가정에서 음식을 먹을 때의 과정은 식재료 구입→식재료 손질→조리→섭취→정리의 순서로 진행되는데, HMR은 이런 과정에서의 노력과 시간을 최대한 줄이려는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음식의 재료들을 손질한 후 어느 정도 조리가 된 상태에서 가공·포장되기 때문에 데우거나 끓이는 등의 단순한 조리 과정만 거치면 음식이 완성된다. 별도의 드레싱이 있는 샐러드와 밥, 갈비탕이나 육개장 같은 한식과 스파게티나 라자냐 같은 양식까지 종류가 매우 다양하다. 기존의 냉장·냉동 식품에 비해 신선도가 높다는 특징이 있다.

간편식은 크게 Ready to Eat(RTE), Ready to Heat(RTH), Ready to Cook(RTC), Ready to Prepare(RTP)의 4가지로 분류하여 볼 수 있다. 간편식의 범위를 살펴보면, 즉석섭취·편의식품류가 보편적인 범위에 해당될 수 있다. 그런데 즉석섭취·편의식품류외에도 냉동만두, 카레, 피자, 핫도그, 파스타 등 다양한 제품유형이 간편식의 형태로 출시되고 있어 최근에는 간편식의 범위가 더욱 넓어지고 있는 추세다.

농림축산식품부가 발표한 지난해 ‘간편식 시장’ 자료에 따르면 우선 국내 출하 현황의 경우 갈수록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간편식 국내 출하 현황은 즉석섭취편의식품류 기준의 협의의 규모와 즉석섭취편의식품류 외에 소비시장 기준품목을 최대한 적용한 광의의 규모로 나누어 살펴볼 수 있는데, 협의의 간편식 국내출하 실적은 2011년 1조1368억 원에서 2016년 2조2682억 원으로  최근 6년간 99.5% 증가했다. 같은 기간 광의의 간편식 규모도 1조5670억 원에서 3조1519억 원으로 최근 6년간 101.1% 가파르게 증가했다. 협의의 간편식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도시락, 삼각김밥, 샌드위치 등이 포함된 즉석섭취식품으로 2016년 기준 전체 출하에서 58.4%를 차지했다. 즉석조리 식품의 차지 비중은 36.8%에 달한다. 한편 2016년 기준 즉석섭취편의식품류의 수출규모는 3억9914만 달러로 2011년 3억 493만 달러에 비해 30.9% 증가했다. 즉석섭취편의식품류 중 수출 실적이 큰 품목은 도시락이 포함되어 있는 즉석섭취식품이다.

갈수록 커지는 간편식 시장

간편식은 종류별로 유통 비중에 차이가 있는 특징이 있는데, 즉석조리식품과 신선편의식품은 B2C로의 유통 비중이 80% 전후로 나타난 반면, 즉석섭취식품은 거의 100% B2C로 유통되고 있다. B2B로 유통되는 즉석조리식품은 외식 프랜차이즈로, 신선편의식품은 커피전문점과 카페로 유통되고 있다. 2016년 기준, 협의의 간편식(즉석섭취조리식품 기준) 소매시장 규모는 1조2186억 원이며, 광의의 간편식(즉석섭취조리식품+냉동간편식)은 2조287억 원으로 집계됐다. 2013년 대비 광의의 간편식 시장규모는 44.1% 증가했는데, 이는 즉석섭취조리 식품을 포함한 협의의 간편식 시장 성장세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해당 기간에 즉석섭취조리식품은 56.7% 증가했다. 특히 2016년에는 즉석섭취식품 중 도시락의 인기로 15년 대비 간편식의 전반적 매출이 크게 증가한 양상을 나타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소비자들이 평소 자주 사먹는 간편식 유형은 레토르트 제품과 같은 상온제품이 41.2%로 가장 많았으며, 냉장제품이 33.3%, 냉동제품이 25.6%로 조사됐다. 또 평소 장을 볼 때, 구입한 제품 중 간편식의 비중은 어떠한지에 대해서, 20대(31.0%)와 미혼자(31.4%)는 장바구니에서 간편식의 비중이 40%~50% 정도 차지한다는 응답이 상당히 높게 나타났다. 특히 1인 가구의 경우 간편식이 차지하는 비중이 40%~50% 이상이라는 응답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한편 간편식을 소비하면서 함께 구입이 증가한 제품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우유 등 유제품이 15.3%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음료류(10.7%), 과일(10.5%), 계란(8.7%)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상대적으로 40대(16.3%)와 기혼자(12.6%)는 과일의 구입이, 20대(12.9%)와 미혼자(13.3%), 1인가구(14.0%)는 음료류의 구입이 증가했다고 응답했다. 간편식을 먹는 이유는 무엇인지 조사해 본 결과, ‘조리하는 과정이 간편해서’라는 응답이 31.1%로 가장 높았으며, ‘집에서 직접 해먹기 어렵거나 번거로운 음식이라서’라는 응답이 13.0%로 뒤를 이어 나타났다. 조리 과정이 편리한 간편식의 특징이 바로 나타난 결과다.

