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1-04 09:06

논단/ 국제해사소송의 관할과 준거법의 결정

정해덕 법무법인 화우 파트너 변호사 (법학박사)
일본 미쓰비시 강제징용사건에 대한 2012년 대법원 판결을 중심으로
Ⅰ. 국제해사소송의 관할과 준거법


1. 국제재판관할

가. 일반원칙
국제해사소송에 대한 국제재판관할에도 일반국제소송의 재판관할원칙이 적용될 것이다. 따라서 국제적 재판관할합의는 서면으로 합의와 내용이 특정되면 원칙적으로 유효할 것이나, 공서의 원칙에 반하는 경우 무효로 해석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해사소송에서도 합의관할 및 응소관할이 인정될 것이며, 국제관할의 법리에 따라 피고주소지 관할원칙은 물론 의무이행지, 재산소재지, 불법행위지 관할 등이 검토돼야 할 것이다.

나. 관할합의
해사분쟁에 관한 관할합의도 그 적용이 대한민국의 공서에 반하지 아니하는 한 원칙적으로 유효한 것으로 해석될 것이다. 

2. 준거법(Governing Law)

가. 준거법의 결정
국제해사소송에 대한 준거법도 당사자 자치의 원칙(국제사법 제25조)에 따라 준거법을 약정할 수 있을 것이고, 이러한 준거법약정이 유효한 것으로 해석되는 한 이에 따라 준거법이 결정될 것이며, 이러한 약정이 없는 경우 국제사법의 법리에 준거법을 정하게 될 것이다. 해사분쟁의 경우 운송계약이나 선하증권약관에서 준거법을 약정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준거법약정의 효력, 적용범위 등이 문제된다.

나. 준거법약정(조항)의 불법행위청구에의 적용여부
계약상의 준거법조항이 불법행위청구에도 적용되는가에 관련해 우리나라 법원은 지금까지도 준거법조항은 계약상의 청구에만 적용되는 것으로 해석하는 경향이 강한 듯하고 특히 고의·중대한 불법행위의 경우는 준거법조항 등을 적용할 수 없다는 입장인 것 같다. 대법원 1991년 4월26일 선고, 90다카8096판결도 “준거법에 관한 선하증권약관은 운송계약상의 채무불이행을 원인으로 한 손해배상책임에만 적용되고 불법행위를 원인으로 한 손해배상청구의 경우까지 적용이 있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한 바 있다. 생각건대, 준거법조항이 불법행위 청구에도 적용되는가 하는 문제는 일률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문제된 준거법조항의 문언과 이에 내포된 당사자의 의사를 탐구해 합리적으로 판단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3. 국제해사소송의 특수성
해사소송은 일반소송과 그 구별이 명확한 것은 아니지만 일반적으로 해사사건, 해상사건에서 발생하는 소송을 총칭한다. 해사소송은 해상운송의 국제적 성격, 선박의 이동성 등으로 인해 국제소송의 성격을 띠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국제해사소송에 있어서는 해사분쟁과 해사채권의 특수한 성격에 따라 국제재판관할 및 준거법이 결정돼야 할 것이며, 이에 관련해 특히 선하증권상의 국제재판관할합의(관할조항)와 해상보험약관의 영국법준거조항의 효력 등이 문제된다. 해사분쟁도 용선계약, 해상물품운송계약, 선하증권계약 등 계약관계에 근거한 계약분쟁과 선박충돌, 유류오염 등 계약관계가 없는 당사자간의 비계약분쟁, 불법행위분쟁으로 나눌 수 있다. 그러나, 계약당사자간에도 불법행위가 성립할 수 있는 것이므로 계약분쟁에 있어서도 해상운송인의 책임을 논하기 위해는 채무불이행책임 이외에 민법상의 불법행위책임의 존부를 검토해야 할 것이며, 해사에 관한 불법행위분쟁의 경우 민법상의 일반불법행위원칙에 기한 손해배상책임의 적용은 물론 해사분쟁의 특수성으로 인한 그 적용의 제한, 한계 등에 관해 검토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이하에서는 국제분쟁, 국제소송의 하나로서 최근 큰 이슈가 되고 있는 일본 미쓰비시 강제징용사건에 대한 대법원판결을 중심으로 국제계약 및 국제불법행위에 관한 국제소송의 국제재판관할과 준거법에 관한 법리와 선하증권상의 국제재판관할합의 및 해상보험의 영국법 준거조항에 대해 살펴보기로 한다.


Ⅱ. 국제소송의 관할과 준거법에 관한 일반원칙


1. 소송이냐 중재냐?
국제계약으로 인한 분쟁의 경우 계약서에 중재조항이 있으면 막바로 소송을 할 수 없고 중재조항에서 정해진 바에 따라 중재로 분쟁을 해결해야 하지만, 계약서에 분쟁해결방법에 대해 아무런 규정이 없거나 관할조항이 있으면 중재로 해결하기로 사후 합의하지 않는 한 국제소송에 의해 분쟁을 해결하게 된다.

2. 국제소송에 의한 분쟁해결
국제소송은 내국인과 외국인 사이의 국제적인 분쟁인 관계로 어느 나라에서 어느 나라 법에 의해 어떠한 방법으로 분쟁을 종국적으로 해결할 것인가 하는 문제가 가장 중요한 문제로 대두되며, 따라서 국제계약분쟁에 있어서는 국제재판관할과 준거법, 특히 계약상 관할조항, 준거법조항 등이 있는지 여부가 우선적으로 검토돼야 한다.

3. 국제소송의 관할

가. 국제재판관할의 결정기준
종래 우리나라에서는 국제재판관할의 결정기준에 관해 명문규정이 없고 학설이나 판례상으로도 국내민사소송법상의 재판적에 관한 규정을 그대로 국제적 재판관할에도 유추적용한다는 이른바 역추지설(逆推知說), 당사자의 공평, 재판의 적정·신속 및 효율이라는 관점에서 국제민사소송법의 기본이념인 조리에 따라 재판권을 배분해야 한다는 이른바 조리설(관할배분설) 등으로 견해가 나뉘어 있었다. 어느 견해에 의하건 국내토지관할규정이 국제적 재판관할의 가장 중요한 결정기준이 될 것이나 국내규정의 적용결과가 당사자의 공평이나 재판의 적정·신속을 도모하는 민사소송의 기본이념에 비추어 심히 부당한 결과를 초래하는 특단의 사정이 있으면 이를 부정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것이 일반적 견해이었는 바, 2001년에 전면개정된 국제사법은 제2조에서 국제재판관할에 관한 규정을 두어 입법적으로 그 기준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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