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01-16 16:59

‘희망’이라는 이름으로

한국 피앤아이클럽 서인태 대리


사람은 일생동안 몇 번의 새해를 맞는가?
당연하고 뻔한 질문인지 모르지만 새삼 되새겨보니 그 의미가 새롭다. 과연
사람은 일생동안 몇 번의 새해를 맞는가?

어느 노래가사처럼 어렸을 때야 봄가면 또 봄, 여름가면 또 여름이었으나
굳이 새해가 무슨 의미가 있었으랴? 그저 빨리 어른이 되었으면, 어른만 되
면 세상 다 가질 줄 알았지. 이제 봄 가면 여름, 여름 가면 또 겨울인 나이
가 되어 가는 세월만 탓하게 되었으니 이제는 새해가 두려운 의미가 돼버렸
다.

간신히 386세대에 편입되기도 하고 누군가는 서태지세대라고도 하는데 386
선배들은 애 취급하고 그야말로 서태지세대이기에는 너무 구식이라 정신적
아노미를 극복하기가 만만치 않다. 그래도 학교다닐때는 개성도 있었고 시
골뜨기임을 고쳐지지 않는 사투리로 열심히 드러내고 다니며 꿈만 있으면
쌀 없이도 살 것처럼 호기를 부렸었는데 사회생활 6년차쯤 되니 광화문 네
거리 넥타이부대의 충실한 일원으로 전혀 튀지도 않고 또 튀지 않아야 안심
이 되는 회색인이 되어가고 있다. 이제는 "꿈"이라면 돼지꿈밖에 생각이
안난다.
마케도니아의 대왕 알렉산더가 군대를 이끌고 원정길에 오르면서 갖고 있던
보물과 재산을 모두 군인들에게 나누어 주었다고 한다. 누군가 왜 갖고 있
는 모든 재산을 나누어 주느냐고 묻자 "난 그래도 아직 가장 소중한 보물
은 내가 가지고 있다. 그것은 바로 희망이다"라고 답했다 한다. 얼마나 멋
진가? 넥타이부대원은 알렉산더의 "희망"이 새삼 부럽기만 하다.

가만, 근데 알렉산더는 서른 셋에 죽었잖아. 더 살았으면 그도 "희망이 뭐
야?"라고 했을지도 모르지. 그러니 이제 또 다시 의문이 든다. 남들이 매
번 앵무새처럼 흉내내는 새해포부, 새해계획, 뭐 이런거 말고 빨갛게 떠오
르는 햇살에 가슴속 꿈이 전율을 하는 그런 새해를 우리는 일생동안 몇 번
이나 가질 수 있을까? 올 한해동안 고민해 봐야 할 화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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