대기업 필두로 간편식 시장 점령 위해 ‘사활’

HMR시장의 빠른 성장은 유통 물류업계의 변화를 가져오기도 했다. 무엇보다도 대기업들이 앞다퉈 이시장에 뛰어들고 있으며 그 파이를 키워가고 있다. 현재 즉석밥 햇반으로 유명한 CJ제일제당을 필두로 CJ푸드빌, 신세계푸드, 동원그룹, 본아이에프 등이 경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최근 하림 역시 HMR시장에 진출했다.
이 시장의 증가와 함께 새롭게 떠오른 기업도 있다. 샛별배송으로 유명해진 마켓컬리가 대표적인 기업이다. 마켓컬리는 “왜 우리가 정작 먹고 싶은 건강한 먹거리는 이렇게 구하기 힘들까?” 라는 의문에서 시작된 기업으로 신선하고 질 좋은 먹거리를 소비자들에게 제공하면서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다. 김슬아 대표는 “학창시절과 직장생활을 주로 외국에서 보낸 후 한국에 돌아와 먹고 싶은 식재료를 구하는 것이 쉽지않아 애를 먹었다. 그러던 중 ‘좋은 먹거리’를 찾는 동료들이 주변에 많다는 것을 깨닫고, 사내 맛집 동호회 멤버였던 박길남 전략이사(CFO)와 의기투합해 시작한 스타트업이 마켓컬리(현 법인명 컬리)다. 2015년 론칭한 마켓컬리는 기존 온라인 마켓과 차별화된 ‘프리미엄’ 식재료를 선보이면서 30~40대 워킹맘들의 폭발적 반응을 얻었다. 특히 오후 11시 전 주문하면 다음날 오전 7시까지 집앞에 배송해주는 ‘샛별배송 서비스’를 국내 최초로 도입해 새벽배송 트렌드를 주도해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마켓컬리는 2018년 8월 기준 회원수가 80만명 이상이며 일 평균 주문량은 1만2천건 이상이라고 전했다. 현재 취급품목은 기본 식재료와 간편식 등을 포함해 5천여가지에 달한다.

이처럼 가정간편식을 선택하는 소비자들이 늘자 유통기업들 역시 배송 서비스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한국야쿠르트는 가정간편식 ‘잇츠온’의 정기배송 서비스를 지난 4월 시작했다. 한 번의 주문으로 한 달치 식단을 집까지 무료로 배달하는 서비스는 시행 한 달 만에 정기 고객 1만 명을 확보했다. 한국야쿠르트 관계자는 “최근 5년간 국내 간편식 시장이 연평균 17% 성장하는 등 간편식에 대한 수요가 매우 높아지고 있다”며 “한국야쿠르트는 제품의 품질뿐만 아니라 주문 및 배송 서비스 차별화, 밀키트 중심의 제품군 등으로 간편식 시장을 이끌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GS리테일은 지난해 7월부터 온라인 신선식품 쇼핑몰 ‘GS프레시’를 통해 아침배송을 시행 중이다. 가정간편식 밀키트를 비롯해 5000여 개 상품을 오전 1~7시 사이에 배송해 소비자들의 아침 식사를 책임지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식품 전문 온라인몰 e슈퍼마켓의 ‘새벽식탁’ 배송 서비스를 통해 오후 4시 이전에 주문할 경우 다음 날 오전 7시까지 배송해 주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HMR 브랜드 ‘원테이블’을 비롯해 신선식품과 주방용품 등 100여 개 제품을 우선 운영한 후 올 연말까지 배송 가능 제품을 6000여 개로 확대할 방침이다.

HMR시장의 성장으로 인해 수 많은 관련 분야가 동반성장하며 관심을 받고 있는 가운데 물류업계 역시 촉각을 곤두세우고 발 빠르게 대처하고 있다. CJ대한통운은 지난해 택배업계 최초로 가정간편식 전문 배송업에 진출했다. CJ대한통운은 오후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7시까지 완전조리식품, 반조리식품 등 HMR를 배송하는 새벽배송 서비스를 지난해 4월에 시작했다. 전날 온라인에서 주문한 반찬을 다음날 아침으로 먹을 수 있게 된 것이다. CJ대한통운이 HMR 전문배송업에 뛰어든 이유는 최근 1인 가구 증가로 HMR 수요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콜드체인 시스템을 특화시며 가정간편식을 고객에게 직접 배달해주는 업체도 생겨 업계에서 눈길을 끌고 있다. 그 기업은 바로 팀프레시다. 팀프레시는 지난 5월 오픈한 콜드체인 물류 플랫폼 업체다. 팀프레시는 현재 새벽배송 대행 서비스를 담당하는 TFS, 냉장/냉동 차량을 주선하는 서비스를 운영하는 LFS, 그리고 고객사의 물류 컨설팅부터 물류의 전 프로세스를 위탁, 담당하는 OPS의 세 부문을 운영하고 있다.

팀프레시 이성일 대표에 따르면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HMR시장에서 식품 이커머스 업체가 확보할 수 있는 경쟁력 중 하나는 식품의 신선도 손실을 최소화하는 물류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하지만 국내 현황을 살펴보면 콜드체인을 전문으로 하는 3PL 업체는 거의 없는 상황이고, 일부 식품 생산 및 이커머스 업체들이 자체적으로 해당 물류 시스템을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 이를 간파한 이 대표는 “물동량의 증가에 따라 점차 이 방식의 한계가 올 것이며, 일반 택배와 유사하게 콜드체인 물류 시장 역시 위탁 배송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는 방향으로 변화할 것이다. 팀프레시는 이와 같은 시장의 흐름에 발맞춰, 콜드체인 전문 3PL 업체로 창업했으며 영업 개시 3개월만에 30여개 브랜드의 물류대행을 맡고 있다. 또 배송 가능 지역을 점차 확대해 나가고 오배송을 비롯한 사고율을 낮추는 데에 힘쓰는 등 보다 나은 서비스 제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 대표는 “온라인 식품시장이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고 그 내부에서도 특히 HMR의 점유율이 상승중이다. 편리함으로 무장한 HMR은 온라인의 고유한 특성과 최상의 궁합을 보이고 있다. 현재 시장 크기의 5배이상 무난하게 성장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어 “HMR시장은 저가 상품과 고가 상품으로 크게 양분화 될 것이며 저가 상품은 편의점에서 판매가 확대될 것이다. 지금의 편의점은 향후 일본 편의점 다시 말해서 간편 식의 가짓수가 더욱 많은 형태의 편의점이 될 것이다. 고가 상품의 경우 온라인 시장에서 많이 소비될 것이다. 이렇게 되면 콜드체인 즉 배송의 역할이 매우 중요해진다. 이러 면에서 볼 때 제품을 직접 고객에게 신선하게 배송해주는 모델인 우리 회사의 역할도 커질 것이다”고 덧붙였다.

앞으로 HMR시장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며 HMR은 블루오션으로 통하고 있다. 유통 및 물류업계의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큰 이견은 없다. 단지 어떤 식으로, 그리고 어떤 방향으로 흘러 가는지에 대해 항상 눈여겨보고 귀 기울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특히 물류기업은 콜드체인 시스템에 대해 더욱 관심을 가지고 이에 대해 차별화된 전략을 세운다면 화주기업 즉 고객을 잡는것이 보다 수월해질 것이다. 

 

< 배종완 기자 jwba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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